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971화

Author: 유애
사라진 찰떡이

하지만 희상궁은 생각이 달라서 사람들을 순서대로 가서 먹게 하고, 희상궁은 먼저 세 유모가 부인들과 아이를 보는 방으로 가서 부인들, 유모와 사식이, 만아가 탕병을 먹고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들이 돌아와서는 교대했다.

희상궁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신신당부하길 우리 떡들한테서 시선을 떼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밖에는 구사와 서일의 사람이 있고 설사 누가 아가를 안고 나가더라도 마당을 나가지 못한다.

이렇게 순서대로 탕병을 먹고 돌아오는 동안 우문호 쪽도 향탁자를 사당에 넣어두는 걸 마지막으로 해야 할 모든 과정을 다 마친 셈이었다.

이때, 원경릉도 노마님을 검사한 후 나가서 약을 처방했다. 노마님 상황이 비록 엄중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지금 모두 안정적이라 2차발작의 전조는 없고 앞으로 재활이 더욱 중요하다.

이렇게 격식대로 다 치른 후에 유모는 우리 떡들을 안고 정후부를 나갔다.

일행이 마차에 오르고 아이들이 시끌벅적한 상황에 있다가 조용한 마차에 타니 전부 잠이 들었고, 얼굴에 노랑 빨강 물을 묻혀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지만 상당히 재미있다.

우문호가 말을 타고 나가려고 하는데 귀영위 나장군이 나타났다.

“전하, 정후가 아이 하나를 데리고 후문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소신 이미 귀영위에게 따라가게 했습니다.” 나장군이 말했다.

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준엄한 눈빛으로, “응, 좋아, 몰래 따라붙도록, 그가 누구랑 접촉하는지, 기억하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일단 아이를 구해오게.”

나장군이 예를 취하며, “예, 전하!”

우문호는 말을 달려 마차를 따라가는데 천천히 초왕부로 돌아갔다.

초왕부로 돌아와서도 계속 손님들이 계속 들이닥쳤다.

유모가 우리 떡들을 안고 소월각으로 돌아가서 아이들 얼굴의 주사와 붉은 물을 깨끗이 다 씻기자 찰떡이의 유모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희상궁이 밖에 있다가 비명을 듣고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얼른 들어왔다.

“웬 소란이냐?” 희상궁이 화를 내며, “밖에 손님들이 계시지 않느냐.”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명의 왕비   제 972화

    찰뗙이는 무사히?“안왕?” 원경릉이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우문호가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 겨우 냉정을 되찾으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당신은 또 어떻게 알았어?”우문호가 원경릉을 데려다 앉히고: “그날 정후가 날 찾아와서 나한테 관직을 내놓으라고 하더군. 내가 동의하지 않았는데 정후가 마차를 내리길래 사람을 붙였더니 정후가 넷째와 만나는 것을 발견했지. 그리고는 넷째 저택에 들어가버려서 비록 그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몄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중을 기해서 계속 사람을 시켜 정후를 지켜봤는데 어제 정후부에 아이 하나를 안고 돌아와 정후부에 숨기는 것이 때가 되면 바꿔 치기 할 거라고 추측 하고, 물 들어올 때 노 젓게 정후가 움직이게 내버려뒀지. 이 일은 나와 나장군이 상의했고 만약 정말 넷째가 아이를 데려가려고 하면 그때 바로 잡을 거야.”원경릉이 격노하며, “기어이 찰떡이를 미끼로 썼다는 거야 지금?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 건데?”우문호는 원경릉이 화낼 것을 알고 미리 변명을 준비했다, “넷째가 만약 계속 우리 아이들을 해칠 생각이면 막으려 해야 막을 수 없어. 이번에 못하면 다음번에 또 계속 할 거야. 그러니 일을 크게 터트려서 아바마마께서 아시게 하는 수밖에 없어. 그러면 넷째와 관계를 완전히 끊는 한이 있어도 감히 다시는 아이들에게 손을 대지 못할 테니까. 어쨌든 아바마마께서 넷째의 속셈을 아시면 앞으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전부 넷째 탓으로 돌아가게 되지.”원경릉이 너무도 초조한 나머지, “정후가 찰떡이를 데려가서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우문호의 말투가 냉랭한 게: “뭘 할 수 있냐고? 아들 셋을 낳는 건 복이잖아? 하나를 데려가면 당연히 복이 아니게 되지. 다시 말해 우리 아들을 약점으로 삼아 손에 쥐고 우리 부부의 숨통을 쥐겠다는 거지.”원경릉이 이해가 안돼서, “안왕이 우리 약점을 손에 쥐겠다고? 아바마마께서 안왕을 가만 두시겠어?”우문호가 원경릉의 어깨를 부축하며, “만약 아이가 정말

