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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조리개는 함구하지 않지 (1)

作者: 전왠지
last update 公開日: 2026-08-01 23:59:46

손들어 인사하기도 전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아 보이는 건 뭔가 또 준비했다는 의미.

그렇게 달리 요구하지 않아도 갖가지 포즈를 취한 후에는 가방 앞주머니에서 선글라스까지 착 하고 꺼내 써야 한단다.

그래야 제 앞으로 다가오는 순서라니까.

“우와~ 새로 산 머리띠에. 새로 산 신발에.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공항 패션? 우리 율혜 체리 공주님인 거 여기저기 소문나겠는데?”

“쉿! 체리 공주님의 공항 일정은 함구한다. 무조건 숨겨야해. 그것이 곧 함구의 정의니까.”

본격 등교도 전부터 이런 재미를 볼 줄이야.

분명 어디서 주워들었을 게 분명한, 율혜 사전에는 어려운 축에 속한다는 함구라는 단어는 휘안에게 또 다른 생각을 가져다줬다.

내일 모레면 율혜의 출국일인지라 좀처럼 뒤숭숭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는데.

이렇게 또 제 앞에서만 여럿 재롱 펼쳐주는 율혜라면 속도 없이 헤퍼지기 바쁘다니까.

“응. 함구하라면 함구할게. 그나저나 우리 율혜. 이렇게 선글라스 끼고 등교할 생각이야?”

휘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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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84화> 조리개는 함구하지 않지 (3)

    “글쎄? 복잡함의 정도는 생각해본 적 없어서. 그냥 받아들이면 그만이지. 율혜 너랑 재원이, 아니 재이 사이에 존재하는 친구가 내 아기 효자인 것도 밝혀진 마당에 뭐가 또 어렵겠어. 어쨌든 차휘안보다는 내가 먼저 아기 효자의 존재를 알았다는 거잖아. 난 그거면 돼.”“정말이지 딱 한 사람에게만 승부욕이 강한 예린이. 리짱의 정체가 휘안이에게 먼저 알려진 사실에 계속해서 분해하고 있어. 근데 말이야. 리짱에게 또 다른 비밀이 있다고 하면 어때?”대다수의 친구들에게 고백한 사실은 제가 해외 거주 이력이 있어 영어가 능숙하다는 점.그리고 앞으로도 긴 인연을 이어나갈 몇 안 되는 친구들에게는 저는 일본 소재의 국제 학교를 오래도록 다녀왔다는 사실 또한 밝혔다.물론 비밀이라는 건 단속이 어렵다는 점에서 제가 점찍은 이들 말고도 저와 애매한 관계에 놓인 몇 명에게도 흘러들어갔다는 상황이지만.“또 다른 비밀이라... 난 그저 차휘안보다는 빨리 알고 싶다는 건데. 율혜야. 혹시 말이야. 차휘안한테 말하기 전이면 나부터 말해줄래? 이번에는 나부터 먼저 아는 것도 괜찮잖아!”“어…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휘안이한테 먼저 말한 거 같아. 그렇다면 예린이한테는 아예 말하지 않는 쪽이 정답이라는 걸까? 예린이가 듣기 싫다고 하면 리짱 혼자서 잘 간직해볼게.”“아, 이게 말이지. 또 아 다르고 어 달라서 말이야. 잠깐 오해의 소지가 있었어. 이왕이면 차휘안보다 먼저 알고 싶은 거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다면 좀 나중이라도 좋다는 거야. 율혜 네가 나한테 말할 준비가 그때 말해줘. 율혜한테 막 재촉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어.”사람의 머릿속에 과도한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오면 셔터를 내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따라서 저는 예린이 재이의 신상정보를 다 받아들이고 여유가 생길 때를 노렸다는 거지.한국 여권이 있는 한국인도 맞지만 일본에 가면 일본인이 되는 이중 국적의 소유자인 점.휘안이 그렇게 좋아하던 체리가 저였다는 점.일본에서는 오랜 아역배우 생활을 해왔고 한국에서는 일반인으로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83화> 조리개는 함구하지 않지 (2)

