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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Author: 꽃길
안리영은 늦게까지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밖에 조시언의 차가 보이지 않길래 그가 집에 없는 줄 알았다.

하여 저녁밥도 굶었던 참이라 간단하게 라면이나 끓여서 나랑 통화하면서 먹고 있었다.

바로 이때, 조시언이 갑자기 잠옷 차림과 머리에 물기가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분명 그가 집에 있었다는 걸 설명했다.

“삼... 삼촌이 왜 집에 있어?”

안리영은 서둘러 나와의 통화를 끝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끝내는 허둥지둥거리다가 라면 그릇을 엎어버렸는데 순간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 어디에라도 숨어버리고 싶었다.

방금까지 배고파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제 보니 라면도 더 이상 못 먹게 되었다.

분명 통화 내용을 다 들었을 텐데 테이블을 치우려는 안리영의 손을 조시언이 덥석 잡으며 말했다.

“내가 할게, 어디 데이지는 않았어?”

“그것보다 삼촌 때문에 더 놀랐어.”

안리영은 서둘러 핸드폰을 꺼버렸다.

그러자 조시언은 내가 엎지른 라면을 치워주며 말했다.

“내 뒷담화는 잘하면서 뭐가 놀라?”

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주니 안리영도 더 이상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뒷담화는 무슨, 지원이 말이 틀린 것도 아니잖아. 그 나이에 여자 친구도 없으니까 나도 이제는 삼촌이 어디 문제가 있나 의심이 들 정도라고.”

순간, 바닥을 열심히 닦고 있던 조시언이 행동을 멈추고 안리영을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다정한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사람을 얼게 만드는 서늘한 느낌도 들어 안리영의 심장은 또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 눈빛은 사람을 꿰뚫는 마법이라도 있는 듯했는데 아마 그와 눈이 마주친 여자들은 이걸 당해내기가 여간 쉽지 않을 것이다.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조시언의 뜬금없는 한마디에 안리영이 흠칫 놀랐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어쩐지 삼촌이 조용하다 했네, 그러면 외국에서 만났던 거야? 아닌데, 전에 내가 물어봤을 때는 여자 친구가 없다고 했잖아.”

조시언은 말끔하게 정리를 마치고 쓰레기까지 처리해 준 뒤 테이블도 깨끗이 닦았다.

그리고 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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