하지만 신영성존은 멍하니 들으면서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졌지만, 감히 말도 못 하고 더 이상 묻지도 못했다.“네, 주인님 말씀에 일리가 있습니다. 제가 천박하고 지식이 부족했습니다.”그 후 이도현은 신영성존에게 담약 몇 알을 던져주었고 담약을 받아먹은 신영성존은 자신도 모르게 냉기를 느꼈다.그 담약은 전에 먹었던 담약보다도 더 고급스러움을 풍기는 일품 담약이 틀림없었다.“주인님, 이건...”“이 담약을 먹으면 준급 강자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너의 내공이 부족한 것 같아서 특별히 주는 것이니 돌아가서 열심히 수련에 매진하도록 하거라!”신영성존은 감격에 겨워 무슨 답을 해야 할지 몰라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 어떤 말로도 지금 설레는 그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도현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안전한 곳에 가서 수련을 하도록 하고 난 며칠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그동안은 날 찾아오지 말거라.”“네, 주인님!”말을 마친 신영성존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수련하러 떠났다.이도현이 곧 돌아올 시간이 되자, 세 여자는 일어나 정성껏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한지음은 돌아온 이도현을 향해 웃으며 다가갔다.“오빠! 빨리 씻고 와서 아침 먹어요.”“그래, 좋아.”이도현은 웃으며 소유정과 한소희에게 시선을 돌렸다.“유정 씨, 소희 씨, 어젯밤 잘 잤어요?”소유정은 얼굴을 붉히며 얼른 답했다.“네, 엄청 편했어요, 여기서 자니까 마음이 한결 편안하더라고요.”한소희도 뒤이어 웃으며 답했다.“지음 언니가 저희 때문에 불편하죠.”한지음도 웃으며 말했다.“뭐가 불편해요, 여기서 지내는 게 편하면 저 신경 쓰지 말고 며칠 더 묵어도 괜찮아요. 오빠가 여기 자주 있지 않아서 나 혼자 심심했는데 이참에 내 친구도 되어주고 전 좋은데요?”소유정과 한소희가 음흉한 눈빛으로 이도현의 마음을 훔치려고 덤비는데 그녀들을 쫓아내도 모자랄 판에 더 있어도 된다니 정말 한지음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소유정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바로
이도현은 예비 아내인 한지음이 얘기를 꺼낸 마당에 아무리 귀한 물건이라도 주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단번에 담약이 들어있는 병을 한지음에게 건넸다.“자, 이 병에 10개의 담약이 들어있어. 당신이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줘도 돼.”한지음은 너무 많은 양에 당황했다.“아니, 도현 오빠! 이렇게 많이는 필요 없어요, 전 그냥 유정 씨와 소희 씨에게 한 알씩 주면 돼요!”하지만 이도현은 한지음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 얼굴이 예뻐지는 담약이 내가 왜 필요하겠어, 네가 갖고 있으면서 주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주고 쓰고 싶을 때 쓰면 돼. 여자한테는 엄청 좋은 거니까!”한지음은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달콤한 그의 말에 거절할 수 없었다.“그럼, 제가 갖고 있을게요.”이도현은 웃으며 그녀를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지음은 병에서 담약 두 알을 꺼내더니 소유정과 한소희에게 각각 한 알씩 주었다.“자! 한 알만 먹어도 십 대의 탱탱한 피부를 가지게 될 거예요.”“정말로 그렇게 신기해요? 정말 고맙긴 한데 이 귀한 선물을 저희가 어떻게 그냥 받을 수 있겠어요.”비록 두 여자는 한지음의 손에 든 담약에 눈을 떼지는 못했지만, 교양 있는 집안에서 나고 자란 그녀들은 그 귀한 선물을 선뜻 받지 못했다.그러자 한지음은 또 한 번 그녀들에게 담약을 건네면서 말했다.“두 분 모두 도현 오빠의 좋은 친구이자 이제는 내 친구이잖아요. 못 받을 이유가 없죠! 아까 들었듯이 오빠한테는 필요 없지만, 우리 여자한테는 엄청 필요한 거잖아요. 예뻐지고 싶지 않아요? 고민하지 말고 얼른 가져요. 그리고 참고로 남자들은 예쁜 여자를 좋아해요. 도현 오빠도 마찬가지고요.”한지음의 말에는 숨은 뜻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도현은 입을 삐죽거리면서 그녀가 오늘 왜 이러는지 생각해 봐도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두 여자는 마치 속마음을 들킨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언니, 무슨 소리예요.”“하하하, 농담이에요! 이 담약만 먹으면 더 이상 화장할 필요
이제는 성형이 유행으로 자리를 잡아 여자들은 예뻐지기 위해 몇백, 몇천만 원을 투자하면서 얼굴과 몸에 칼을 댔고 점차 성형 중독의 길로 빠져들고 있었다.물론 처음에는 얼굴과 몸에 칼을 댄다고 하면 모두 기겁했었지만, 이제는 성형 수술을 넘어 성형 시술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이 점차 변해가고 있었다.그러면서 예전에는 어린아이의 분유에 독이 든 사건이 생겼었다면, 지금은 아이 엄마의 가슴에 실리콘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어서 정상적인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고 그중에서 가장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여자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서 시유로 만든 립스틱을 사용하기도 하고 자기의 장기와 피를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장기와 피로 바꾸기도 하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식이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점차 괴기하고 변태적으로 변해갔다.