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눈이 마주치자 주현우는 서두르지 않고 옆에 있던 서류를 집어 허아연에게 천천히 건네며 말했다."동승 그룹이 그 건물을 원한다면 경주 그룹은 절대 빼앗을 생각이 없어요. 양도 계약서예요, 일단 확인해 보세요.""문제없으면 지금 바로 계약서에 사인해도 됩니다."주현우가 내세울 만한 카드나 명분도 없이 허아연을 찾아올 리 없었다. 게다가 허아연이 이유 없이 따라나서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허아연은 주현우가 건넨 계약서를 받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앞부분을 볼 때까지만 해도 딱히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뒷부분에 적힌 가격을 본 허아연의 안색이 미세하게 변했다. 주현우가 태광 빌딩을 단돈 천 원에 넘기려 한 것이다. 허아연이 고개를 들고 주현우를 보며 말했다."주 대표님, 이건 완전히 손해 보는 장사잖아요."허아연의 말에 주현우가 웃으며 말했다."사업은 눈앞의 이익보다 앞으로를 길게 봐야죠. 지난번 안 선생님이 도와주신 것도 계속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안 선생님의 전문 기술이라면 경주 그룹과 동승 그룹의 협력으로 얻는 이익이 태광 건물보다 훨씬 클 거라 믿어요."주현우가 오늘 찾아온 건 사실 허아연에게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다만 허아연이 경계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사업 얘기를 꺼낸 것이었다. 태광 건물은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 미동도 없이 태연하게 주현우를 바라보는 허아연은 그런 속셈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다만 주현우가 말하지 않으니 굳이 까발리지 않았다. 괜히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허아연이 계약서를 손에 쥐고 사무적으로 말했다."주 대표님, 동승 그룹 일은 전부 저희 오빠가 결정해요. 계약서 가져가서 오빠한테 보여주고 나중에 다시 대표님과 얘기 나누라고 할게요." "그래요." 주현우는 바로 요구를 덧붙였다. "안 선생님도 그 자리에 함께 있어주셨으면 해요.""업무 관련한 거면 최대한 참석할게요."얘기를 마치고 난 주현우는 최근 들어 기분이 제일 좋아
주현우가 다시 말했다."그럼 어디 가서 잠깐 얘기 좀 나눌까요? 안 선생님과 할 얘기가 있어서요."허아연은 가볍게 숨을 내쉬고 팔짱을 낀 채 무심하게 말했다."할 얘기 있으면 여기서 하세요, 주 대표님."허아연의 거절에 주현우는 그저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권승준과 함께 있을 때는 이런 반응이 아니었다. 하지만 주현우도 할 말은 없었다. 무언가를 요구할 자격도 없고 그럴 입장도 아니니까. 주현우는 여전히 냉정함과 여유를 잃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동승 그룹이 태광 빌딩 사무동을 매입하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계약할 때는 그런 일이 있는 줄 전혀 몰랐네요. 저희가 먼저 계약을 해버려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말을 이어가던 주현우가 화제를 돌렸다."태광 빌딩 건으로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찾아온 거예요. 동승 그룹이 여전히 태광 건물을 매입할 의향이 있는지 알고 싶어서요."주현우의 말이 끝나자 허아연은 욕이 나올 것 같았다.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동승 그룹이 태광 건물을 매입하려 한 사실을 몰랐다는 주현우의 말이 헛소리라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일부러 끼어들어 건물을 핑계로 허아연과 딜을 하려는 수작이었다. 게다가 주현우의 성격이면 애초에 안서준과는 얘기할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허아연은 여전히 떠보듯 말했다."기술 관련 문제가 아니면 동승 그룹의 다른 일은 전부 저희 오빠가 맡고 있어요. 오빠한테 주 대표님에게 연락하라고 할게요."하지만 주현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저는 안 선생님하고만 얘기 나누고 싶어요."역시나 처음부터 작정한 거였다.무표정한 얼굴로 주현우를 빤히 쳐다보던 허아연은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태광 건물은 안서준이 유일하게 눈여겨본 사무 공간이었고 입지도 좋았다.두 사람이 잠시 팽팽하게 대치하는가 싶더니 허아연이 호텔로 들어가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본 주현우가 조수석 앞으로 가 문을 열었다.무심하게 쳐다보던 허아연은 전혀 물러날 기
