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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Penulis: 고요가을
전화를 끊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경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역시 여보야, 네가 날 이해해 줄 줄 알았어. 회사 상장 준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야. 걱정하지 마.]

[아무도 우리 관계를 바꾸지는 못해. 조금 있다가 비서에게 데리러 가라고 할게. 오늘 저녁에 우리끼리 축하하자.]

주원영의 심장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부경민에게 이혼은 축하할 만한 일이었다.

주원영은 거절하지 않았다. 사랑했던 10년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의식을 위한 식사쯤은 필요했다.

...

고급 레스토랑 안에서 부경민과 주원영은 마주 앉았다.

부경민이 돈을 많이 벌수록 바빠졌고, 주원영은 둘이 함께 식사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희미했다.

“여보, 예전에 너에게 약속했던 것들, 이제 거의 다 이뤘어. 회사만 상장되면 나는 정말 자유로워져.”

부경민은 잔을 들어 단숨에 술을 비웠다.

눈앞의 남자는 더 이상 그때의 가난한 청년이 아니었다. 야망에 찬 눈동자에는 명예와 돈을 향한 갈증만 선명했다.

주원영은 쓰라린 마음을 삼키며 잔을 들었다.

“꿈을 이룬 것 축하해. 자유로워지길 바라.”

독한 술이 목을 타고 내려가 마음 깊은 곳까지 번졌다.

주원영은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이를 악물었다.

‘나도 자유로워지길.’

부경민은 서류 한 부를 내밀었다.

“이건 지분 양도 계약서야. 내 지분 50%를 너에게 넘길게. 네가 앞으로도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주원영은 서류를 받아 들고 씁쓸하게 웃었다.

주원영이 원했던 것은 지분이 아니었다.

그때 레스토랑 문이 열리고 비서가 급히 들어왔다.

“대표님, 성청아 씨께서 급히 찾으십니다.”

부경민은 주원영을 한 번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집 음식 괜찮아. 천천히 먹고 가.”

아무리 훌륭한 음식도 혼자 먹으면 맛이 없었다.

주원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

옆 룸을 지나치던 때, 문틈 너머로 부경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청아 씨, 미안해요. 조금 전에 일이 있어서 늦었어요. 음식은 미리 주문해 뒀어요. 청아 씨가 좋아하는 것들로...”

주원영의 시선이 문에 난 작은 유리창 너머로 멈췄다.

룸 안 테이블 위의 음식은 방금 전 주원영과 부경민이 앉았던 테이블과 완전히 같았다.

부경민은 이미 성청아를 위해 모든 걸 준비해 두었다.

주원영과의 저녁은 겸사겸사 잡은 일정이었고, 성청아와의 약속이야말로 오늘 밤 부경민이 정성껏 준비한 자리였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지만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성청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경민 씨 바쁜 거 알아요. 그래도 오늘은 우리 사귄 지 3주년이잖아요. 아무리 늦어도 기다렸을 거예요.”

밖에서 주원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눈물이 참지 못하고 흘러내렸다.

두 사람이 만난 기간은 이미 3년째였다.

그 3년 전이 바로 부경민이 처음 주원영에게 이혼을 꺼낸 때였다.

음식을 가져오던 직원이 뜨거운 탕을 든 채 주원영 쪽으로 다가왔다. 발이 미끄러졌는지 몸이 앞으로 쏠렸고, 끓는 국물이 주원영의 몸 위로 쏟아졌다.

“아!”

주원영은 비명을 질렀다. 얇은 피부가 금세 붉게 부어올랐다.

직원이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

성청아가 소리를 듣고 룸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무슨 일이에요?”

부경민도 뒤따라 나왔다. 주원영을 보자 부경민의 미간이 살짝 굳었다.

직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설명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미끄러져서 손님께 국물을 쏟았습니다.”

부경민은 본능적으로 주원영에게 다가와 팔을 붙잡았다.

“어디 다쳤어? 심해? 보여 줘.”

뜻밖의 걱정에 성청아의 눈이 작게 흔들렸다.

“경민 씨, 아는 사람이에요?”

그 말 한마디가 찬물처럼 부경민의 정신을 깨웠다.

부경민은 주원영의 팔을 놓았다. 곧 성청아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

“내가 이분을 어떻게 알아요? 다친 게 심해 보여서 놀랐어요. 내가 원래 남이 고통스러워하는 걸 잘 못 보잖아요.”

주원영의 심장이 잠시 멈춘 것 같았다.

부경민에게 주원영은 이제 선의로 한 번 돌아봐 주는 모르는 여자일 뿐이었다.

직원은 계속 사과했다.

“손님, 바로 병원으로 모시겠습니다. 치료비도 저희가 부담하겠습니다.”

주원영은 고개를 들고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괜찮아요. 그렇게 심하지 않았어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주원영은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조금만 더 머물렀다가는 억지로 붙들고 있던 평정심이 전부 무너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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