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자 대부분 가족도 기자 무리를 따라갔다. 두 명의 외삼촌이 빠르게 다가오더니, 곧바로 우문호와 서일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며 감사를 표했다.서일은 무릎을 꿇는 게 문제없다고 생각했으나, 우문호는 즉시 두 사람을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괜찮습니다. 그저 능력껏 도왔을 뿐입니다.”사람이 너무 많고, 카메라와 기자도 있었기에, 우문호는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인터뷰도 원치 않았기에, 그는 서일의 손목을 잡아끌고 군중을 빠져나와 차로 달려가 바로 출발했다.서일은 조수석 발판을 두 발로 꾹꾹 눌렀다.“과속입니다. 과속.”“괜찮다. 내 명의가 아니라 내게 벌금을 내릴 수도 없다.”우문호는 핸들을 돌렸고, 울퉁불퉁한 길을 달렸다. 마치 말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한편, 칠성은 이보인, 원 교수와 막 숙소에 들어간 참이었다. 하지만 우문호와 서일이 벌써 돌아온 것이었다. 사람을 벌써 구해냈다는 소식에 원 교수와 이보인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렇게 빨리?이보인은 거의 펄쩍 뛸 기세였다.“차라리 숙소를 안 잡고 바로 돌아갔어야 했는데...”그녀는 차를 아직 덜 몰아본 게 내심 아쉬웠다. 차를 몰고 돌아간다면 얼마나 통쾌하겠는가?하지만 이미 방을 잡아버려서 환불이 될지도 불확실했다.이보인은 이제 여주인공 자리를 맡고 있어 돈을 좀 벌긴 했지만, 예전엔 늘 조연으로만 활동해서 수입도 평범했기에, 늘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고, 연예계의 사치에 아직 물들지 않아, 돈을 함부로 쓰기 싫었다.우문호는 가급적 빨리 떠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쫓아오면 번거롭지 않은가? 그는 정말 유명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하고 싶은 일을 방해받을 터였다.방값은 환불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비싸지도 않았기에 바로 차를 몰고 떠났다.기자들은 역시 발이 빨라, 그들이 묵었던 호텔을 찾아내고는 달려와 인터뷰하려 했다. 다들 어떻게 불과 한 시간도 안 되어 사람을 구해냈는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호텔은 이미 비어있었다.다행히 이전에 촬
두 사람이 산으로 달려간 뒤, 방자자의 가족이 천막에서 나왔다. 그들은 이미 울다 지쳐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어머니는 두 차례나 기절했지만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으며 천막 안에서 링거를 맞고 있었다.누군가가 산에 올랐다는 소식에 잠시 기대했으나, 고작 두 명뿐이라 큰 희망은 품지 않았다.깜깜한 산속, 길 없는 산길,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는 건 사실이었다.우문호는 산 아래 사람들이 만류한 걸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다.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 다들 진심으로 걱정해 준 것이었다.단, 진성군은 제외였다. 차단한 일은 우문호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꼭 그와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으니.하지만 함부로 악담을 퍼부은 일은 용서할 수 없었다. 유명세를 노린다든가, 관심 끌려고 미친 짓을 한다든가... 우문호가 인기를 원한다니? 그가 인기를 얻으려 했다면, 언제든지 가능했다. 우선 인터넷에 삼대 거두의 손자인 것을 밝힌 후에, 경공과 무공에 뛰어난 실력과 준수한 외모를 보여준다면, 언제든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었다. 두 사람은 정상적인 산길을 따르지 않고 그대로 숲속을 가르며 달렸다. 그들은 마음껏 경공을 펼쳤다. 그간 쌓인 억눌림을 터뜨리듯, 마음껏 썼다. 이곳에서는 경공을 쓸 수 없다니? 그들은 못내 답답하다고 느꼈다.서일은 나무 위를 계속 달리고 싶어질 정도였다. 반년 가까이 축적한 내공을 오늘 밤 전부 쏟아내고 싶었다.산 위에도 구조대원과 소방대원들이 수색 중이었기에, 흩어진 채로 가끔 방자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우문호와 서일이 우각봉 근처에 이르렀다. 달빛이 어두운 탓에 그들은 명주와 손전등 불빛으로 산길을 비췄다. 우문호는 원 선생의 지시에 집중했다. 방자자를 빨리 찾아야만 원 선생의 정신력이 덜 소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원 선생의 뇌가 너무 개발되어, 환영을 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원래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달 전, 우문호가 연구소에 동행했을 때 양여혜가 무심코 환영에 관해 물으며 안부를
