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Bab 1 - Bab 10

30 Bab

제1화

“아연아, 현우가 온갖 언론사 실시간 검색어에 뜨고 기자들이 호텔 앞을 완전히 막고 있어. 이번에도 네가 수고 좀 해야겠다.” 밤 열 시였다. 책상 앞에 앉아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던 허아연은 힘없이 이마를 짚었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결혼한 지 3년, 주현우의 스캔들과 스캔들 여자 친구는 마치 우후죽순마냥 끝도 없이 늘어났다. 가끔 만날 때는 항상 주현우가 벌인 스캔들 뒷수습을 할 때였다. 하지만 허아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서희가 의미심장하게 타이르며 말했다. “아연아, 이번 일은 단순하게 회사 평판이나 주가 문제만이 아니야. 오지은이 돌아왔어. 오지은은 다른 여자들과 달라. 너 꼭 현우와의 결혼을 지켜내야 해.” ‘오지은이 돌아왔다고?’피곤하기 그지없는 허아연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다시 한참을 침묵하던 허아연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어머니. 지금 갈게요.” 전화를 끊은 허아연은 피곤한 듯 휴대폰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차 키를 들고 일어섰다. ……30분 후. 허아연이 호텔 뒷문을 통해 들어오자 강성태와 김민희가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민희는 고급 브랜드 쇼핑백 하나를 들고 허아연 앞에 다가왔다. “대표님, 옷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늘 밤 오지은이 입었던 것과 같은 디자인이자 주현우와 연기를 하기 위한 소품이었다. 강성태가 방문을 두드렸다. “현우 도련님, 사모님께서 오셨습니다.” “들어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와 태도의 주현우 목소리가 전해졌다. 강성태가 문을 열어주자 마침 욕실에서 나온 주현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헐렁한 회색 가운 차림의 주현우가 젖은 머리를 닦으며 걸어 나왔다. 탄탄한 가슴과 복근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나른함과 섹시함이 몸에 배여있었다. 허아연과 마주친 주현우는 바람 현장을 들킨 당황스러움도, 죄책감도 전혀 없었다. 두 사람은 3년 동안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몸을 숙여 테이블 위 담배와 라이터를 집어 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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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허아연을 한참 바라보던 주현우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결혼하고 싶을 땐 결혼하고,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하려고? 허아연, 너도 참 제멋대로다.” 허아연은 서류를 내민 자세 그대로 말을 이었다. "오랫동안 생각해 봤는데 우리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는 현우 씨와 지은 언니의 관계도 몰랐어요……” 허아연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주현우가 말을 끊었다. "허아연, 오지은이 돌아온 건 맞아. 그렇다고 오버하지 마. 나한테 밀당 같은 건 안 먹혀.” 주씨 가문의 권력을 탐내더니 할아버지를 설득해 결혼까지 밀어붙이게 한 여자. 다른 사람은 몰라도 허아연은 절대 주현우와 이혼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밀당을 해? 허아연은 주현우의 편견에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허아연에 대한 주현우의 인식은 도저히 바꿀 수 없었다. 주현우가 오지은을 좋아했다는 것도,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것도 허아연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허아연은 손등에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이혼 서류를 꽉 움켜쥐었다. 그래도 여전히 품위를 지키며 차분하게 말했다. "현우 씨, 오버하거나 밀당하는 게 아니에요. 사인하고 구청에 가보면 알 수 있잖아요?” 허아연은 자기 생각을 증명하고 싶었다. 허아연을 잠시 쳐다보던 주현우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래, 이혼해 줄게. 그런데 너희 할아버지도 동의했어? 호적 등본은 받았어? 우리 할아버지도 동의했고?”"정말 이혼하고 싶으면 어른들 먼저 설득하고 나한테 얘기해. 내 시간 낭비하지 마.” 주현우의 담담한 추궁에 허아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래, 주현우와의 이혼이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지.’ 결혼은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두 집안의 문제였다. 허아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의자에서 일어난 주현우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생각이 없으면 그냥 부대표 자리 잘 지키고 주씨 가문 둘째 사모님 노릇이나 해.” 