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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선물

Auteur: 은울림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09-03 18:31:52

애들이 누구 때문에 집을 나갔는데, 그 조차도 남편을 원망하고 있는 아내의 이기적인 모습에 숨이 막혀 올 지경이었다.

"내가 괜히 그랬어? 지들 잘되라고 그런건데!"

"웃기지 마. 애들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 애들을 위해서라고? 좀 솔직해져 봐. 그게 애들 잘되라고 그런 거야? 당신 욕심이지!"

"뭐..뭐라고?"

두 손으로 허리를 받치고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제 남편의 낯선 모습에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능력있고, 온유한 남편이었다.

돈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림만 하면서, 쇼핑도 하고 관리도 받고, 남 부러울 것 없이 30년 가까이를 함께 했다.

자신이 뭘 해도 큰 소리로 화 한 번 내지 않던 사람이었는데..

"집안 꼴이 이게 뭐야! 내가 얘기했던 셔츠는 빨아 놨어? 나 내일 중요한 회의 있다고 했어 안 했어?"

"이 상황에 지금 그런 얘기가 나와?"

"그럼!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당신처럼 누워서 신세 한탄이나 하고 있을까? 그러기 원해?"

"...."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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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주 선 우리   150. (외전17) 비밀번호

    주눅이 든 채 뒤따르는 매니저의 어깨가 한없이 작아졌다.저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희서에게만 유난히 다정하다는 것을 아직은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병원 엘리베이터가 지하주차장에 도착하자, 매니저가 얼른 차를 가까이 이동해 왔다.그러자, 이번에도 이준은 희서를 번쩍 안아 들었다.그리곤, 희서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얌전히 안겨 있어"결국 희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이준이 이끄는 대로 안겨 차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어제 그렇게 먼저 전화를 끊어버리고 혼자 한참을 울었는데, 다시는 이준과 마주 볼 일은 없을 거라 여겼는데..지금 이 상황들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희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한 매니저는, 이젠 자연스럽다는 듯 희서를 안아 들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이준의 뒤를 따랐다.도착한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희서가 층수를 누를 수 있도록 몸을 기울여 주자, 17층 버튼에 불이 들어왔다.매니저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곧 문이 닫혔는데."왜...."당황한 매니저가 흔들리는 눈으로 이준의 발을 내려다 보았다.닫히고 있는 문 사이에 매끈한 명품 구두가 껴있었고, 곧 문은 다시 활짝 입을 벌렸다."매니저님은 회사에 가셔서 스케줄 조정하셔야죠""네?""4주 동안 깁스해야 한다잖아요. 무리하면 안 되는데 스케줄을 강행하실 건가요?""아!"그러더니 이준이 엘리베이터 밖을 향해 턱짓을 했다.잽싸게 밖으로 뛰어나간 매니저와, 어쩔 줄 몰라하는 희서를 안은 채 태연한 자세로 서 있는 이준이, 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았다.때마침 다시 닫힌 문 사이로 이준이 미소를 지으며 작게 고갤 숙였다.결국 문이 닫히자, 매니저의 얼굴은 그제야 환해졌다."와... 웃었다. 날 싫어하는 게 아니었어"***"오픈~"현관문 앞에 선 이준이 시원한 목소리로 오픈을 외치자, 희서가 머뭇거렸다."저..이준아..""씁~ 오픈"희서는 결국 도어록 비밀번호를 하나 하나 찍어가기 시작했다.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천천히 번호를 누르는데,

  • 마주 선 우리   149. (외전16) 저 싫어하세요?

    그 시간 사고 현장에서는 강선정의 눈물 연기로 분위기가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흐윽... 어떡해 어떡해 내 실수로... 흑흑"이렇게 울고 있는 강선정에게 사람들은 어색한 표정으로 자책하지 말라 위로했지만, 뭔가 찝찝하다는 걸 모두가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기다리고 있는 방청객들 때문이라도 녹화를 접을 수는 없었다.잠시 브레이크 타임을 갖은 후, 병원에 도착한 희서 매니저와 통화를 한 스텝이 상황을 알려왔다.MC들과 스텝들이 모여 이후 진행사항에 대해 의논하고, 곧 녹화를 재개했다.이미 희서의 솔로와 단체곡 촬영도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에 희서 없이 촬영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고민인 것은, 강선정과 희서의 듀엣 재촬영이 힘들고, 강선정의 솔로 곡도 편집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그녀의 노래 분량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어떡하죠 PD님? 노래하는 장면 하나도 없으면 시청자들한테 우리만 욕먹을 텐데요"난감했다.그도 그럴 것이 노래하는 프로그램에 가수를 게스트로 불러 놓고 노래 장면을 하나도 내보내지 않는다면 분명 기사화 될텐데.. 사람들은 편집한 방송국을 타깃으로 삼을 확률이 높았다."강선정 매니저한테 제일 무난하게 부를 수 있는 곡 있는지 물어봐. 마지막에 솔로곡 재녹화라도 해야지"강선정을 섭외한 작가는 이리저리 눈치를 보느라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약지 발가락의 중족골 머리 부분에 실금이 갔네요. 상처 치료 후에 깁스까지 하셔야 합니다."의사에 말에 매니저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혹시, 깁스는 얼마나 하고 있어야 하나요?""3-4주 정도는 하셔야 해요. 무리 하시면 안 됩니다"희서의 질문에 의사가 단호하게 말했다.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준의 미간에도 실금이 갔다.그리곤 전 상황을 찬찬히 리플레이 하며 머릿속으로 생각을 거듭했다.'조용한 노래를 가만히 서서 부르는데, 발이 밟혔다...'그러고 보니, 희서의 노래가 시작되고 그녀에게 집중하고 있는데 조금씩 거슬리긴 했었다.곧은

