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는 현대에서 지낸 적이 있어 견식과 문제를 보는 시선도 남들과 달랐기에,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꼴 보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법.만두는 문인의 우아함과 고고함이 없고, 행동거지가 다소 거칠어 보였다. 군영에서 일을 재빠르고 단호하게 처리하는 습관과, 시원시원한 태도, 단도직입적인 성격까지 거칠어 보인다는 사람도 있었다.사실 만두는 목적을 갖고 벗을 사귀기도 했다.백성이 조정 일을 논하지 않음은 대개 알지 못함 때문이지만, 문인과 학자들은 달랐기 때문이다. 과거 급제하여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하는 자들이니, 조정의 정책을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으며, 서로 모여 각자의 견해를 논하기도 한다. 그렇게 견해가 모두의 인정을 받고 소문이 나면, 학대 대인에게 전해져 학대 대인의 마음에 들 수도 있었다.만두도 이젠 나이가 많아, 군영에 오래 머물 수 없고 머지않아 조정 일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유생들은 모두 과거를 보기 위해 상경한 자들이었기에, 각지에서 온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각지의 조정에 대한 생각도 알 수 있었다. 우문호도 만두가 유생들과 어울리자, 아들이 자기만의 세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기뻐하였다.젊은 유생의 생각은 남다를 것이고, 오래된 악습을 깨고 더 뛰어난 정책을 생각해 낼 수도 있었다.만두가 태자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즉위 때 이미 선조에게 제사를 지내며 명분을 확정했기에, 이제는 장대한 예식을 올려 세상에 알릴 일만 남았다.예식을 올리고 태자에 책봉되면, 태자비도 정해야 하니, 아직 서두르면 안 된다.조정 일을 돕는 것만 아니라 견식도 중요하니, 여러 사람을 만나 백성의 고생을 알아 두는 것도 유익했다.하지만 우문호는 유능한 아들이 사람을 보는 안목이 부족할까 염려되는 듯, 서일을 보내 만두와 오가는 유생을 살피라 했다. 서일은 황제 곁에서 오랫동안 지내며, 큰일도 많이 도맡았으니, 조사에 능했다.서일이 이틀 동안 조사를 마친 후 돌아와 전했다.“전하와 오가
란이의 혼사는 일찍이 정해졌다.비록 아직 집안끼리 혼담을 나누지는 않았으나, 양가 부모 간에 뜻이 이미 맞았고, 란이 또한 호 오라버니를 좋아했다.다섯째는 참지 못하고 원경릉에게 이 일을 말했느데, 말을 마치자마자 또 불평을 늘어놓았다."란이가 이제 겨우 몇 살이오? 벌써 혼수 준비를 분주히 한다니? 준비하려면 조용히 할 것이지, 굳이 말을 꺼내 괜히 조급하게 만들다니, 마음이 편치 않소."원경릉이 답했다."급히 서두를 바 아니오. 며칠 전 요 부인이 만두 얘기를 꺼내며, 장차 태자 될 인물이니 태자비를 먼저 정해야 하지 않냐고 물었소."“이 일은 조정에서도 예전에 논한 바 있으나, 내가 화제를 돌렸소.”태자를 책봉하는 예식을 지체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우문호는 알고 있었다. 원경릉은 다른 사람의 말은 신경 쓰지 않더라도, 요 부인의 말이라면 마음에 담을 거라는 것을 말이다. 우문호는 차분한 목소리로 원경릉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어찌 생각하오?""난 아무래도, 너무 어린 나이에 혼사를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오."하지만 원경릉은 태자비를 하루빨리 정하는 것이 조정의 안정을 돕는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게다가 만두는 인품, 외모, 재능 그 어느 하나 빠지지 않기에, 수많은 관리가 탐을 내며 몰래 손을 쓰려고 했다. 다들 딸의 이름을 황후에게 전하려 애썼고, 그로 인해 온갖 말썽이 빚어진 것이었다. 얼마 전 원경병이 궁에 들어왔을 때도 말한 바가 있었다. 그는 누군가 군영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딸을 군영 주위에 보내, 만두와 우연히 마주치게 하려 했다는 구사의 말을 전했다.이는 도를 넘은 일이었다.중요한 군영에 어찌 외부인이 접근한다는 말인가? 여인은 물론, 조정 신하라 하여도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이리 제멋대로 행하는 것은 군영을 우습게 여기는 처사라 할 수밖에.태자비의 자리를 엿보는 자들이 많은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수작을 부리는 사람도 생기는 것이다.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우문호는 택란이 직접 목여 태감에게 아침을 차려줬다는 말을 듣고, 부러움에 침을 흘렸다. 그도 아직 딸이 만들어준 만두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목여 태감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정말 흐뭇했다.