    “자, 가방 앞주머니는 율혜가 열었고 여기에 선글라스 넣는 건 휘안이가 했다? 한국어로 조리개도 안다는 율혜인데 이 정도 도움은 줘야지. 우리 율혜 벌점 받을 일 하나도 없게.”“고마워, 휘안아. 오늘도 우리 휘안이는 최고~ 이렇게 최고로 멋진 남자친구면서 최고로 기특한 아기 토끼니까. 바쁜 아침에 새로운 한국어를 알려주다니. 덕분에 리짱은 또 하나 배웠는걸. 휘안이에게 좋은 보상을 줄게!”그래, 오늘은 방학식이라 너 나 할 거 없이 평소보다 더 들뜰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거지 그거 말고는 별반 크게 다를 건 없다.오늘도 제가 최고라는 우리 율혜.평소와 같이 주변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없나 싹 둘러보고는 제 뺨에 말캉한 체리 맛 젤리로서 쪽 소리도 내준지 않던가.그러니 다른 부가설명은 필요가 없다는 거다.***아, 오늘로 말하자면 교내 모든 구성원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렸다는 그날.어쩜 다들 평소와는 딴 판인 발걸음들인지.덕분에 교실이 비워지기까지는 채 오 분도 걸리지 않았고 율혜는 제 뜻대로 방학식이 끝난 이후에도 원하는 모든 공간에서 수많은 찰나를 담아낼 수 있었다는 거다.사진 스튜디오에서는 유미 씨가 일등이지만 유미 씨가 없는 교실에서는 리짱이 일등인 법.그러니 제 필름 카메라를 들고 쉬는 시간 틈틈이도 몇 명의 피사체를 담아내기도 했고.아, 물론 저 역시 피사체가 되기는 했다.제가 피사체가 될 계획이란 전혀 없었지만 어느 순간에는 휘안과 예린의 주도 하에 저 역시 피사체가 될 수밖에 없었다니까.“아, 나 어떡해~ 율혜 어머님 처음 만나 뵙는 자리라 진짜 잘 보이고 싶었는데. 이렇게 뻗친 머리도 보정 가능할까? 율혜 어머님이 내 머리 보시고는 증명사진 찍을 준비 안 됐다고 하는 거 아니야? 솔직히 이 머리 답이 없잖아.”“에이, 지금 예린이 머리 정도라면 충분히 해결 가능해. 그리고 예린이가 여기서 더 뻗친 머리라 해도 유미 씨는 예린이를 환영할 거야. 아무튼 예린이는 선글라스를 끼고 증명사진 찍을 생각은 아니라는 거니까.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82화> 조리개는 함구하지 않지 (1)

    손들어 인사하기도 전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아 보이는 건 뭔가 또 준비했다는 의미.그렇게 달리 요구하지 않아도 갖가지 포즈를 취한 후에는 가방 앞주머니에서 선글라스까지 착 하고 꺼내 써야 한단다.그래야 제 앞으로 다가오는 순서라니까.“우와~ 새로 산 머리띠에. 새로 산 신발에.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공항 패션? 우리 율혜 체리 공주님인 거 여기저기 소문나겠는데?”“쉿! 체리 공주님의 공항 일정은 함구한다. 무조건 숨겨야해. 그것이 곧 함구의 정의니까.”본격 등교도 전부터 이런 재미를 볼 줄이야.분명 어디서 주워들었을 게 분명한, 율혜 사전에는 어려운 축에 속한다는 함구라는 단어는 휘안에게 또 다른 생각을 가져다줬다.내일 모레면 율혜의 출국일인지라 좀처럼 뒤숭숭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는데.이렇게 또 제 앞에서만 여럿 재롱 펼쳐주는 율혜라면 속도 없이 헤퍼지기 바쁘다니까.“응. 함구하라면 함구할게. 그나저나 우리 율혜. 이렇게 선글라스 끼고 등교할 생각이야?”휘안은 한껏 멋을 부린 율혜를 껴안고는 선글라스 테 너머 반짝이는 두 눈을 응시했다.주말 하루 못 봐도 정말 큰일이다 싶은데 당분간은 가늠도 못할 큰 고비겠지 싶어서.근데 또 막상 저희 사이에 틈이랄 게 없이 가까이도 붙은 이 상황 속에서는 보드라운 살결에 아기 분유 같은 살내음이 느껴지는 게 다른 의미로서 저를 더 돌게 만든다.“당연하지. 오늘은 방학식이잖아. 따라서 학생회는 활동하지 않는다는 거지. 그래도 혹시나 싶으면 이렇게 빼면 그만이라는 거야.”“헤헤. 되게 재빠른데? 그럼 이렇게 율혜가 선글라스 갖고 온 건 이따 카메라 앞에서도 선글라스 끼고 각 좀 잡아보는 뜻인가?”“그럴 리가. 이 선글라스는 오직 휘안이만을 위한 퍼포먼스 소품이었어. 이목구비가 다 안 보이는 증명사진은 증명사진이 될 수 없어. 카메라 앞에서는 살짝만 웃고 앞을 보는 거야. 그것이 곧 전 세계 증명사진 룰이라니까.”혹시라도 휘안이 제 선글라스 퍼포먼스에 깊은 감명을 받아 다른 꾀를 떠올린 건 아닌지.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81화> 선전포고 또한 퍼포먼스 (3)

