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44화

Author: 은광수
전에도 윤미화는 나에게 이 상황을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내가 뭐라고 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자기 취향이 있으니 사장님 남편도 주도권을 손에 쥐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나도 전에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것 같아.”

“너무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거 아니에요?”

나는 비록 윤미화의 남편을 보지 못했지만 그 사람이 분명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미화는 가정 형편이 분명 좋을 거다. 그것도 윤씨 가문 못지않게. 게다가 평소 돈을 물 쓰듯 쓰는 걸 봐도 윤미화 집안이 매우 부유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윤미화 스스로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윤미화 남편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렇게 능력 있는 남자는 때때로 통제욕이 강하다.

“모르겠어. 아무튼 이상해. 혹시 지난번에 샀던 그 이상한 물건 기억해?”

당연히 기억한다. 그 물건은 이영미가 나더러 사용해 보라고 구매했던 거니까.

그런데 그걸 유미 사모님 집으로 보내 윤미화에게 들키는 바람에 윤미화가 본인이 쓰겠다며 몰수해 갔다. 그때 나도 마침 쓸 일이 없어 윤미화에게 넘겨줬었고.

때문에 그 결과가 나도 무척 궁금했다.

“남편분이 사용했어요?”

“사용하긴 무슨. 내가 그걸 가져온 걸 보더니 내가 나쁜 물이 들었다며 어찌나 뭐라고 하던지. 그날 밤 싸웠어. 그리고 이상한 게 뭔 줄 알아? 이튿날에 영성용 토이만 바리바리 사 왔더라고.”

“내가 자기한테 사용하는 건 안 된다면서 나한테는 사용하고 싶은가 봐. 너무 이상하지 않아?”

이건 확실히 이상해 나도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던 그때, 내 머릿속에 대담한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윤 사장님, 혹시 남편분이 이상한 성벽이 있는 거 아니에요?”

윤미화는 내 말에 흠칫 놀랐다.

“어머,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그러고 보니 우리 남편이 나 쫓아다닐 때 내가 어릴 때 알고 지내던 누나 같다고 했거든. 설마 그런 취미가 있는 건 아니겠지?”

윤미화는 생각하면 할수록 무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5화

    “부부의 결혼 생활이 파탄나는 게 처음에는 다 호기심에서 비롯돼요. 그러니까 얌전히 잠이나 자요.”나는 두말없이 돌아서서 방을 나섰다.윤미화는 유미 사모님 사촌 언니기에 나는 감히 윤미화와 그런 식으로 엮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 소식이 만약 사모님 귀에 들어가면 나는 끝장이니까.그도 그럴 게, 유미 사모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척 신경 쓰이니까.내 방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 털썩 누워 휴식을 취했다.요즘 형수를 보러 갈 수 없기에 나는 특별히 고수연한테 전화했다. 하지만 고수연이 전화를 받지 않아 고아연에게 전화했다.[둘째 언니가 큰언니 몸 닦아주고 있어. 무슨 일인데 그래? 나한테 말해.]“별거 아니에요. 그냥 형수가 요즘 어떻나 해서요.”“그냥 그렇지 뭐.”고아연은 현수 상황을 간단히 얘기하더니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지금 어디야? 방에 다른 사람 있어?]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고아연이 또 나에게 영상을 찍으라고 부탁하려 한다는 걸 알아챘다.고아연이 찍는 영상은 늘 재미있기에 나도 고아연에게 협조하는 걸 즐긴다.“지금 호텔 방에 혼자 있어요.”[그럼 내가 영상 통화할 테니까 받아 봐.]고아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이내 영상통화를 걸어왔다.벨이 울리자마자 나는 신이 나서 전화를 받았다.“혹시 오늘도 영상 찍어야 해요?”[응. 오늘 주제는 허리야. 손 제대로 내리고 윗옷 들어 봐. 그리고 아무 음악에 맞춰 허리 흔들어.]나는 자신 있게 티셔츠를 걷어 올렸다.“나 몸매 자신 있어요. 식스팩도 있고 촉감도 좋아요.”[와, 진자 괜찮아 보이네. 그런데 오늘 영상은 가만있으면 안 돼. 움직여야 해. 허리 흔들어 봐.]나는 얼른 핸드폰을 캐비닛 위에 세워 놓고 영상에 내가 나올 수 있도록 뒤로 물러났다. 그러고는 티브이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춰 허리를 흔들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허리를 흔드는 게 어색했는데 고아연이 업로드한 영상을 본 뒤로 나는 고아연이 찍는 영상을 좋아하게 됐다.하지만 나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6화

