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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Author: 초향
배경 없는 평범한 사람에게 임채아는 계속 연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한의원에서 지낸 며칠 동안 그녀는 심지어 단종건에게 독을 놓아 골탕 먹이려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율이 그녀를 괴롭히도록 부추겼지 않았는가.

단종건의 경고를 들은 장하준은 화내지 않고 오히려 눈물을 흘릴 정도로 웃음을 터뜨렸다.

실력이 비슷한 사람이 경고하면 그는 화를 낼 수 있겠지만 격차가 너무 크니 그저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나를 가만두지 않겠다고요? 당신이 무슨 능력으로요? 하하하, 연기에 푹 빠진 거예요?”

불같은 성격을 가진 단종건은 장하준의 도발에 참지 못하고 즉시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놈아, 다음에 나한테 빌 때는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내 손에 걸리지 않기를 기도해.”

하지율은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뿐 말리지 않았다.

정기석은 장하준과 말다툼을 벌이는 단종건을 바라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갑자기 왜 이 노인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떠올랐다.

정기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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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5화

    하지율은 주용화가 주씨 가문의 후계자 자격으로 돌아왔을 때 보여 줬던 강한 집착과 압박감을 떠올리며 조금 굳어 있던 미간을 겨우 풀었다.‘역시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 걸까...’진소현은 하지율을 몇 마디 더 다독인 뒤에야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고 나서야 진소현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때 누군가 물 한 잔을 내밀었다.진소현은 컵을 받아 들며 작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남시온은 수척해진 진소현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전에 말했잖아. 용화의 일에는 너무 깊이 관여하지 말라고... 용화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나타난 게 뭔가 눈치챈 뒤 하지율 씨를 떠보는 걸지도 누가 알아?”남시온은 냉담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용화는 잔머리도 많고 수 읽는 능력도 보통이 아니야. 수싸움이 시작되면 너 그리고 나, 거기에 하지율 씨까지 셋이 덤벼도 상대가 안 될걸...”진소현은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남시온을 바라보며 물었다.“남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의도적인 것 같아? 아니면 정말 우연일까?”남시온은 무심한 표정으로 답했다.“한두 번이면 우연일 수 있지. 그런데 계속 이렇게 절묘하게 겹치면 그건 분명 뭔가 있다는 뜻이야.”남시온은 잠시 말을 고른 뒤 덧붙였다.“남자 입장에서 보자면 용화가 하지율 씨에게 접근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야.”진소현이 컵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어떤 세 가지?”그러자 남시온이 말했다.“첫째, 정말 단순하게 하지율 씨한테 흥미가 생겼을 가능성이야. 어쨌든 용화는 하지율 씨가 바이올린 켜는 걸 들었잖아요. 하필 그 곡이 백월광이었고...”“둘째,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지금 하지율 씨를 시험하고 있는 경우지.”“셋째는...”진소현은 남시온이 말을 끌자 바로 재촉했다.“언제부터 그렇게 사람 속을 애태우게 말했지?”남시온은 진소현을 한 번 쳐다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셋째는 용화가 하지율 씨를 갖고 노는 거지. 복수하려고 말이야. 지금 벌어지는 일은 그 시작일 뿐일 수도 있어.”“용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4화

    “하지율 씨.”전화 너머로 진소현의 맑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 있나요?”하지율이 물었다.“주용화 씨의 최면 상태는 다시 확인해 봤어요?”그러자 진소현이 대답했다.“네. 며칠 전에 저랑 시온 오빠가 같이 구현 선생님께 데려가서 다시 검사받았어요. 지금은 최면에 별다른 문제 없어요.”하지율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한동안 침묵이 이어지자 진소현은 곧바로 이상함을 알아차렸다.“하지율 씨, 혹시 뭔가 발견한 거예요?”하지율은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진소현 씨가 아는 주용화 씨라면... 만약 기억이 전부 돌아왔을 때 어떻게 할 것 같아요?”진소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아마 두 가지 중 하나일 거예요. 모르는 척하거나... 복수하겠죠. 이미 헤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상태라면 기억이 돌아와도 실패한 연애였다고 생각하고 끝낼 수도 있어요.”“보통 사람들이 헤어진 뒤 전 연인을 잊고 새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복수하는 경우라면... 주용화 씨는 당한 걸 절대 그냥 넘기는 사람이 아니에요.”“하지율 씨가 자기 마음을 저버렸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갚으려고 할 거예요. 제가 아는 한 주용화 씨한테 원한을 산 사람 중에 무사히 넘어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하지율이 말이 없자 진소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하지율 씨, 정말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거예요?”하지율은 자신이 주용화를 꽤 잘 안다고 생각해 왔다.그런데 지금은 자신도 혼란스러웠다.하지율은 결국 최근에 있었던 일들을 진소현에게 전부 이야기했다.이야기를 다 들은 진소현도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그럼 주용화 씨가 하지율 씨한테 애매하게라도 호감을 드러낸 적은 있어요?”“없어요.”최근 몇 가지 일 때문에 하지율은 주용화를 의심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오늘 하지율의 집에서도 주용화는 예의 바르고 거리감 있게 행동했다.일부러 유혹하는 말도 하지 않았고 몸을 가까이 붙이지도 않았다. 주용화는 오히려 줄곧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그래서 하지율도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3화