  • 마주 선 우리   148. (외전15) 안 괜찮아

    "악! 어떻게!!"그리고 그녀의 비명에, 함께 소리를 지르며 놀란 듯 어쩔 줄 몰라하는 강선정이었다.솔직히 본인도 당황하긴 했다.노래에 지장만 줄 정도로 드레스에 가려진 힐을 옮겨가 살짝 발끝을 밟으려 했는데, 제가 신고 있는 힐이 너무 높아 제 의도와는 다르게 밟은 곳과 힘 조절이 모두 빗나갔다."피나요!!"하필 발가락 바로 위, 발등 살을 밟아 버린 탓에 희서의 발에 피가 고였다.*감희서는 노래를 할 때 솔직해지나보다..이준을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노래를 뱉을 때마다 그녀의 진심이, 그녀의 애절함이, 그녀의 아픈 마음이 고스란히 이준의 가슴에 박혀왔다.평소와는 다르게, 노래를 할때 만큼은 이준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그런 희서로 인해 곤란해진 사람은 이준이었다.심장이 튀어 나갈 것 같았고, 목울대가 크게 오르내렸다."조용히 눈을 감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 차마 네 앞에서 하지 못한 말 너를 좋아한다는 말이 내 귓가에 맴돌아. 언제쯤이면 나도 꺅!!"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무대 위에 사람들은 놀라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와 동시에 일어난 이준은 생각할 틈도 없이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갔다.다른 이들보다 가장 먼저 희서에 곁에 도착한 이준의 숨이 거칠었다."피나요!!"누군가가 외치는 소리와, 희서의 밟힌 발에 시선을 가져간 건 거의 동시였다.이준은 그 자리에서 희서를 안아 들었다.멀리 서 있던 매니저가 뛰어올라 왔을 때는 이미 이준에게 안긴 뒤였다."병원으로 가죠""네네"매니저가 급하게 대답을 하며 먼저 움직이자 이준이 그 뒤를 따랐다.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있는 희서가 어떤 표정인지 보이지 않았다.아마도 미세하게 어깨가 들썩이는 것으로 보아, 울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이준의 입술 끝에 욕이 걸렸지만, 결국 뱉어내진 못했다.답답한 마음만큼 그의 발걸음도 빨라졌고, 뛰어간 매니저가 뒷문을 열어주자 안쪽에 희서를 앉히고 그 옆에 앉았다.이준이 희서의 두 다리를 들고 몸을 틀게

  • 마주 선 우리   147. (외전14) 듀엣

    남자 댄서의 한 손이 희서의 허리에 놓이고,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섹시한 안무를 추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이준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방청석이 어두웠던 탓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준은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또다시 조명이 환하게 켜지고, 중간에 새로운 대본을 받은 MC는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잡고 이준 쪽으로 시선을 가져갔다."네~ 감희서의 댄스....헙"대본 대로라면, 이준에게 희서의 무대가 어땠느냐 물어보아야 하는데.. 무섭게 변한 이준의 표정에 저도 모르게 MC의 말문이 막혀 버렸다."역시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는 우리 감희서양... 네...."옷을 갈아입기 위해 댄서들과 뒤로 쏙~ 들어가 버린 희서의 뒷모습을 쫓으며 말끝을 흐려 버렸다.***MC의 진행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토크들이 오간 뒤 강선정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리드미컬한 팝 발라드는 음역대 폭이 넓고, 풍부한 고음 실력을 요하는 곡이었다.리허설 후, 마이크 소리에 대해 자꾸만 불만을 표하는 강선정 때문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던 음악 감독은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았다.아주 오랜 베테랑 가수들도 노래 실력이 퇴보하지 않도록 늘 연습하고, 스스로를 꾸준히 단련 시키는데, 대뷔 15년에 서른 여덟 살 밖에 되지 않은 강선정은 연습조차 하지 않은 티가 여실히 났다.조금은 긴장한 듯 양쪽에 꽂은 인이어를 점검하는 손길이 가늘게 떨렸다.시작된 인트로에 감정을 잡는 듯 사르르 눈을 감았다.그리고, 곧 이어지는 벌스에 많은 이들의 얼굴에는 당황과 민망함이 서렸다.불안정한 피치와, 정리되지 않은 비브라토에 본인도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첫 단추부터 엇나간 탓에, 긴장도는 더욱 높아졌고, 그로 인해 호흡이 점점 위로 뜨기 시작했다.호흡 컨트롤에 실패하자 성대가 벌어지며 점점 올라가는 음을 감당하기가 불안해졌다.그리고 결국, 리허설 때도 내지 않던 음이탈을 1차, 2차 연속으로 내버리며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져 버렸다.부르는 이도, 듣는