허아연은 오른손에 이혼 서류를 든 채 해명하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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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결혼 3년 동안, 집에 돌아오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던 주현우였기에 허아연은 너무나 놀란 상황이었다. 허아연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어쩌다 돌아왔어요?” 이어 급하게 해명했다. "돌아오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에요. 현우 씨 집이니 당연히 언제든 돌아올 수 있죠.” 그리고 한 마디 또 덧붙였다. "욕실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어요. 침대에서도 안 잤고 유미 이모가 매일 청소하고 소독도 했어요.” 허아연은 갑자기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날도 주현우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허아연이 소매를 한 번 잡았다는 이유로 주현우는 그 정장을 버렸었다. 그 뒤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허아연은 주현우를 터치하지 않았다. 주현우의 물건도 건드리지 않았다. 해명하는 건 오늘 밤 집에서 쉬려던 주현우가 허아연이 침실을 사용했다고 꺼림칙해 할까 봐였다. 사실 두 사람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허아연은 이 방을 사용하지 않았다. 줄곧 옆에 있는 게스트룸을 사용해 왔다. 주현우는 허아연의 해명을 들으며 아무 일도 없는 듯 재킷을 벗어 소파에 던졌다. 허아연은 그의 앞을 막을세라 옆으로 걸음을 옮겨 길을 터주었다. 전혀 아랑곳하지 않던 주현우는 허아연이 스킨케어 제품을 안고 나가려 하자 무심하게 물었다. "호적 등본 받았어?” 허아연은 주현우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가 주셨어요. 당신 집안도 어렵진 않을 거예요.” 허아연은 전에 우리 집안, 당신 집안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주현우가 항상 선을 분명하게 그었기에 허아연도 자연스레 따라 말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주현우가 오지은을 많이 사랑한다는 것도 듣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주현우는 정말 오지은을 사랑하는 듯했다. 모든 스캔들 상대가 하나같이 오지은을 닮아있었다. 주현우가 그토록 사랑하는데 허아연이 여전히 버티고 노력하려 하는 건 철이 없고 무례한 일일 것이다. 덤덤하게 허아연을 힐끗 쳐다보던 주현우는 셔츠 깃을 풀어 헤쳤다. 드러난 쇄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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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오지은이 웃는 얼굴로 일어서며 맞이했다. "방금 아연이 만나서 같이 밥 먹자고 불렀어. 현우야, 괜찮지?" 주현우는 무표정하게 허아연을 힐끗 쳐다보았다. "네가 기분 좋으면 괜찮아." 주현우는 오지은 옆에 앉았다. 오지은이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방금 아연이랑 얘기 나누고 있었는데 아연이가 너희 두 사람 이혼할 예정이라더라. 그래서 두 사람 이혼하면 아연이에게 좋은 남자 하나 소개해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몇 년을 그냥 낭비하게 할 수는 없잖아." 분명 허아연과 부부 사이인데 주현우는 자연스럽게 오지은 옆에 앉아 있었다. 무덤덤한 눈길로 허아연을 볼 때마다 주현우는 장애물을 넘기듯 무시했다. 허아연은 굳이 따질 마음도, 따질 자격도 없었다. 그저 어색할 뿐이었다. 방금 오지은이 회사에 왔을 때 이미 주현우와 약속이 있다는 걸 짐작했어야 했다. 종업원이 주현우에게 메뉴판을 건넸다. 주현우가 주문하자 오지은이 옆에서 귀띔했다. "현우야, 내가 좋아하는 것만 시키지 말고 아연이가 좋아하는 것도 시켜." 주현우는 메뉴판을 들고 허아연을 힐끗 쳐다보았다. 불필요한 존재로 느끼는 듯했다. 허아연 자신도 자신이 낄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고 몰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주현우가 메뉴판을 건네는 순간 허아연이 방금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휴대폰이 울렸다. 허아연이 급하게 전화를 받자 김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중원 그룹 장도원 대표님이 오셨어요. 제2 프로젝트에 현우 대표님 사인이 필요해서 아직 착공이 어렵다고 합니다." "알았어요. 금방 돌아갈게요." 김민희의 전화를 받고 난 허아연이 오지은에게 말했다. "지은 언니,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들어갈게요. 두 분 천천히 드세요." 허아연은 두 사람이 답을 기다릴 새도 없이 가방과 휴대폰을 챙겨 바로 자리를 떴다. 식당 밖으로 나온 허아연은 한결 홀가분해졌다. 