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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Author: 김하이
“말도 안 돼! 고작 토끼 한 마리에 뭐가 이렇게 비싸? 이건 협박이야. 노골적인 협박이라고!”

김지영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언성을 높이며 역정을 내려 했다.

이에 차정원이 태연하게 웃더니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혈통 증명서, 시장 가치 보고서, 감정서 일체는 이미 증거로 경찰에 제출했어요. 법적 효력이 있는 이 서류들은 경찰이 두 분께 완벽하게 보여줄 겁니다. 그때 되면 토끼가 정말 1억 원의 가치가 있는지 두 분 스스로 아시게 될 겁니다.”

이 말은 찬물 세례와도 같아서 김지영과 송종현의 마지막 희망마저 완전히 꺼버렸다.

두 사람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고 김빠진 공처럼 몸이 축 처졌다.

그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작 토끼 한 마리 때문에 감옥에 가고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송하나에게 휙 돌아서더니 말투가 돌연 부드러워지며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

“하나야, 아무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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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6화

    간신히 평정을 되찾은 송하나가 숨을 고르고 송태리 앞으로 다가섰다.초라한 몰골로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를 보고 있자니 수년간 가슴속에 억눌렸던 감정이 모조리 폭발하고 말았다.“내가 독하다고? 너희 가족들이 한 짓은 생각 안 해? 나보다 백 배, 천 배는 더했어! 알아?”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 글자씩 또박또박 내뱉었다.“우리 아빠는 너희 아빠 친형이야. 애초에 너희 가족 시골에서 어떻게 살았어? 우리 부모님이 시내로 데려와서 집도, 일자리도 다 알아봐 주셨지! 그런데 너희 가족은 무슨 짓을 했지? 우리 집 회사에 재산까지 다 차지하려고 외간 남자랑 손잡고 우리 부모님을 죽였잖아! 대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말할수록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그녀는 송태리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너도 마찬가지야! 아빠가 시골에서 언니가 온다고 하길래 내가 가진 장난감이랑 과자를 전부 꺼내서 너한테 줬는데 정작 넌 뭐 했어? 내가 없는 사이에 가장 아끼던 인형을 무너트리고 공주 드레스도 전부 가위로 잘라놨잖아. 태리야, 너희 가족은 뼛속부터 못돼먹은 인간들이야. 남이 베푸는 호의를 받을 자격이 없어!”“너희 가족들이 누리고 있는 화려한 삶은 우리 부모님의 피와 목숨으로 얻어낸 거야! 난 지금 단지 너희가 가진 모든 걸 잃는 기분이 어떤 건지 느끼게 해주려는 것뿐이야. 천벌 받을 짓을 저질러서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게 뭐가 독하다는 거지?”그녀는 후회와 원망으로 가득 찬 눈길로 바닥에 주저앉은 송태리를 내려다보았다.“내가 지금 가장 후회하는 건 너희 가족의 본모습을 왜 진작 알아채지 못했느냐는 거야. 너희가 내 부모님 해칠 걸 알았다면 애초에 절대 우리 집으로 들이지도 않았어. 너희 같은 인간들과는 처음부터 엮이지 말았어야 했다고!”송하나의 심장에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말을 마치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적셨다.차정원은 흐느끼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안경 너머 눈가에 희미한 연민이 스쳤다.그는 딱히 방해하지 않고 조용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5화

    “경찰관님, 이건 대체 무슨...”“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송종현 씨는 현재 고의 상해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하니 저희와 함께 서로 가주시죠”송종현은 그 순간 사색이 되었다.연신 뒷걸음질 치면서 횡설수설하며 해명하기 시작했다.“아니요, 저 그런 적 없어요!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누가 저를 음해하려는 수작이라니까요!”두 명의 경찰이 앞으로 다가와 양쪽에서 그의 팔을 붙잡았다.“음해인지 아닌지는 경찰서에 가서 조사하면 밝혀질 겁니다. 가시죠!”송종현이 발버둥 치려 했지만, 어깨를 단단히 눌려 제압당했다.차가운 수갑이 찰칵 소리를 내며 그의 손목에 채워졌다. 서늘한 감촉이 닿자 송종현은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경찰에게 끌려가면서도 내내 억울하다며 울부짖는 이 남자...“레나야, 내 아들...”이때 송하나가 타이밍을 노리고 유난히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삼촌, 걱정 말아요. 레나 임신 같은 거 안 했어요. 그 임신진단서는 가짜예요.”“뭐라고?”송종현은 아직도 자신의 핏줄이 생겼다는 환상에 빠져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이 한마디가 모든 희망을 산산조각냈다.“이 망할 년이 감히 나를 속여?”송종현은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미친 사람처럼 송하나에게 달려들어 따지려 했으나 경찰들이 어깨를 꽉 짓누르고 거칠게 경찰차에 밀어 넣었다.“아빠!”송태리는 그가 끌려가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려 했지만, 경찰에게 저지당했다.“공무 집행 방해하시면 안 됩니다.”경찰차가 굉음을 내며 멀리 사라졌다.송태리는 몇 걸음 쫓아가다 다리에 힘이 풀려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맥없이 쓰러졌다.손바닥이 깨진 돌멩이에 긁혀 쓰라렸지만, 이까짓 고통은 가슴속의 절망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엄마가 감방에 갇힌 마당에 아빠까지 경찰서로 끌려가다니.이제 이 집은 완전히 풍비박산이 나버렸다.그리고 이 모든 일을 계획한 사람이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송태리는 고개를 번쩍 들고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송하나를 노려보았다.“너지? 네가 우리 아빠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4화