전에 한동안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실험실에서 일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허아연 씨, 한민규 씨와 얘기 많이 나눠보고 문제 있으면 짚어주고요." 유건희는 다른 사람들이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이어 말했다. "지난번 경주 그룹에서 처리한 문제도 논리가 아주 명확했어요. 전문 기술이 확실히 늘었네요."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한민규와 지일우 등을 보며 말했다."한민규 씨, 지일우 씨. 기술 정보 쪽은 그래도 허아연 씨한테 좀 더 가르침 받아요."한민규를 비롯한 사람들은 계속 허아연이라고 부르는 유건희를 빤히 쳐다봤다.이쯤 되니 허아연조차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눈빛이었다. 고개를 돌린 유건희는 뚫어져라 보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물었다. "왜 그래요?"그제야 한민규가 정색하고 한마디 거들었다."대표님, 이분은 안 선생님이에요. 동승 그룹 안시연 선생님이요."한민규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유건희는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허아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당황하거나 빈틈을 보이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너무 닮아서 깜빡했네요."한민규 일행도 다급하게 맞장구쳤다."그러니까요, 진짜 너무 닮아서 저희도 자주 깜빡해요."하지만 겉으로는 맞장구를 치면서도 다들 속으로는 유건희가 분명 뭔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다만 허아연이 인정할 생각이 없어 보였기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허아연과 유건희가 하라는 대로만 움직일 뿐이었다.사람들 앞에서 이내 호칭을 바로잡았지만 유건희는 긴장이 풀리면 여전히 무심코 허아연이라고 부르곤 했다.그래서 다른 외부인이 있는 자리에서는 혹시라도 빈틈을 보일까 봐 허아연과 아예 얘기를 나누지도 않았다. 유건희의 머릿속엔 아무래도 다른 것보다 일이 최우선이었다. 실험실에서 저녁까지 바쁘게 일하다 시내로 돌아온 뒤 허아연은 다 같이 저녁을 먹고 나서야 호텔로 향했다.지일우의 차에서 막 내리던 그때, 옆에 세워진 마이바흐 문이 열리며 누군가 차에서 내렸다. 허아연은 신경 쓰지 않고 호텔 쪽으로 걸어갔다.그때 주현우가
안서준이 곁을 내어주지 않아도 주민경은 화 한 번 내지 않고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안 대표님, 너무 남처럼 말하지 마세요. 우리 남도 아니잖아요. 사업상 협력도 있는데 제 체면 좀 봐주세요." 주민경이 친한 척해도 안서준은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죄송하지만 주민경 씨, 저는 그쪽 잘 몰라요. 체면 봐줘야 할 이유도 없고요." '흥, 이런 걸 좀 챙겨왔다고 허아연 정체를 캐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야.' '웃기지도 않네.'안서준에게 전혀 먹히지 않자 주민경은 바로 웃음기를 싹 거두고 젓가락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쏘아붙였다."안서준 씨, 뭐 그렇게 잘난 척이에요? 아연이만 아니면 내가 그쪽 신경이나 썼겠어요?"잠시 할 말을 잃었던 안서준이 말했다."주민경 씨가 딱히 저를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요."안서준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자 주민경은 화가 나서 말문이 막힌 나머지 얼굴까지 하얗게 질렸다.'정말 호의도 몰라주네.' 한참 동안 안서준을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고마워하는 기색은커녕 말을 섞을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주민경은 숨을 길게 들이쉬고는 챙겨온 아침을 전부 쓰레기통에 휘리릭 버려버리고 씩씩거리며 말했다."안 먹을 거면 말아요. 말 안 해주면 내가 직접 알아볼 거예요."말을 마친 주민경은 안서준이 반응할 새도 없이 가방을 챙겨 들고 뒤도 안 돌아보고 성큼성큼 나가버렸다.안서준은 씩씩거리며 나가는 주민경의 뒷모습에 아침부터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빈틈 하나 없는 주현우한테 어떻게 저런 친여동생이 있는 걸까? 문을 잠시 응시하던 안서준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다시 자기 일에 몰두했다.한편 호텔을 나와 차를 몰던 주민경은 좀처럼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안서준, 정말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요즘 계속 허아연과 안시연의 관계를 캐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알아낸 게 하나도 없어서 너무 답답했다. 사실 주민경은 허아연이 자신은 믿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절대 주현우나 다