    나는 쿠키 영상을 원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고아연이 보낸 문자가 너무 유혹적이었다. 더군다나 표지에 고아연 사진이라 더욱 그랬다.나는 속으로 고아연이 은밀한 영상을 찍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씨 가문 세 자매는 서로 다르게 생긴 데다 각자 매력이 있다. 그중 고아연은 나이가 가장 어리고 가장 에너지 넘치는 데다 나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만약 내가 고아연을 일찍 만났다면 아마 고아연을 쫓아다녔을지도 모른다.때문에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영상을 클릭했다.영상 속 고아연은 섹시한 란제리를 입고 섹시댄스를 추고 있었다. 심지어 이건 단지 에피타이저에 불과했다.얼마 뒤 고아연은 아예 침대에 누워 란제리를 벗어버리고 이불로 가릴 곳을 가려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해다.[원해?]영상과 함께 들리는 고아연의 매력적인 목소리에 순간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느낌이었다.때로 매력적인 목소리는 예쁜 얼굴이나 몸매보다 더 매력적일 때가 있다.고아연은 마치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처럼 자꾸만 손가락을 까딱이며 사람을 유혹했다.아마 이런 유혹을 이겨내는 사람은 몇 없을 거다.영상은 길지 않았지만 다 보고 나니 가슴이 쿵쾅대기 시작했다.그때 마침 고아연이 물었다.[영상 다 봤어? 어때?]나는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았지만 그걸 들킬 수 없어 침착한 척 연기했다.“평소에 이런 영상도 찍어요?”[이렇게 좋은 몸매를 영상으로 남기지 않으면 얼마나 아쉬워?]고아연은 자신만만해서 말했다.요즘 여자애들은 무척 개방적이라 심지어 가끔은 아주 은밀한 사진을 찍는 여자애도 있다. 그것도 아주 대담하고 노골적인 사진 말이다.물론 그저 자기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찍는 거라 모두 합법적이다.고아연은 워낙 온라인 미디어에 관한 일을 하고 평소에 남성에 관한 영상을 찍기에 매우 개방적이다.때문에 평소 은밀한 사진을 찍는 것도 이상할 거 없다. 다만 영상 속 고아연은 평소보다 더 고혹적이고 더 매력적이었다.생활 속에서의 고아연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이렇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7화

    그 결과 그날 저녁 내 꿈에 고아연이 등장했다.심지어 꿈의 내용은 무척 화끈했다.고아연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내 앞에서 춤을 췄고 그 모습은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심지어 나도 그런 고아연과 함께 춤을 췄다.우리는 꿈속에서 알몸으로 서로를 마주 보다가 깊은 교류를 나누었다.그 꿈이 어찌나 진짜 같은지 나는 강렬한 오르가슴을 느끼고 말았다.하지만 깨어보니 화끈하게 춤을 추는 고아연은 온데간데없었고 S시 호텔 침대에 누워 있는 나뿐이었다.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는 이미 엉망진창으로 되어 있었다. 나는 티슈로 다급히 침대 시트를 닦았지만 닦을수록 자국은 점점 커져 도저히 계속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없었다.결국 나는 목욕 타월을 침대에 펴고 대충 잠을 청했다.다음 날 아침, 내가 한창 단잠에 빠져 있을 때 문밖에서 ‘띠리릭’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윤미화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내 방으로 들어왔다.그런데 하필 어젯밤 알몸 차림으로 목욕 타월로 중요 부위만 가리고 잠을 잤던 나는 너무 잠꼬대를 심하게 한 바람에 현재 목욕 타월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때문에 그 화면은 너무 볼썽사나웠다.하지만 나를 본 윤미화는 두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다래졌다.그제야 나는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타월로 몸을 가렸다.“윤 사장님한테 어떻게 내 방 키카드가 있어요?”“아. 그게...”윤미화는 설명을 하면서 눈은 나에게서 떠나지 않았다.“어제 방 잡을 때 만능키 하나 더 달라고 했거든”“윤 사장님, 말할 때 좀 뒤돌아 있으면 안 돼요?”나는 너무 쪽팔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그제야 윤미화는 다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어른 옷 입어.”나는 황급히 침대 위에서 옷을 주워 입었다.그동안 윤미화는 손가락 사이 작은 틈으로 내 모습을 훔쳐봤다. 어쩌겠나? 내 몸이 그만큼 좋은데.심지어 윤미화는 몰래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걸 나한테 들켜버렸다.“핸드폰은 왜 들고 있어요?”“아. 전화가 와서. 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8화

