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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Author: 은광수
나는 선글라스 뒤에서 그 기사를 째려보며 속으로 멍청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심지어 고양이도 다시 돌려줄 생각이었다. 내가 마사지해 주는 손님은 사람이지 고양이고 아니니까.

하지만 그때, 정 사장님이 걸어 나오더니 웃으며 말했다.

“수호 씨, 이분은 성운 호텔 안주인, 윤 사모님이셔. 이 페르시아고양이는 윤 사모님이 해외에서 데려온 거라 무척 비싸.”

“수호 씨는 첫 출근이니까 고양이로 연습해. 잘하면 윤 사모님이 팁도 많이 주실 거니까.”

내가 아무리 사회 경험이 없는 새내기라도 정 사장님이 나를 위해 나서줬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신분은 절대 무시할 수 없기에, 이분의 심기를 거스르면 분명 호되게 당할 거다.

결국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장님, 알겠어요.”

나는 페르시아고양이를 안고 내 룸으로 향했다.

고양이를 침대 위에 눕힌 순간 나는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슬픈 일이었다.

고양이가 나보다 더 잘살고 있다는 게 말이다.

이 고양이는 몸에 금은 장신구를 주렁주렁 단 것도 모자라 마사지도 받고 있는데, 나는 남자가 돼서 고양이 마사지나 하고 있으니.

그때, 정 사장님이 내 룸으로 들어왔다.

“윤 사모님이 고양이 마사지를 하라고 해서 기분 안 좋았나?”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고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죠. 저는 돈만 벌면 되니까.”

정 사장님은 웃으며 옆에 앉았다.

“내 앞에서는 숨길 거 없네. 자네처럼 어린 총각들이 뭘 생각하는지 보기만 하면 다 아니까. 나도 자네처럼 젊었을 때가 있었기에 자네 마음을 아네. 이제 막 사회에 나와 아직 경험이 모자라겠지만, 이제 차츰 이 세상을 알게 될 테고, 본인이 너무 불행한 건 아니구나 생각할 걸세.”

“열심히 해 봐. 어차피 돈만 벌면 되니까. 게다가 이렇게 돈 많은 사모님들은 돈 씀씀이가 헤프다네. 부자들을 모신다고 생각하지 말고, 부자들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모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할 거네.”

나는 감사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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