    음료 한 번 휙 젓다 예상치 못한 재원의 발언에 제가 헛소리를 들었나 싶은 예린.물론 재원은 다른 의미로서 저를 쳐다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도 타격이란 전혀 없었다.오히려 이전보다 홀가분한 쪽에 가까웠지.“아, 다른 애들한테는 말하지도 않았고 또 말할 이유도 없지만 너한테는 말해주고 싶었어. 왠지 너라면 소문이란 걸 들었거나 너 혼자서 눈치 채고도 남았을 거 같아서. 아니야?”“참나... 왜 하필 나한테 말하고 싶었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네. 근데 이제 와서 나도 변명이라는 건 하기가 싫다는 거야. 들리는 소문도 소문이지만 나도 뭘 보기는 봤거든. 그러게 누가 열 시 넘는 야심한 시각에 손잡고 동네 산책을 하고 있으래. 집에나 들어가지.”테이블 아래로는 예린과 손깍지를 맞잡고 테이블 위로는 잘도 무덤덤한 재이 재원 팍.오늘따라 타고난 날티를 전혀 감추지 않더니 웃는 낯으로 또 한 번의 대답을 이어간다.“다행이다. 역시 너한테 말하기를 잘한 거 같아. 열 시 넘는 야심한 시각이라는 거 보니까 학원 끝나고 집 가는 길에 봤나보지?”“어. 딱 봐도 공개 연애는 아닌 거 같아서 지금까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었어. 근데 뭐? 나한테만큼은 드러내야겠다고? 도대체 왜?”“그러게. 나 역시 의문이기는 해.”수록 곡을 제외하고 선 공개곡과 타이틀곡 위주로 부르면 충분히 큰 재미 볼 게 확실했다.근데 이 말 같지도 않은 상황 덕분에 코인 노래방 데이트는 물 건너가게 되었다.“딱 봐도 데이트 하러 가는 애 뒤따라와서 붙잡은 꼴 아닌가. 난 네가 말한 타이밍이라는 게 공감이 안 되거든. 내일 학교에서 볼 일이 하루나 더 남았는데 왜 굳이 지금? 안 그래?”“하... 그러게. 또 내 입장만 생각했나보다. 그래서 박재원 네 말은 이번에도 내 탓이다?”“아니. 내가 뭐라고 네 탓을 해. 그냥 좀 유치하게 굴었어. 아무래도 같은 반 반장이랑 남자친구 입장은 전혀 다를 게 확실하잖아.”이도준 때문에 코인 노래방은 문턱도 못 밟게 됐다는 말은 농담으로도 못 건넬 분위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80화> 선전포고 또한 퍼포먼스 (2)