현대 문명의 영향을 받아 사상이 자유로운 북당 황제는 평등에 관한 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우문호는 자신을 현대의 대기업 회장이라 여기고, 목여 태감은 비서로서 업무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여겼다.그러니 자기 아들과 딸이 비서에게 식사를 만들어주는 것쯤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목여 태감은 은퇴했다가 다시 초빙된 사람으로, 여전히 그의 직무에 열정을 품고 평생 충성을 다하려는 사람이었기에, 참으로 존경할 만한 사람이었다.우문호도 드디어 딸이 직접 만든 만두를 먹게 되었다.신선한 새우를 다진 고기로 감싸, 살짝 기름에 굴리고 식힌 다음, 만두피로 싸고, 심지어는 돼지 뼈와 생선 뼈로 끓인 육수에 넣어서 국물까지 아주 진했다.다섯째는 놀란 나머지, 목여 태감이 했던 말을 따라 하며 감탄했다.“평생 이렇게 맛있는 만두는 처음이다. 어떤 음식도 이길 수 없구나.”그는 발그레진 볼과 행복 가득한 표정으로 만두를 먹는 부인의 모습을 보고 엄청난 행복함을 느꼈다. 우문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쓸어 내리며 말했다.“행복하오? 드디어 딸이 해준 만두를 먹게 되었소.”원경릉은 능청스럽게 농담을 받아쳤다.“지금은 행복하지만, 앞으로 택란이 시집가면 직접 해주는 만두를 먹긴 힘들 것이오. 택란의 부군이 될 자는 참 복받았네.”그러자 다섯째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런 소리 하지 마시오.”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은 연약해서, 이런 농담을 감당하지 못했다. 원경릉은 부군을 화나게 할 수도 있지만, 달래는 것도 잘했다.“화내지 마시오. 어쩌면 부군이 될 사람이, 우리 딸한테 음식을 해줄지도 모르잖소?”다섯째는 ‘흥’하고 소리를 냈고, 그제야 표정이 좀 풀렸다.“생각해 보시오. 아들이 다섯
황궁.아침 일찍, 목여 태감이 일어나기도 전, 큰 황자가 뜨거운 물을 들고 와서는 태감의 시중을 들겠다고 했다. 세수를 돕겠다는 만두의 말에, 목여 태감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씻는 것을 시중을 들라는 말이지요? 바로 일어나겠습니다.”목여 태감은 무척 기뻤다. 황자들과 공주가 다 컸으니, 이젠 그의 시중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뜨거운 물까지 들고 와서 시중들라고 하다니. 목여 태감은 아직 자기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막 이불을 젖히려는 순간, 둘째 황자도 손에 차 한 잔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씻고 차부터 드시오. 셋째와 택란이 태감의 아침을 준비하고 있소.”“예?”목여 태감은 깜짝 놀라 몸까지 떨었다.“공주마마와 셋째 황자께서 아침을 준비하다니요? 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귀한 공주가 수라간에 드나든다니, 그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목여 태감은 다급히 신을 신고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만두가 그를 붙잡았다.“태감, 먼저 씻으시오.”경단은 찻잔을 내려놓고 그의 외투를 가져와 입혀드리려 했다.“괜찮으니, 제가 혼자 입겠습니다.”“태감,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마시오. 우리가 태감의 시중을 들 테니.”만두가 웃으며 말했다.“전하께서 시중을 드신다니요. 말도 안 되는 소리십니다.”목여 태감은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며, 휘둥그레진 눈을 부릅떴다.“태감!”만두는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태감에게 다가가 그의 팔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리고 태감의 흰 머리칼을 손질하며, 그의 눈가 주름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만두는 태감이 많이 늙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그들을 정성껏 보살펴 주었지만, 다들 목여 태감에게 감사의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앉으시오. 오늘은 저희가 시중들게 해주시오. 아시다시피 우리는 태감을 궁중 하인이라 생각한 적 없었소. 태감을 집안 어른이라 생각하는 우리의 효심을 받아주시오.”목여 태감은 큰 황자를 바라보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 말을 들으니,