게다가 여자 연예인들과 부잣집 사모님들은 개안을 하면 예뻐진다는 소문을 듣고 밤낮없이 현동자를 찾아가 개안을 부탁했다.계속되는 개안 부탁에 현동자는 정신이 없었고 한번은 곧 목숨이 끊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목소리로 이도현의 연락을 받아서 놀란 그가 약 몇 개를 보내주면서 몸보신을 위해 달여 먹으라고 한 적도 있었다.소유정과 한소희도 한지음의 아름다운 자연미를 부러워하고 있던 찰나에 그녀가 건네는 담약을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받아 들었다.“고마워요, 언니! 이 감사함을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언니가 나중에 혹시 저희 도움이 필요하시다고 하면 물심양면으로 도와드릴게요.”뼈대 있는 가문의 자녀들인 두 사람은 담약을 받으면서 과장된 표현보다는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했다.“저한테 고마워하지 말고, 도현 오빠한테 고마워해야죠.”말이 끝남과 동시에 한지음은 남은 담약을 숨을 장소를 물색했다.소유정과 한소희는 수줍은 듯 이도현을 바라보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값진 선물 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이도현도 그녀들의 고마움에 답해줬다.“천만에요!
신용산! 고전 무술 왕족인 강씨 가문!이 무렵 강씨 가문에서는 장례식과 결혼식을 함께 치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영혼결혼식이였다.약혼식에서 구씨 가문의 귀공자인 구경명이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했었다.하지만 강씨 가문 수장의 딸인 강유연은 사랑에 눈이 멀어서 구경명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버지인 강유란을 찾아가서 기꺼이 과부가 되겠으니 구경명과의 영혼결혼식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물론 강유란은 이러한 미친 행동을 승낙할 생각이 없었지만, 강유연이 결혼을 못 하게 하면 자기도 같이 따라서 죽겠다면서 완강하게 나오자, 결국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강유연은 영혼결혼식을 위해 직접 구씨 가문을 찾아가서 구경명의 시신을 찾아오기도 했다.만약 구씨 가문의 수장인 구검도가 죽지만 않았더라면 영혼결혼식을 하겠다는 강유연의 제안을 승낙하지 않았을뿐더러 승낙한다고 해도 무조건 구 씨 집안에서 하도록 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구검도와 구경명이 모두 이도현의 손에 죽은 상황에서 구검도의 라인은 이미 기세가 많이 기울어진 상황이었고 아무도 그쪽 사람들의 생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게다가 구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이도현을 가문에 끌어들일 생각이었기에 구검도의 라인을 더욱 밀쳐낼 수밖에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강씨 가문에서 뜨거운 감자 같은 구경명의 시신을 가져가겠다고 하니, 너나 할 것 없이 승낙한 것이었다.구씨 가문의 사람들은 성의를 표하기 위해 사람을 보내 직접 시신을 강 씨네 집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고 혹여나 강씨 가문에서 번복할세라 시신을 문 앞에 버리고 줄행랑쳤다.그 후 구씨 가문은 대대적인 서열 정비를 위해 한 달 동안 산장을 폐쇄할 거라고 선언했다.마치 강유연과 구경명의 영혼결혼식은 구씨 가문과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지금, 이 순간 강씨 가문은 강유연의 결혼식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전통적인 결혼식과는 달리 결혼식장 곳곳에는 온통 흰색 천이 걸려 있었고 북을 치고 장을 치는 것이 매우 괴이해 보이기까지 했다.게
“조용히 해요, 듣겠어요! 전 죽고 싶지 않으니, 우리까지 연루시키지 말아요. 세상에 남자는 많죠, 당신도 나도 다 남자잖아요, 근데 문제는 아가씨가 우리에게 전혀 관심이 없잖아요.”“아가씨같이 예쁜 여자가 죽은 남자와 영혼결혼식을 한다니 정말 아쉽네요,”“언제 시작이죠? 으스스한 분위기 좀 봐봐요, 너무 오싹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영혼결혼식에 참석한 몇몇 겁이 많은 남자들은 오싹한 분위기에 벌벌 떨었다.“조금만 기다려봐요, 강씨 가문의 수장님께서 혈귀천마조직과 합세해서 이도현의 머리를 제물로 바치겠다고 했다네요!”“맞아요, 수장님께서 혈귀한테 강씨 가문의 약물인 취신선을 줬고 그쪽에도 그 약물을 이용해 이도현의 머리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네요.”옆에서 뭇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던 한 남자가 상황을 설명했다.“수장님께서 아가씨한테 이도현의 머리를 제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도착하지 못해서 결혼식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 거예요.”“말도 안 돼요! 혈귀가 이도현을 죽일 수 있다고요? 그럴 리가 없는데...”“왜 말이 안 돼요! 다들 취신선이 어떤 약물인지 알잖아요, 그걸 내어줬는데 당연히 성공하겠죠.”“맞아요! 