  • 명의 왕비   제 973화

    찰떡이는 납치중하지만, 찰떡이가 아직 한번도 원경릉 곁을 떠난 적이 없는데 지금 정후가 안고 갔으니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찰떡이는 소심해서 자기가 낀 방귀에도 놀라 울음을 터트릴 정도다.우문호는 원경릉의 손발이 차가운 것을 보고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음을 느끼고 그녀를 안고 몇 번이고 맹세하며 반드시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원경릉이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럼 무슨 소식이 있으면 반드시 바로 나한테 알려줘, 날 속이면 안돼.”“그럴 게, 소식이 있다면 반드시 좋은 소식일 테니 날 믿어.” 우문호가 원경릉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원경릉의 얼굴색이 심각하게 창백한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좀 쉬고 있어, 오늘 손님 응대하지 말고, 희상궁에게 너 오늘 머리 아프다고 할 게.”원경릉이 정신줄을 놓은 상태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어.”우문호가 원경릉의 얼굴을 받쳐 들어보니 그녀의 걱정과 압박감이 느껴졌다. 비록 우문호가 만전을 기해 준비했다고 하지만 우문호의 마음도 사실 차분하지 않고 계속 반쯤 허공에 걸려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문호는 원경릉 앞에서는 그런 표현을 할 수 없는 게 그러면 원경릉은 정말 놀라서 죽을 지도 모른다.우문호가 난해한 표정으로: “원, 미안해, 나랑같이 이렇게 오래 있었는데 하루도 온전히 편한 날을 보내게 해주지 못해서.”원경릉의 눈가가 붉게 물들며 목이 메여서: “난 괜찮아, 하지만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을 겪어도 당신은 언제나 반드시 우리 떡들을 보호하는 걸 전제로 해야 해, 다시는 걔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마.”“맹세 할 게.” 우문호는 다시 원경릉을 품에 안고 낮게 숨을 내뱉았다. 조각 같은 얼굴이 침울함에 휩싸이고 눈에선 차가운 빛이 번뜩이고 지나갔다.이때 정후는 목적을 달성한 후 찰떡이를 데리고 후문을 나갔다.방안에 정후는 미리 아가 한 명을 큰 침대에 놓아서 준비해 두고 중간에 포개 져 있는 이불이 마침 시선을 가려주어 둘째 노마님이 황씨, 주씨, 난씨를

  • 명의 왕비   제 974화

    오줌싼 찰떡이 이 웃음은 마치 봄날의 태양이 따스하게 비추이듯 순간 정후의 마음 깊은 곳까지 비춰 들었다.정후는 가슴이 떨려와서 얼른 눈길을 피했다. 정후는 태어난 지 고작 한달 된 아기 눈도 똑바로 바라 볼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던 것이다.속 마음이 한없이 복잡했다.이 아이는 자신의 외손자가 아닌가, 자신은 지금 인간 말종이나 할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수치심이 올라왔다.하지만 또 딸을 팔아 영화를 얻는 게 처음도 아닌데 뭘 그러냐며 끊임없이 자신을 위로했다. 그땐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배신하고 희생시키고 다 해도 언제 부끄러워한 적이 있었나 뭐? 고지 같은 여자조차도 원했는데 이게 뭐라고?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다소 위안이 되었다.따그닥 거리는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찰떡이를 내 주고 얼른 경성을 떠날 궁리를 했다.사실 후회하는 마음은 금할 길이 없는게 만약 그때 딸 얘기를 듣고 경성을 떠났으면 지금 같은 처지까지 떨어지진 않았을 것이다.품에 안겨 있던 찰떡이가 꿈틀거리며 작은 얼굴을 빼꼼 내밀고 포대기 자락을 무는 게 배가 고픈가 보다.정후는 찰떡이가 울까 봐 겁이 덜컥 나서 안아 올리고 가볍게 등을 토닥거리며, “자자, 자면 바로 도착한다.”찰떡이도 처음엔 울지 않았는데 이렇게 말하고 토닥거리자 입을 벌리더니 앙 하고 울음을 터트렸다.정후가 놀라서 달래며 흔들었다 등을 토닥였다 난리를 쳐도 찰떡이의 울음은 더 커지기만 했다.정후가 화가 나서, “넌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을 몰라? 울지 마, 울면 내가 정신 사나워.”바깥에 마부가 듣고: “나리, 아가가 만약 배가 고픈 게 아니면 기저귀를 만져 보세요. 오줌을 쌌으면 불편해 합니다.”정후가 이 말을 듣고 찰떡이를 무르팍에 올려 두고 포대기를 펼쳐봤더니 과연 안이 오줌으로 흠뻑 젖었다.정후가 아차 싶은 것이 지금 어디서 기저귀를 가져다 갈아 준다는 말인가?만약 기저귀를 갈지 않고 다음에 또 싸면 포대기 전

