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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천우진이 육현경에게 말을 건넸다.

“소이연의 다리가 옆문과 앞좌석에 눌려있고 안전벨트도 잠겨있어 풀 수 없어요.”

“그렇군요. 알았어요.”

육현경은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물었다.

“칼이나 단검, 과도를 갖고 있는 분이 있나요?”

주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사실 다들 구조를 도우려는 생각은 있지만 사고가 너무 심각하다 보니 차 안의 사람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았고 또 쓸데없는 문제에 휘말리기도 두려웠다.

이런 상태에서 육현경이 칼을 요구하자 다들 열정적으로 칼 찾기에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가 엄지 두 개 정도 넓이의 과도를 가져왔다.

“이걸로 괜찮아요?”

“괜찮아요.”

육현경은 칼을 들고 다시 차 옆으로 돌아갔다.

그는 먼저 소이연의 에어백을 조금 자른 다음 그녀의 안전벨트를 힘껏 자르기 시작했다.

안전벨트의 품질이 너무 좋다 보니 육현경의 자르는 동작은 1초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천우진은 그의 손바닥이 붉게 변해가는 상태를 지켜봤다.

육현경이 이토록 애쓰는데 그가 소이연을 싫어한다고 하면 천우진은 도무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루카스!”

육현경의 귀에 갑자기 임아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차 안에서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차에서 내려와 육현경을 따라왔다.

그녀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육현경이 유리 조각 따위를 신경 쓰지 않고 창문을 통해 사람을 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그가 진정하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을 훤히 볼 수 있었다.

육현경은 임아영에게 대응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소이연을 구하고 싶다는 단 하나의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찼다.

‘소이연을 구해야 해. 그녀는 죽을 수 없어.’

육현경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게 물들었지만 자르는 동작은 멈추지 않고 더욱 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루카스, 구급차가 도착할 거니까 그만해요.”

이 순간, 임아영은 육현경의 손이 다 닳아버린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육현경은 임아영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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