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은 곧 전화를 받았다.유준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5분 안으로 요 며칠 집계된 IP 주소를 파일로 보내!”말을 마치자, 유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소희원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유준 오빠, 이 주소들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죠?”유준은 그녀를 쳐다보았다.“난 부진석이 찾아간 곳이 우리 회사를 공격한 해커의 위치와 똑같을 줄 알았어.”“그런데?” 예준은 계속 물었다.“그런데 몇 번 확인했지만, 주소가 들어맞지 않은 것 같아.”유준이 설명했다.예준은 왠지 모르게 한숨을 돌렸다.“그럼 부진석이 네 회사를 공격한 범인이 아니란 거네?”유준은 싸늘하게 말했다.“나는 그 사람이 그렇게 간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러나 그 사람의 꼬리를 잡는 건 쉽지 않을 거야.”소희원은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사실 나도 부진석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밖에서 몰래 수술 예약을 받았다면, 왜 매번 한밤중에 나가야 하는 거죠?”예준도 침묵에 잠겼다.“그렇다면, 부진석이 바로 유준 오빠의 회사를 공격하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예준은 의혹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유준은 즉시 말했다.“네가 미행한 곳은 단지 그들이 만난 곳일 뿐, 실제로 컴퓨터를 조종하는 곳이 아닐 수가 있어.”“맞아요!” 소희원은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예준 오빠, 나도 지금 각도를 바꿔서 미행해야 할 것 같아.”예준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부진석과 만난 사람을 미행하겠다는 거야?”“네!” 소희원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들에게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부진석을 계속 미행하면 나도 들킬 위험이 있겠지만, 만약 그 반대로 움직인다면 상대방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할 수 있잖아요? 게다가 난 변장에 능숙한 데다 차도 수시로 바꿀 수 있으니까 절대로 들키지 않을 거예요.”“난 찬성이야.”유준은 침착하게 말했지만 예준은 오히려 걱정을 금치 못했다.“희원아, 넌 상대방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있으니, 이렇게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해.
저녁 무렵, 현욱은 USB를 들고 기범까지 불러 비너스 나이트로 향했다.가는 길에 기범은 현욱이 며칠 만에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처럼 변한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 수염이 덥수룩해서 기범은 소름이 돋았다.“야, 배현욱, 우인나 씨의 일로 괴로운 건 알겠지만, 그래도 좀 씻고 살자.”현욱은 멍하니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넌 입이나 다물어.”“아니.”기범은 현욱의 팔을 잡아당겼다.“이따 주민이 만나면 내가 뭘 해야 하는지부터 말해줘. 난 아직도 주민이 우인나 씨에게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현욱은 힘없이 말했다.“너뿐이겠니? 나 자신도 못 믿겠어.”기범은 한숨을 쉬었다.“그럼 네 계획부터 말해. 우인나 씨도 괜찮은 사람이니 너희들 돕고 싶어.”“나도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따 문자로 소통하자.”“그래!”비너스 나이트에 도착하자, 종업원은 현욱과 기범을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고, 술까지 따주었다.그렇게 10분도 안 될 때, 주민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현욱이 의기소침하게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본 주민은 문득 마음이 아팠고, 눈빛은 상처와 아픔으로 가득 찼다.‘그 우인나 씨가 현욱 오빠에게 그렇게도 중요한 거야?’‘아니면, 오빠는 그저 그 여자 뱃속의 아이 때문에 이러는 거야?’기범은 가장 먼저 주민을 발견했고, 얼른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뚱민아, 왔어!”주민은 기범을 향해 우아하게 웃으며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기범 오빠.”“헤헤.” 기범은 주민을 훑어보았다.“몇 년 동안 보지 못했는데, 뚱민이 너 점점 숙녀로 된 거 같아! 엄청 예쁘네!”주민은 가볍게 웃더니 현욱을 보며 일부러 모르는 척 물었다.“현욱 오빠 왜 그래?”기범도 과장하게 한숨을 쉬었다.“뭐긴 뭐겠어, 실연 당해서 그러지. 네가 가서 말동무 좀 해줘.”주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욱을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현욱의 곁에 앉으려고 한 순간, 현욱은 고개를 들어 주민을 보았다.그 갈색의 눈동자는 쓸쓸한 기운을 띠고