  • 마주 선 우리   146. (외전13) 응원하는 가수

    TOP6 중 1등을 했던 현석이 옆에 앉은 권일에게 소곤 소곤 묻는 목소리가 희서의 귀에 똑똑히 들려 왔지만, 희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자신이 라임에게 받은 곡은, 아직 녹음 작업도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설레발을 칠 수는 없었다."아니 그래도, 이렇게 저희 프로그램 방청석에 앉아 계시리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보니까 저희 쪽에서 섭외 요청을 한 게 아니라 직접 나오고 싶다고 하셨다는데 정말입니까?"그때, 이준과 희서가 눈이 마주쳤다.당황한 희서의 얼굴을 보며 이준이 보드랍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네 맞습니다. 제가 정말정말 좋아하고 응원하는 가수분이 계셔서.. 꼭 오고 싶었습니다"아랫입술을 물며 어찌할 바를 몰라, 입고 있는 재킷 끝자락을 만지작 거리는 희서의 모습이 귀여웠다.이준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살짝 고갤 숙였다.그런데, 한 손으로 제 머리카락을 슬며시 귀에 꽂으며 부끄럽다는 듯 웃고 있는 강선정의 모습에 옆에 앉은 20년차 선배 가수가 어깰 툭 치며 물었다."뭐야. 너야?"그 말이 MC에 귀까지 닿자, 그걸 또 놓치지 않았다."어? 강선정씨 왜 그러세요? 왜 숙쓰러워하죠? 설마 그 분이...."MC가 이준과 강선정을 번갈아 보며 눈을 반짝였고, 다들 입을 막고 눈을 키우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사실은, 희서와 제가 고등학교 친구예요.""네??!!"생각지 못한 이준의 목소리에 모든 시선들이 희서를 향했다가 자연스럽게 강선정의 인상을 살폈다."사실은 어제도 희서를 만났는데, 제가 희서를 속상하게 해서 풀어주고 싶어 응원차 왔습니다""컥!""헉!"큰 눈을 더욱 커다랗게 뜨고 "왜 이래?" 하는 표정으로 이준을 바라보고 있는 희서와, 홍당무처럼 얼굴이 붉어져 버린 강선정이었다."그..그러니까..어제도 만났...그.. 두 분이 동창..아니 친구... 근데 작곡가님도 아시죠?.. 와~ 감희서 너 이거이거 감쪽같이 숨기고 말이야 어?"당황한 MC가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며, 급기야 눈을 가늘게 뜨고 희서를 쳐

  • 마주 선 우리   145. (외전12) 나 미친 것 같애

    바로 시작 될 줄 알았던 녹화가 잠시 늦춰졌다.대신 홀 안에는 스텝들이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메인PD와 작가가 직접 이준에게 다가가 굽실거리며 무언갈 묻기 시작하더니 이내 환해진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리고 잠시 후, 새로운 대본을 전달받은 두 MC가 눈을 키워 방청석 가까이로 다가가 인사를 청하는 모습까지 이어졌다.가수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맨 앞 정 중앙에서 자신들보다 더 환한 빛을 뿜어 대고 있는 한 남자 때문에 다들 넋을 잃고 쳐다볼 수밖에 없었는데, 어디서 본듯한 얼굴에 다들 기억을 더듬느라 수군댔다.[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지금 이 순간, 그에게 딱 맞는 노래가 입속에 맴 돌 정도였다.99명을 들러리로 만들어 버리는 1명의 존재감에 누구 하나 쉽게 큰 소리로 물어보지도 못했다.혼자 동떨어진 듯 시선을 다른 데다 두며 딴청을 피우고 있는 이는 희서가 유일했다.그런 희서가 꽤 귀여워 보여 이준은 저도 모르게 피식하고 새는 웃음을 억지로 잡아두었다.*정리가 마무리 된 듯, 드디어 녹화 시작을 알리는 목소리와 함께 앞으로 나온 스텝의 박수 슬레이트로 MC의 첫 대사가 시작되었다.게스트들의 소개가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대화들을 이어받는 모습이 꽤 프로다웠다.과연 배우 출신이라 그런가, 녹화 전 까지만 해도 삐걱거리기 바빴던 희서는 군더더기 없이 녹화에 집중하고 있었다.이준은, 그런 희서의 모습을 가만히 눈에 담았다.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의상까지 완벽하게 차려입은 희서의 모습은 '예쁘다'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만큼 빛이 났다.[감희서]라는 여자에게 눈이 떠져 버리자, 볼수록 몰랐던 매력과 아름다움들이 시도 때도 없이 이준의 눈과 귀를 자극했다.너는 이미 연애세포가 죽었다며, 이준의 연애에 점점 희망을 잃어가던 친구들의 냉정한 평가에, 이준 또한 그런 줄 알았다.그런데 그놈의 세포들은 죽었던 게 아니었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제 세력들을 키워오다, 때를 만나니 한꺼번에 와다다다 터져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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