    “역시 너였어, 송하나!”송태리는 마침내 충격에서 벗어나 거대한 분노에 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당장이라도 송하나를 찢어 죽일 것 같은 눈빛으로 돌변했다.“너 진짜 독하다! 대체 왜 그랬어? 이렇게까지 하는 목적이 뭐냐고?”“목적?”송하나의 얼굴에 띈 가식적인 미소가 모조리 사라졌다.평온했던 눈빛 속에서 수년 동안 억눌러왔던 증오와 고통이 거세게 일렁였다.그녀는 한없이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내 목적은 너희 가족 세 식구를 한 명씩 모조리 감방 보내는 거야. 거기 가서 비참하게 죽어간 우리 부모님 죗값을 치르게 할 거야!”그녀의 눈빛에 서린 핏기 어린 증오심이 너무 낯설었다.송태리가 멍하니 넋 놓고 있을 때 짜증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뭐야? 아침부터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머리 아파 죽겠네!”송종현이 아래층의 소란에 잠을 깨고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방에서 걸어 나왔다.문 앞에 서 있는 송하나를 보자 흠칫 놀라더니 미간을 확 구겼다.“하나야, 네가 여긴 웬일이야?”송하나는 부모님을 죽음으로 몰아세운 원흉을 보고 있자니 입가에 차가운 곡선이 그려졌다.“삼촌, 오늘은 삼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잖아요. 조카로서 당연히 직접 와서 그 순간을 지켜봐야죠.”“얘가 뭐라는 거니?”송종현은 미간을 더 세게 구기고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피어올랐다.옆에 있던 송태리는 분노에 겨운 목소리로 울부짖었다.“아빠, 쟤가 방금 다 인정했어. 레나라는 여자 쟤가 보낸 사람이야. 아빠 꼽 주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기어들어 온 거라고.”“뭐? 레나 네가 보냈어?”송종현은 두 눈을 부릅뜨고 광기 어린 시선으로 송하나를 노려보았다.“당장 말해. 레나 지금 어디 있어? 내 앞으로 데려오란 말이야. 걔 지금 내 아이를 가진 몸이야. 무려 네 친조카라고, 하나야!”이 인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아들 꿈이나 꾸고 있다니.송하나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삼촌은 이 나이가 돼서도 참 낭만적이시네요. 다만 감방에 있는 숙모가 이 소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3화

    하여 내부 소식을 얻자마자 초조해하고 있을 송하나가 염려되어 바로 전화를 걸었다.아니나 다를까 전화 너머의 송하나는 몇 초간 침묵했다.휴대폰을 쥔 손이 저도 몰래 미세하게 떨렸다.그녀는 이날을 너무나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차정원은 그녀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서둘러 당부했다.“오전에는 중요한 변론 준비가 있어서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 어디도 나가지 말고 얌전히 집에만 있어. 마무리되는 대로 너한테 갈 테니.”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바로 송하나가 일시적인 충동으로 홀로 송씨 저택에 찾아가는 일이다.그 집안 사람들이 궁지에 몰려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네, 알겠어요.”송하나는 나름 순순히 대답했다.하지만 전화를 끊자마자 드레스룸에 들어가 신중하게 옷을 골라 입고 거울 앞에서 가볍게 화장까지 마쳤다.거울 속 그녀는 맑은 눈동자에 결연한 의지가 서려 있었다.이 순간만을 위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절대 놓칠 수가 없지.송하나는 각성하여 가장 품위 있는 모습으로 원수들이 몰락하는 순간을 지켜봐야 한다.그녀는 가방을 챙겨서 별장을 나섰다.길가에 서서 택시를 잡으려는데 검은색 세단 한 대가 옆에 천천히 멈춰 섰다.차창이 부드럽게 내려가자 차정원의 익숙하고 잘생긴 옆모습이 드러났다.“차 변호사님?”송하나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회의 중이라면서요?”“그러는 넌?”차정원은 각 잡고 차려입은 그녀의 옷차림을 보더니 무기력하게 되물었다.“얌전히 집에 있겠다고 했잖아. 어디 가는 건데?”그녀는 대뜸 말문이 막혔다. 이 상황을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그때 차정원이 차 문을 쓱 밀었다.“타. 네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회의는 비서에게 맡겨뒀으니까 나랑 같이 가.”이 말을 듣는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따뜻한 전류가 흘렀다.이 남자가 진작 꿰뚫어 보고 있었다니.“고마워요.”송하나는 나지막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20분 후, 차가 송씨 저택 앞에 천천히 멈춰 섰다.송하나는 차에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2화