  • 명의 왕비   제 975화

    찰떡이를 안왕에게?정후는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자신을 짓밟고, 딸을 짓밟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 막 한달 된 외손자까지 간악한 인간에게 먹이로 내어주려고 하잖아?정후는 어머니가 슬픈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말이 새는 입으로 겨우 하신 한 마디, ‘사람 답게 살라’는 말이 떠올랐다.지금 정후는 개돼지만도 못하다.하지만 그의 목숨이 안왕의 손에 달려있으니 어쩌겠는가?정후의 양심이 오래동안 전투를 벌인 끝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찰떡이를 보며 깊이 한숨을 내 쉬었다, “찰떡아, 만약 할아버지한테 일이 생기면 네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도와줄까?”정후의 우는 것처럼 흉하게 웃으면서, “그럴 리 없지, 저들은 다 할아버지를 우습게 알아서 네 엄마조차 할애비를 깔본다. 난 널 팔 수밖에 없어, 넌 안왕의 친조카니 널 해치지 않을 거야.”찰떡이가 눈을 또록또록 굴리며 정후를 보는데도 울지 않고 오히려 상당히 신기해 하는 모습이다.정후가 망설이며 아예 마부에게 마차를 세우라고 하고 한참을 생각했다.마부가 마차를 길가에 채웠다.한참 뒤에 가리개 안쪽에서 은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산 안 간다. 돌아가자, 초왕부로 간다.”마부는 가리개를 젖히고 정후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나으리, 가야할 곳으로 가시는 군요.”정후가 ‘헉’하고 놀라며 마부를 보고, “너……”마부가 미소를 지으며, “나으리 당황하지 마세요, 소인은 태자 전하 사람입니다.”정후가 입을 막고, 경악으로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나으리 제 말 한 마디만 들어 주……”마차는 여전히 서산 방향으로 가고 있다.접선할 장소에 도착하자 정후가 포대기를 안고 마차를 내려서 대략 10장(약30m)을 걸어가니 산 쪽에 움막이 하나 보인다.정후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니 문이 열리는데, 문을 연 사람은 청색 옷을 입은 중년 서생이다.서생이 정후의 뒤를 둘러보더니 따라온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손을 내밀어: “나리, 꼬마 황태손은 저한테 주세요.”그러나 정후는 주지 않고