하늘도 평소보다 훨씬 더 높아진 기분이었다. ……식당 안, 오지은은 고개를 돌린 채 주현우에게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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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오지은이 돌아온 것 때문에 밀당하는 척 다른 방법으로 유혹하려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허아연이 정말 호적 등본을 가져오고 비밀 유지 계약서까지 준비하며 최근 새로 나온 이혼 정책까지 신경 쓰고 있을 줄 몰랐다. 주현우는 왠지 점점 흥미로워졌다. 허아연이 이혼을 핑계로 얼마나 뜯어내려 할지 보고 싶었다. 그 말에 허아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주현우를 바라보았다. 주현우 마음속에서 허아연이 얼마나 형편없는 존재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주현우는 절대 소통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었다. 허아연에 대한 주현우의 편견은 평생 바뀌지 않을 것이다. '됐어.' '다 필요 없어.' 결국 허아연은 힘없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시간 될 때 말해줘요. 같이 가서 절차 밟아요." 순순히 인정하는 허아연의 태도에 주현우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리고 싸늘한 눈빛으로 허아연을 쳐다보기만 했다. 주현우가 한참 동안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허아연이 입을 열었다. "쉬어요. 나중에 시간 될 때 나한테 알리면 돼요." 말을 마친 허아연은 돌아서서 문으로 걸어갔다. 방문을 열려던 그때, 주현우가 갑자기 손목을 낚아챘다.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현우는 허아연을 끌어당겨 앞에 내동댕이쳤다. 허아연은 비틀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고 주현우를 올려다보았다. 갑자기 끌려와서 순간 화가 치밀었지만 불길 속에서 자신을 안고 나오던 광경이 떠오른 허아연은 다시 화가 누그러들었다. 허아연은 빨개진 손목을 문지르며 물었다. "다른 볼일 있어요?"오랫동안, 아주 많이 생각했었다. 두 사람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주현우가 왜 이토록 허아연을 싫어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허아연의 덤덤한 말에 주현우는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넣고 고개를 돌리고 코웃음을 쳤다. 이내 다시 고개를 돌리고 허아연을 내려다보았다. "허아연, 대체 어떤 잘난 놈이 감히 나를 모욕해?" 이런 식이면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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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허아연은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아직 안 잤어요? 깜짝 놀랐네요."허아연은 주현우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주현우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차갑게 허아연을 쳐다보았다. 주현우의 시선에 허아연은 왠지 모르게 불안해졌다. 한 번도 허아연에게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다. 허아연은 주현우의 시선을 피하며 설명했다. "배터리가 없어서 휴대폰이 꺼졌어요. 민경이가 출장에서 돌아와서 같이 밥 먹었고요."주현우는 피식 웃었다. "밥을 6, 7시간씩 먹어?" 허아연도 주현우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허아연이 어디 갔었는지 이미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주현우를 한참 올려다보던 허아연이 입을 열었다. "나도 친구가 있고 내 삶이 있을 수 있잖아요."허아연을 내려다보던 주현우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이혼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연기도 하기 싫어?" '연기라니?' '언제 연기했다는 거야?' 결혼 생활 3년 동안, 허아연이 밖에 나간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단지 주현우가 허아연보다 일찍 집에 돌아왔고, 허아연은 마침 휴대폰 배터리 꺼졌을 뿐이었다.허아연은 3년 내내 이렇게 홀로 독수공방하며 지내왔었다. 주현우와 시시비비를 가릴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자신이 선택한 길이었다. 허아연은 그저 담담하게 귀띔했다. "주현우 씨, 우린 곧 이혼할 사이예요." 그 말은 간섭하지도 말고, 간섭할 자격도 없다는 뜻이었다. 허아연이 말을 마치자 주현우는 여전히 싸늘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아무 말도 없는 주현우를 본 허아연은 뒤돌아 욕실에 들어가려 했다. 그때, 주현우가 주머니에서 한 손을 빼더니 갑자기 허아연을 확 잡아당겼다. "결혼하고 싶으면 결혼하고,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하고. 우리 주씨 가문이 우스워?" 며칠 전에 이혼 얘기를 꺼냈을 때도 그냥 넘어갔는데 오늘 또 얘기하다니. 만만하게 보여?