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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Author: 임서아
아래층 방에 있던 강유미 이모가 인기척에 급히 방문을 열고 나왔다.

주현우가 허아연을 안고 돌아온 걸 본 도우미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사모님."

"사모님."

웃으며 인사를 받아줄 기분이 아니었던 허아연은 주현우에게 내려달라고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었다.

주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허아연을 안은 채 2층으로 올라갔다.

주현우는 안방에 도착해서야 허아연을 살며시 내려놓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발 다 나으면 그때 나가 살겠다는 얘기해."

강제로 아레아 베이에 끌려오자 아무리 성격 좋은 허아연도 결국 화가 치밀었다.

오른손을 들어 주현우 가슴팍을 세게 퍽퍽치며 히스테리를 부리듯 따졌다.

"주현우 씨,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나 몇 년을 참고 살았어요. 이 정도까지 물러서면서 그냥 깔끔하게 이혼하고 헤어지고 싶다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허아연의 감정이 격해지자 주현우가 오른손을 들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조용히 쓸어올리며 차분하게 말했다.

"허아연, 만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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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45화

    아래층 방에 있던 강유미 이모가 인기척에 급히 방문을 열고 나왔다.주현우가 허아연을 안고 돌아온 걸 본 도우미들이 반갑게 인사했다."사모님.""사모님."웃으며 인사를 받아줄 기분이 아니었던 허아연은 주현우에게 내려달라고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었다.주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허아연을 안은 채 2층으로 올라갔다.주현우는 안방에 도착해서야 허아연을 살며시 내려놓으며 태연하게 말했다."발 다 나으면 그때 나가 살겠다는 얘기해."강제로 아레아 베이에 끌려오자 아무리 성격 좋은 허아연도 결국 화가 치밀었다. 오른손을 들어 주현우 가슴팍을 세게 퍽퍽치며 히스테리를 부리듯 따졌다. "주현우 씨,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나 몇 년을 참고 살았어요. 이 정도까지 물러서면서 그냥 깔끔하게 이혼하고 헤어지고 싶다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허아연의 감정이 격해지자 주현우가 오른손을 들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조용히 쓸어올리며 차분하게 말했다."허아연, 만날 때마다 이혼 얘기 꺼내지 말라고 했잖아. 네가 얘기할수록 더 이혼 못 해."주현우의 태연한 말에 허아연은 순간 말문이 막혀 헛웃음만 나왔다. 갈 곳을 잃은 두 손은 허공에 멈춰있었다. 허아연이 고개를 들고 주현우를 한참 쏘아보다 물었다."주현우 씨, 도대체 왜 그래요?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거예요?"점점 가늘어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분명 나한테 마음도 없잖아요. 난 그냥 깔끔하게 끝내겠다는데 왜 놔주지 않는 거예요? 왜 안 보내줘요?""정말 나 미치는 꼴 보고 싶어요?"마지막엔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말을 마친 허아연도 눈시울이 붉어졌다.주현우를 좋아하면서 3년을 품어주고 맞춰줬다. 하지만 허아연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었다.허아연에게 가슴팍을 맞은 자리가 욱신거렸다. 자기를 미치게 할 거냐는 말에 주현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아레아 베이로 다시 데려왔다고 이렇게까지 반응이 격할 줄은 몰랐다. 주현우는 시선을 내려 창백한 얼굴로 빤히 올려다보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44화

    전화기 너머 주현우의 화난 말투에 오지은은 가슴이 철렁했다.그래도 침착한 척할 수밖에 없었다. 오지은은 당황하면서도 겉으로는 태연하게 말했다."아연이한테 별다른 말은 안 했어. 할머니가 요즘 몸이 안 좋으신데 너랑 아연이 이혼에 대해서 자꾸 물어보시더라고. 그날도 아연이가 병원에 있다는 걸 듣고 할머니가 기어코 가서 알아보라고 하시는 거야.""그래서 잠깐 보러 갔다 온 거야.""그리고 아연이한테 남자친구 찾아주겠다고 한 건 너 때문에 아연이 좋은 시절 몇 년을 날렸잖아. 그러니 우리가 좋은……"오지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현우는 이미 다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주현우는 오지은의 변명을 더 듣지도 않고 말했다."오지은, 내가 아연이랑 이혼을 하든 말든 너희 오씨 가문이랑 무슨 상관이야? 너랑 무슨 상관인데?"허아연이 바로 옆에 있다는 걸 의식한 오지은은 당혹스러웠다.그렇다고 주현우한테 화를 내거나 투정을 부릴 수도 없었기에 숨을 죽인 채 말했다."현우야, 예은 언니한테도 약속했잖아. 나 잘 챙겨줄 거라고……"오지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3국 프로젝트, 오성 그룹은 빠져. 오지은, 앞으로 또 아연이 찾아가거나 쓸데없는 소리 하면 그 결과는 네가 알아서 감당해."오지은과 오예은은 성격이 다르다는 걸 주현우도 진작에 알고 있었다.그래도 오예은의 동생이고, 오예은의 심장이 오지은 몸속에서 뛰고 있다는 걸 생각해서 지금까지 다 넘어갔었다.하지만 오씨 가문이 주현우의 결혼까지 간섭하려는 건 너무 선을 넘는 짓이었다. 오지은은 전화기 너머에서 불같이 화내는 주현우에게 다급하게 변명했다. "현우야, 아연이 화났어? 내가 지금 바로 가서 아연이한테 사과할게. 그날은 진짜 그냥 병문안 간 김에 물은 거야……"주현우는 오지은의 변명을 더 듣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순간 차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주현우가 핸드폰을 옆 수납함에 탁 던지는 소리에 허아연도 살짝 놀랐다.허아연은 예상 밖이라는 듯 주현우를 돌아봤다.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43화

