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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Author: 송진
“싫어요!”

“전 안 가요!”

“당장 차 세우세요!”

성유리는 내내 거세게 저항했지만 박한빈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

차가 어느 한 고급 별장 앞에 멈추었을 때, 성유리는 비로소 이게 농담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나 도저히 차에서 내릴 엄두가 나지 않아 안전벨트를 꼭 잡고 몸을 안쪽으로 웅크리며 현실을 피하려 애썼다.

그런데 박한빈은 재빨리 성유리 쪽으로 돌아와 차 문을 확 열어버렸다.

“내리시죠.”

성유리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럼 제가 안아서 강제로 내리게 할까요?”

섬뜩한 말과 함께 박한빈이 손을 뻗자 성유리는 깜짝 놀라며 바로 손을 내저었다.

“필요 없어요! 저 혼자 내릴 수 있어요.”

박한빈은 성유리의 말에 꼿꼿이 허리를 펴고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성유리는 이를 악물고 결국 차에서 내렸다.

“아직 선물도 준비 안 했잖아요!”

“빈손으로 가면 가족분들이 절 얼마나 나쁜 사람으로 보겠어요?”

박한빈은 이상하다는 듯 되물었다.

그에게 부모를 만나는 건 단순한 절차에 불과했다. 결혼은 이미 확정됐고 앞으로 같이 살아갈 사람은 본인들이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박한빈이 먼저 물었다.

“제 가족들이 할 평가가 신경 쓰이는 겁니까?”

성유리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아무리 그래도 어른들이니까...”

박한빈은 피식 웃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전에 소식을 들은 도우미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내 박한빈과 성유리가 들어서자 그들은 곧장 웃음을 띠며 인사했다.

“도련님.”

박한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어머니께서는 어디 계시죠?”

“오늘 사모님은 외출하셨고 회장님은 정원 쪽에 계십니다.”

도우미들은 대답하며 은근히 성유리를 훑어보았다.

이를 눈치챈 박한빈은 금세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자 도우미들은 급히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여 두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려고 앞장섰다.

그 시각, 김난희는 정원 안 정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고즈넉한 판소리를 듣고 있었다.

“할머니.”

곧 박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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