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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0화

Author: 송진
밤, 집에 돌아오자마자 노미혜는 흥분한 얼굴로 백지환을 붙잡았다.

“쟤가 일부러 그런 거예요! 절 자극하려고, 저희를 갈라놓으려고 그런다고요!”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겨우 초등학생인 주제에 어떻게 그런 꿍꿍이를 품을 수 있죠? 너무 소름 끼치잖아요! 저건 애가 아니에요. 차라리 악마라고 해야 맞아요!”

노미혜의 불만이 이어지는 동안, 백지환은 마치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무심했고 겉옷을 벗고 세면대 앞에서 잠옷을 챙길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뒤를 쫓으며 잔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백지환이 끝내 대답하지 않자 이를 꽉 깨물며 외쳤다.

“당신, 지금 제 말 듣고 있는 거예요?”

그제야 그의 걸음이 잠시 멈췄고 천천히 고개를 돌린 백지환이 담담히 말했다.

“들었어.”

그러나 그 목소리는 대수롭지 않은, 거의 무심에 가까운 태도였다.

노미혜의 표정은 더욱 굳어버렸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백지환 씨, 잊지 마요. 제 뱃속에 있는 게 바로 저희 아이예요! 지금 이 애만이 백씨 성을 가질 수 있다고요! 당신 지금, 남현호 편을 드는 거예요?”

그 말에 백지환의 미간이 미묘하게 찌푸려졌다.

“누가 뭐라 해도 현호는 내 아들이야.”

“그래서 뭐요? 그럼 제 뱃속에 있는 건 당신 아이가 아니란 거예요?”

“그럴 리가 있나.”

그는 곧 얕은 웃음을 지으며 손바닥을 노미혜의 배 위에 올려놓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분노는 쉽게 삭이지 않았다.

“그럼 돈 문제는요? 대책은 있는 거예요? 아니면 아예 없어요? 그냥 이대로 끝내시려고요? 그럼 제 아이는 어떻게 증명하죠? 기껏 시집와서 결국 아무것도 못 얻는다면 아이는 뭐가 되는데요!”

그 순간, 백지환의 손이 뚝 멈췄다.

노미혜의 얼굴은 여전히 화로 물들어 있었지만 정작 자신이 내뱉은 말 속 모순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는 속으로 그녀를 비웃었다.

‘바보 같군.’

백지환은 자신이 노미혜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이런 ‘멍청함’ 때문이었던 걸 떠올렸다.

그래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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