    허민수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허아연은 한번 마음을 정하면 돌이키는 법이 없었다.주현우의 말을 듣고도 허아연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 걸 본 허민수가 말했다."너한테 현우랑 다시 잘 해보라고 설득하려거나 압박 주려는 게 아니야. 그냥 내 생각을 얘기한 거니까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할아버지는 다 이해하고 지지해."허민수의 말에 허아연이 차를 따라주며 웃었다."고마워요, 할아버지."주현우가 한 말을 들었어도 이미 큰 감동으로 다가오지도 않았고 그 말 때문에 돌아설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두 번 다시 지난 3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주현우는 통화를 마치고 돌아와 거실에서 허민수와 함께 바둑을 두었다.허아연은 옆에서 노트북을 열고 일을 했다.저녁을 먹고 본가에서 허민수와 시간을 좀 더 보낸 뒤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주현우는 오늘 일을 제쳐두고 온 거였고 허아연은 반차를 내고 왔다. 돌아가는 길 내내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결혼 전에는 말이 참 잘 통했는데, 지금은 서먹하기만 했다.절반쯤 왔을 때 주현우가 불쑥 물었다."발은 언제 다시 검진받으러 가?"주현우의 물음에 허아연이 말했다."시간 될 때 가야죠."대충 둘러댄 대답이었다. 정확한 날짜를 알려주면 주현우가 또 데려다주겠다고 나서는 게 싫었다. 허아연이 선을 긋자 주현우가 고래를 돌리고 바라봤다.허아연은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 창밖을 바라보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잠시 후 차가 허아연 집 앞에 멈췄다. 허아연이 차 문을 열려는데 주현우가 문을 잠가버렸다.허아연이 두 손으로 손잡이를 잡은 채 고개를 돌리고 말을 꺼내려는데 주현우가 먼저 차갑게 물었다."허아연, 나랑 평생 이렇게 남남처럼 지낼 거야? 평생……"주현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허아연이 바라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오씨 가문 쪽에서 지은 언니랑 빨리 결혼하라고 재촉하고 있죠? 가능하다면 주현우 씨도 빨리……"이번엔 주현우가 허아연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오지은이 너 찾아갔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42화

    병실 안.병상에 기대앉은 허민수가 주현우의 말을 듣더니 미간을 확 찌푸렸다.한동안 주현우를 꼼짝 않고 바라보다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아연이는 고집이 세. 먼저 이혼하자고 말을 꺼낸 이상 너희 둘이 다시 돌아설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다."허민수가 이어서 말했다."아연이는 내가 손수 키운 애니 성격을 너무 잘 알지. 이혼 합의서를 너한테 줬다는 건 정말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거야."허민수의 말은 두 사람이 다시 합치는 걸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깨진 거울은 붙여봤자 소용없는 법이었다.주현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허민수가 오른손을 가볍게 휘휘 저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너희 일은 나도 뭐라 안 할게, 너희가 알아서 해."허민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복도 밖에서 진단서를 들고 목발을 짚은 채 걸어오는 허아연을 본 간호사가 얼른 다가갔다."허아연 씨, 진단서 들어드릴게요. 천천히 오세요."간호사가 허아연이 들고 있던 진단서를 받아 들고 조심스럽게 부축했다.허아연이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했다."감사해요."병실 안, 주현우와 허민수는 밖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자연스럽게 하던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잠시 후 허아연을 부축하며 들어온 간호사가 진단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말했다."허아연 씨, 저는 이만 일 보러 갈게요. 필요한 거 있으면 간호사 벨 눌러주세요.""네, 감사해요."간호사가 나가자마자 허민수가 툴툴거렸다."내가 무슨 문제가 있다고 다들 호들갑이야."툴툴거리던 허민수는 병원에 더 있으려 하지 않고 두 사람과 함께 돌아갔다. 주현우가 차를 몰아 허아연과 허민수를 데려다줬다. 허씨 본가에 도착하니 오후 세 시였다.허민수는 오전 내내 발 벗고 뛰어다니느라 점심도 못 먹은 주현우에게 저녁 먹고 가라고 붙잡았다.정아 이모는 집에 머무르는 주현우를 봐도 예전처럼 반기지도 않고 도련님 소리도 없었다.묵묵히 할 일만 했다.주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뒷마당에서 업무 전화를 받는 사이, 허민수가 허아연에게 말했다."현우가 너랑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41화

