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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올해의 진저브레드 쿠키 (1)

Author: 전왠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9 12:40:36

밥 한 끼 함께하는 김에 얕은 탐색전도 펼쳐봤고, 게임 센터에 들어선 김에 합법적인 체급 확인의 시간도 가져봤고.

오늘은 사자대면의 첫날이니만큼 길거리 아이 쇼핑을 끝으로 자리를 정리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 네 명의 조합으로 카페까지 가서 달콤한 대화를 나누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웠다니까.

따라서 리짱은 오늘의 사자대면을 장식하는 마지막 코스로 떡집 방문을 주장했다는 거지.

원래 한국에서는 각자 의미가 있는 날에 주변에 떡을 돌리는 문화도 있다니 뜻이야 끼워 맞추면 그만이었으니 말이다.

“래운아. 너 호박설기 먹어봤어?”

“호박? 호박을 썰어서 먹어봤냐고?”

“아니~ 내가 말한 건 호박설기. 호박설기는 호박 맛이 나는 백설기야. 래운이 너 백설기 좋아하잖아. 그래서 호박이 들어간 백설기도 좋아하냐고 물어본 건데. 아니면 말고.”

“음... 안 먹어본 거 같아. 근데 좋아할 거 같은데? 체리 추천이니까 한 번 시도해볼게.”

호박설기의 호박이 샛노란 늙은 호박인지, 연두색의 애호박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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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89화> 아기 토끼의 권위자 (3)

    “근데 리짱 말고 엄마 아빠 먼저 도쿄로 떠난 건 어젯밤이었는걸. 그니까 따지고 보면 오늘, 내일, 내일 모레 이렇게 세 번만 못 보는 건데? 그래도 리짱이 벌써부터 보고 싶은가보지?”“그럼~ 다들 율혜 없이는 못 살잖아.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나까지. 이렇게 셋이서 같은 편이야. 율혜를 하루라도 못 보면 살맛이 안 나요. 그니까 두 분께서도 도쿄 다녀오신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일정 비슷하게 잡으신 거지.”겨우 며칠 밤 떨어져 지내고 바로 재회하는 일정이라지만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 어디 저 멀리 떠나있을 리가.이젠 어엿한 성인이기는 해도 뭐 눈에는 뭐로만 보인다고 유미와 은호에게 있어 저희 딸 율혜는 영원한 아기 리짱 그 자체인 법.심지어는 아기 리짱 시절을 함께 겪지 못한 휘안에게도 아기 취급뿐인 율혜였으니 말이다.“흥! 정말이지 어쩔 수 없기는 해. 리짱 먼저 한국으로 가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겠다고 했을 때는 어떻게 동의했나 싶어. 방학 때가 아니면 오랜 기간 떨어져있는 게 당연했는데.”“그러게. 그래도 두 분께서는 율혜를 믿고 계시지 않았을까. 우리 율혜는 한국에서 잘 적응할 거라는 거. 율혜 주변에는 조부모님이랑 친척들 말고도 좋은 어른들도 함께였잖아.”“응. 그리고 그 좋은 어른들의 대표 주자는 미래 이모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리짱도 민서한테 좋은 언니가 되고 싶다는 뜻이고.”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홍민서 양.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잘나고 예쁜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서 그런지 또래에 비해 미에 대한 의식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더욱이 미래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만큼 잘나고 예쁜 언니 오빠들 중에서는 율혜를 일등으로 따르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에이, 우리 율혜는 이미 충분히 좋은 언니지. 그냥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 혹시 엄마 친구 딸 유치원 마중 나갔던 경험 있냐고. 아마 열에 아홉은 한 번도 없다고 할 걸. 그게 현실이야.”“그렇다면 우리 휘안이도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 여자 친구 엄마 친구 딸 유치원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88화> 아기 토끼의 권위자 (2)

