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미나와 최정일도 무사했다.다만 파편과 먼지를 뒤집어쓴 상태여서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특히 미나는 넋이 나가 보였다.최정일은 미나가 걱정되었다.“미나 씨, 괜찮아요? 다친 데는 없어요?”“괜찮아요.”미나가 힘없이 대답했다. 하지만,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미나가 그제야 주위를 살폈다.“후보와 다른 사람들은 무사해요?”“다들 무사한 거 같아요.”수사본부 형사들이 직원들과 후보를 진정시키고 있었다.미나가 힘겹게 일어나더니 박살이 난 창문 쪽으로 황급히 다가갔다.“위험해요.”최정일이 뛰어가서 미나를 잡았다.미나가 무너진 창을 통해 사방을 둘러보았다.“신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미나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최정일을 돌아보았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신들이 안 보인다는 얘기인가요?셋 모두 다?”최정일이 그렇게 물었지만, 벌써 느낌이 좋지 않았다.“네. 셋 다. 기운이… 전혀 안 느껴져요.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어요.”미나의 눈이 젖어 들어갔다. 그러더니 돌아서 문 쪽으로 뛰었다.“미나 씨.”최정일이 급히 따라갔다.서현덕이 두 사람을 발견했다.“정일아, 어디 가?”서현덕이 불렀지만, 둘은 대답 없이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신들을 빨리 찾아야 해요. 사라지면 안 돼요.”계단을 내려가며 미나가 중얼거렸다.최정일은 세 신들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걸 직감했다. 걱정이 몰려왔다.하지만, 한편으로 혼란스러웠다. 아무리 폭탄이 심하게 터졌지만,혼령이 다칠 수도 있는 건가? 사람도 아닌데?아니면 너무 기운을 너무 써서 쓰러진 건가?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허겁지겁 빌딩 밖으로 나온 둘.주위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떨어진 파편들과 혼란에 빠진 사람들.주위 빌딩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경찰들의 안내를 받으며 빠져나가고 있었고,차들은 뒤엉킨 채 꼼짝 못 하는 상황이었다.미나는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눈을 감고 있다가,다시 눈을 뜨고 주위를 다시 둘러보았다.“영도 아저씨, 양양. 금산아!”미
세 신이 깨진 창문으로 스르륵 빠져나갔다.그러고는 공중에 뜬 채 날아오는 드론을 바라보았다. 시간이 없었다.“흩어져서 최대한 막아보자.”영도가 소리쳤다. 양양과 금산이 흩어졌다.드론들이 갑자기 총을 쏘기 시작했다.빌딩 창문들이 깨지고 벽이 부서졌다.선거사무실을 입구에 있던 경찰들이 드론을 향해 총을 쏘았으나, 역부족이었다.영도가 날아가 지팡이를 휘두르니 드론 한 대가 공중에서 폭발했다.양양과 금산도 드론을 한 대씩 격추했다.하지만 나머지 드론들이 흩어져서 날아들었다.세 신이 필사적으로 드론을 향해 푸른 기운을 날렸다.타격을 받아 불이 붙은 드론 몇 대가 빌딩 벽에 부딪히며 폭발했다.빌딩 아래 있던 시위대와 경찰들은 떨어지는 파편을 피해 필사적으로 흩어지고 있었다.선거사무실 밖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미나가 최정일을 끌었다.“빨리 선거사무실로 가요.”둘이 선거사무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남은 드론들이 선거사무실 뒤쪽으로 향한 걸 미나가 본 것이다.사무실로 뛰어 들어가니 경찰과 경호원들,사무실 직원들이 몸을 숙인 채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창문에서 떨어져요. 최대한 벽 쪽으로.”미나가 사무실 직원들과 방탄유리 방패로 후보를 감싼 경호팀에게 소리쳤다.이순재 후보가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한 채,경호원들과 함께 뒤로 빠졌다.