취신선이라면 그럴 만도 해요, 우리 강씨 가문의 취신선이 신선도 홀릴 수 있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데 이도현을 홀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죠.”“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도현이 아무리 대단한 존재라고 해도 취신선의 매력에 빠지면 도살당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죠.”하지만 아직도 몇몇 사람들은 아직 의문을 품었다.“아니, 취신선이 그렇게 효과가 있다면 이도현이 애초에 우리 강씨 가문에서 소란을 피웠을 때 왜 쓰지 않았을까요? 그때 이도현을 한 방에 처리했다면 가문의 그렇게 많은 고수들이 죽는 일은 없었겠죠.”“누가 그 귀한 취신선을 매일 갖고 다녀요! 그날은 아무도 이도현이 나타나서 날뛸 줄 몰랐고 게다가 그때 우리가 모두 이도현의 실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에 그날의 치욕이 있었던 거잖아요.”“하지만 이번에는 수장님과 혈귀
강유란은 강유연을 엄청나게 아꼈고 그녀의 말은 무조건 들어줬다.그는 구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위해 어릴 때부터 강유연에게 구경명과 언제나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었다. 그러므로 강유연과 구경명을 죽마고우에서부터 서로 없으면 못 사는 연인 사이까지 발전한 건 강유란과도 큰 관련이 있었다.만약 그가 나서서 이 모든 것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아마 강유연이 구경명에게 빠지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처럼 과부를 자처하면서 죽은 사람과 영혼결혼식을 하겠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강유란은 자기가 강유연의 인생을 망쳐놓고 그녀를 해친 것 같아 너무 후회됐다.아니! 그는 이도현의 등장으로 모든 일이 꼬여버렸다고 생각했다.이도현이 구경명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강유연과 구경명은 아름다운 한 쌍으로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알콩달콩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강유란은 이도현에 대한 증오의 마음이 더욱 커졌고 무조건 그를 죽여서 딸에게 그의 머리를 선물해 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강유란은 자기가 그렇게 해야만 강유연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행복을 다시 찾을 거로 믿었다.그는 생각을 마치고 강유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회자에게 말했다.“그럼 시작하지.”사회자는 지시에 따라 결혼식 사회를 보기 시작했다.“여러분, 길시가 다 되었으니 모두 자리에 앉아주시고 이제부터 결혼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사회자의 결혼식을 알리는 멘트와 함께 홀에서는 으스스한 분위기와는 상반된 흥겨운 꽹과리와 북소리가 시작되었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묘한 분위기에 두피가 저릿해 났고 등에서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경쾌한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강유연과 구경명의 결혼식이 정식이 정식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알렸다.강유연은 관 속에 있어 일어날 수 없는 구경명을 대신해 그의 위패를 안고 결혼식을 진행했다.“하늘이 주신 좋은 인연에 감사드리며 첫 절을 하늘에 올리겠습니다.”강유연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구경명의 위패를 안고 하늘을 향해 절을 했다.“부모
“이도현!”강유란은 이를 악물고 이도현의 이름을 또박또박 불렀지만, 그의 내심에는 충격과 수많은 의문으로 가득 찼다.그의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다른 사람들도 그의 표정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혈귀에게 가문의 귀한 약물인 최신선까지 줬는데 이도현을 죽이지 못했다는 게 가능해? 최신선으로도 이도현을 꺾을 수 없다니...’하지만 강유란은 깨진 관 속에 구경명의 절반만 남은 시체를 안고 울부짖는 강유연을 보면서 더 이상 복잡한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고, 그의 얼굴은 더욱 굳어지면서 순식간에 이도현에 대한 원한으로 들끓었다.“죽여! 당장 저놈을 죽여!”강유란의 명령에 기다리고 있던 엄청나게 많은 무사 부대가 이도현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죽어! 이 짐승아, 죽어!”“죽어!”무사들 중에는 중급 강자, 왕급계 강자와 황급계 강자 등 여러 등급의 실력을 갖춘 강자들이 있었지만, 이도현을 죽이기에는 역부적이였다.이도현이 여유롭게 음양부채를 펼치자, 음양의 힘이 홀 전체를 뒤덮었고 엄청난 힘에 의해 무사들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하나둘 검은 시체로 변했다.이를 지켜보던 강유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남은 무사들에게 소리쳤다.“당장 저놈의 목을 베어라!”그의 명령과 함께 또 한 무리의 고수들이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죽어!”고수들은 이도현에게 돌진하면서 미리 손에 쥐어있던 독약들을 그에게 퍼부었다.의술은 사람을 죽일 수도, 구할 수도 있다.강씨 가문은 수백, 수천 년 동안 의술을 계승하는 뼈대 있는 집안이었다.그들 가문이 수많은 강적을 헤쳐가면서 오랜 시간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건 뛰어난 의술과 무술 실력뿐만 아니라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독약 때문이기도 했다.예를 들어, 강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최신선은 제국급 강자도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강한 약물이었다.그렇게 독약은 강씨 가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하지만 그 독약이 이도현의 몸에 수없이 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등도 나타나지 않았다.여