    “아니... 점심시간 끝날 때 되니까 내 담당인 사업부도 아닌데 관련사 미팅에 참석하라는 거야. 그리고 미팅 도중에 무슨 말이 나왔는지 회의록도 적어놓으라고 하시더라고. 좀 미리 말해주면 안 됐나. 난 그것부터 좀 별로였어.”“갑자기? 오전 중에 언질을 준 것도 아니고 점심시간 끝날 때에서야 합류하라고 했다고?”막말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도 아닌데 일이라는 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진행되어야 할 이유가 있나.재이는 제가 방금 이해한 내용이 사실인지를 되물으면서도 많이도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그렇다니까. 솔직히 이럴 거면 업무 분장은 왜 했나 싶은데 우선은 잘 알겠다고 대답했지.”“하... 원래 사업부 담당이라는 사람은 어디 가고? 아니, 다 떠나서 이제 막 정규직 된 지 한 달차한테 왜 그런 일을... 외부 사람들이랑 함께 하는 미팅인 거면 이번이 처음 아니야?”“그래. 진짜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었다니까. 그래도 미팅 회의록이야 녹음도 해두고 정신 바짝 차리고 타이핑해두면 웬만큼 커버가 될 거라는 희망이 있었어. 근데 글쎄 시작이...”다시 또 몇 시간 전으로 회귀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자연스레 내쉬게 된 한숨.지금 말하려는 부분이 하이라이트라는 걸 알았는지 신호등 역시 초록불이 다 됐다.“명함! 명함이 문제였어. 외부 사람들이랑 미팅하러 갈 때는 내 명함을 들고 가서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걸 놓쳤으니까. 또 변명일 테지만 이제껏 내부 미팅 두 번 경험한 게 전부였고 외부 미팅은 오늘이 처음이었거든.”“아... 명함? 설마 바로 주고받았어? 예린이 네가 자리로 가서는 명함 가져올 새도 없이?”“맞아. 근데 나는 또 빈손이니까 어색한 웃음 끝에 명함 수집만 해댔지. 덕분에 미팅 끝나고 과장한테 붙잡혔잖아. 외부 사람들이랑 하는 미팅에 왜 명함 하나 안 챙겨왔냐고. 그리고 수집한 명함들을 테이블 위에 펼쳐두기는커녕 다이어리에 끼어놨다고 또 한 번 지적당하고.”아,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한 그림이기는 했다.예린의 입장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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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그럼 이왕 집중력이 흐트러진 김에 여행 계획이나 세워볼까? 시험 기간을 잘만 활용하면 일주일 이상 뺄 수 있겠다 싶어.”“진짜? 그렇다면 한국을 벗어나도 좋아?”“좋지. 사실 난 오사카 여행을 떠올렸어. 율혜, 오사카 테마파크 안 간지도 일 년이 다 넘었잖아. 오사카 근방에서 사흘 밤 지내다 비행기 타고 도쿄 집으로 건너가는 건 어때?”율혜는 아기 리짱 시절부터 공항 수속 과정 밟는 걸 좋아하고, 비행기 창가 자리 쪽에 앉아서는 구름과 시선 맞추기를 좋아했다.그러니 속된 말로 다른 누구도 아닌 리짱이 비행기 탈 일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한국 유학을 결정하게 됐다는 말까지 나왔지.근데 서울에서 오사카, 오사카에서 도쿄?이건 뭐 율혜의 취향을 대놓고 저격한 거다.봐라. 벌써 두 손 높이 들어 만세라는데.“얏타! 전부 다 리짱이 좋아하는 거잖아.”“응. 무려 두 번, 아니지. 한국으로 돌아오는 편까지 다 하면 세 번. 율혜 일주일 안팎으로 비행기 세 번이나 타는 거야. 우리 아기는 하늘 위를 나는 비행기 타기를 너무 좋아하지요?”“응! 그렇다면 얼른 항공권부터 알아볼래. 아기는 항공권 확보에 진심이라는 거거든.”“알았어~ 그럼 난 호텔부터 알아볼게. 날짜 설정은 이 날부터 이 날. 가는 사람은 성인 두 명. 시크릿 모드로 흔적 하나 남기지 말아야지. 쿠키는 먹는 쿠키면 충분하다고 했으니까.”비행기 타는 횟수가 무려 세 번이라는 여행.그러니 평소 한국과 일본을 오갈 때보다는 더 설레고 더 들떠서는 벌써부터 분주한 리짱의 계획이라는 거지.오사카 테마파크를 가는 날이면 아침 일찍 입장해서는 저녁 늦게 퇴장할 목적이니까 걷기 편하면서도 가벼운 운동화를 챙겨가야 하고.더불어 도쿄에서 시간을 보낼 때면 휘안과 함께 아기 토끼 카페에도 꼭 방문해야 하니 사전 예약은 필수라는 거고.사실상 저희 가족 다 함께 도쿄 집에 다녀온 지는 이제 막 한 달이 지난 시점이기는 했다.근데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할머니 표 수제 푸딩의 재고를 다시금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86화> 증폭하는 순정 모드 (3)

