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선계 제일검, 태허문의 대사존 단목현. 승선을 코앞에 둔 그가 어느 날 돌연 자취를 감췄다. 삼백 년 뒤, 그는 저승에서 발견됐다. 윤회의 강가에 앉아, 강을 건너는 수억의 혼불을 단 하나도 빠짐없이 세면서. 하늘이 세 번 사자를 보내 승선을 권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아무도 몰랐다. 그가 무엇을 기다리는지. 사억 칠천만 번째 혼불이 떠오른 날 — 그가 삼백 년 만에 처음으로 일어섰다.
Lihat lebih banyak그해 가을, 감꽃 마을에 이상한 일행이 내려왔다.눈처럼 흰 옷의 남자와, 웃음 많은 처녀와, 마을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몸종과, 검은 옷의 — 본인 주장으로는 '지나가던 상인'이 감나무 밭에 나타난 것이다. 남자는 감 따는 법을 몰라 나무 아래서 반나절을 서 있었고, 처녀가 장대 쓰는 법을 가르쳐 주자 한 시진 만에 마을에서 제일 감을 잘 따는 사람이 되었고, 씨 뱉는 법은 끝내 배우지 못해 세 알을 그냥 삼켰다."사부님, 그거 삼키면 배 속에서 감나무 나요.""…거짓말이다.""거짓말이에요. 근데 표정 왜 그러셨어요, 방금."설봉의 겨울은 그렇게 왔다.전각은 셋이 되었다. 본채와, 앵두가 "주방이 아니라 제 성(城)이에요"라고 선언한 부엌채와, 위지란이 "임시 거처"라고 우기며 사 년째 안 나가는 객채. 백리유음은 근신이 풀린 뒤 계절마다 올라왔다. 올 때마다 차와 이야기가 늘었다. 사매와 사저가 마루에 앉아 삼백 년 전의 시시콜콜한 것들 — 그 시절 주방의 국수 맛, 젊은 사부의 더 지독했던 말수 — 을 꺼내며 웃는 소리가, 마당의 매화나무에는 제일 좋은 거름이었을 것이다.그을렸던 나무는 이듬해 봄에 다시 피었다. 그다음 봄에도.수련은 계속되었다. 도력의 태반을 반납한 두 사람이었지만, 유설십이식은 도력의 검법이 아니라 혼의 검법이었으니까. 다만 이제 수련 끝의 문답이 조금 달라졌다."사부라고 부르지 마라. 서약한 사이다.""그럼 뭐라고 불러요?""…이름이 있다.""단목현 씨?""….""현 님? 목현아?""…사부라고 불러라."이름은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 호칭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삼백 년이 걸린 것도 있는데, 몇 년쯤이야.위지란의 몸속 마겁은 고요했다. 가끔 — 아주 가끔, 그가 국수를 먹다 말고 창밖 먼 곳을 보는 날이 있었다. "왜요?" 하고 물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알았지만, 아무도 캐묻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그 이야기의 계절에 하면 되는 것이다.어느 봄밤,
승선첩은 이레 뒤에 왔다.금빛 구름이 설봉에 내려앉더니, 옻칠한 함 두 개를 남기고 갔다. 함 속에는 하늘의 인장이 찍힌 문서 — 사백 년 전 단목현이 강물에 흘려보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만 년에 한 번 나기도 어렵다는 초대장이 두 장."요지는 이렇다."위지란이 — 아직 설봉에 얹혀살고 있었다. 뇌겁의 상처를 다스린다는 명목이었는데 국수 때문이라는 것이 앵두의 분석이었다 — 문서를 읽고 정리했다."천겁을 통과한 한 쌍의 도는 지상의 그릇을 벗어났으니, 마흔아홉 날 안에 하늘로 올라와 선적(仙籍)에 들라. 올라오면 — 영생이다.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윤회의 수레바퀴 밖에서 영원히.""안 올라가면요?""자격 반납. 도력의 태반을 하늘에 돌려주고, 지상의 존재로 산다. 늙고, 병들고, 언젠가 죽고 — 윤회의 수레바퀴 안으로."인간이 되라는 말이었다. 선계 제일검이, 삼백 년을 산 대사존이, 백 년도 못 살 인간이. 함 두 개를 앞에 두고 앵두만 혼자 실용적인 걱정을 했다. "하늘에도 부엌이 있을까요? 없으면 저는 반대예요."그날 밤 연소하는 마당에서 사부를 찾았다. 그을린 매화나무 아래 — 늘 서 있던 자리에 그가 있었다. 손에는 승선첩 두 장이 들려 있었다."삼백 년 전에도 이걸 받으셨죠. 그때는 왜 안 가셨어요?""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지금은요? 기다리던 사람 왔잖아요. 같이 올라가면 영생이래요. 영원히 같이 있는 거예요. 안 늙고, 안 아프고, 안 죽고."단목현은 승선첩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대답 대신, 질문으로."소하야. 너는 — 감이 왜 단지 아느냐.""…네?""앵두가 그러더구나. 감은 서리를 맞아야 단 것이 든다고. 겨울이 오지 않는 나무의 감은, 평생 떫다고."그는 승선첩에서 눈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 삼백 년 묵은 서리가 다 녹은 눈이었다."영원에는 겨울이 없다. 끝이 없는 것에는 — 무게도 없지. 나는 삼백 년을 끝없이 살아봐서 안다. 시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하루가 귀한