기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술잔은 현욱의 손에서 산산조각 났다.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듣고, 주민과 기범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현욱의 오른손이 피범벅으로 되자, 주민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급히 달려가서 현욱의 손을 덥석 잡았다.“현욱 오빠, 미쳤어?!”기범도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야, 한 여자 때문에 이럴 가치가 있긴 한 거야?! 젠장! 피가 엄청 많이 나잖아!”말이 끝나자, 기범은 주민을 바라보았다.“뚱민아, 너 빨리 나가서 종업원에게 구급가방 있는지부터 물어봐! 난 근처의 약국에 가서 소독약 사올게! 지금 현욱의 손바닥에 유리가 가득 박혔어!”주민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일어나더니 룸을 뛰쳐나갔다.그리고 그녀가 나간 순간, 현욱은 기범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주민 따라가! 10분 안에 돌아오지 말고! 어떻게든 주민을 붙잡고 있어!”기범은 현욱의 상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알았으니까 너도 좀 참아!”말을 마치자, 기범도 뒤따라 룸에서 뛰쳐나갔다.현욱은 자신의 곁에 놓인 주민의 가방을 보고 다치지 않은 손을 내밀어 USB를 꺼냈다. 그리고 주민의 휴대전화를 꺼내며 USB를 꽂았다.USB가 꽂힌 순간, 주민의 휴대전화는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했고, 곧 핸드폰 화면에 긴 코드와 데이터 진도가 나타났다.현욱은 애타게 기다렸고, 오래 걸릴 줄 알았던 그는 누가 갑자기 들어올까 봐 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2분 만에 진도가 100%로 될 줄이야.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성공적으로 로드되었다는 알림이 나타났다.현욱은 재빨리 USB를 뺀 다음, 주민의 휴대전화를 다시 가방에 넣었다. 이와 동시, 그는 기범에게 문자를 보냈다.[이미 다 됐으니 막을 필요 없어.]기범은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벌써 다 된 거야?!’기범은 즉시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약국에 가서 소독수를 좀 사려고 했다.5분 후, 주민은 구급약 상자를 들고 돌아왔고, 그녀는 현욱의 곁에 앉아 상처를 처리해주기 시작했다.반쯤 처리할 때, 현욱이 눈
하영은 거즈로 감은 현욱의 손을 보며 기범을 바라보았다.“현욱 씨 손이 왜 그래요?”기범은 한숨을 내쉬었다.“술잔을 깨뜨렸어요. 하지만 그 바람에 소프트웨어를 주민 핸드폰에 성공적으로 심어 넣었죠.”이 말을 듣고, 하영은 갑자기 일어섰다.“확실해요?”“아무튼 현욱이 그랬어요.” 기범이 대답했다.캐리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한 글자도 못 알아듣겠어!”“인나에 관한 일이야.” 하영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위충으로 올라갔다.위층에서, 세희는 이미 눈을 감고 잠들기 직전이었다.그러나 현욱이 갑자기 문을 밀고 들어오자, 세희는 놀라서 작은 몸을 벌벌 떨었다. 딸이 놀란 모습에 유준은 현욱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그는 불쾌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너 죽을래??”현욱은 자신 때문에 놀라 잠에서 깬 세희를 보며 얼른 사과했다.“미안해, 세희야. 하지만 나도 지금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래!”세준과 희민도 따라서 눈을 떴다.두 사람은 일어났고, 세준은 눈을 비비며 물었다.“성공했어요?”현욱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언제쯤 기록을 볼 수 있는 거야?”“전부 찾아내기엔 너무 많아요.”희민이 말했다.“정확한 시간을 알려줘요, 현욱 삼촌.”현욱은 곧 인나와 주민이 만난 그날을 말했다.세준은 컴퓨터 앞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인나 이모를 모함하려는 이상, 그 전에 틀림없이 계획을 세웠을 거예요.”희민이 말했다.“현욱 삼촌이 말한 시간을 따라 그 두 주일 전의 카카오톡 계정과 핸드폰 번호를 조사하는 건?”세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말하면서 그는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유준은 세준을 바라보다, 잠시 후 현욱의 오른손에 시선이 떨어졌다.“손은 어떻게 된 거야?” 유준이 물었다.현욱은 정신을 차리며 대답했다.“부주의로 컵을 부쉈어. 별거 아니야.”유준은 싸늘하게 비웃었다.“너한테 자학 성향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그런 거 아니야. 그러나 덕분에 소프트웨어를 심을 기