    하지율은 옷을 손님방 중 한 곳에 가져다 놓은 뒤 주용화에게 말했다.“옷이 도착했어요. 다 드시면 가서 갈아입으세요.”주용화가 예의 있게 말했다.“감사합니다.”10여 분 뒤 주용화는 국수를 다 먹었다.주용화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하지율 씨, 요리 잘하시네요. 국수 정말 맛있었어요.”그러자 하지율이 말했다.“과찬이에요. 그냥 평범한 국수 한 그릇일 뿐이에요.”주용화는 고개를 저었다.“오히려 평범한 재료일수록 기본적인 요리 실력이 더 잘 드러나는 법이죠.”그 말에 하지율이 옅게 웃으면서 대답했다.“입에 맞았다니 다행이네요.”하지율은 더 이상 괜한 인사말을 덧붙이지 않았다.주용화의 성격이라면 언젠가 또 먹고 싶다며 정말 집까지 찾아올지도 몰랐다.주용화는 옷을 갈아입으러 손님방으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용화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오늘 주용화가 입고 있던 것과 비슷한 스타일의 흰 셔츠와 검은 슬랙스였고 사이즈도 딱 맞았다.식사도 끝났고 옷도 갈아입고 나니 바깥은 어느새 어둑해져 있었다.주용화는 오래 머물 생각이 없는 듯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하지율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니에요. 오히려 오후 일은 제가 고맙죠.”그러다 망가진 차가 떠오르자 하지율은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그런데 차 도색은... 또 망가진 거겠죠?”주용화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아마도요.”하지율이 물었다.“혹시 같은 도료가... 또 있어요?”주용화는 말없이 하지율을 한번 바라봤다.“없습니다.”하지율은 그 눈빛만 봐도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자기를 무슨 호구로 아느냐는 눈빛이었다.주용화는 그렇게 희귀한 도료를 계속 갖고 있을 리가 없다는 뜻이었다.하지율이 난감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러면 그 차는...”주용화가 말했다.“내일 오후 1시에 정비소에서 만나죠. 일단 차를 한번 보고 살릴 방법이 있는지 같이 생각해 봅시다.”주용화가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2화

    사실 정비소 안에도 원래 샤워실은 있었다.전에도 하지율과 주용화는 작업을 마치면 그곳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는 했다.하지만 주용화는 아까 자신이 건달들을 손봤으니 그쪽에서 사람을 더 불러올 수도 있다고 했다.주용화는 자신이 샤워하다가 방해받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었다.하지율은 딱히 반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결국 주용화는 하지율의 집 주소를 물었고 직접 차를 몰아 하지율의 집까지 왔다.처음에는 하지율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그런데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고 있자 하지율은 뒤늦게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알게 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 샤워까지 하게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묘한 상황이었다.하지율은 원래 주용화를 경계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예전과 같은 관계가 아니었다.그래도 이미 주용화를 데려왔으니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소용없었다.하지율은 주용화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 걱정하지는 않았다.주용화는 아무 여자에게나 함부로 구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율이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욕실의 물소리가 서서히 멎었다.몇 분 뒤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하지율이 고개를 들자 새하얀 가운을 걸친 주용화가 머리를 닦으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주용화는 수건만 두르고 나오는 식으로 일부러 몸을 드러내지도 않았다.오히려 단정하게 가운을 여며 입었기에 상대를 유혹하려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런데도 젖은 머리끝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살짝 드러난 단단한 가슴을 타고 흘러내리자 금욕적인 분위기 속에 묘한 유혹스러운 느낌이 풍겼다.주용화의 몸이 얼마나 좋은지는 하지율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 순간, 하지율은 어쩐지 갑자기 목이 타는 것 같았다.주용화는 하지율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지 못한 듯 담담하게 말했다.“옷이 더러워져서 당장은 못 입겠네요. 혹시 집에 남자 옷 있어요? 잠깐 빌려 입을 만한 거라도요.”하지율은 눈을 내리깔았다.“남자 옷은 없어요... 제가 비서한테 새 옷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1화