    “나 눈도 안 보이는데 왜 나한테 못되게 굴어?”윤미화는 애교 부리는 듯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안 보이는 건가? 포도알보다 더 크게 떴으면서?’“윤 사장님, 연기 그만해요.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뭐 하긴. 내 눈 좀 불어달라는 거잖아. 나 너무 못된 사람 취급하지 마.”“그래요. 불어줄게요.”나는 이불로 내 몸을 돌돌 감고 윤미화에게 다가갔다.윤미화의 눈은 분명 아무 문제 없었는데 윤미화는 계속 연기했다.나는 결국 윤미화의 눈을 손가락으로 벌린 뒤 후 불었다. 윤미화는 그 틈을 타 내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었다.다음 순간 나는 곧바로 윤미화의 손목을 잡았다.“딱 잡혔어요.”“제대로 서지 못해서 부축하려고 그런 거잖아.”“부착이 필요하면 잡으면 되지 뭐 하러 주물러요?”“손에 땀이 많고 끈적해서 닦은 것뿐이야. 절대 노리고 그런 거 아니야.”‘핑계도 참 많네.’나는 두말없이 윤미화를 밀쳐냈다.“눈에 들어간 먼지 이미 물었으니까 이제 갈 수 있죠?”“깨끗하게 없어지지 않은 것 같아. 아직도 깔깔한데 좀 더 불어줘.”나는 더 이상 윤미화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얼른 바지를 찾아 이불 속에서 입었다.윤미화는 음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더 이상 감추려고도 하지 않았다.나는 나만 여색을 밝히는 줄 알았는데 윤미화도 이토록 남색을 밝힐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아,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운데 어깨에 잠깐 기대도 될까?”윤미화는 나에게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고 그대로 벌러덩 누워버렸다. 그 때문에 옷을 입으려던 나는 그대로 윤미화에게 깔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나 옷 좀 입으면 안 돼요?”“내가 이렇게까지 불편하다는데 옷이 중요해? 어쩜 여자를 아껴줄 줄도 몰라.”나는 힘껏 윤미화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윤미화는 내 팔을 더 꽉 껴안았다. 그러다 결국 우리는 서로 싸우기라도 하는 듯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나는 초라한 행색으로 옷을 주섬주섬 입고 도망치며 소리쳤다.“계속 이러면 저 정말 가만있지 않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49화

    ‘결혼한 유부녀들은 모두 다 이렇게 대담한가?’“됐어요. 전 씻고 올게요.”나는 곧바로 뒤돌아 화장실로 직행했다.그때 윤미화가 갑자기 내 뒤를 쫓아왔다.“나도 같이 가.”“뭐예요? 화장실 가는 것도 따라오게요? 뭘 같이 하려고요?”“화장실 좀 빌려 쓰는 것도 안 돼? 내 방 수도꼭지가 고장 나서 사용할 수 없어.”윤미화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이건 분명 윤미화의 핑계일 뿐이다.나는 결국 화장실에서 다시 걸어 나왔다.“그래요. 그럼 윤 사장님이 여기 사용해요. 내가 윤 사장님 방 화장실로 갈 테니까.”나는 윤미화 말대로 화장실 수도꼭지가 정말 고장 났는지 제대로 볼 생각이었다. 윤미화는 이번에 나를 따라오지 않았다.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윤미화의 방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확인해 봤더니 고장 났다는 건 역시나 거짓말이었다.“윤 사장님이 안 사용하면 내가 사용해야지...”나는 수도꼭지를 바로 틀었다. 그랬더니 수도꼭지에서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나는 단번에 쫄딱 젖어버렸다.그때 밖에서 윤미화의 웃음소리가 들렸다.“거 봐. 거짓말 아니지? 정말 고장 났다니까.”“헐. 이거 왜 이래? 사람 죽일 일 있나? 당장 호텔 찾아가서 따져야겠어요.”나는 온몸이 젖어 세수할 마음도 사라졌다.그때 윤미화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까 프런트 데스크에 말해뒀어. 곧 수리공 보낼 거래.”몸이 뜨거운 몰에 축축하게 젖어 너무 불편한 탓에 나는 당장 옷을 갈아입고 싶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윤미화가 따라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나는 안에서 문을 잠갔다.깨끗한 옷을 갈아입고 난 뒤 드디어 불편함은 사라졌다.그때 나는 문득 어제 갈아입은 속옷을 아직 씻지 못했다는 게 떠올랐다. 하지만 침대에 올라 아무리 찾아도 내 속옷은 보이지 않았다.‘설마 윤 사장님이 가져간 건 아니겠지?’나는 불안한 마음에 침대 위와 침대 아래, 심지어는 쓰레기통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어디에도 내 속옷은 없었다.그 순간 나는 윤미화가 내 속옷을 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50화