주현우에게 끌려간 허아연도 순간 욱하는 마음에 단호하게 말했다. "결혼하고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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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허아연의 모습을 보던 주현우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왜 그래?" 두 손을 살짝 말아쥐어 머리 양옆에 올렸다. 허아연은 몰래 침을 삼키고 주현우와 눈을 마주치며 방금 하던 말을 이어갔다. "심사숙고 끝에 이혼하자고 한 거예요."방금 주현우가 한 변명은 전혀 위로도, 설명도 되지 않았다.날마다 반복된 냉대와 무심함과 귀찮아하던 것이 진짜였다. 주현우는 끝까지 이혼을 고집하는 허아연의 손목을 잡고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갑작스러운 주현우의 키스에 허아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대로 굳어버린 채 숨까지 참고 놀란 얼굴로 주현우를 바라보기만 했다. 부드러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던 주현우는 숨조차 크게 못 쉬는 허아연을 보며 더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전서진 말처럼 허아연을 좀 달래주긴 해야 했다. 아니면 정말 반란을 일으킬 것이다. 허아연의 부드러운 피부를 쓰다듬던 주현우가 허아연을 침대에서 들어 올렸다. 허아연이 "으음"하는 매혹적인 소리를 뱉었다. 허아연은 두 손을 주현우 가슴 앞으로 가져가 막았다. 그 모습을 본 주현우는 허아연의 손을 밀어내고 손깍지를 껴서 움직일 수 없게 했다. 허아연이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현우 씨,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입 맞춘 거 아니에요?" 허아연의 말에 주현우는 순간 흥미가 사라졌다. 허아연 옆에서 몸을 일으킨 주현우는 불을 켜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허아연도 급하게 일어나 단추를 여몄다. 통유리창 앞에 서 있던 주현우는 허아연을 돌아보았다. 허아연은 사실…… 참 재미가 없었다. 뒤돌아 테이블 앞으로 걸어간 주현우는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비벼 끄고 옷장에서 셔츠와 수트를 꺼내 갈아입기 시작했다. 허아연이 시선을 피하자 그 모습을 본 주현우가 웃으며 물었다. "왜 쳐다보지도 못하겠어?" 허아연은 고개를 들어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현우가 손짓했다. "이리 와." 잠시 망설이던 허아연은 결국 침대에서 내려갔다. 주현우 앞에 다가간 허아연이 물었다. "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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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핸들을 잡고 있던 주현우가 피식 웃었다."왜, 나와 같이 있는 날을 손꼽아 세야 해?" 허아연이 바로 설명했다. "그런 뜻이 아니라 나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하니까요." 얼마 전에 스타라이트 테크에 이력서를 보냈는데 그쪽 대표가 직접 연락와서 언제든 출근해도 된다는 답을 줬었다. 지금 5월 초이니 허아연은 이번 달에 퇴사를 마치고 다음 달 바로 새 회사로 출근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주현우 때문에 너무 지체되어서는 안 되었다. "한두 달쯤이면 돼." 한두 달 정도면 상의할 수 있을 것이다. 허아연은 속으로 계획을 세우며 말했다. "그렇게 해요." 잠시 뒤, 두 사람은 회사에 도착했다. 주현우는 차 키를 회사 경비 팀장에게 던져주고 허아연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주현우 대표님이 오늘 허아연 대표님과 같이 출근하셨네?" "주현우 대표님이 허아연 대표님과 같이 출근하다니 또 이미지 관리 필요하신가?" "주현우 대표님, 허아연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직원들의 인사에 허아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주현우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눈인사로 대신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은 어김없이 회사를 술렁이게 했다. 사람들은 의논이 분분했다. 심지어 두 사람이 쇼윈도 부부다, 정이 들었다 내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대부분 쇼윈도 부부라는 데 걸긴 했다. 11시쯤, 허아연이 서류 두 부를 들고 다른 부대표 사무실에서 나오는데 오지은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아연아." 고개를 들어 오지은을 본 허아연은 예의를 차려 인사했다. "지은 언니." 오지은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열정적으로 다가왔다. "디저트 사온 거 네 책상에 올려놨어." "고마워요, 지은 언니. 다음부터 그러지 않아도 돼요." 오지은은 흘러내린 허아연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그게 무슨 말이야." 오지은이 손을 내릴 때 허아연은 오지은이 왼손 무명지에 끼고 있는 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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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하지만 벌써 3년이 지났다. 