서현덕과 형사들이 드론을 향해 계속 총을 쏘고 있었으나, 소용이 없었다.“형사들도 뒤로 빠져요. 일단 뒤에 숨어.”미나가 다시 외쳤다. 형사들이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서현덕은 날아오는 드론들을 두려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그의 옆에서 똑같은 표정으로 드론을 쳐다보고 있는 최정일을 발견했다.“저걸 막을 수 있을까?”서현덕이 드론을 쳐다보며 말했다.“믿어야지. 신들을.”최정일이 중얼거렸다. 지금은 세 신들을 믿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드론이 선거사무실 창문을 향해 일제히 날아들었다.드론의 움직임을 따라 선거사무실 쪽으로 온세 신들이 일렬로 대오를 갖추고는 드론과 맞설 준비를 하였다.셋
그런데 그때 폭발음이 들렸다. 선거사무실 쪽이었다.두 사람이 놀라 건물 안을 들여다보았다.창문 너머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대치 중인 사람들이 어렴풋이 보였다.“빨리.”미나가 소리쳤다. 영도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창문이 깨졌다.영도와 두 사람이 건물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혼란을 틈타, 엘리베이터로 올라온 택배원과 음식 배달원들.엘리베이터에서 그들이 내리자, 경호팀이 막았다.“스톱! 무슨 일입니까?”“택배 왔어요.”“여긴 안 됩니다. 놓고 다시 다시 내려가세요.”그 뒤로 음식 배달원들이 음식을 내밀었다.“여기도 배달이요.”경호팀들이 난감해했다.“누가 음식 시켰어?”“아니, 이렇게 막 올라오면 안 돼요.”경호팀이 그들을 밀어내려 하자,갑자기 택배원 중 한 명이 택배 상자를 바닥에 던졌다.쾅 하는 굉음과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동시에 조직원들이 마스크를 썼고,경호원들이 기침을 쏟아내며 쓰러졌다.동시에 뒤에서 지켜보는 경호팀이 총을 빼 들었다.“꼼짝 마.”동시에 또 다른 택배 상자가 선거사무실 문 쪽으로 날아들어 폭발하였다.이번에는 소형 폭탄이었다. 경호원들이 쓰러졌다.하지만, 문은 부서지지 않았다.이런 경우를 대비해 미리 설치한 철문 덕분이었다.이번에는 배달원들이 음식을 던지려 했다.그때 창문이 깨지고 영도가 쏜살같이 날아와배달원이 던진 음식물을 튕겨냈다.음식이 반대쪽 복도에 떨어져 폭발했다.동시에 미나와 최정일이 날아와, 조직원들을 치고 지나갔다.조직원들이 급히 권총을 꺼내 들었으나,세 신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미나와 최정일이 순식간에 그들을 제압했다.그때 형사들이 헉헉거리며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꼼짝 마.”권총을 꺼내 들고 나타난 서현덕의 눈엔미나와 최정일이 조직원들을 벌써 제압한 모습이 보였다.“어떻게 벌써?”서현덕의 눈에 조직원 한 명을 올라타서 누르고 있는 최정일이 보였다.“너? 뭐야?”서현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최정일이 서현덕을 보고 씩 웃었다.“빨리 이들을 잡아
“얼마 남았어요?”“저기, 저기서 우회전.”박미나와 최정일이 탄 차가 사거리에서 급하게 우회전했다.“저기 저 건물이에요.”최정일이 앞쪽을 가리켰다.앞에 고층 건물이 보이고, 그 앞이 시끌시끌했다.“뭐야?”선거사무실이 있는 건물 앞.시위대가 서로 충돌하고 경찰이 개입한 상태였다.미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너무 늦은 거 아냐? 뭔 일이 난 것 같은데.”하지만, 주위에 주차한 경찰버스와각종 차량 때문에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자,한쪽에 차를 세우고는 뛰어나왔다.최정일은 그 와중에도 재빨리 카메라를 장착한X자 벨트를 매고는 전원을 켰다.“벌써 시작됐어. 기운이 벌써 덮쳤어.”따라가던 양양이 외쳤다.영도와 양양, 금산의 눈에 빌딩 주위로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정확하게 뭐야? 뭔지 알아야 대처하지.”미나가 물었으나, 신들은 금방 대답하지 못했다.어두운 표정들이었다.“조금만 시간을 줘.”영도가 뒤늦게 대답했다.“미나 씨.”그때, 한쪽 골목에서 형사들이 우르르 달려왔다.서현덕 형사가 미나를 알아보고 뛰어왔다.