    윤미화는 내 물건을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나를 놀리려던 거였다.하지만 눈을 감은 순간 윤미화의 머릿속에는 온통 아침에 봤던 장면뿐이었다.“수호 씨가 그렇게 대단한 걸 갖고 있었을 줄 몰랐네.”윤미화는 생각할수록 얼굴이 뜨거웠다.얼마 뒤, 나와 윤미화 그리고 류준원은 한 테이블에 앉아 아침 식사를 했다.그때 윤미화는 일부러 내 옆에 앉았다. 하지만 나는 두말없이 류준원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윤미화는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나 사장이야. 왜 나 피해?”“알면서 뭘 물어요?”“몰라. 말해.”류준원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우리를 번갈아 봤다.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우리가 의아했던 모양이었다.하지만 류준원은 남의 일에 관심이 없었기에 관여하지 않았다.나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파묻은 채 식사에 전념했다. 그러자 윤미화는 이번에 테이블 밑에서 내 다리를 슬쩍 걷어찼다.다음 순간 나는 식판을 들고 그 자리를 떠났다.건드릴 수 없는 상대라면 피하면 그만이었다.나는 호텔로 다시 돌아가는 대신 호텔 밖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러다가 서광진한테서 받은 명함을 꺼내 들었다.잠깐의 고민 끝에 나는 결국 명함에 있는 번호로 서은성에게 연락했다.“여보세요? 혹시 서은성 씨 맞나요?”[그런데요. 누구시죠?]전화 건너편에서 명랑하고도 시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은성의 발음은 어찌나 또렷한지 아나운서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나는 다급히 자기소개했다.“저는 정수호라고 합니다. 서광진 회장님께서 저더러 서은성 씨를 찾으라고 해서 연락드렸습니다.”[아, 서 회장님께 전해 들었어요. 제 도움이 필요하다고요?]“제가 오늘 오후 수표를 현금화해야 하는데, 함께 가주셨으면 해서요.”[출발하기 전에 연락해요. 제가 픽업하러 갈게요.]서은성은 단번에 동의했다.잘 통화는 대화에 내 마음은 조금 편안해졌다.현재 오전 9시라 오후 2시까지 아직 몇 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하지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51화

    “너 오늘 장부 확인하러 가야 하는 거 알아. 하지만 오늘 어디 갈 생각 하지 말고 안에 얌전히 있어.”‘고작 이렇게 얇은 문 하나로 나를 가둘 수 있다고 생각하나?’나는 손목을 움직이며 덤덤하게 말했다.“경고하는데 당장 문 열어. 안 그러면 인생의 쓴맛을 보게 될 테니까.”“감히 우리를 겁줘?”나는 두말없이 발을 들어 문을 걷어찼다.그 순간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마교준과 진이준은 문에 부딪혀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성큼성큼 칸막이 화장실에서 걸어 나간 나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복수하고 싶어도 상대 봐 가면서 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날 막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마교준은 이를 악물며 진이준에게 말했다.“저 자식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네. 화장실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우리 같이 덤비자.”“응. 나도 같은 생각이야.”진이준이 맞장구쳤다.둘의 대화를 들으니 순간 헛웃음이 났다.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솔직히 내 상대는 아니다.하지만 당사자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지 함께 나에게 달려들었다.나는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마교준의 가슴에 주먹을 꽂았다.주먹을 맞은 마교준은 ‘악’하는 비명과 함께 바닥에 쪼그려 앉아 한참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순간 홀로 남게 된 진이준은 겁이 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그렇다고 나는 진이준을 내버려둘 생강은 없었다. 나는 발로 놈을 걷어찼다. 그러자 진이준은 그대로 바닥에 뻗어버렸다.나는 두 사람의 앞에 다가가 쪼그려 앉았다.“운이 안 좋네. 내가 한 달 전부터 트레이닝을 좀 받았거든.”“그래, 네가 이겼어. 대단하다는 거 인정할게. 가자.”두 사람은 서로 부축하며 화장실을 빠져나가려고 했다.그때 나는 마교준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아래로 눌렀다.그러자 흠칫 놀란 마교준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너, 뭐 하려는 건데?”“사과도 안 하고 가려고?”“사과는 무슨. 네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으면서 우리더러 사과하라고?”진이준은 몹시 불만이었다.나는 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152화

