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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몸을 닦을 때 그녀는 약간 난처해하며 우물쭈물했는데 시종 옷을 걷어내고 닦는 것을 부끄러워하였다.

"걱정하지 마, 난 아무것도 안 보여요.”

그렇게 말하면서 성진은 백미러를 닫고 두 손을 들며 말했다.

남자가 자신을 등지고 백미러까지 닫자 차설아는 한결 편하게 꼼꼼하게 몸을 닦기 시작했다.

한편 성진은 아예 상의를 벗어 조수석으로 던졌고 완벽한 근육 라인이 차설아 앞에 드러났다.

솔직히 말해서 그의 사촌 형 성도윤보다 못하지 않았다.

"콜록콜록!"

차설아는 이에 헛기침하며 얼른 눈을 돌렸다.

"하하, 형수님, 도윤이랑 아이 둘을 낳았는데도 이렇게 수줍음이 많으시다니. 당신네 부부간의 즐거움은 매우 보수적인가 보군요!”

"입 닥쳐!"

차설아는 남자의 등에 주먹을 날리며 경고를 날렸다.

"내가 네 차에 탔다고 네가 헛소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또 이렇게 분별없이 굴면 내려.”

"미안해요. 내가 이런 거 처음 아는 것도 아니고. 최대한 진지하려고 노력할게요.”

하지만 성진은 차설아에게 맞는 걸 즐겼고 그와 차설아가 이렇게 애매한 분위기 속에 단둘이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는데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차 안의 온풍은 따뜻했고 두 사람은 더 이상 축축한 상태가 아니어서 기분이 조금은 풀렸다.

성진은 스피커를 틀었고 차 안은 경쾌한 곡들로 둘러싸였는데 그녀와 그가 모두 좋아하는 라이트 록 음악이 흘러나왔다.

"우왕좌왕하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탔는데 바로 8시 30분. 바쁜 사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헤드셋을 끼고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지...”

이런 리듬은 창밖 빗방울과도 잘 어울렸는데 차설아도 한때 밴드의 보컬이었던 만큼 음악에 민감했고 이내 빽빽한 기타와 드럼 비트 소리에 맞춰 머리를 흔들었다.

성진은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아는 차설아지, 멋지고 제멋대로고 만사에 해탈하고. 배신자 때문에 너무 슬퍼할 필요 없어.”

"헛소리 작작 해.”

"그럼 아까 빗속에서 폭주하고 울면서 무고한 행인을 폭행한 사람은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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