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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시끄러운 침묵
“이건 우리 마을 풍습이에요. 쟤가 직접 동의해서 데리고 들어가 제사를 지낸 거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다 자기 팔자예요.”

경찰과 함께 온 친구 한소민이 내 몸의 상처를 보고 분통을 터뜨리더니, 대뜸 달려들어서 아빠의 멱살을 잡았다.

“친딸이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모질게 때릴 수 있죠?”

“이 마을은 미신에 절어 있다면서요? 죽고 나면 상주 노릇도 쟤한테 맡길 거 아니에요? 지금 때려죽이면 늙어서 시신 거둘 사람도 없어요!”

“씨발, 딸이 필요 없으면 자꾸 찾아오지나 마시든가요! 데려와서는 사람 취급도 안 하잖아요! 아저씨 진짜 인간쓰레기인 거 아세요?”

한소민도 나와 똑같이 나를 죽이고 싶어 하면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아빠가 이해되지 않았다.

경찰도 끊임없이 이유를 캐묻자 아빠는 차갑게 웃었다.

“이유가 알고 싶으면 같이 사당에 들어가시죠.”

“단, 남자 경찰만 들어갈 수 있어요. 여자 경찰은 안 돼요. 우리 규칙이 깨지면 조상님이 노하시거든요.”

한소민이 코웃음을 쳤다.

“노하기는 무슨. 쟤 몸의 상처는 전부 아저씨가 때린 거잖아요. 이건 비속폭행죄예요! 반드시 경찰에 고발할 거예요.”

아빠는 아예 상대하지도 않고 경찰의 결정을 기다렸다.

이런 관습은 경찰도 억지로 깨기 어려워서, 남자 경찰 두 사람이 아빠와 함께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나는 경찰들 앞을 막아선 채 쉬지 않고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

“경찰 아저씨, 제발 들어가지 마세요. 제발 들어가지 마세요.”

“안에 뭐가 있는지는 몰라요. 그런데 안에 들어갔던 남자들은 나온 뒤에는 전부 저를 죽이려 들었어요. 그러니 분명 뭔가 있어요.”

경찰이 허리를 굽히면서 나를 달랬다.

“신고자 분, 안심하세요. 저희는 경찰이에요. 미신 같은 건 믿지 않아요. 진상을 밝혀서 이 고통에서 꺼내 드릴게요.”

경찰들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공포가 온몸을 휩쓸었다.

그러나 다른 경찰들이 막아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0분 뒤, 두 경찰이 험악한 얼굴로 나오더니 내 뺨을 사납게 후려쳤다.

그 두 사람은 나의 몸에 손을 더 대려다 억지로 참았다.

“내가 경찰이 아니었다면 반드시 당신을 죽였을 거예요!”

한소민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경찰이 사람을 때려도 돼요? 민원 넣을 거예요!”

경찰이 한소민을 한쪽으로 데려가 귓속말을 몇 마디 하자, 늘 내 편이던 한소민마저 차갑게 돌아서더니 내 다리를 밟았다.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허벅지 뼈가 부러졌고, 한소민은 내 처참한 비명 속에서 모질게 협박했다.

“너 같은 쓰레기는 반드시 죽어야 해!”

“괜히 신고해서 세금 낭비하지 마. 너는 그럴 자격도 없어!”

들어가지 않은 여자 경찰이 의아한 눈길을 보냈으나, 두 남자 경찰은 그저 사납게 나를 노려보았다.

“앞으로 함부로 허위 신고하지 마세요. 안 그러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거예요.”

“저희는 돌아가도록 하죠. 이건 저 집안일이라 저희가 처리할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저분 맞아 죽게 생겼는데요...”

여자 경찰이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남자 경찰들에게 억지로 끌려갔다.

몇 걸음 가지도 않아서 남자 경찰이 나직이 뭐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방금까지 나를 안쓰러워하던 여자 경찰마저도 당장 돌아와서 나를 때리고 싶다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나는 완전히 희망을 잃고 바닥에 누운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빠는 나를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돼지우리에 던져 넣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데다 온몸이 상처투성이라 돼지들 눈에는 먹잇감이었으니 말이다.

돼지들은 쉬지 않고 내 몸을 들이받았고, 몇 번이나 물려고 들었지만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꼬박 사흘을 나는 돼지들과 함께 지냈다.

먹는 것도 돼지 먹이였고 몸에는 물린 상처가 잔뜩 생겼다.

게다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서 곪는 바람에 가까이 가지 않아도 온몸에서 썩는 냄새가 났다.

제부들이 온다고 하자 아빠는 마침내 선심 쓰듯 나를 꺼내 주었다. 하지만 내 꼴을 본 제부들은 하나같이 질색을 했다.

이에 나는 혼자 물을 길어 씻고 겨우 상처를 대충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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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당에 들어간 남자들   제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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