하영은 분노를 느끼며 고개를 돌려 유준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유준은 이미 호진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호진이 전화를 받았고, 유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분부했다.“성진에게 전해. 양다인을 아크로빌로 데려오라고.”“네, 대표님!”유준은 하영을 바라보았다.“이제 그 여자에게도 아무런 이용 가치가 없으니 마음대로 처리해도 돼.”하영은 이를 악물었고, 눈 밑에 증오가 들끓고 있었다.‘내 추측이 맞았어. 양다인이 바로 주모자였다고!’하영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유준에게 화를 냈다.“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여기로 데려오는 건데요?!”“그 여자를 죽이면 그동안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없잖아요.”“하영 씨가 손쓸 필요 없어요!” 현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 악독한 여자는 내 손으로 해결할 테니까!”현욱은 두 눈이 빨개졌고, 포악한 기운을 전혀 억제할 수 없었다.정씨 가문 본가.양다인은 방 안에서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있었다.‘이제 어르신도 잡혔는데, 난 대체 언제 나갈 수 있는 거지?’생각하던 참에 문 앞에서 문득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양다인은 별다른 생각 하지 않고 문을 열었고, 그 순간, 마스크를 쓴 남자가 바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양다인은 두려움에 눈을 크게 뜨더니 발버둥 치려 했지만 눈앞은 점점 희미해졌다.의식을 잃은 순간, 양다인은 자신이 그 사람의 등에 업히고 있단 것을 느꼈다.키가 훤칠하고 건장한 남자가 양다인을 데리고 떠나자마자, 유준의 수하 김성진이 그녀의 방 앞에 나타났다.그는 아무도 없는 빈 방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성진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소리쳤다.“양다인이 본가에 있는지 찾아봐. 찾은 후, 바로 별장 입구로 데려와.”명령이 떨어지자, 본가의 경호원들은 모두 출동해서 양다인을 찾아나섰다.십여 분 동안 찾았지만, 아무도 양다인을 찾지 못했다.이 소식을 받은 성진은 즉시 호진에게 전화를 걸었고, 호진은 재빨리 유준에게 보고했다.아크로빌에서.유준은 호진
“젠장!” 현욱은 팔걸이에 주먹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도대체 누구야?!”하영은 머릿속으로 별장을 드나든 사람들 중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동시에 캐리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그렇게 잠시 생각한 캐리는 멍하니 하영을 바라보았다.“G, 우리 몇 사람을 제외하면, 남은 건 네 오빠, 주희 씨, 그리고 부진석 씨일 뿐인데...”하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빠는 절대로 불가능해. 주희도 오빠 곁의 사람이니 그런 짓 할 리가 없어.’‘그럼 진석 씨밖에...’사람들은 하영을 바라보았고,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답이 있었다.하영은 여전히 이 사실을 믿지 못했다.“어, 어떻게 진석 씨일 리가 있겠어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 이렇게 하는 목적이 없지 않나요? 지금 우리에게 증거도 없고...”유준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 남자를 위해 변명해도 소용없어!”하영은 충격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캐리는 한숨을 내쉬었다.“G, 지금 부진석한테 전화해 보면 알 거 아냐? 만약 정말 부진석이라면 지금 병원에 없을 거야.”하영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손으로 탁자 위의 휴대전화를 들었다.막 전화를 하려던 참에, 유준은 그녀를 제지했다.“그 사람 사무실에 전화해. 사무실 전화 없어?”“나한테 있는데!”캐리가 말했다.“전에 편의상 전화를 하나 저장한 적이 있어요! 내가 할게요!”말이 끝나자, 캐리는 휴대전화를 꺼내 진석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한참 동안 울리고 나서야 연결되었다.캐리는 얼른 스피커를 켜더니 숨을 죽이며 맞은 편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누구세요?” 진석의 피곤한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전해왔다.진석의 목소리를 듣자, 캐리와 하영은 한숨을 돌렸다.“나예요, 진석 씨.”진석은 잠시 멈칫하다 곧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이 시간에 전화를 하다니, 캐리 씨가 불편한 거예요 아니면 하영 씨가 아픈 거예요? 아니면 아이들인가?”“G에요!” 캐리는 생