유서희는 자기 아들이 비정하게 허아연을 계속 혼자 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유서희의 질문에 허아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한참 동안 유서희를 바라보던 허아연이 말을 꺼냈다. "어머니, 저랑 현우 씨 이혼할 생각이에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혼?" 유서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갑자기 이혼을 왜 해?" 그리고 바로 허아연에게 다그쳤다. "현우가 이혼하자고 한 거지? 양심도 없는……" 허아연은 욕설을 퍼붓는 유서희를 말리며 다급하게 설명했다. "어머니, 현우 씨가 아니라 제가 먼저 말 꺼냈어요." 그 말에 유서희는 바로 조용해졌다. 한참을 바라보기만 하던 유서희가 물었다. "아연아, 오지은이 돌아온 것 때문에 그래? 아무리 오지은이 돌아왔어도 나랑 주씨 가문은 무조건 네 편이야. 오지은 절대 소란 못 피워. 내가 대신 현우 잘 지켜보고 있을게." 허아연이 3년 동안 꾹 참아온 것들을 유서희는 다 알고 있었다. 허아연이 안쓰럽고 자기 아들한테 미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욕해봐도 주현우는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허아연은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차분하게 유서희를 바라보았다. "어머니, 오지은이 돌아와서가 아니라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며칠 전에 그 사람한테도 얘기했고요." 전에는 항상 현우 씨라고 부르더니 언제부턴가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그 사람"이라고 하거나 이름 석 자를 그대로 불렀다. 유서희가 타이르며 말했다. "아연아, 흥분해서 결정하지 마. 우리 일단 조금만 더 지켜보고 결정하는 게 어때? 여기까지 함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잖아." "우리 먼저 좀 지켜보고 그래도 바뀌는 게 없으면 나도 말리지 않을게. 어때?" 그 말에 허아연이 차분하게 말했다. "어머니, 저 이미 오랫동안 지켜봤어요." 하룻밤 사이에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 아니었다. 주현우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그 마음은 이미 매일매일 반복된 주현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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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전화를 끊은 허아연은 젓가락을 내려놓은 채로 유서희와 주현우에게 말했다. "어머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올라갈게요." "밥도 다 안 먹었잖아." 허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이제 배불러요." "그래, 먼저 올라가서 일 봐. 나중에 야식 먹고 싶으면 엄마한테 얘기해." "네." 유서희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허아연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주현우는 늘 그렇듯 차가운 태도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허아연이 방에 들어가자 유서희는 그제야 주현우에게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연이가 방금 하는 말 너도 들었지. 적당히 하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그렇게 말을 안 듣더니 결국 아연이가 너랑 같이 못 살겠다잖아." "오씨 집안 딸내미들이 뭐가 그렇게 좋아? 하나 떠나보냈더니 또 하나를 끌어와? 기어이 오씨네 딸과 엮여야겠어?" 주현우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유서희가 계속 퍼부었다. "아연이가 그동안 주씨 가문을 위해, 회사를 위해 한 노력과 너를 위해 참아준 것들 네 눈에는 보이지도 않아? 눈이 멀었어? 현우야, 사람이면 양심이 있어야 하는 거야." 유서희의 잔소리에 주현우는 차갑게 받아쳤다. "허아연이 노력하는 거, 참는 거 다 자기 생각이 있는 거예요." 그 말에 유서희가 발끈하며 주현우를 빤히 쳐다보았다. "현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아연이가 우리 집안 재산이라도 노린다는 거야?" "현우야, 아연이를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면서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 양심에 찔리지도 않아?" 주현우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말했다. "됐어요, 밤새 잔소리하겠어요.""그래, 나도 잔소리하지 않을게. 지금 너한테 원하는 건 딱 하나야. 앞으로 아연이와 열심히 잘 살아, 그리고 올해 안에 아연이 임신하게 해. 아니면 앞으로 오지은 만날 생각 하지도 마." 유서희의 협박에 주현우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지만 유서희는 물러서지 않았다. "정말 오지은을 그렇게 사랑했으면 전에 네 할아버지가 반대했을 때 버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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