우문호 일행은 내비게이션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20분이나 더 빨리 순조롭게 소시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문호는 곧장 핸드폰으로 왜 실제 도착 시간이 출발할 때 예상된 내비게이션 시간보다 짧은지 검색했다.이보인은 중간에 더 가까운 고속도로로 빠졌다고 다급히 해명했다. 사실 그녀는 내비게이션을 음 소거하고, 과속으로 운전했었다. 하지만 단속 카메라 없는 곳에서만 했기에, 딱지는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도착 후, 원 교수는 하루 묵고 내일 아침 일찍 산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그러나 우문호와 서일은 이미 빵과 물을 사러 가고 있었고, 칠성에게 다른 사람들을 숙소로 데려가라고 했다. 두 사람은 그날 밤 바로 산에 들어가 보려 했다.원 교수와 이보인은 밤에 산에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며,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고 반대했다. 칠성은 이미 인터넷으로 산세를 확인해 두었다. 산을 계속 오르게 되면 길을 자연스레 까먹게 되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곳은 ‘우각봉’이라 불리는 산봉우리 근처였다. 이름 그대로 소의 뿔처럼 뾰족하게 솟은 좁은 봉우리였고, 그 아래는 낭떠러지였다.방자자가 실종된 지 벌써 나흘. 어린 여자애가 깊은 산속에서 하룻밤을 버틴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절망과 공포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들어가기로 했다. 시간이 곧 생명이지 않은가?그들은 빵, 물, 우유, 손전등, 형광봉, 붕대와 상처를 치료해줄 약을 배낭에 챙겼다. 허리에는 낫까지 찼다. 울창한 숲의 덩굴과 잡목을 치려면 필요했기 때문이다.그들은 그렇게 준비를 마치자마자, 바로 차를 몰아 산 입구로 향했다. 고속도로가 아니었기에 이번에는 우문호가 직접 운전했다.산 근처에 이르자, 이미 많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주변에는 소방차, 경찰차, 구급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천막까지 설치되어 있었다.발전기가 요란하게 돌아가며 불빛이 주변을 환히 밝혔다.소방관들은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온몸이 흙투성이에, 얼굴에는 피멍까지 들어 있었다. 그
팀이 없다면 직접 꾸리면 그만. 우문호에게는 믿을 사람들이 많았다. 방 안에만 해도 서일, 목여, 칠성, 장인어른, 장모님이 있었다. 게다가 필요하면 파지옥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원 선생만은 안 된다. 원 선생은 지금 진이를 치료 중이니 방해하면 안 되었다. 칠성이 부른 운전기사는 모두가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칠성이 집필한 작품의 여주인공 이보인이었다.연약해 보이는 아가씨라, 다들 의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우문호 역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렇게 어린 나이에 운전 솜씨가 그보다 낫다고?그러자 칠성이 미소 지으며 소개했다.“보인 씨는 예전에 폭주족이었습니다.”이보인이 황급히 정정했다.“아니, 칠성아. 나는 레이서를 했지, 폭주는 안 했어.”모두가 한목소리로 말했다.“그게 그거 아닙니까?”폭주라는 단어는 빠르다는 뜻이고, 레이싱은 결국 속도로 승부하는 것 아닌가?이보인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폭주는 불법이고 레이싱은 합법이죠… 흠, 어쨌든 트랙 위에서 하는 레이스는 합법이에요.”서일이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그럼, 트랙에서 폭주하면요? 그것도 불법입니까?”이보인은 멈칫했다.“그건… 트랙에서는 폭주라고 안 해요.”“아~”모두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 트랙에서 합법적으로 폭주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이보인이 더 해명하려 했지만, 우문호가 먼저 명을 내렸다.“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니, 먼저 출발합시다!”실종된 소녀의 이름은 방자자. 명문대를 갓 졸업한 학생으로, 늘 얌전하고 모범적인 아이였다. 모험은 커녕 과속 운전도 해본 적 없는 그녀가 어쩌다 탐험대와 함께 나섰단 말인가?칠성은 그녀의 SNS를 살펴보았다. 방자자는 최근 몇 달 동안 줄곧 응원의 뜻이 담긴 글귀를 올리고 있었다. 부족한 것을 드러내듯 말이다. 칠성은 그녀가 좌절을 겪어 의기소침해졌고, 모험을 통해 삶에 대한 열정과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찾으려 한 것이라 짐작했다.이번 탐험대는 모두 일곱 명. 그중 다섯은 자주 탐험을 다니던 사람들이었고