    쇼핑몰에서 나와보니 시간은 어느덧 12시가 다 되었다. 나는 조금 뒤 Y 머니 캐피탈로 가기 위해 호텔에 돌아가 잠깐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호텔에 도착해 보니 윤미화는 류준원과 함께 쇼핑하러 갔는지 방에 없었다. 그 덕에 나는 한가롭고 고요한 휴식을 즐길 수 있었다.방에서 한참 동안 핸드폰을 하다가 1시쯤 되니 나는 Y 머니 캐피탈로 출발했다. 그리고 1시 30분쯤에 Y 머니 캐피탈 건물에 도착했다.전에 서은성의 카톡을 추가한 적 있기에 나는 위치 정보를 서은성에게 보냈다.그로부터 20분 정도 지나자 정장 차림을 한 점잖은 남자가 내 앞에 나타났다.그 사람은 다름 아닌 SY그룹 CFO 서은성이었다.서은성을 처음 본 순간, 내 마음속에는 그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심이 피어올랐다. 그는 우아하고 온화했으며 잘생긴 사람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력과 스펙이 매우 높았다.내가 먼저 자기소개를 하자 서은성은 정중하게 나와 악수했다.이윽고 나는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상대가 무슨 수를 쓸지 몰라요. 저는 이 업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이따가 잘 좀 봐줘요.”“그러죠.”나는 서은성과 얘기할 때 그의 표정을 조용하게 살폈다. 보아하니 서은성은 Y 머니 캐피탈이 임천호와 관련된 회사라는 건 모르는 듯했다.‘오히려 다행이네. 걱정할 거 없겠어.’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서은성과 함께 Y 머니 캐피탈에 들어섰다.그러자 여전히 어제 있던 놈이 나를 접대했다. 놈은 사장님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안내했다.오늘 놈의 태도는 그나마 깍듯했고 심지어 우리에게 차까지 대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황용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황용길 뒤에서 똘마니 두 명이 따라 들어왔는데, 두 사람은 손에 커다란 가방을 하나 들고 있었다.보아하니 가방 안에 돈이 들어있는 모양이었다.황용길은 허허 웃으며 사람 좋은 태도를 보였다.“길이 좀 막혀서 늦었네요.”하지만 아무리 봐도 놈의 웃음이 아주 가식적이고 뭔가를 숨기는 듯했다.나는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

Latest chapter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4화

    “서 사장님, 괜찮습니까?”“서 사장님...”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잇달아 서윤기를 부축했다.서윤기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지만 코에서 이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젠장. 누군데 서 사장님을 때려?”사람들은 나를 보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서윤기가 손을 뻗자 사람들은 단번에 입을 다물었다.서윤기는 휴지로 피를 닦더니 나를 싸늘하게 바라봤다.“정수호,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이렇게 큰 Y시에서 다 만나고.”나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정 사장님이 여기로 인도해 주셨어. 네놈이 여기 있는 줄 알고 너 처리하라고 여기로 이끌어 주셨어.”서윤기는 그 말에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정호섭 말이야? 그렇다면 좋겠지만 정호섭이 그럴 수 있어? 그렇게 신통하다면 왜 자기 죽음도 못 막았겠어?”정 사장님이 불상사를 당한 뒤 모든 사람이 비통했는데, 서윤기는 오히려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울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룸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막아섰다.그때 이동민이 굳은 얼굴로 나에게 걸어왔다.“젠장. 감히 내 앞에서 서 사장님께 폭력을 써?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이동민은 키가 크고 덩치가 산만 했다. 듣기로 이동민은 예전에 백정이라서 아주 포악했었다는 말도 있다.나 역시 그의 몸에서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도살업자는 설령 그 일을 그만두더라도 피부와 핏속까지 스며든 피비린내를 지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동민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커다란 주먹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두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나와 이동민의 표정은 동시에 일그러졌다.이동민은 내 주먹이 그렇게 단단할 걸 몰랐는지, 아니면 내가 자기 주먹을 받아낼 줄 몰랐는지 살짝 당황했다.나 역시 꽤 센 이동민의 주먹에 흠칫 놀랐다.싸움을 배운 뒤로 나는 이 정도 상대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주먹끼리 부딪힌 뒤 한동안 팔이 저리더니 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3화

    버섯전골은 Y시 명물이라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다. 어느새 냄비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방안 전체에 퍼져 버섯 냄새가 가득했다.윤지은은 사모님한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유미야, 너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많이 먹어.”“그만 집어 줘. 내가 직접 먹을 수 있어. 두 사람도 먹어.”우리는 묵묵히 전골을 먹었다.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분위기는 다소 조용했다.나는 몇 번이나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했지만 사모님이 별 반응이 없고, 윤지은도 협조하지 않아 혼자 원맨쇼를 하는 느낌이 들어 포기했다.“차 마시고 싶어...”사모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제가 물어볼게요.”무엇보다 나는 어렵게 말을 꺼낸 사모님의 요구를 얼른 만족시켜 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나는 얼른 밖으로 나가 큰 방을 지나다가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안을 들여다봤다.그랬더니 내 눈에 익숙한 실루엣, 서윤기가 들어왔다.‘서윤기가 Y시에 왔다고?’나는 얼른 몸을 숨긴 채 안대성에게 전화했다.“서윤기를 감사하라고 했잖아. Y시에 온 건 왜 말 안 했어?”[네? 서윤기가 Y시에 갔다고요? 몰랐는데요? 형님, 제가 부하들한테 서윤기 잘 감시하라고 시켰는데...]안대성은 자기가 말실수했다는 걸 인지하고 얼른 입을 막았다. 그 순간 나는 당장 놈을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나는 얼른 전화를 끊고 룸 안을 훔쳐봤다.룸 안에는 서윤기 외에 Y시 현지인으로 보이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 그중 한 중년 남성은 왠지 낯이 익었다.나는 몰래 중년 남자의 사진을 찍어 판자촌 노랑머리에게 보냈다.[이 사람 알아요?]노랑머리는 곧바로 답장했다.[그 사람은 이연화의 아버지 판자촌 터줏대감 이동민이에요.]‘젠장.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이연화와 닮았잖아.’‘이동민이 여기 나타난 데다 서윤기와 웃고 떠드는 걸 보니 설마 정 사장님 교통사고가 서윤기 짓인가?’나는 그럴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생각했다.서윤기가 강북 시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2화