    “티켓팅으로 알아보는 레벨이라니... 그건 아마도 더 좋은 자리를 선점할수록 레벨이 높아지는 개념이겠지? 그래서 예린이는 수많은 티켓팅을 통해 재이의 레벨을 알게 된 거야?”“그렇지 뭐. 나란히 앉아서 티켓팅을 하자면 각자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건 시간문제거든. 대기 번호가 오만 번이 떴을 때라던가. 무선 마우스 클릭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때라던가. 레벨 측정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나니까.”저 홀로 맞추는 것이 아닌 둘만의 합이라면 티켓팅 하나에도 많은 뜻이 담겨 있는 법.과연 보스몬 하나 잡으러 떠나는 여정 속에서도 느끼는 바가 많은 만큼 티켓팅 하나에서도 여러 의미가 오가나보다.어느 커플이든 빠른 시일 내로 서로의 레벨이라는 걸 규정짓고 싶어 할 거다.그 목적이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상대방의 반응을 기억해두고 추후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상대방에게 제일 먼저 도움이 되기 위함이었다니 말이다.***올해 상반기는 참 빠르게도 지나갔다.촬영도 하고, 미팅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그렇게 매일같이 바쁜 나날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다 보니 벌써 하반기, 제 인생에서의 마지막 개강을 맞이했다.내년 졸업 전까지 필수로 이수해야할 과목들.천만다행으로 그 과목들을 모두 잡아내는데 성공했으면서도 자꾸만 늘어지고만 싶더라.하지만 뭘 어쩌겠는가.제 옆에는 최고의 학사님이 되었음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을 게을리 하지 않고 미국 대학의 석사 과정을 밟는 이도 존재하는데.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라 할지라도 초롱초롱한 눈빛을 뽐내며 화면에 집중할 줄 아는 미래의 석사님.지금은 제 할 일 다 했다고 만화책 하나를 정독 중인데 그 눈빛마저 쭉 빛나 보였다.“율혜야. 그 책이 그렇게나 재밌어? 난 이젠 웬만큼 읽은 거 같아서 대본 다 덮었는데.”“이런, 이런. 리짱은 이 책에 흠뻑 빠진 탓에 휘안이의 독서 시간이 다 끝난 줄도 몰랐잖아. 그렇다면 리짱이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해줄 차례라는 건가. 어때? 휘안이 막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85화> 증폭하는 순정 모드 (2)