“어떻게 된 거죠?”“정확히는 아직 모르지만, 저 사람들 속에 조직원들이 있어요.”서현덕 형사는 후배들을 이끌고 시위대 쪽으로 뛰어갔다.서로 엉겨 붙은 양쪽 시위대와진압하려는 경찰들로 인해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해산하세요. 해산.”경비 경찰이 메가폰으로 해산할 것을 촉구했으나, 소용이 없었다.서현덕이 갑자기 권총을 꺼내 공중에 발사했다.총소리에 모두가 일시에 행동을 멈추고 서현덕과 형사들을 돌아보았다.“경찰입니다. 긴급상황입니다.이제부터 소란을 피우는 사람은 테러분자로 판단하고, 즉시 발포합니다.빨리 해산하세요.”서현덕이 소리를 치자, 소란이 잠시 진정되는 듯했다.그때, 빌딩을 바라보고 있던 영도의 눈이 커졌다.“벌써 스며들었어. 건물 안으로.”영도가 빌딩을 가리켰다.“서 형사님. 빌딩 안으로 놈들이 들어갔어요. 선거사무실이요.”미나가 소리쳤다.“네?”“안이 위험해
“너 전화 온다.”미나는 자신의 휴대전화 진동을 미처 느끼지 못했다.심애의 말에 전화를 확인했다.모르는 유선전화였다.평소 같으면 무시했겠지만, 느낌이 이상했다.“여보세요?”잠시 말이 없었다.“여보세요. 어디세요?”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다급하게 목소리가 들렸다.“누나, 나야.”미나의 눈이 커졌다. 분명 박신의 목소리였다.“박신? 너 어디야?”미나가 계단에 털썩 주저앉았다.한심애도 놀란 눈으로 미나를 쳐다보았다.“어디서 뭐 하는 거야? 너 지금 위험한 거 알지?”미나의 눈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시간이 없어. 짧게 말할게.지금 이순재 후보가 위험해.여의도에 있는 선거사무실을 폭파할 거야.”미나의 눈이 다시 커졌다.“뭐? 지금?”“한 시간 안에 소동이 날 거야. 급해. 경찰들에게 알려줘.”“알았어. 근데 신아. 너는 빠져. 제발 빠져나와.”미나가 전화기에 대고 소리쳤지만, 전화는 이미 끊어졌다.잠시 멍하게 앉아 있던 미나가 벌떡 일어났다.그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한심애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지만,미나의 눈엔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된 거예요?”미나는 세 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일단, 빨리 가봐야 알 것 같다.”영도가 대답했다.미나는 그대로 계단을 뛰어 내려가 현관을 열고 밖으로 뛰었다.“미나 씨.”마침, 삼신당에 도착한 최정일이 급하게 뛰어가는 미나를 발견했다.“차로 와요. 지금 이순재 후보가 위험해.”그 말을 듣고 최정일도 바로 차로 뛰었다.미나는 시동을 걸자마자 급하게 페달을 밟았다.“시간이 얼마나 걸리죠? 이순재 후보 캠프까지?”“여기서 30분이면 도착해요.”급하게 내비게이션을 켜던 최정일이 대답했다.미나의 차가 굉음을 내며 튀어 나갔다.“빨리 서현덕 형사에게 전화해요.”운전을 하면서 미나가 소리쳤다.최정일은 즉시 전화를 들었다.이순재 후보의 선거사무실이 있는여의도 한 빌딩 앞에는 항상 시위대가 상주하고 있었다.평소에는 몇 명 정도에 불과했으나,심광흠
박미나는 여지은에게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절대 말려야 했다.영도가 그들 뒤에서, 지은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한 말 때문이었다.“말려야 해. 네 친구는 그들을 만나면 죽을 운명이야.”지그시 바라보던 미나가 지은의 손을 잡았다.“내 말 들어, 지은아.당분간은 절대 그들 근처에 얼씬하지 말아야 해. 반드시.”지은은 미나가 왜 그러는지는 몰라도, 거역할 수가 없었다.“알았어.”지은이 순순히 대답했다.“고마워.”미나가 희미하게 웃었다.최정일은 방송국 편집실에서 박은희 팀장과 함께 영상을 보고 있었다.최정일은 아직 휴직 상태이지만,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미나의 집에서 편집한 심광흠 후보 유세장 현장 영상이었다.“어때요? 분량이 좀 짧지만,기존에 내보낸 영상과 자료화면을 섞어서 방송할 수 있을 것 같은데.”“잘 모르겠네. 일단 분량이 적어서 단독으로 내기는 좀 그런데.”박은희 팀장은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최정일이 이마를 만졌다.