    “한 번에 천만 원? 여기가 뭔 금은방인 줄 알아요?”나도 이제는 돈 좀 있지만 한 번에 음식점에 천만 원을 충전하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북에서 최고급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도 고작 몇백만 원인데, 길가에 널리고 널린 버섯전골 집이 멤버십 카드만 천만 원이라니?매니저는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돈 없으면 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나가요.”“잠깐!”나는 언성을 높였다.그러자 매니저가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왜요? 또 무슨 일이죠?”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난 이 가게가 악의적으로 손님들에게 소비를 강요한다고 의심되거든. 그래서 지금 신고할 생각이야.”내가 신고하겠다는 말에 매니저는 얼굴색이 싹 바뀌더니 나를 삿대질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당신 미쳤어? 본인이 밥 먹을 돈 없으면서 왜 남의 가게를 신고해?”“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더니, 왜? 내가 신고할까 봐 두려워? 불법 경영한 거 걸릴까 봐 걱정돼? 그렇다면 더 신고해야겠네. 이렇게 부도덕한 가게는 문 닫아야 하니까.”윤지은은 네 행동을 지지했다. 심지어 사모님 역시 이 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나는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매니저의 태도가 너무 괘씸해 밥을 먹지 못하더라도 이분을 풀 생각이었다.내가 정말 전화하자 매니저는 이내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알았어요. 오늘 일은 저희 측 책임이니 사과드리죠. 지금 당장 자리 내어드릴게요. 됐죠?”“어디? 홀? 아니면 구석?”내가 따져 물었다.그러자 매니저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당연히 룸을 내드려야죠. 하지만 큰 룸은 이미 손님이 꽉 차 작은 룸밖에 남지 않았어요. 비용은 사과하는 의미에서 받지 않겠습니다.”나는 손을 뻗어 매니저의 말을 잘랐다.“됐어. 값은 원래대로 받아요. 안 그러면 음식에 또 뭔 짓 할지도 모르니까.”매니저는 내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은 매니저가 비열한 소인배라고 공개 처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나는 윤지은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1화

    결국 어쩔 수 없었던 나는 할 수 없이 내려가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Y시에 버섯전골 맛집은 꽤 많았다. 하지만 사모님 기분이 안 좋은 지금 작은 가게를 가면 보는 눈이 많고 시끄러워 기분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때문에 나는 한적한 가게를 찾으려고 한참을 더 걸었다. 다행히 그런 가게를 찾는데 겨우 성공했다.“안녕하세요. 프라이빗룸 하나 예약하게요.”이 가게는 환경도 좋고 손님도 많은 걸 보니 맛도 괜찮은 듯 시었다.“큰 룸 하나가 남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큰 룸은 얼마인데요?”“큰 룸은 기본 소비가 60만 원 이상입니다.”“좋아요. 그걸로 주세요.”60만 원이면 괜찮았다.룸을 예약한 뒤 나는 또 운전해서 윤지은과 사모님을 픽업하러 호텔로 돌아갔다.두 사람은 어느새 현지 특색이 담겨 있는 꽃무늬 옷으로 갈아입었다. 역시 절세 미녀들이라 그런지 뭘 입어도 예뻤다.물론 나는 칭찬의 말을 아꼈다. 지금 장소와 분위기에 그런 칭찬은 맞지 않았으니까.잘못했다가 또 윤지은의 욕지거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나는 일부러 맞을 짓을 골라 할 이유가 없었다.30분 뒤, 우리는 버섯전골 가게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하테 큰 룸 예약을 도와줬던 종업원이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손님, 죄송하지만 큰 룸은 이미 다른 분이 예약하셨습니다.”“방금 분명 내가 먼저 예약했잖아요. 왜 남의 방을 함부로 다른 손님한테 내줘요?”나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종업원은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인터넷 오류가 났는지 그 방은 이미 예약한 분이 있어요.”이미 이곳에 왔는데 그대로 갈 수 없었기에 나는 차선책을 제시했다.“그럼 작은 방이라도 줘요.”“죄송하지만 오늘 가게에 있는 모든 룸은 이미 예약돼서 남은 룸이 없어요. 괜찮으시면 홀에 있는 자리를 내어줄게요. 동남쪽에 한 테이블이 비어 있어요.”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당신들 장사 이따위로 할 거야? 내가 예약한 자리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0화