이도현이 손에 들고 있던 음양부채를 다시 한번 흔들자, 여러 갈래의 음양 힘들이 강씨 가문의 고수들을 하나둘씩 공격했고 그들도 이도현을 공격하기 전에 검은 시체로 변했다.음양부채는 며칠 동안 복원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이전 음양부채에서 너무나 뜨거운 불길이 나오면서 가는 곳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모두 검게 변하게 했다면 음면을 복원하면서 음양동체의 효과를 내게 되었고 이제는 얼음과 불이 뒤엉킨 듯한 더욱 으스스한 느낌을 받게 하는 힘이 생겼다.강유란은 가문의 고수들이 맥없이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그는 분노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이도현! 네가 간이 부었구나, 이 늙은이의 손에 죽임을 당해야 정신 차리지.”이에 강유란은 직접 몸을 날려 이도현을 향해 공격했다.그의 두 손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보라색 빛이 춤을 추고 있었고 강대한 힘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이제야 늙은이가 직접 나서는군!”이도현도 강유란의 공격에 발맞춰서 들고 있던 음양부채를 휙휙 휘두르면서 계속해서 달려드는 고수들을 가볍게 물리치고는 강유란을 향해 연신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쾅!”허공에서 이도현의 발과 강유란의 두 손이 부딪히며 순간적으로 굉음을 내면서 강한 힘을 뿜어냈다.강유란은 이도현의 힘에 밀려 자신도 모르게 홀 대문까지 날아가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오래된 대문이 산산조각 났다.그는 몸에서 느껴지는 심한 통증을 간신히 참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도현을 향해 다시 한번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이도현, 오늘 정말로 우리 강씨 가문과 끝장을 볼 생각인 건가? 당신의 내공을 봐서라도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네! 지금 순순히 곤륜옥의 열쇠를 내놓고 자리를 뜬다면 가문의 수장으로서 과거 우리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을 없었던 걸로 하고 더 이상 집안 그 누구도 당신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겠네!”이도현은 승리한 것처럼 말하는 강유란의 말투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장우의 이 말은 분명히 대진제국과 대진상제를 도전하겠다는 뜻이었다.이로부터 천현문이 아주 대단한 종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 장우는 그토록 대담한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이를 뒷받침할 실력이 못 된다면 그의 종파는 끝없는 불행을 맞이할 것이다.하지만 실력이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황제에게 맞설 수도 있고 황제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좋아요. 아주 좋아요. 장우 씨, 역시 대단한 사람이네요. 우리 대진제국이 안중에도 없고 아바마마도 감히 무시하다니. 잘 알겠어요.”넷째 황자는 장우의 거만한 태도에 기가 차서 웃으며 말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은 사나워졌고 목소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본 왕은 당신이 오늘 양주희 씨를 어떻게 죽이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어요. 미리 경고하는데 오늘 양주희 씨를 건드리면 내일 대진제국의 십만 대군이 천현문을 포위할 거예요. 그때 천현문이 얼마나 강한지 두고 보죠. 무슨 배짱으로 감히 우리 대진제국을 건드리는지 똑똑히 지켜볼 거예요.”“우리의 십만 대군이 모두 뛰어난 강자는 아니지만 다 무예를 익힌 자들이에요. 천현문 전체가 설령 도급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얼마나 죽일 수 있을까요? 천만 대군을 전부 죽일 수 있나요? 어디 한번 두고 보죠.”넷째 황자도 대놓고 위협했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다음 행동은 모든 사람에게 이런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풍우뇌전 사대법왕에게 명한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바라보며 갑자기 큰 소리로 명령했다.“네.”장우 뒤에 있던 네 명의 노자가 즉시 대답했다.“지금 당장 이 계집애를 갈기갈기 찢어 폐인으로 만들어라. 나서서 막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상관하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네.”네 명의 노자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곧이어 풍우뇌전 사대법왕은 몸을 돌려 양주희 쪽으로 갔다.넷째 황자는 급해서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그가 양주희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상제가 그녀를 반드시 살
