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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Author: 임공
진성빈을 언급하자, 진아의 눈빛이 굳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일을 정리한 후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식당으로 가자. 오늘 마침 간장 갈비 나오는 날이야.”

강울대 식당의 간장 갈비는 맛있기로 유명하지만, 매일 제공되는 것은 아니었다.

“좋아.”

시연은 듣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가자.”

두 사람은 식당에 도착했지만, 시연의 호기심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도대체 누가 꽃을 준 거야? 선배? 프로젝트 협력사?”

“아니.”

“그럼, 환자?”

“그것도 아니야.”

시연은 궁금해서 어쩔 줄 몰랐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나도 알아? 사진 있어? 나도 볼래.”

시연은 방긋 웃으며 진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없어.”

진아는 시연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 사람, 너도 알아.”

이내 곰곰이 생각하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너랑 그 사람, 생각보다 더 가까운 사이야.”

“응?”

물을 마시던 시연은 사레가 들렸다.

“콜록콜록! 그런 사람이 있나? 내 지인 중에?”

곰곰이 생각했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없었다.

“에이, 정말 말 안 하려고? 나한테 비밀이라도 생긴 거야?”

“아니...”

진아는 결국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를 속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네가 놀랄까 봐 걱정되네.”

“도대체 누구길래?”

‘궁금해 죽겠다고!’

“그게... 부, 지, 하.”

마침내 진아는 천천히 이 세 글자를 말했다.

“푸훅!!”

역시나 시연은 매우 놀랐고, 사레가 들리다 못해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을 뿜어버렸다.

“콜록, 콜록!”

한 번 터진 사레와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

“뭐야, 내 몸에 다 튀었잖아.”

진아는 눈을 부릅뜨고 휴지를 잡아당겨 몸에 튄 물을 닦아냈다.

“미안, 미안! 아니...”

‘진짜 충격인데?’

“부지하?”

시연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쏟아냈다.

“내가 아는 부지하? 부씨 집안의 그 도련님?”

“응.”

진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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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976화

    감정을 삼키면 병이 날 수도 있었다. ...저녁, SKY 전원주택단지.시연은 약이 든 그릇을 들고 서재 문을 두드렸다. 오늘, 유건은 일찍 돌아온 후 그녀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그러고는 나가지 않고 서재에 들어가 있었다. “바빠요?”안으로 들어간 시연이 약 그릇을 탁자 위에 놓았다. “응.”유건이 고개를 들어 시연을 바라보자, 그녀가 중얼거렸다.“약은 지금 온도가 딱 좋은데요...”“그럼 가져와.”유건이 손을 내밀었다.“지금 마실게.” “그래요.”시연은 빙그레 웃으며 그의 입가에 약을 가져다 댔다. 그녀는 요즘 많이 부드러워졌다.그래서 유건은 손을 뻗지 않고도 약을 다 마실 수 있었다. 그가 한 방울도 남기지 않는 것을 보고, 시연은 몰래 한숨을 돌렸다. “아, 정말 쓰다.”시연은 이내 유건의 입을 닦아주었다.“상태가 아주 좋아졌어요. 이틀 후엔 약을 좀 줄여줄게요. 천천히 줄이고, 음식으로 보충하면 돼요.” “그래?”유건은 여자의 가는 허리를 감싸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지 선생의 좋은 의술 덕분에 약은 안 먹어도 되겠어.” “그럼요.”시연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목덜미를 감고 남자의 다리에 앉았다.그러고는 무심코 컴퓨터 화면을 힐끗 쳐다보았다.“뭐 하는 중이었어요? 회사에서 바쁘게 움직인 걸로는 부족해요?” 스크린에는 촘촘한 숫자와 곡선이 그려진 데이터 테이블이 있었다. 유건이 미소를 머금은 채 물었다.“이해할 수 있겠어?” 시연이 아무리 공부했어도 경제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래서 눈을 크게 뜨고 진지하게 스크린을 살폈다.“대단하네요! 하나도 모르겠어요!”유건은 멍하니 있다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이내 손을 들어 시연의 아래턱을 쥐었다.“정말 재밌는 사람이라니까.” “귀찮아요.”시연은 그의 손을 두드리며 일어섰다.“나 먼저 갈게요. 얼른 하고 나와요. 침도 맞아야 하니까요.” “그래, 조금만 더 할게.”...깊은 밤.시연이 이불을 젖히자, 옆에 누운 유건은 이미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975화

    진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지하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성빈의 치근덕거림을 뿌리치지 못한 진아는 끝내 큰 소리로 외쳤다.“왔어요?!” “응.”눈동자에 놀란 기색을 띤 지하가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왔다. 그는 진아의 손목을 잡고 또박또박 말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장 그 손 놔. 나 성질 안 좋은 거 알지? 한 번 더 말하게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게 무슨 상황이지?’ 성빈은 우두커니 서서 부지하와 진아를 번갈아 보았다. “설마...”성빈은 두 사람이 무슨 사이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진아에게 물었다. “널 찾아온 거야?” “응...”진아가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성빈의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대체... 무슨 사이야?” “허.”지하가 냉소하며 말했다.“한 남자랑 여자. 더 설명이 필요한가?” “부 대표님!”깜짝 놀란 진아는 지하가 헛소리할까 봐 그를 자기 뒤로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성빈을 향해 말했다.“우리가 무슨 사이든, 네 알 바 아니야. 묻지 마.” 진아가 대답하진 않았지만, 성빈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부지하는... 부씨 가문에서 한때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어.’‘그런 사람이 남한테 고개를 숙인 적이나 있겠어?’ 하지만, 그런 사람이 지금은 순순히 진아의 뒤에 서서 여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어서 가봐.”진아는 성빈의 생각을 모르는 듯 계속해서 재촉했다.“다시는 날 찾아오지 마. 하고 싶은 말은 다 한 것 같으니까.” “진아야.”그녀를 바라보는 성빈의 눈동자에는 서운함과 고통이 서려 있었다. “정말 이렇게 매정하게 굴 거야?”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그게 죽을죄는 아니잖아?” “죽을죄는 아니지.”진아는 가슴이 아리고, 눈가가 시큰거렸다. “나한텐 그런 걸 판단한 능력이 없어. 어쨌든 너도 잘 지내고 있잖아? 게다가 네 삶은 나 하나 없을 뿐, 예전처럼 잘 흘러가고 있어.” ‘어떻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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