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뼈만 남은 메마른 가지에도 이 겨울을 잘 견디어 내면 또 다시 봄이 오고, 또 새로운 내일과 풍성한 다음이 기약 되어 있기에 두렵지 않은 것일 테지.그러나 나은은 오늘 몹시도 두렵고, 슬펐고, 또 아팠다.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일지 모를 그녀가 부디 평온하게 웃으며 떠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고 견디어 내보려 한다.아론서울병원 VIP실에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모여 두 모녀를 바라보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터져 나오는 눈물도, 흐느낌도 최대한 절제하며 가는 목소리들에 집중하려 애쓰고 있었다."엄마.. 내 엄마가 되어 줘서 고마웠어."엄마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였다.사랑하는 딸의 눈, 코, 입, 귀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고이고이 가슴에 새겨 넣으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찬찬히 얼굴을 훑어 본다.그리고, 그녀가 진심을 꾹꾹 담아 내어 놓은 마지막 말,"우리... 딸... 사랑...해..."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띠---"안세희님. 20**년 1월 10일 오전 10시 12분 사망하셨습니다.""흐으...으...엄마..."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 소식이 적었다.한 달 전부터 병실 안에서만 시간을 보낸 엄마는, 어느 날인가 창가를 보며 혼잣말을 했었다.그렇지만 한 달 내도록 엄마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창밖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었던 나은은, 아까부터 흩날리고 있었던 새하얀 눈 발을 눈치채지 못했다.***=아론그룹 전 회장 안세희, 78세로 영면. 장례는 회사장으로 간소하게==아론그룹 안세희 전 회장이 작고 하자, 전 세계 아론 직원 애도 이어져==(故)안세희의 유일한 직계 가족은 올해 26세가 된 딸 안나은=아론서울병원 장례식장은 끊이지 않는 화환과, 애도의 발길로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한 상황이었다.안세희의 유일한 직계 가족인 나은과, 안세희의 조카이자 나은의 사촌
Last Updated : 2026-07-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