어떻게든 박 팀장을 설득해야 할 것 같았다.“지금 상황이 급해요. 이럴 때일수록 끝까지 밀어붙여야죠.아직 대통령 후보가 위험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권자들이 많아요.대통령 후보만 문제가 아니죠.이순재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위험하다고요.아수라장이 된 저 유세장을 보세요. 남의 일이 아니라고요.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서 하루빨리 방송을 내보내야 합니다.”편집기 화면에는 심광흠 후보 유세장에서쓰러진 시민들의 모습이 띄워져 있었다.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도,위험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았다.적지 않은 수의 극성 지지자들이선거운동과 집회를 재개하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그리고 서로를 향해 음모론을 쏟아내고 있었다.“진짜 또 일이 터질까? 경찰들이 그렇게 진을 치고 있는데?”박은희 팀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이순재 후보가 다음 타깃입니다. 반드시 막아야 해요.”“근데 아까부터 이순재 후보만 위험하대? 장성주 후보는?”박 팀장이
최정일의 논리적인 이야기에 미나는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최정일을 쳐다보았다.김형석 본부장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예고 살인 조직의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악귀의 힘과 재력으로 사람들을 광신도로 만들고 목숨까지 걸게 한 것이다.“지금의 일을 장성주 혼자서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엄청난 조직력이 뒷받침되었겠네요.마치 종교단체 같은 그런 조직력이 있을 겁니다.”서현덕이 자기의 생각을 덧붙였다.모두 동의하는 표정이었다. 잠시 다들 생각에 잠겼다.김형석 본부장이 침묵을 깼다.“그렇다면, 결론적으로 그가 그렇
수사본부는 충격에 빠졌다.여기저기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김형석 본부장이 나섰다.“너무 큰 문제라, 안에 들어가서 우리끼리 일단 이야기를 좀 하시죠.”김형석 본부장, 서현덕, 미나와 최정일은 급히 본부장실로 자리를 옮겼다.모두 표정이 굳어 있었다.미나는 아직 진정되지 않은 눈빛으로 생각에 잠겨있었다.그녀의 앞 책상에는 이순재, 심광흠, 장성주 후보의 사진과 자료가 놓여있었다.수사본부에서 미나에게 보여준 자료였다.미나는 장성주 후보의 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홍보자료를 훑어보더니,돌아서서 세 신들을 향해 뭐
“일단 앉으시죠. 앉아서 얘기하시죠.”김형석 본부장이 자리를 권했다.최정일은 KBC 상황을 대략 이야기했다.“한경택 국장은 저희가 바로 추적하도록 하겠습니다.박건영 부장이 진짜 자살을 한 건지도 확인하겠습니다.”김 본부장의 말을 어두운 표정으로 듣고 있던 최정일이 덧붙였다.“박건영 부장에 대해서는 공개 안 했으면 합니다.박 부장의 마지막 부탁이라….”서현덕이 최정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알았어. 상황 파악은 해야지. 그리고 조직들을 다 조사할 여력도 없어.당장 대통령 후보들 보호하기도 바빠.”이야기는 자연스
미나가 운전하는 동안,최정일은 조수석에서 조곤조곤 방송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다.“이게 박건영 부장이 저에게 보낸 문자의 내용입니다.”박 부장이 유서로 보낸 문자를 최정일이 읽어 내려갔다.읽는 동안 최정일은 여러 번 울컥했으나, 참고 끝까지 읽었다.“그분과 친했어요?”갑자기 미나가 물었다. 최정일은 한숨을 쉬었다.“네, 친했죠. 저를 피디로 만들어주신 분이죠.선생님이자 선배이자 친구.”잠시 침묵이 흘렀다.“앞으로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날 거예요.진짜 정신 차려야 해요.”최정일이 말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