    허아연이 정중하게 말했다."고마워요."두 사람이 차 앞에 다다르자 주현우가 차 문을 열어주었다. 허아연이 차에 타자 주현우는 허리를 굽혀 안전벨트를 채워주고 목발도 챙긴 뒤 운전석으로 돌아갔다.두 사람은 차를 타고 먼저 허씨 본가로 향했다.허아연이 데리러 온 걸 본 허민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정아도 참, 멀쩡한데 무슨 검사를 하라는 거야? 여름에 날씨가 더우면 입맛이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아연이 다리도 다쳤는데 왜 귀찮게 해?"말을 마치고 나서야 허민수는 주현우도 왔다는 걸 알아채고 인사를 건넸다."현우도 왔구나."겉으로는 툴툴대면서도 허민수는 두 사람을 따라 병원에 검진받으러 갔다.검진을 마쳐보니 예전 지병 외에 특별히 큰 문제는 없었다. 의사가 말했다."일흔이 넘으신 분이 젊을 때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이 정도 건강 상태이시면 충분히 좋은 편이에요.""이 나이가 되면 몸의 기능들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받아들이세요."허아연도 의사의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허민수가 좀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허민수가 요양 병실로 돌아간 뒤 허아연은 의사 진료실에 잠시 더 머물렀다. 자세한 내용을 여쭤보고 나서야 목발을 짚고 허민수 병실로 돌아갔다.……그 시각, 허민수 병실.허아연이 의사 진료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사이, 주현우는 병실에 남아 허민수 곁을 지켰다.병실에는 허민수와 주현우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허아연이 아레아 베이에서 나온 지도 한참 됐고 이혼 절차를 밟는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아직도 서류가 마무리되지 않자 허민수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했다."현우야, 너랑 아연이 어떻게 된 거야? 아연이 말로는 절차를 밟는 중이라던데 지금쯤이면 이미 서류도 다 마무리됐어야 하는 거 아니야?"허민수의 물음에 주현우가 웃으며 솔직하게 말했다."할아버지, 저 아연이랑 이혼할 생각 없어요."허민수가 깜짝 놀라며 주현우를 바라봤다."이혼할 생각이 없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240화

    주진우는 군에서 돌아올 때마다 허민수를 찾아와 안부를 물었고 같이 바둑도 두곤 했다.결혼 전에 주현우는 허아연 집을 자기 집 드나들 듯이 자주 오가며 두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도 다를 게 없었다.여름에는 허아연네 마당에서 더위를 식히다 잠들기도 했었다.그때는 긴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붙여놓고 각자 한 개씩 누워있었다. 주현우가 허아연 집에 오면 아무 거리낌 없이 편히 지내는 편이었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오히려 발길을 뚝 끊었다. 주현우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허아연은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 야경을 바라봤다.주현우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조용히 차를 몰았다.평소보다 속도가 훨씬 느렸지만 허아연도 재촉하지 않았다.열 시가 넘어 차가 집 앞에 멈춰서야 허아연은 주현우에게 새 집 주소를 알려준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하지만 주현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허아연이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주현우가 먼저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어주고 뒷좌석 문을 열어 목발도 내려주었다. 차에서 내리는 허아연을 부축하며 목발을 건네자 허아연이 깍듯하게 말했다."고마워요."언제부터였는지, 허아연은 주현우를 대할 때면 예의를 차리게 되었다.허아연이 목발을 짚고 안정적으로 서자 그제야 주현우가 입을 열었다. "집에 들어가면 전화하든지 문자 보내줘."허아연이 예의 차리는 걸로 보아 굳이 묻지 않아도 같이 올라가길 바라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주현우도 허아연을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 주현우의 당부에 허아연은 짧게 대답했다. "네."대답을 마치고는 목발을 짚고 건물 안으로 걸어갔다.주현우는 바로 차에 타지 않고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멀어지는 허아연을 한참 동안 지켜봤다.주현우의 기억 속 허아연은 항상 자기한테 달려오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신을 차리고 다 내려놓고 잘살아 보려고 하니 자꾸만 멀어져가는 뒷모습뿐이었다.허아연은 항상 떠나가고 있었다.허아연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도 주현우는 바로 자리를 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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