  • 명의 왕비   제 976화

    초왕부가 시끌벅적했다. 평소에 태자와 왕래가 없던 사람들도 이날만큼은 모두 참석했다. 안왕 내외와 손왕 내외가 함께 들어왔고, 손왕부에서 준비한 선물은 이미 초왕부에 도착해 있었다.안왕은 비단함을 들고 들어와 우문호 앞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다섯째야, 드디어 네 번째 기쁜 일이 생겼구나.” 안왕이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손왕이 안왕을 보며 “왜 네 번째 기쁜 일이야?” 라고 물었다.“둘째 형님, 삼둥이만 해도 하나, 둘, 셋 기쁜 일이 세 번 있었고, 태자로 책봉이 됐으니 이제 총 네 번째인 거죠.” 안왕이 웃었다.손왕은 허허 웃으며 “그래. 자네 말이 맞네. 기쁜 일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라고 말했다.“둘째 형님 말씀에 뼈가 있네요. 이것보다 더 기쁜 일이라면…… 말 꺼내기도 무섭습니다. 하하! 둘째 형님 입 조심하세요. 다섯째가 설마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오해하겠습니다!” 안왕이 크게 웃었다. 안왕의 말을 들은 손왕이 멈칫했다.“본왕 뜻은 그게 아니라…… 부황께서 아직 건재하신데, 본왕이 그런 말을 했겠느냐? 넷째야 그런 말을 하는 저의가 도대체 뭐냐?” 손왕의 말에 안왕의 낯빛이 한순간에 어두워졌다. 안왕은 손왕이 자신에게 되물을 줄을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옛날 같았으면 안왕이 한 말을 손왕이 알아듣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만약 안왕의 말을 손왕이 알아들었다고 해도, 손왕의 온화한 성격상 안왕에게 되묻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왕의 두 번째 친왕으로 동생들을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손왕은 안왕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안왕의 가시 돋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왕이 안왕의 정곡을 찔렀다.안왕이 손왕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자 손왕이 안왕의 소매를 잡아당겼다.“넷째야, 방금 한 말의 뜻이 무엇인지 똑똑히 말해라. 그렇게 말하는 저의가 뭐냐고! 여기 귀가 몇 개인데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거야? 방금 한 말이 부황의 귀에 들어가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

  • 명의 왕비   제 977화

    안왕은 평온한 표정으로 우문호를 보았다. 그는 시종일관 온화하고 우아했다. 우문호가 고개를 돌리고 손님 마중을 나가자 안왕은 미소를 거두고 본래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초왕부에는 전례 없이 시끌벅적했다. 실내도 자리가 없어 실외 정원까지 사람들이 서있었다. 손님이 어찌나 많은지 사람들이 구름처럼 뭉게뭉게 뭉쳐 다니는 것 같았다. 황친들과 손님들이 기다리는 것은 딱 하나. 갓 태어난 삼둥이들이다. 시간이 되어도 아이들을 얼굴을 보여주지 않자 사람들은 우문호가 삼둥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가늠이 된다며 수군거렸다. 때마침 도착한 주수보가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했다.주수보도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고 기가 빨리는 기분이 들었다. 초왕부에는 흔히 볼 수 없는 고관들도 있었다. 일품이든 이품이든 그보다 높은 고관이든 고대하던 태자 책봉에 다들 기뻐했다.게다가 태자비가 세 사내아이를 순산했다니. 이 얼마나 경사스러운 날인가?안왕은 우문호에게 다가가 “다섯째, 듣자 하니 삼둥이가 모두 똑같이 생겼다면서? 안고 나와서 한 번 보여주지 그래?” 라고 물었다. 안왕의 말을 듣고 우문호도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보았다. 다들 삼둥이들을 보고 싶어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눈치였다. 안왕은 우문호가 아무 반응이 없자 사람들 쪽으로 시선을 돌려 그들을 선동했다. “태자비가 분명 삼둥이를 낳았다고 했는데, 다들 보고 싶지 않습니까?”“예! 태자 전하, 소신들 기다리다가 숨넘어가겠습니다!” 황친들과 조정의 관리들이 하나같이 삼둥이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그들의 열렬한 환호에 우문호가 마지못해 웃으며 말했다. “삼둥이들이 낮잠을 자고 일어났으니, 이제 여러분들께 보여드려야겠습니다.”그는 탕양에게 준비하라고 손을 흔들었다. 군중은 태손들이 나온다는 말에 기대에 찬 눈빛으로 두리번거리며 얘기를 나누었다.“삼둥이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데 정말 신기합니다!” “다 똑같이 생겼다는 게 뭐가 신기해? 같은 배에서 나왔으