“흥. 장우 씨, 과감한 발언이네요. 오늘 본 왕은 장우 씨가 양주희 씨에게 손을 대지 못하도록 막을 거예요. 배짱이 있으면 저를 죽여보세요.”넷째 황자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장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그럴 생각은 없지만, 황자님께서 저를 방해하신다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장우는 넷째 황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는 애당초 이 넷째 황자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극도로 긴장한 분위기를 조성했다.현장에 있던 젊은 영재들과 다른 세 제국의 황자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세 황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관전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거나 긴장과 걱정이 담긴 눈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내심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찌 됐든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다채로웠다.“장우 씨, 넷째 황자님, 그만하시지요.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오랜 친구끼리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얼굴을 붉힐 필요가 있을까요?”“맞아요, 두 분. 왜 이러시는 겁니까? 우리는 무사로써 마음이 넓어야 합니다. 일반인처럼 여자 문제로 우정에 금 가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무슨 일이든 앉아서 말로 해결하면 될 것을 왜 싸우려고 합니까?”“장우 씨, 제 얼굴을 봐서 이쯤에서 그만하시지요. 넷째 황자님과 무슨 모순이 있든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면서 푸십시오. 왜 이렇게 날이 선 겁니까?”“맞아요. 두 분 왜 여자 때문에 싸우려고 그래요? 앉아서 이야기하다 보면 분명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 여자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놓아준 후 두 분이 각자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겁니다. 그리고 죽이든 살리든 그 결과에 대해 아무도 불만을 품지 않으면 됩니다.”헛똑똑이 한 명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양쪽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덥석 말했다.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던 넷째 황자와 장우는 그에게 시선을 홱 돌렸다.“닥쳐...”두 사람
장우는 홧김에 말을 가리지 않았다.“장우 씨, 말조심하세요. 장우 씨 동생의 죽음은 저 여자와 상관이 없다고 했잖아요. 왜 사리를 따지지 않아요?”넷째 황자는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상관이 없다고요? 넷째 황자님, 제가 이 일을 조사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세요? 제 동생이 고무계의 비경에서 이 계집애와 다른 한 계집애를 마주친 후 비경에서 나오지 못했는데 어떻게 상관이 없어요?”장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장우 씨의 동생이 비경에서 이 여자를 만난 것은 맞지만 당시 동생이 강제로 두 사람의 기억을 읽으려 했다는 사실은 조사하지 않았나 봐요. 따지고 보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장우 씨의 동생이에요.”넷째 황자 진정도 격분하며 소리쳤다.넷째 황자는 진작에 양주희의 미모에 반했다. 하지만 그는 강압적인 수단으로 여자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 쪽에서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는 성격이었다.그는 한 여자를 강제로 차지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행위라 생각했다.그렇기에 그는 양주희를 잡은 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덕분에 그녀는 몸을 지킬 수 있었다.“흥. 감히 제 동생의 요구를 거절하다니... 죽어 마땅한 여자군요. 이 계집애 때문에 제 동생이 죽은 게 분명해요. 오늘 저는 반드시 이 계집애를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예요. 아무도 저를 막지 말아요. 넷째 황자님도 마찬가지예요.”장우가 냉랭하게 말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말에 소름이 돋았고 내공이 낮거나 겁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자네 지금 나를 위협하는 거요?”넷째 황자 진정이 노기등등하게 물었다.“위협이요? 그렇게 느껴졌다면 위협이라 해두죠.”장우는 넷째 황자의 체면 따위 전혀 개의치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저기... 장우 씨... 말이 심하네...”넷째 황자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가 손짓 한 번 하자 대전 뒤편에 강력한 기운을 가진 노자 네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뭐 하는 짓이에요. 물러나세요...”넷째 황자가 사람을 부르자 장우 뒤에