    송태리는 무심코 고개를 들고 이강우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하지만 그는 마치 구경하는 사람처럼 덤덤하게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기만 할 뿐 도와줄 기미가 전혀 없었다.그 순간 송태리는 온몸의 피가 식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예전의 이강우는 그녀가 작은 억울함이라도 당하지 않게 지극정성으로 아꼈지만, 지금은 아예 낯선 이를 대하듯 눈빛에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이토록 극명한 대비는 좀 전에 맞은 귀싸대기보다 더욱 심장을 후벼팠다.최로운이 적절한 타이밍에 부하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고 곧바로 웨이터 몇 명이 비틀거리는 송종현을 부축하기 위해 나섰다.“송태리 씨, 저도 이만 볼일이 있어서 가볼게요.”최로운은 예의 바르지만 묘하게 거리를 두는 말투로 말하며 몸을 돌려 사라졌다.송태리는 그가 지금 일부러 선을 긋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과거 이강우가 그녀를 아꼈을 때, 그의 친구들조차 모두 지극히 관심을 보여줬고 이에 송태리는 자신이 정말 그들의 상류층 세계에 녹아들었다고 착각했다.하지만 이제 이강우가 그녀를 피하니 그의 주변 사람들 역시 냉정하게 외면했다.송태리는 그제야 깨달았다. 소위 ‘상류층’이라 하는 곳에 자신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다는 사실을.이강우가 없으니 그의 친구들도 저마다 송태리를 외면했다.“송태리 씨, 이만 가시죠. 저희 사장님이 집까지 모셔다드리라고 했습니다.”직원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그 속뜻은 뻔했다. 송종현이 이곳에서 계속 난동을 부려 가게 장사에 피해를 줄까 봐 내보내려는 것이었다.두 명의 직원이 송종현을 양옆에서 부축해 밖으로 끌어냈다.송태리도 넋이 나간 채 그들 뒤를 따랐다.그런데 입구에 다다르자 송종현이 갑자기 직원들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안으로 쳐들어가려고 했다.“나 안 가! 레나 찾아야 해! 우리 레나 대체 어디 갔어? 내 아들 내놔. 어서 데려오란 말이야.”처참하게 무너지는 아빠의 모습과 횡설수설하는 취중 진담을 듣는 순간, 송태리는 억눌려 있던 분노가 마침내 폭발하고 말았

  • 별이 되어 빛나리   제441화

    “갈 거면 너나 가.”그 말을 끝으로 이강우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룸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머뭇거림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었다.최로운은 어깨를 으쓱하며 황급히 그 뒤를 따랐다.“엑스인 너도 신경 안 쓴다는데 아무 상관없는 내가 뭘 굳이...”룸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란이 순식간에 차단되었다.최로운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본인 잔에 술을 따랐다. 이내 참지 못하고 질문을 건넸다.“그나저나 송하나 대체 무슨 속셈일까? 레나한테 송종현이랑 찍은 야릇한 사진을 그렇게 잔뜩 보내놓고 가짜 임신 진단서까지 쥐여주더니 이제 와서 임무가 끝났다고 통보하는 거 있지? 벌써 며칠째 아무론 후속 조치도 없어. 도대체 무슨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까?”이강우는 와인잔을 흔들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 역시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만약 송하나의 목적이 송종현을 파멸시키는 것뿐이라면 지금 송씨 가문은 파산 신청을 했고 송종현도 김지영의 그 유명한 카섹스 사건으로 체면이 바닥을 쳐서 더는 잃을 것도 없는데 설마...이강우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그녀가 원한 게 송종현의 파멸 그 이상이라면 짜놓은 판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을 수가 있다.바로 그때, 밖에서 갑자기 격렬한 다툼 소리와 함께 유리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최로운이 미간을 찌푸리며 부하 직원을 불렀다.“밖에 무슨 일이야?”부하가 허둥지둥 달려와 보고했다.“사장님, 밖에 손님이 술에 잔뜩 취해서 홀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말려도 소용이 없어요.”“누가 감히 내 구역에서 함부로 주사를 부려?”최로운이 씩씩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을 매만졌다.“강우야, 앉아 있어. 나 잠깐 나갔다 올게.”문을 열고 나서자 송종현이 한창 웨이터의 멱살을 잡고 비틀거리며 소리치고 있었다.“레나 어디 있어? 당장 레나 불러! 왜 며칠째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다 씹는 거야? 이년 어디 갔어? 또 다른 손님 접대 보냈지? 그런 거지?”웨이터는 난감한 표정으로 해명했다.“손님, 저희가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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