  • 명의 왕비   제 978화

    “본왕의 조카인데, 본왕이 어찌 대충 보았겠느냐?” 안왕은 노발대발했다.안왕은 우문호의 당당한 태도에 일이 틀어진 게 아닌가 걱정이 됐다. 안왕이 초왕부를 둘러보니 군사들도 평온해 보였고, 우문호도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줄곧 손님들을 맞이했다. 초왕부의 하인들도 마찬가지로 긴장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친정에서 돌아온 지 오래됐고, 아이들이 지금까지 안 씻었을 리도 없었다. 분명 얼굴을 똑똑히 봤을 텐데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 한 걸까? 초왕은 왜 이렇게 침착하지?’안왕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설마 정후가 뭔 수작을 부린 건 아니겠지? 그럴 수는 없는데…… 초왕부에 오기 전에 하인이 와서 정후가 아이를 안고 서산(西山)으로 갔다고 했단 말이다. 그렇다면 세 아이의 얼굴은 똑같지 않을 거고, 우문호는 이렇게 침착할 수 없을 텐데……’안왕은 앞으로 우문호가 겪을 파문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꼬리가 씰룩거렸다.때마침 유모 상궁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5월이 하늘을 맑고 따스했다. 삼둥이들은 모두 자주색 옷을 입고있었고, 머리에는 금테와 빨간 모자가 씌워져있었다. 사람들은 삼둥이들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고, 안왕도 가까이 다가와 삼둥이들을 보았다.‘망할, 셋이 완전 붕어빵이잖아?’안왕은 인상을 쓰고 우문호를 바라보았다. 우문호는 그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찰떡이를 안고는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사람들은 처음 보는 우문호의 다정다감한 모습에 입을 틀어막고 수군거렸다. 안왕은 정후는 쓸모없는 패라는 것을 깨닫고 몹시 화가 났다. 우문호는 안왕에게 화를 낼 시간마저 아깝다는 듯 삼둥이에게만 집중했다. 많은 사람들이 삼둥이를 보러 왔고, 안왕에게 굳이 화를 내지 않아도 그는 죄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주수보는 작은 생명체를 보고 감탄했다.“한번 안아봐도 되겠는가?” 우문호는 찰떡이를 주수보의 품에 건네주었고, 주수보는 찰떡이를 안고 조심스럽게 좌우로 흔들었다.손왕은 그런 주수보를 바라보며 웃

  • 명의 왕비   제 979화

    주수보에게 안겨있는 찰떡이를 보고 다들 삼둥이를 안아보고 싶다고 아우성이었다. 사람들은 삼둥이들을 안기 위해 줄을 섰고, 유모 상궁이 옆에서 사람들에게 아이를 안는 방법을 설명하며 차근차근 한 명씩 안게 해주었다. 사실 찰떡이가 낯선 이의 얼굴만 보면 우는 예민한 성격인데,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지 안기는 사람마다 방긋방긋 웃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르륵 녹였다. 예친왕(睿親王)을 거쳐 안왕도 찰떡이를 품에 안게 됐다. 안왕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찰떡이를 보자 예친왕이 안왕에게 “안기 싫으면 본왕이 좀 더 안아주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일제히 안왕에게 시선이 꽂혔다. 안왕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이라도 하듯 찰떡이를 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우문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안왕을 바라보았다.사람이 많으니 안왕이 찰떡이를 어떻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문호 입장에서는 찰떡이가 안왕의 품에 안기는 게 내키지는 않았다.“으앙!” 안왕의 품에 안기자마자 찰떡이가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가 어찌나 큰지 사람들이 일제히 찰떡이를 보았다. 지금까지 방긋방긋 웃던 찰떡이가 왜 저렇게 우는지 모두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찰떡이가 울다 못해 비명을 지르자 사람들은 안왕이 찰떡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게 아닌가 의심하기도 하고, 안왕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는 듯 그를 노려보았다. 우문호는 발버둥 치는 찰떡이를 뺏다시피 안았다. 그가 아버지라는 것을 아는 듯 찰떡이는 울음을 멈추고 평정을 되찾았다. 사람들은 찰떡이가 아버지의 체면을 살려주는 효자라며 칭찬을 했다. 안왕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안왕을 벌레보듯 보며 아이가 저러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했다.우문호는 찰떡이의 머리카락을 쓸다 문득 원경릉의 말이 생각났다. ‘삼둥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특별해.’우문호는 찰떡이가 위험을 감지하고 운 게 아닌가 의심했다.*잠시 후, 초왕부에 목여태감이 왔다. 그는 태자 책봉을

Latest chapter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 명의 왕비   제3393화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