장우는 넷째 황자의 행동이 역겹게 느껴져 한참이나 손을 닦았다.넷째 황자는 장우의 행동에 기분이 언짢았다.‘나를 혐오하는 거야 뭐야? 내 손이 더러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대놓고 손을 닦는 건 너무하잖아. 어디 감히 황족 앞에서 이토록 무례하게 행동해. 겨우 한 종파의 첫째 도련님인 주제에.’‘네 아버지는 한 종파의 장문이지만 내 아버지는 황제시다. 수천수만 명의 백성을 다스리는 황제. 만 명도 안 되는 종파가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규모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잘난 체하는 거야? 비록 너희도 대진제국과 함께 성역의 최강 세력으로 불리지만 인구 방면에서는 어림도 없어. 어디 감히 나를 혐오해?’‘젠장. 내 손이 더러울 리가 없어. 매일 여자를 안아서 오히려 향기롭기만 하다고. 어디서 건방을 떨어... 딱 기다려. 내가 언젠가는 너를 제대로 혼내겠어...’넷째 황자는 속으로 분노하며 욕설을 퍼부었지만,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진지한 얼굴로 장우의 말을 다 듣고는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장우 씨 말이 맞아요.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고 정해진 운명은 쉽게 바뀌지 않죠. 그러니 인생도 자기 뜻대로 안 될 때가 참 많아요.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사람도 많지만, 장우 씨가 말한 것처럼 하늘의 뜻을 따라야 수행이 느는 사람도 있죠. 그리고 이는 도를 묻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장우 씨가 가장 좋은 예인 것 같아요.”“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무사가 수련을 통해 여러 제약을 하나씩 깨뜨리는 모습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봐요. 즉 무공을 수련하려면 하늘의 뜻을 거스르고 정해진 운명과 맞서 싸워야 하죠.”넷째 황자가 매우 위엄 있게 말했다. 그의 말에는 야망이 가득 묻어있었다.“하하하. 맞아요. 넷째 황자님의 말씀도 맞아요. 한 가지 일에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죠. 황자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저 저와 생각이 조금 다를 뿐이죠...”장우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생
‘몹쓸 사람들이네.’넷째 황자의 얼굴에 그늘이 씌어 있었다. 이때 장우가 그의 앞으로 와서 인사를 건넸다.“넷째 황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장우입니다.”장우를 본 넷째 황자는 순간 표정이 밝아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장우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장우의 손을 꽉 잡고 아주 열정적으로 말했다.“장우 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게 벌써 몇 년 만이에요? 저는 늘 장우 씨를 그리워하고 있었어요. 우리가 함께 술을 마시며 놀던 때가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너무 그립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가 아주 먼 옛날처럼 느껴져요.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그리고 영원히 그 시간에 머물렀으면 좋겠어요.”“장우 씨와 술을 마시며 무술을 담론하던 그 시절이 너무 즐거웠어요. 저에게는 그 시절이 진정한 삶이었어요. 그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가 지금은 왜 이렇게 멀어졌는지 생각하게 돼요. 다들 크면서 해야 할 일이 생겨 소외된 걸까요? 어떻게 몇십 년 동안 한 번도 못 만나죠?”“어휴...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이길래... 결국, 이익 때문에 서로 멀어지는 걸까요? 왜 예전에 형제처럼 지내던 사람들마저도 낯선 사람이 되는 걸까요? 도대체 왜...”넷째 황자는 장우의 손을 꽉 잡고 눈시울을 붉히며 감정에 젖어 말했다.그 모습은 마치 우정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사람 같았다. 그 어떤 이익 앞에서도 우정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양주희를 제외한 모두가 그의 진정한 속내를 알고 있었다.그는 지금의 권리와 지위를 얻기 위해 자신의 친형제와 죽기 살기로 싸웠고 갖은 권모술수를 사용해 경쟁자를 떨쳐냈다.그런 사람이 이렇게 진지하게 눈물까지 흘려가며 말하니 역겹지 않을 수 없었다.넷째 황자의 이런 감동적인 연설을 듣고 있던 다른 영재들은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애써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야 했다.그리고 넷째 황자가 그들을 바라볼 때면 억지로 감동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정말 고