점심을 먹고 난 후, 만두는 동생들을 데리고 배를 타러 가자고 제안했다.다들 이제 경성에서 놀 기회가 많지 않고, 오랜만에 함께 모이기도 했으니, 이전에 해보지 못한 것들을 모두 해보고 싶었다.예전에 아이들도 크루즈를 탄 적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노를 젓는 배가 훨씬 더 재미있다고 했다. 그들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라면, 조금 위험한 놀이도 허락받고 놀 수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노파심에 늘 이것저것 걱정 했다.아버지도 능력이 있지만, 통제할 수 없는 능력에 대해서 항상 불안해했고, 지금까지도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 외에는 그 능력을 함부로 쓰지 않았다.아버지는 목숨과 연관된 일이고, 온 가족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자신을 아껴야 한다고 말했었다.그들은 배 총 네 척을 빌렸다. 어머니와 요부인이 한 척, 쌍둥이 형제가 한 척, 만두와 여동생 한 척, 경단과 찰떡이 한 척에 탔다.“호수 건너편까지 갔다가 돌아오자꾸나. 빨리 돌아오는 자가 승자다. 하지만 힘으로만 승부를 보아야 하고, 혹 다른 힘을 빌린다면 실격이다.!”만두가 크게 외쳤다.“이기면 상이 있습니까?”경단이 물었다.만두는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상은 없지만, 지면 소월궁 마당을 7일간 쓸어야 한다. 청소도 능력을 쓰면 안 된다. 미리 말하자면, 어머니께서는 대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꼴찌만 지는 것이 아니라, 1등이 아니면 다 패배다.”즉, 승리하지 못하면 모두 패배로 간주하여, 소월궁을 청소해야 했다.요부인은 만두의 말을 듣고, 너무 웃겨서 배꼽을 잡았다.“너희에게 청소를 맡긴다니, 목여 태감이 정신을 잃겠구나.”원경릉도 그렇게 생각했다. 목여 태감은 직접 아이들에게 밥까지 떠먹이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이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청소시키는 것은, 감히 상상도 못 할 일이다.“그럼, 목여 태감의 빨래를 도웁시다.”택란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요리도 해드려야 합니다.”“하하하!”원경릉이 노를 잡고 힘을 주자, 배가 미끄러지듯
원경릉과 요부인은 아이들 뒤를 따라 걷고 있었는데, 그들이 신나게 떠드는 모습을 보며 감개무량해졌다.세쌍둥이는 이제 훤칠하게 자랐고, 만두는 이제 위엄도 내뿜으며 맏형다운 모습을 보이며, 동생들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주기까지 했다.비록 쌍둥이는 형들만큼 키가 크진 않았지만, 늘씬하고, 준수하니 황실 자제다운 기품이 있었다.택란도 어느덧 어엿한 아가씨로 자라났고, 예쁘고 다정하며 사려 깊이 어머니를 잘 챙겼다.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건 딸이라는 말이 걸맞은 아이였다.세월은 빠르게 흘러, 어느샌가 아이들이 훌쩍 컸으니, 황후는 참으로 복 많은 여인이다.“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부인이 말했다.원경릉이 답했다.“요부인 뿐만 아니라, 저도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그저 눈 한 번 깜빡했을 뿐인데,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이 컸네요.”“난 참 복이 많은 것 같네.”요부인이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난 아직도 그날, 내가 황후한테 저질렀던 일을 잊지 못하네…”그러자 원경릉이 그녀를 꾸짖었다.“그 얘긴 이제 그만하십시오. 우리가 함께 겪은 일들만으로도, 그 과거는 충분히 갚은 것 아닙니까?”“화내지는 말게나. 그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 뿐이네. 매일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해야지 않겠는가?”요부인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지만, 말투는 단호했다.“다른 사람은 그날 내가 한 짓을 떠올리고, 내가 아무리 병에 시달려도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네. 어쩌면 ‘꼴 좋다’며 비웃었을지도 모르네. 하지만 황후는 참 어리석게도, 그런 나를 저승 문턱에서 끌어냈네. 오늘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는 건 황후 덕분이네.”원경릉은 그녀의 손을 토닥였다.“행복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지요. 그날 선한 마음으로 부인을 도운 것이 아니라, 부인의 인맥을 이용해 다섯째의 입지를 다지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서로 이용한 것이니, 은혜를 베풀었다는 말은 그만하시지요. 또 그때의 말을 꺼내는 것이 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