    드문드문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던 한 두 달의 공백이 존재하기는 해도 웬만해서는 매달 일정 금액이 찍혀 있었다는 예린의 통장.그만큼 바쁘고 알차게 살았던 덕분일까.예린은 오랜 카페 아르바이트 경력을 잘 풀어내 F&B 업계에 첫 발을 디디게 됐다.“솔직히 그냥 될 대로 되라 하고 지른 건데 덥석 합격할 줄 누가 알았겠냐고. 엔터계가 박봉이라고는 해도 QA에 지원해볼 걸 그랬나.”“치잇~ 그렇다면 QA에는 나중에 지원해봐. 그리고 될 대로 되라 하고 질렀다 하기에는 예린이는 최선을 다했는걸. 서류 합격하자마자 업계 뉴스 스크랩하고 취준생 카페에서 면접 예상 질문 쓸어 모았던 게 누구인데.”“어우, 나한테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거 아니야? 이 자리에 차휘안도 있었어봐. 걔 또 질투했을 그림이 눈에 선하다, 선해.”“응. 원래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거야. 그니까 예린이는 내 관심을 이해해줘야 해. 나도 휘안이의 관심을 이해하고 있는걸. 아주 훌륭한 선순환이라는 거지.”제가 율혜 곁에 있어주지 못할 때면 율혜와 함께하는 다른 이들을 독려해주고 위해주는 편.하지만 제 아무리 독려해주고 위해준다고 해도 휘안의 질투는 틈만 나면 되살아났다.아직까지 저와도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문화생활을 누렸다거나, 저와도 먹어본 적 없는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봤다거나.그와 비슷한 소식이 들렸다 하면 입꼬리며 눈꼬리며 전부 속상한 티를 내던 휘안이라니까.그러니 예린이 바라보는 휘안이야 안 그래도 유별난데 친구들의 남자친구라는 카테고리로 묶어봤을 때도 아주 유별난 쪽이었다는 거지.특히나 재이와 비교해보면 그 유난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니 말이다.“하하. 그래도 차휘안 걘 너무 유난이야. 그냥 다 떠나서 율혜 너랑 오래도록 떨어져 있는 걸 선호하지 않잖아. 그래서 율혜 네가 일본에 한 달 가까이 머물 때면 걔도 보름 가까이 시간을 빼서 일본으로 날아가고는 하니까.”“응! 휘안이는 내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매 순간을 가장 가까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184화> 증폭하는 순정 모드 (1)

    하나뿐인 딸내미의 대학 졸업식 참석을 위해 숍에 들러 멋들어지게도 꾸미고 자리한 부부.한때 아기 리짱의 모든 순간들을 담아낸 이력이 있는 만큼 이곳 대학 캠퍼스에서도 저희 딸의 모든 순간들을 쭉 담아내봤단다.그리고 어느 순간에서는 전문적인 카메라 무빙을 뒤로 하고 그들도 하나의 피사체로서 카메라 앞에 자리했기로 했다지.글쎄, 율혜 친구인 예린이 기브 앤 테이크의 미덕을 몸소 실천하겠다며 오늘 이 소중한 자리의 사진작가 자리를 자처해 왔다니까.“어머님, 아버님~ 이젠 제가 찍어드릴게요. 차휘안까지 다 같이 찍으려면 누구 한 명은 카메라 잡아야 하잖아요. 그게 바로 저랍니다. 이래봬도 율혜랑 8년째 붙어 다니는 중이라 사진 찍는 실력이 꽤 많이 성장했거든요.”“그래~ 그럼 부탁 좀 할게. 우리 예린이도 대학 졸업 다시 한 번 축하해. 어떻게 우리 율혜랑 하루 차이로 졸업을 하는지 말이야.”“그러게 말이에요. 제 졸업식은 어제였잖아요. 그래서 막 이틀 연속으로 졸업하는 기분인 거 있죠. 아마 이번 주 내내 들떠있을 거 같아요.”율혜가 마현고로 전학 온 이후, 매년 과분하리만큼 건지게 된 인생 사진들.그리고 그 축복은 고등학교 졸업식에 이어 대학교 졸업식 현장에서도 이어지게 되었다.율혜는 제 비싼 카메라 하나와 화사한 꽃다발 하나까지도 찾아들고는 어제 하루 프로다운 프로의 자태를 뽐냈다.덕분에 예린 역시 그 마음의 무게를 알기에 이 자리에 오는 내내 율혜로부터 탄생된 각종 촬영 구도들을 복습하고 온 상황이라니 말이다.“예린아. 오늘은 말이야. 어느 한 쪽으로든 줌인 하는 걸 자제해줘. 예린이의 줌인 사건은 휘안이 제대 때 찍은 영상으로도 충분했거든.”“아, 그 목젖 줌인 사건? 그거라면 걱정 마. 차휘안 쟤 옷차림을 보라고. 목을 꽁꽁 싸매고 와서는 뭘 찍으려 해도 찍을 수가 없다니까. 오늘은 줌인이고 줌아웃이고 다 틀려먹었어.”“그래. 나도 이젠 사회적 체면이라는 게 있잖아. 예린이가 카메라를 들 거라는 소식에 이런 터틀넥을 입고 올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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