"속죄로 시작했다."단목현이 하늘에 대고 말했다. 그러나 시선은 하늘이 아니라 그녀에게 두고."처음 백 년은 죄를 세었다. 재판정에서 등을 돌린 죄. 진실을 늦게 안 죄. 파문첩의 인장. 하나하나 세면서 — 그 아이가 돌아오면 무릎 꿇고 값을 치르겠다고. 그다음 백 년은 강을 세었다. 혼불 사억 개를 세면서 알았다. 죄를 세는 것도, 혼불을 세는 것도, 결국 한 가지 일이라는 걸. — 기다리는 일. 그리고 마지막 백 년은."뇌운의 중심이 하얗게 타올랐다. 아홉 번째가 오고 있었다."아무것도 세지 않았다. 셀 필요가 없었다. 속죄는 갚으면 끝나는 것인데 — 나는 끝을 원하지 않았다. 값을 다 치른 뒤에도 그 아이 곁에 남고 싶었다. 그건 속죄가 아니지."그가 그녀의 손을 고쳐 잡았다. 깍지를 끼워서."하늘이 물었으니 답한다. — 연모다. 삼백 년 전 그 재판정에서, 등을 돌리기 전부터. 사부라는 이름 뒤에 숨겨서 나조차 몰랐을 뿐."연소하는 그 순간 아홉 번째 뇌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세상이 온통 희어졌는데, 그게 뇌광인지 다른 무엇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아홉 번째는 앞의 여덟을 합친 것보다 무거웠다.하나로 묶인 두 혼의 밧줄이 팽팽하게 울었다. 매듭 하나가 풀리려 했다. 그때 — 결계 밖에서 검은 그림자가 결계를 찢고 뛰어들었다. 위지란이었다. 그는 두 사람을 등지고 서서 제 가슴을 열었다. 그의 몸속 마겁 삼분지 일이 — 검은 방패가 되어 뇌격의 가장자리를 받아냈다."미쳤어요?! 위지란, 당신까지—""채권 관리라고 했지!"그는 피를 토하면서 웃었다."그리고 이건 마겁 놈도 원하더군! 삼백 년 전에 네가 삼켜 준 빚 — 이놈도 갚고 싶다는데 어쩌겠나!"훗날 선계의 기록은 그날의 아홉 번째 뇌격을 이렇게 적는다. 하나로 묶인 두 혼이 중심에서 버티고, 마겁을 삼킨 마교의 교주가 가장자리를 받치고, 태허문의 소사존이 결계 밖에서 사백 년 묵은 도력을 아낌없이 부어 산 아래 마을들을 지켰다고. 하늘의 겁이 그렇게
첫 번째 뇌격은 흰색이었다.하늘과 땅 사이가 한순간 지워졌다. 연소하는 제 뼈가 훤히 비치는 것 같은 빛 속에서, 마주 잡은 손만을 놓치지 않았다. 빛이 걷혔을 때 두 사람은 서 있었다. 마당의 돌바닥이 반경 삼 장까지 유리처럼 녹아 있었는데, 매화나무와 두 사람이 선 자리만 섬처럼 남아 있었다."하나."단목현이 낮게 셌다. 목소리가 평온해서 연소하는 웃음이 날 뻔했다. 이 사람은 벼락을 맞고도 수련 횟수 세듯 센다."버틸 만하냐.""…생각보다요. 혼자였으면 어림도 없었겠는데."그게 합도의 힘이었다. 뇌격이 내리꽂히는 순간, 충격이 한 혼이 아니라 하나로 묶인 두 혼의 밧줄 전체로 분산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갓 이어 붙인 조각들 사이를 사부의 혼이 아교처럼 메웠고, 사부의 금 간 자리를 그녀의 혼이 덧댔다. 천 년 전에 딱 한 쌍이 성공했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건 힘의 문제가 아니었다. 서로의 깨진 자리를 정확히 아는 두 혼이어야 가능한 것이었다.두 번째는 푸른색. 세 번째는 금색.네 번째부터 뇌격은 색을 버리고 무게를 택했다. 소리도 늦게 왔다. 빛이 먼저 세상을 지우고, 무게가 혼을 누르고, 소리는 한참 뒤에 산맥을 타고 돌아왔다. 하늘 전체가 내려앉는 것 같은 다섯 번째에서 연소하는 한쪽 무릎을 꿇었고, 사부의 손이 그녀를 지탱했고, 여섯 번째에서는 사부의 어깨가 내려앉아 그녀가 지탱했다. 번갈아 무너지고 번갈아 받쳤다. 그것이 가능한 구조라는 것 자체가 — 혼자 서는 뇌겁에서는 없는 일이었다. 마당 끝에서 앵두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위지란이 결계 너머에서 "일곱째부터가 진짜다, 정신 붙들어!"라고 외쳤다.그리고 일곱 번째 뇌격은 — 소리가 없었다.빛도 무게도 없이, 그것은 질문으로 왔다.『연소하. 너는 삼백 년 전의 그 혼인가, 열아홉 해의 이 아이인가.』머릿속에 직접 새겨지는 물음이었다. 거짓을 말하면 혼이 찢어지는 종류의. 연소하는 이를 악물었다. 20화의 그 새벽부터 지금까지 도망쳐 온 질문이 결국 하늘의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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