    “드디어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미안, 미안. 애들이랑 인사하다 늦었어. 근데 말투 뭐지? 설마 나 많이 기다렸어요, 이렇게 시위라도 하게? 그래도 뭐 줄 건 없는데?”학교 정문을 나서 골목길을 두 번 꺾은 어느 한구석에서 저와 만나기로 한 재이 재원 팍.솔직히 율혜에게만이라도 저 역시 하교 후 데이트 약속이 있다는 걸 말할 수 있었지만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이렇게 복잡한 동선을 택했다는 건데 한여름 땡볕에 괜한 서늘함을 느꼈다는 거지.“시위라니. 내가 감히 시위할 생각을 어떻게 해. 그것보다는 지금 상황이 되게 묘해. 예린이 네가 불청객을 달고 왔거든. 근데 골목길 꺾기 한참 전부터 달고 온 거 같은데 말이야.”“내가? 내가 불청객을 달고 왔다고? 아니, 애들 햄버거 집으로 잘만 보내놨는데 이건 또 뭔 날벼락이래. 설마 뒤돌아서 다시 온 건...”햄버거 메뉴까지는 몰라도 사이드 메뉴는 확실히 정했다는 그 둘이 가던 길 거꾸로 돌아와 제 뒤를 밟는 장난을 칠 확률이라.그러기에는 더블 치즈 선택지를 듣고는 두 눈 초롱초롱 빛내던 율혜가 너무 아른거리는데.예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천히 뒤를 돌아봤고 이내 별 거 아닌 상황임을 직감했다.“아, 뭐야~ 난 또 누구라고. 이도준이잖아. 차휘안 데이트 간다고 쟤 혼자서 집 가나보네. 하여튼 불청객이라는 단어는 왜 말해가지고. 재원이 너 때문에 나 방금 되게 철렁했잖아.”“글쎄? 내가 틀린 말 한 건 아닌 거 같은데. 쟤 시선이 올곧아. 봐봐. 점점 더 다가올걸. 저 눈빛은 예린이한테 볼일이 있다는 눈빛이야.”어떻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그 호랑이가 이도준을 가리키는 말이었을 줄은 전혀 예상에도 없었다.저와 족히 한 블록 이상은 떨어져 있던 걸 확인했는데 정말 순식간에 가까워지더라니까.아니, 근데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이게 웬 평온한 하굣길의 날벼락이냐고.***다행인 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비범하게 말을 걸어온 상황에 비해 별 일은 아니었다.오히려

  • 사월로부터 시작된 우리   <79화> 선전포고 또한 퍼포먼스 (1)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시간이 아닙니다.오늘 하루도 여럿 눈치 살피기 바빴던 저.이제야말로 셔터를 내리겠다는 뜻입니다.물론 제 DM은 맞팔 분들께만 열려있고 반박은 DM을 통해서만 받으니 따로 볼일이 있으신 분들은 알아서 연구라도 하시라고요.전 달리 받아줄 마음이 없으니 말이에요.“후... 오늘도 쉽지 않았어.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니. 지금 이 시점부터는 셔터를 내리고 퇴근 좀 해보겠다는데. 안 그래, 율혜야?”“응! 지금 이 시점부터는 우리 친구들 모두 부반장 예린이를 보내줄 수밖에 없다는 뜻이야. 휘안이도 나처럼 잘 알아들은 거 확실하지?”“그럼~ 우리 친구들에 해당하는 휘안이는 한 번에 잘 알아들었어. 율혜도 예린이한테 질척댈 마음 같은 건 하나도 없잖아. 단지 예린이랑 하굣길이 겹쳐서 같이 나온 것뿐이잖아.”“당연하지. 예린이에게 질척댈 마음 같은 건 하나도 없어. 학교를 빠져 나가는 길은 정문 아니면 후문인데 이렇게 우리 셋 모두 정문을 선택해서는 가는 길이 겹쳤다는 거지.”학교 정문을 빠져나감과 동시에 비공식적인 퇴근을 선언하니 조금은 후련해진 마음.남들이 보기에도 우리 친구들의 협조 아래 이 세상 모든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난 걸로 보일 테지만 예린만은 시기상조인 입장이었다.그게 아니면 저를 못 떠나는 율혜와 율혜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제가 말이 안 됐다니까.“좋아. 그래서 나한테 질척대지 않겠다는 우리 친구들은 무슨 계획이실까? 좀 이르기는 해도 저녁때니까 햄버거 집부터 가는 거야?”“응. 율혜랑 밀크셰이크에 감자튀김도 찍어 먹기로 했어. 각자 어떤 햄버거 먹을지는 아직 미정이기는 한데 율혜는 무조건 더블 치즈로 변경할 거래. 방학식도 딱 하루 남아서 그런지 치즈가 당기는 날이라니까.”“어, 근데 좀 더 솔직해지자면 치즈가 당기지 않았던 날은 거의 없었던 거 같아. 아마 어제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면 책상 속을 비우느라 힘들었다는 이유로 더블 치즈를 주장했을 거야. 그래서 말인데 우린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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