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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작가: 은광수
“형수, 저, 그게...”

나는 더듬거리느라 한마디도 제로 내뱉지 못했다.

그러다가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담요를 들어 얼굴을 가렸다.

이 순간 형수를 볼 낯이 없었으니까.

이 상황이 너무 어색하고 난감했다.

그러다 한참 뒤, 형수가 손을 빼면서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양이 정말 많네요. 수호 씨 형이 수호 씨 10분의 1이라도 되면 우리가 아이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담요 틈새로 형수의 표정을 살폈다.

형수는 손에 묻은 액체를 바로 닦아내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뭐 하는 거지?’

‘왜 저걸 저렇게 소중하게 쳐다보는 거지?’

나는 너무 혼란스럽고 불안하여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당장이라도 해명하고 싶었다.

이에 얼굴을 붉힌 채 말을 이었다.

“형수,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나도 알아요. 그런데 왜 여기에서 하는 거예요?”

형수는 티슈 한 장을 꺼내 손을 깨끗이 닦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 물음에 나는 너무 난감했다.

‘그러게, 왜 여기서 해서는. 차라리 화장실이나 방에서 했으면 얼마나 좋아?’

‘젠장,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내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형수가 나에게 갑자기 다가오더니 뜨거운 숨결을 내 얼굴에 내뿜었다.

“설마 우리 소리를 엿듣고 괴로워서 한 거예요?”

형수는 화끈한 성격이라 말하는 데 거침이 없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익숙해질 만도 한데, 이런 말을 들으니 나는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이런 걸 어떻게 인정해?’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그럼 뭐예요? 어디 한번 말해봐요.”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바라보는 형수의 눈빛에 나는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설명하라는 거야? 아무 생각도 안 나는데.’

내가 우물쭈물하는 것을 보던 형수는 손을 다시 담요 속으로 넣어 내 그곳을 잡았다.

순간 온몸의 피가 한데 쏠리며 머리털이 쭈뼛 곤두섰다.

“형수...”

나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형수를 바라봤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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