“소식 있으면 가장 먼저 나에게 알리고!”“네, 대표님!”전화를 끊은 후, 하영은 불안함을 느끼며 유준을 바라보았다.“또 무슨 일 생긴 거예요?”유준은 분노를 억누르며 대답했다.“양다인을 끌고간 사람이 정주원까지 데리고 사라졌어!”순간, 사람들은 눈을 부릅뜨다.기범은 침을 삼켰다.“지금 널 도발하고 있는 거잖아?”현욱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상대방은 틀림없이 우리가 아는 사람일 거야! 이건 확실하다고!!”캐리가 말했다.“우리 모두 아는 사람이라면, 인나, 예준 형님 그리고 부진석일 뿐인데! 그러나 인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예준 형님도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잖아요. 만약 부진석이라면, 그는 지금 병원에 있고요!”“병원에 있다고 해서 부진석을 도울 사람이 없는 건 아니잖아!”현욱은 화를 참지 못하고 물었다.하영과 캐리는 침묵에 빠졌다.지금까지도 하영은 진석이 양다인과 정주원을 잡아간 사람이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진석 씨가 왜?? 그럴 리가 없잖아?!’‘설령 진석 씨라 하더라도, 목적은 또 무엇일까?’‘나와 유준 씨를 상대하려고?’‘그럼 진작에 손을 쓸 수 있었잖아? 왜 지금까지 기다린 거지??’사람들이 토론하는 것을 듣고, 유준은 소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곧 연결되었다.“유준 오빠?”유준은 입술을 오므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밤 줄곧 부진석을 미행하고 있었던 거야?”“네, 줄곧 따라다니고 있었어요.” 소희원이 말했다. “지금도 부진석 씨의 사무실 근처에 있고요.”“그럼 그 남자 오늘 저녁에 나가서 전화를 한 적은 있어? 아니면 어떤 사람을 만났다거나?”유준은 계속 물었다.“저녁에 사무실에서 나온 적이 없었어요. 환자들이 줄을 지어서 엄청 바빴거든요. 유준 오빠,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예요?”유준은 양다인과 정주원의 일을 소희원에게 알려주었다.“이, 이건 불가능해요. 부진석 씨는 오늘 다른 사람과 연락할 시간이 없었거든요!”“음, 계속 그 남자 지켜보고 있어. 조금의
하영은 일이 밝혀지는 순간, 바로 주민을 감옥에 보내고 싶었다.그러나 문제는 인나를 보호하는 전제하에 어떻게 주민과 양다인이 한 더러운 일을 대중들에게 공개하느냐였다.하영은 문득 그 남자 기자가 생각났다. 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가 전화를 받았다.“네, 강 사장님.”하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어젯밤 줄곧 정씨 가문 본가에 있었어?”“네, 맞아요. 물론 지금도 그곳에 있고요. 요 며칠 줄곧 차에서 먹고 잤는데.”“그럼 어젯밤에 수상한 차량을 발견한 적은 없어?”“수상한 차량이요?” 기자는 열심히 생각했다.“어젯밤에 차 한 대가 후원으로 간 것 같긴 한데. 10분도 안 돼서 다시 나왔어요. 전 다른 사람인 줄 알고 차량 번호를 자세히 봤는데, 전부 정씨 가문의 차였어요.”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정씨 가문의 차라는 것을 또 어떻게 확신한 거지?”“그동안 그 가문의 모든 차량 번호를 적어뒀거든요.”하영은 머리가 아파서 이마를 짚었다.“알았어. 먼저 돌아가, 더 이상 감시할 필요 없으니까.”기자는 멈칫했다.“강 사장님, 그게 무슨 뜻입니까?”“양다인이 누군가에 의해 끌려갔어. 아마 네가 본 그 차일 거야.”하영이 설명했다. “그러니까 지금 먼저 돌아가.”기자는 다급하게 물었다.“강 사장님, 지금 저를 해고하시려고요?”양다인이 사라졌으니 하영은 기자를 곁에 둘 필요가 없었다.“강 사장님,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또 있을 거예요. 아무리 힘들어도 할 수 있으니까 제발 저를 해고하지 마세요!”하영은 잠시 침묵했다. ‘또 무슨 일이 있을까?’잠시 생각하다, 하영은 갑자기 진석을 떠올렸다. 그녀는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는 유준을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럼 연세 병원에 가서 부진석이라는 외과의사 좀 감시해 줘.”하영이 말을 마치자, 유준은 즉시 눈을 들어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알겠습니다, 강 사장님. 다른 분부는 없으신 거예요?”“일단 이것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