넷째 황자는 내시의 말을 듣고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바마마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어?”“네, 전하. 대진상제께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도현을 잡고 이 여인을 남기라고 하셨습니다.”내시가 다시 한번 말했다.“그래. 알겠다.”넷째 황자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대진상제의 또 다른 말뜻을 이해했다.‘어쩌면 이번 일이 아바마마에게 잘 보이는 기회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어.’이런 생각에 넷째 황자는 표정이 더욱 밝아졌고 양주희를 바라보는 눈빛도 더욱 뜨거워졌다.“좋아요. 여러분이 이렇게 말해주니, 본 왕도 안심이 되오. 정말 고맙군요. 방금 아바마마로부터 말이 왔는데, 잠시 후 도착할 사람을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반드시 붙잡고 있으라고 하네요.”“여러분, 저에게 힘을 실어주세요. 저와 아바마마께서 이 은혜를 꼭 잊지 않을 거예요. 여기서 제가 대진제국의 상제를 대표하여 여러분께 미리 감사 인사를 드리죠.”자고로 황제의 아들 중에 만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넷째 황자도 결코 간단한 인물이 아니었다.황자의 이 한마디가 매우 간결하고 담백한 것 같지만, 사실은 대진제국과 대진상제의 명분을 빌려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려는 것이었다.역시나 아래에 있던 각 파벌의 젊은 영재들은 눈빛이 확 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넷째 황자님, 물론입니다. 상제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저희도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죠. 황자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잘 처리하겠습니다.”사람들이 너도나도 결심을 보인 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잠시 후, 대전 밖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천현문의 첫째 도련님, 장우 도련님을 뵙겠습니다.”내시의 큰 외침 소리와 함께 연회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잡담을 그만두고 한껏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대전 입구를 바라보았다.한 청년이 몇몇 노자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은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마치 강력한 검기를 품고 있는 날카로운 검처럼
“저의 현재 내공이 성역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고무계에서는 강자에 속해요. 임의의 종파에 들어가도 맘대로 누빌 수 있는 존재이니 매일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풍부한 수련 자원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비록 고무계의 영기가 성역보다 못하지만, 신선 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굳이 여기서 거지같이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한 중년인이 말했다.“맞는 말이에요. 저도 이렇게 생각하던 참이었어요. 나중에 저희같이 나가요...”“하하하. 그래요. 같이 나가요... 저희 이제 이런 얘기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러 가요.”이 사람들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이 사건이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이 여기서 아무리 분석하고 논의해봤자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이는 애당초 그들이 애간장을 타면서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하여 그들은 잡담을 그만두고 떠났다.이도현도 정보를 충분히 얻었으니 넷째 황자의 저택을 향해 갔다.이도현은 상대가 누구든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넷째 황자든, 장 도련님이든, 그의 여섯째 선배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한편, 넷째 황자의 저택은 그가 초대한 젊은 영재들로 가득 찼다. 그들은 각 세력의 뛰어난 제자들 또는 다른 제국의 황족들이었다.즉 넷째 선배에게 초대된 사람은 평범한 젊은이가 아니라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진 천재들이었다.그리고 넷째 황자로부터 조금 떨어진 자리에 신선처럼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존재로 인해 그 자리에 있는 다른 여자가 모두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였다.그녀는 바로 이도현의 여섯째 선배인 양주희였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내공이 제한되어 있어 평범한 여자나 다름없었다.그녀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곡선미와 뛰어난 몸매가 드레스에 의해 더욱 돋보였고, 곧은 다리와 풍만한 가슴이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마치 하늘이 조각한 예술 작품 같아 다른 여자를 무색하게 만들었다.특히 그녀의 차가운 표정은 사람을 가까이하지 못하게