꼼짝 않고 주민경을 한참 쳐다보던 안서준은 인사도 없이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묻지 않고 곧장 책상 앞으로 걸어가 수화기를 들더니 112에 전화를 걸었다."여기 리츠 호텔인데요……"안서준이 냅다 신고하려는 걸 본 주민경은 빠르게 다가가 전화기를 낚아채 끊어버리고는 두 손으로 팔을 꽉 잡으며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안 대표님,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저 볼일이 있어서 찾아온 거예요, 우리 좋게 좋게 지내요."안서준이 주민경을 내려다보며 살짝 힘을 주어 팔을 빼내려 했다.그런데 주민경도 힘이 만만치 않은지라 좀처럼 뺄 수가 없었다. 미간을 찡그린 안서준이 힘을 들였지만 주민경도 그만큼 더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주민경은 힘이 정말 만만치 않았다.만만치 않은 힘에 결국 팔 빼는 걸 포기한 안서준은 주민경을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물었다."주민경 씨, 이렇게 낯선 남자 방에 함부로 쳐들어와서 무슨 사고라도 날까 겁나지도 않아요?" 주민경이 여자인 데다 허아연의 가장 친한 친구였기에 안서준도 굳이 따지지 않았다.안서준의 물음에 주민경이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안 대표님은 딱 봐도 반듯한 사람이잖아요. 대표님 인성이라면 완전 믿거든요."안서준이 말을 하기도 전에 바로 아부하듯 덧붙였다."안 대표님, 아직 아침 안 드셨죠. 저희 교진시에서 유명한 아침 식사 챙겨왔으니 드셔보세요."주민경은 아부하듯 챙겨온 아침을 안서준의 책상 위에 차려놓았다. 안서준은 수건으로 계속 머리를 닦으며 차가운 태도로 말했다."주민경 씨, 빙빙 돌리지 말고 할 말 있으면 그냥 해요." 주민경은 서두르는 기색 없이 다가가 안서준을 밀듯이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안 대표님, 서두르지 말고 먼저 제가 챙겨온 아침 식사 어떤지 좀 드셔보세요."말하며 아부하듯 젓가락으로 떡 한 조각을 집어 안서준의 입가에 가져가더니 말했다."안 대표님, 한번 드셔봐요."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이렇게까지 비위를 맞추는 주민경에게 안서준도 여전히 차가운 눈빛과 태도로 못 이기는
주현우가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순간 로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대표님 언제 염색하신 거예요?""어머, 대표님 드디어 정신 차리셨나 봐요, 드디어 염색하셨네. 저러니까 훨씬 잘생겨 보이고 덜 답답해 보여요.""목표가 생기셨나 봐요, 연애하시려는 거 아닐까요?""맞아요, 남자가 꾸미기 시작하면 마음에 둔 사람이 생겼다는 뜻이잖아요.""대표님 다시는 결혼 안 하신다고 하지 않았어요? 약속 지키지 않으실 건가 보네요.""안시연 씨예요, 분명 안시연 씨 때문일 거예요. 허 대표님과 똑같이 생겼다던데 대표님이 가만히 계실 리가 없죠."머리가 하얗게 센 뒤로 주현우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친구들이 좀 다듬으라고 몇 번씩 잔소리해도 아예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어차피 허아연도 없는데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젯밤, 권승준이 허아연 앞에서 잘 보이려는 모습을 보고는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머리를 예전처럼 자연스러운 검은색으로 염색한 것이다. 염색하고 나니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 듯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위층 직원들도 놀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심지어 주석진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허아연이 세상을 떠난 뒤로 주현우는 아예 넋이 나간 사람 같았는데 특히 머리가 하얗게 센 뒤로는 더 우울해 보였다.보아하니 다시 의욕이 생긴 모양이었다.주석진 곁을 지나가는 주현우는 눈빛도 평소와는 달랐다.잠시 후 주현우가 사무실에 돌아오자 오원빈이 업무 보고를 하러 들어왔다.주현우가 머리를 검게 염색한 걸 본 오원빈도 꽤 놀란 눈치였다.업무 보고를 하는 내내 시선이 자꾸 주현우의 머리로 향했다.고개를 숙이고 오원빈이 건넨 서류를 확인하던 주현우는 자꾸 자기 머리로 향하는 시선에 천천히 고개를 들고 심드렁하게 물었다."내 머리가 그렇게 재밌어?"회사에 들어설 때부터 다들 자기 머리만 쳐다보는 통에 주현우는 사실 좀 어이가 없었다.전에도 원래 이런 색깔이었잖아?주현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