이번 구조 임무는 소시의 깊은 산속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몇 명의 탐험자가 산에 들어가 폭우를 만나게 되었고, 결국 모두 갇히고 말았다. 심지어 그 중 한 명은 실종된 것이었다.사건이 벌어진 지 이미 사흘이 지났다. 경찰과 소방관들도 수색 중이었지만, 그곳은 거의 개발되지 않은 산이었고, 산세가 험하며 밀림이 많고 독사와 독충이 가득했다. 무엇보다 길마저 없는 곳이었다.당시 폭우가 쏟아지자 모두 비를 피하느라 정신이 팔려, 동행자가 언제 사라졌는지조차 몰랐다. 동굴을 찾아 들어가 비를 피하고 나서야, 일행은 그녀가 없어진 걸 알게 되었다.원래 이들도 갇혀 있었으나, 오늘 아침 소방관과 군인들 덕에 구출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 실종된 사람은 단 한 명, 일행과 흩어진 여자였다.구조대 담당자 진성군과 우문호는 출발 전, 구출된 사람들을 찾아가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았다. 탐험가인 그들은 민간의 힘으로는 수색 조건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민간 구조단체가 사람을 구하긴 커녕, 오히려 자신들을 위험에 빠뜨릴 거라며, 결국 또다시 인력을 허비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성군이 몇 사람만 데리고 간다는 사실을 알자, 더더욱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산은 너무 넓고, 가파른 산비탈도 많았다. 폭우 이후 훨씬 위험한 상황이 되었는데, 서너 명이 간다고 해서 무슨 성과가 있겠는가?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당신들이 어떤 생각인지 알아요. 요즘 유행하는 유명인들처럼, 인기에 미쳐서 목숨까지 걸려는 거잖아요. 하지만 목숨을 걸고 모험할 수는 없어요. 돌아가요. 괜히 여기서 인기나 좀 얻으려고 애쓰지 말고. 진심이든 아니든, 결국엔 방해만 될 겁니다.”진성군이 해명했다.“우리는 방해하러 가는 게 아닙니다. 구조 경험도 있고, 유명인도 아닙니다. 오해하신 겁니다.”“됐으니까, 빨리 나가요!“그들은 진성군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저 진성군과 우문호 일행에게 나가라고 할 뿐이었다.“그리고 굳이 우리한테 물을 것 없습니다. 더 궁금한
진이는 명심 종양 병원으로 옮겼고, 원경릉이 그의 주치의가 되었다.비록 병세가 워낙 위중해 전원 도중에도 위험한 상황이 있었으나, 다행히 원경릉이 직접 옆을 지키며 무사히 병원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그녀는 양여혜와 함께 회진을 돌며 치료 방법을 정했고, 다음 날 곧바로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수술은 원경릉이 직접 집도하기로 했다.진이 어머니는 원경릉이 너무 젊어, 혹시 수술을 완벽하게 집도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암세포는 반드시 완전히 제거해야 하기에, 더 경력이 많은 의사로 바꿔줄 수 없는지 간곡히 부탁했다. 하지만 부원장이 직접 나서서, 그녀보다 더 확실히 해낼 사람은 없다고 진이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진이 어머니는 결국 원경릉을 믿기로 했다.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그녀는 진이의 손을 꼭 잡고 격려했다. 진이는 의젓하게 엄마를 바라보며 안도한 듯 말했다.“저 원 선생님께 물어봤는데, 이번 수술과 치료비 다 무료래요. 엄마, 이제 일 많이 안 해도 돼요!”그러자 진이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웃었다.“너만 나을 수 있다면, 엄마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엄마는 하나도 안 힘들어.”진이는 힘겹게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제가 수술대에서 못 내려오거나, 내려와도 낫지 않는다면… 엄마, 다른 분을 찾아서 엄마를 돌봐 달라고 해요. 그래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진이 어머니는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 약속할게.”진이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이 떠난 뒤 엄마가 삶을 포기하지 않을까 싶어 늘 두려워했다. 삶은 참으로 소중하지 않은가? 살면서 건강한 몸을 가진다는 것을 이미 큰 복이었다. 그 복을 결코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우문호는 진이 어머니가 아들이 혹시라도 수술대에서 세상을 떠날 때 미련이 남을까 봐 약속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원경릉과 이 선생님도 이미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었는데, 호흡부전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수술실 밖, 우문호도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