거리에 많은 사람이 이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도현은 잠시 들었을 뿐인데 많은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우선 그의 여섯째 선배 양주희는 현재 대진제국의 황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넷째 황자의 왕부에 있다.또한, 넷째 황자는 여섯째 선배에게 반해 그녀를 보호하고 싶어 한다. 반면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 즉 이도현에게 살해당한 장선이라는 사람의 형은 동생을 위해 복수하려 한다.그리고 여섯째 선배를 보호하고 싶지만, 장 도련님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 같으니까 넷째 황자는 성역의 유명한 젊은 영재를 초대해 함께 장 도련님을 설득하려 한다.이도현은 그제야 자신이 줄곧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선은 현천문이 아니라 천현문의 사람이었다. 어디서부터 기억이 잘못된 건지 모르지만 이도현은 이를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그저 길거리 사람들의 대화에 집중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때 조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몇 사람들이 또 입을 열었다.“맞아요. 그렇게 쉽게 얘기할 상황이 아니에요. 넷째 황자가 수많은 사람을 초대했다 하더라도, 죽은 사람은 천현문의 작은 도련님이잖아요. 그분은 천현문의 차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천현문의 상징이기도 해요. 그런 사람이 살해당했는데 천현문에서 쉽게 넘어갈 리가 없잖아요. 천현문에게 있어서 이건 한 나라의 태자가 살해당한 거나 다름없는데... 그러니 누군가의 체면을 봐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아요.”한 중년인이 말했다.“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이 동생을 얼마나 아꼈는데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재능과 자질, 그리고 장남이라는 신분으로 천현문의 작은 문주 자리를 얻지 못하고 동생에게 주어졌을 리 없어요.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이 동생을 그만큼 사랑하니까 작은 문주의 자리도 선뜻 양보했던 거 아닐까요? 첫째 도련님은 뒤에서 동생을 묵묵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거예요. 이런 애정은 정상적인 사랑을 넘어서 집착에 더 가깝죠. 그러니 다른 사람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동생을 죽인 원수를
문무백관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다가 각자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듯 눈빛을 교환했다.그들은 언젠가 적당한 기회를 찾아 이 무례한 황제를 혼내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황제는 신선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키려 했다....한편, 이도현은 이제 출발해도 될 것 같아 대진제국의 황성으로 향하기 시작했다.황성의 성문에 도착했을 때 병사들은 몇 마디 묻지 않고 바로 그를 들여보냈다.어찌 됐든 이곳은 대진제국의 황성이고 대진제국의 과반수 고수가 여기에 은거해 살고 있었다. 누군가가 대진제국의 황성에서 소란을 일으킨다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더구나 대진제국은 누군가 황성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가는 사람에게 꼬치꼬치 캐물을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은 성문을 통과한 후 목적지인 황성을 향해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얼마 걷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런 대화가 들렸다.“다들 들었어요? 넷째 황자가 세속계의 여자 한 명을 잡아 왔대요. 이 여자가 고무계에서 천현문의 작은 문주이자 둘째 도련님을 죽였다고 해요. 지금 넷째 황자는 이 일로 그 여자를 심판할 거래요. 그리고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도 곧 오신다고 했어요. 다들 이 얘기 들었어요?”한 젊은 도련님이 말했다.“황성에서 벌써 소문이 쫙 퍼졌어요. 모르는 게 더 이상할 정도예요. 게다가 황성의 수많은 아가씨가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을 한번 보려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해요.”“그럼요. 천현문의 첫째 도련님은 근 백 년이래 수련 재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에요. 현재 백 살도 안 되는 나이에 내공이 이미 회도경지를 돌파했다고 해요. 이 나이가 무사들 사이에서 얼마나 젊은 편인데요.”“맞아요. 백 살에 회도경지를 돌파하는 것은 아주 대단한 일이에요. 무사의 백 살을 보통 사람들의 나이로 치면 마흔 살 정도밖에 안 되잖아요. 게다가 장 도련님이 얼마나 잘생겼는데요. 용모가 훤칠하고 풍채가 좋으니 수많은 여자가 반할 만도 하죠. 하지만 도련님은 단 한 번도 자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