    남자의 손은 하지율의 보호복 위를 잡고 있었기에 당장은 참을 만했다.그때 하지율이 말했다.“우리 밖에 나가서 얘기할래요?”하지만 남자는 하지율의 팔을 붙든 채 히죽거리며 비아냥거렸다.“그럼 먼저 나한테 뽀뽀 한번 해 줘. 그러면 나가 줄게.”하지율이 대답하기도 전에 문 쪽에서 낮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손 치워.”하지율은 계속 뒤쪽의 차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건달들 역시 온통 하지율에게만 정신이 팔려 문 앞에 누가 나타났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목소리가 들리자 하지율을 포함한 모두가 동시에 문 쪽을 바라봤다.훤칠한 남자가 빛과 그림자가 엇갈리는 곳에 조용히 서 있었다.하지만 역광이라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서늘하고 맑은 목소리만큼은 고요한 공간에 또렷하게 울렸다.“그 손 놓으라고 했어.”하지율 앞에 서 있던 남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넌 또 뭐야? 당장 꺼져! 좋은 일 방해하지 말고. 괜히 끼어들었다가 큰코다칠...”말이 끝나기도 전에 페인트가 든 통 하나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그러더니 정확히 남자의 머리를 강타했다.“퍽!”묵직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머리에서 피가 튀었다.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페인트 통까지 움푹 들어갔고 안에 있던 페인트가 사방으로 튀었다.남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고 주변 사람들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하지율조차 막을 틈이 없었다.하지율은 보호복을 입고 있어 괜찮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다.거의 모두가 페인트를 뒤집어썼다.멍하니 있던 나머지 건달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건달들은 주용화를 노려보며 소리쳤다.“감히 우리 형님을 쳐?”“너 오늘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다 같이 덤비자. 저 자식한테 제대로 손봐 주자고!”분수를 모르는 건달들이 떼로 주용화를 향해 달려들었다.하지만 주용화의 실력이라면 이런 건달 몇 명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전문적으로 싸움을 배운 사람이 열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50화

    그때 유소린은 정말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올 지경이었다.별의별 황당한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모자라 인터넷에는 유소린의 굴욕 사진까지 잔뜩 올라왔다.유소린은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았다.그나마 하지율이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서 물러나 뒤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시달림도 많이 줄어들었다.전화를 끊은 하지율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손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세 연결됐다.“하지율 씨.”하지율은 곧바로 본론부터 물었다.“배서연의 일은 손형원 씨가 한 거예요?”손형원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아닙니다.”하지율이 더 이상 자신을 대신해 처리할 필요 없다고 말한 뒤로 손형원은 정말 손을 대지 않았다.손형원은 하지율이 자신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율은 역시 그렇구나 싶어 전화를 끊으려 했다.그때 손형원이 다시 불렀다.“하지율 씨.”하지율은 말없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그때 손형원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용화입니다.”그 말에 하지율은 잠시 멈칫했다.“알겠어요.”그 말을 끝으로 하지율은 전화를 끊었다.고개를 들자 책상 위 꽃병에 꽂혀 있는 검은 장미 몇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며칠 동안 바쁘게 지낸 끝에 하지율은 다시 시간이 났다.강원희는 하지율을 자동차 정비소 앞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몰고 돌아갔다.원래 강원희는 하지율의 경호를 맡고 있었기에 전에는 늘 밖에서 기다리며 하지율을 지켰다.하지만 어느 날 쉬고 있던 주용화와 강원희가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본 뒤부터 하지율이 직접 강원희를 돌려보냈다.주용화와 관련된 일은 이미 미리 단단히 주의를 줘 둔 상태였다.그래도 나현우에 비하면 강원희는 솔직하고 우직한 편이었다.나현우는 최근 다른 임무를 맡고 있어 강원희가 대신 경호를 맡고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은 혹시라도 주용화가 몇 마디 떠보는 사이 강원희가 무언가 실수할까 걱정됐다.그래서 아예 주용화와 함께 있을 때는 강원희를 곁에 두지 않았다.오늘 하지율은 차를 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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