    요즘 겪은 일이 너무 많은 탓인지 나도 가끔 감회가 새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특히 사장님처럼 좋은 분이 유골이 된 걸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우리는 한동안 돌아갈 수 없기에 사모님은 부모님을 불러 사장님의 유골함을 강북으로 가져가 매장했다.두 어르신은 충격이 너무 컸는지 순식간에 더 늙어진 것 같았다. 항상 친아들처럼 생각했던 사위가 그렇게 됐으니. 간암인 줄 알았을 때도 그렇게 믿기 어려웠는데 또 이런 불상사를 겪었으니 당연히 충격이 컸을 거다.하지만 임민수는 딸이 더 걱정됐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미야, 너 정말 강북에 안 돌아갈 거니?”사모님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진실을 파헤치기 전에 절대 안 돌아가요. 엄마, 아빠, 호섭 씨는 두 분께 맡길게요.”사모님은 무척 아쉬워하며 사장님의 유골함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그 순간 사모님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아쉬움과 슬픔, 괴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도 한데 섞여 있었다.나는 절친한 사람을 잃어본 적 없어 사모님의 심정을 깊이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고통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알고 있었다.나와 윤지은은 사모님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사모님은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아무 말도 하지 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아니까.”사모님은 매우 침착했고 엉엉 울지도 않았다.그런 사모님의 모습이 나와 윤지은은 모두 걱정되었다.하지만 사모님이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내 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비록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지 않을 거야. 호섭 씨도 내가 이러는 모습 원하지 않을 거야.”“유미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야.”윤지은은 감개무량하듯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이내 나를 째려봤다.‘벌써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나?’무엇보다 난 아직도 내가 대체 언제 무엇 때문에 윤지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묵묵히 두 사람을 따라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9화

    우리는 희망을 이연화에게 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때문에 그 백수들이 소식을 전하기 전에 우리는 호텔에서 기다리기만 했다.하지만 윤지은은 호텔에 갇혀만 있으면 사모님이 답답해할까 봐 한가할 때면 사모님과 함께 산책하곤 했다.사모님이 자기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동력과 희망이 없는 탓에 사모님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Y시에 온 지 사흘 만에 강한나는 다시 강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떠나기 전 우리와 함께 시사 자리를 가졌다.“정말 여기 남아서 조사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강한나가 말했다.“알았어. 나도 도와줄 건 없으니 성공하길 빌게.”나와 윤지은은 곧바로 강한나가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이 화장실 간 틈에 강한나는 얼른 우리에게 말했다.“호섭 씨 시신 어느 때 화장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몰라. 유미가 아직 동의하지 않았어.”그 말에 강한나가 말했다.“시체를 화장하지 않아도 시체에서 단서를 찾는 건 어려울 거야. 난 고인 편히 쉬게 해주는 게 좋다고 봐.”“하. 그런데 문제는 유미가...”사모님이 아쉬워하는 게 문제다.화장하지 않으면 그래도 보러 갈 수 있지만 화장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사실 나도 강한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도 그 말 이해해요. 사모님은 저희가 설득해 볼게요.”식사를 마친 뒤 강한나는 그 길로 떠났다.나와 윤지은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 난 장례식장에 가볼 거니까.”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사모님이 또 사장님 보러 간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장례식장도 규정이 있는데, 아무 때나 들여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그건 다른 것도 아닌 시신이니까.그때 윤지은이 입을 열었다.“유미야, 이번에 보고 난 뒤 호섭 씨 편히 자게 해주자.”“안 돼!”사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8화

    “왕정민 이 파렴치한 놈. 어떻게 이럴 수 있지?”분명 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뻔뻔하게 애교 누나한테 집착하다니.“애교 누나는 그럼 어떻게 처리했어요? 신고는 했어요?”[애교가 예전보다 많이 강해졌더라고요. 그걸 다시 왕정민한테 보냈어요. 심지어 안에 뭔갈 더 추가해서.]“네? 하하. 애교 누나가 정말 변했네요.”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러니까요. 그것도 다 왕정민 때문에 할 수 없이 변한 거긴 하지만요. 애교가 만만한 줄 알고 애교만 괴롭히다니. 그렇게 대단하면 그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는 못 할 걸요.][그런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여자들은 뭐 드세고 화를 자주 내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 되겠어요? 다 남자들이 행복한 줄 모르고 기어오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한 거죠.][특히 우리 여자들은 가끔 독해질 필요가 있어요. 독하지 않으면 남들이 괴롭혀도 되는 줄 알아요...]나는 형수의 말에 백 번 동의한다.애교 누나가 이토록 강해졌다니 나는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형수도 마찬가지고.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내가 마음 놓고 할 일을 할 수 있다.형수와 한참 얘기한 뒤 나는 곧바로 애교 누나에게 전화했다.“누나, 왕정민 일은 왜 말 안 했어요?”애교 누나 목소리는 여전히 간질거리고 듣기 좋았다.[수호 씨가 Y시에 있는데 얘기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수호 씨 가 나 때문에 와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나 이제 많이 변했어요. 다른 사람의 보호만 받으면서 살 수는 없어요.][그동안 아빠한테 반항하면서 독립적인 여자가 될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지금껏 한 번도 그렇게 산 적이 없어요.][예전에 결혼에 묶여 나를 잃었고, 행복한 결혼만 있으면 모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았어요. 여자는 자기 마음이 강해져야 진짜 강한 거예요.]애교 누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순간 누나를 다시 알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이 사람이 아직도 내가 알던 나약하기만 하고, 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7화

    “내가 방 하나 더 잡을게요.”나는 말하면서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사모님 목소리가 들렸다.“수호 씨, 먼저 내 침대에서 눈 붙여요.”고개를 돌아보니 사모님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내가 누울 공간을 내주었다.나는 속으로 거절했다.비록 사모님이 다른 마음 없이 그저 나를 휴식하라고 호의를 베푸는 거라는 걸 알지만, 사장님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내가 사모님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말도 안 됐다.게다가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데, 내가 동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나는 결국 거절했다.“아니에요. 가서 다른 방 구하면 돼요.”나는 다급히 방을 나가 프런트 데스크로 달려갔다.처음 온 날 우리는 사실 싱글룸 세 개를 잡았다. 하지만 나중에 사모님 상태가 걱정되어 나와 윤지은이 사모님 방에 들어와 지내게 되면서 나머지 싱글룸 두 개를 취소했다.확인 결과 더블룸 하나가 나왔다는 말에 나는 얼른 그 방을 잡았다. 그러면 사모님과 윤지은이 더블룸에서 함께 지내고 내가 싱글룸에서 지내면 되니까.나는 카드키를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이 방은 조용한 데다 환경도 좋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내가 침대에 눕기 바쁘게 핸드폰이 징징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였다.요즘 사장님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달려 다니느라 형수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때문에 마침 조용한 틈을 타 나는 형수와 얘기하려고 여상 통화를 받았다.형수는 사모님 상태를 걱정하며 일의 진전을 물어봤다.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쉽지 않아요. 조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수호 씨 사장님 내외가 수호 씨한테 그렇게 잘해줬는데, 이번 기회에 유미 씨 옆에서 많이 도와줘요.]형수가 말했다.그 말에 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네, 저도 알아요. 형수는 요즘 어때요?”[좋아요. 잘 먹고 잘 자고 이제 천천히 걸을 수도 있어요.]“진짜예요? 사진 찍어 보내 봐요.”나는 너무 기뻐 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6화

    내가 노랑머리한테 준 것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족히 10만 원 가까이는 됐으니까. 백수들한테는 이것도 큰돈이나 다름없다.노랑머리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국 입을 다물었다.아직 대답을 못한 사람들은 얼른 다른 질문을 하라고 나를 재촉했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두 번째 질문을 했다.“그럼 혹시 이연화 혹은 조금희가 요즘 낯선 사람과 만난 걸 본 사람이 있어요?”그 물음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나는 실망했다.“세 번째 질문, 혹시 누가 나 대신 이연화를 감시할래요?”모든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다 같이 해요.”“그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 거예요?”노랑머리가 물었다.나는 가방에서 또 돈 두 뭉치를 꺼냈다.“세 명이 감시해요. 한 사람당 200씩 줄게요.”세 사람의 눈은 커다래지더니 급기야 반짝반짝 빛이 났다.나는 세 사람에게 귀띔했다.“이 돈은 수고비예요. 누가 만약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이 외에도 큰 보상을 받게 될 거예요.”‘역시 돈이 있으니 뭐든 쉽게 되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 마음을 매수하는 게 우선이다.몇백만 원은 지금의 나한테 큰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사모님을 도울 수 있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의 말을 들어보니 사모님은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모님 정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기분이 다운된 사람은 쉽게 졸리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나는 방금 전 일을 윤지은에게 말했다.“이번 일 조사하기 엄청 어려울 거예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르겠고. 장기전을 할 준비는 됐어요?나는 윤지은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째려봤다.“그걸 말이라고 해? 유미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 유미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누가 같이 있어 줘? 그러는 너야말로,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설마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