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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승은 대신 업어치기를 했습니다

Autor: 이스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8-19 10:00:14

“오늘 밤은 강녕전에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연화의 말에 이헌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느냐?”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 보거라.”

연화의 얼굴이 붉어졌다.

“같은 방에서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누구에게.”

“대비마마께서 알려 주셨습니다.”

이헌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어마마마께서 참으로 자세히도 가르치셨구나.”

“자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소인도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모릅니다.”

연화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래도 도망가지는 않겠습니다.&r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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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은 대신 업어치기를 했습니다   71화. 전하를 안고 뛰었습니다

    불화살이 창호를 뚫고 날아들었다.기름이 발린 장막에 불이 붙으며 순식간에 천장까지 번졌다.“불이야!”밖에서 내관들의 비명이 들렸다.이헌은 연화를 끌어안고 창가에서 물러났다. 두 번째 불화살이 방금까지 연화가 서 있던 자리에 꽂혔다.바닥에 쓰러져 있던 간택 규수가 몸을 일으켰다.그녀는 혼란을 틈타 열린 문으로 달려갔다.연화가 이불을 걷어차 규수의 발목에 감았다.“어딜 가십니까?”규수가 바닥에 넘어졌다.“소인은 먼저 나가 보겠습니다.”“사람을 죽이러 왔다가 혼자 나가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연화가 규수의 팔을 뒤로 꺾었다.이헌은 어이없는 얼굴로 연화를 바라봤다.“너는 불이 무섭지도 않느냐?”“무섭습니다.”“그런데 왜 도망치지 않지?”“전하와 범인을 두고 어떻게 혼자 갑니까?”이헌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그 순간 천장에서 불붙은 나무가 떨어졌다.“연화!”이헌이 연화를 제 품으로 끌어당기며 등을 돌렸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나무가 그의 어깨를 스쳤다.이헌의 몸이 휘청했다.“전하!”연화가 그를 부축했다.이헌의 용포 한쪽이 찢어지고 어깨에서 피가 번지고 있었다.“괜찮다.”“피가 나는데 무엇이 괜찮습니까?”“상처가 깊지 않다. 먼저 나가라.”“함께 나갑니다.”연화는 망설임 없이 이헌의 등과 무릎 아래에 팔을 넣었다.이헌의 몸이 그대로 들렸다.“……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냐.”“전하를 모시고 나가고 있습니다.”“내려놓거라.”“싫습니다.”“왕을 이렇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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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중 하나가 영성대군의 사람이다.”대비의 말이 떨어지자 네 명의 상궁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모두 십 년 넘게 대비를 모신 사람들이었다.대비의 수결을 볼 수 있고, 인장을 보관하는 장소도 아는 이들이었다.“억울하옵니다, 마마.”가장 연장자인 박 상궁이 머리를 조아렸다.“소인은 이십 년 동안 마마를 모셨사옵니다.”“함께한 세월이 결백을 증명하지는 않는다.”대비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네 사람의 처소를 수색하라는 명이 떨어졌다.그러자 박 상궁이 연화를 바라봤다.“그 전에 승은상궁부터 가두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이헌의 눈빛이 서늘해졌다.“방금 뭐라 했지?”“독이 든 차를 직접 따른 사람은 승은상궁이옵니다. 아무리 전하의 총애를 받는다 해도 궁녀는 궁녀이니…….”“궁녀라 해서 모두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대비가 말을 끊었다.“연화는 전하의 승은을 입고 정식으로 승은상궁에 올랐다. 강녕전에 속한 궁녀들을 거느리며 전하를 가까이에서 모시는 사람이다.”박 상궁의 얼굴이 굳었다.“증좌도 없이 함부로 끌고 갈 수 있는 아이가 아니라는 뜻이다.”연화는 자신을 위해 내려진 말인데도 어딘가 얼떨떨했다.어제까지만 해도 상궁들이 부르면 달려가야 했다.그런데 이제는 다른 궁녀들을 거느리는 자리가 되었다.연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소인도 궁녀들에게 명을 내려도 됩니까?”“강녕전에 속한 일이라면 가능하다.”이헌이 대신 대답했다.“무엇을 시키고 싶은데?”“밤에 출출할 때 간식을 가져오라고 해도 됩니까?”“안 된다.”“어째서요?”“네가 상궁이 된 것이지, 수라간의 주인이 된 것은 아니니까.”연화의 얼굴에 실망이 떠올랐다.엄중했던 분위기가 잠시 흐트러졌다.서진우의 입가에도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그는 곧 표정을 지우고 네 상궁의 손을 살폈다.“명령서를 쓴 사람은 왼손잡이일 가능성이 큽니다.”“어찌 아느냐?”대비가 물었다.“수결의 끝이 왼쪽으로 번졌습니다. 오른손으로 흉내 냈다면 먹이 반대편으로 번졌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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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은 대신 업어치기를 했습니다   67화. 미끼가 되겠습니다

    “이번 간택에 들어오는 규수들 가운데 세 명이 내 사람이다.”영성대군의 말이 끝나자 이헌이 칼을 뽑았다.“숙부를 잡아라.”강무영과 서진우가 동시에 정자로 뛰어들었다.그러나 영성대군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가 탁자 아래에 숨겨 둔 줄을 당기자 정자 바닥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연화!”이헌은 연화부터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연기 사이로 화살 하나가 날아들었다. 서진우가 몸을 돌려 칼로 화살을 쳐 냈다.화살촉이 향하던 곳은 정확히 연화의 가슴이었다.“다치지 않았느냐?”서진우가 연화를 살피며 물었다.“괜찮습니다.”“내 곁에 있으니 당연히 괜찮다.”이헌이 연화를 감싼 팔에 힘을 주었다.서진우는 이헌을 바라봤다가 조용히 칼을 거뒀다.연기가 걷혔을 때 영성대군과 사내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강무영이 정자 아래의 통로를 발견했지만 입구는 무너져 있었다.“처음부터 도망칠 길을 마련해 둔 모양입니다.”“쫓겠습니다.”서진우가 통로로 내려가려 하자 이헌이 막았다.“이미 늦었다.”“흔적이 남았을 수도 있습니다.”“곧 간택 규수들이 궁으로 들어온다. 지금은 그들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서진우의 시선이 연화에게 향했다.“알겠습니다.”그가 추격을 포기한 이유가 명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헌도 알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이헌과 연화는 대비전으로 향했다.서진우도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강무영은 영성대군이 달아난 통로를 조사하기 위해 폐전에 남았다.이야기를 들은 대비는 놀라기는커녕 차분히 찻잔을 내려놓았다.“세 명이라 했느냐.”“간택을 당장 중단하십시오.”이헌이 단호하게 말했다.“중단할 수 없다.”“역도들이 궁 안으로 들어옵니다.”“그러니 더더욱 진행해야 한다.”이헌의 눈빛이 가라앉았다.“처음부터 알고 계셨습니까?”“영성대군의 사람이 섞여 들어올 가능성은 예상했다.”“그런데도 간택을 강행하셨습니까?”“그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어떻게 잡겠느냐.”대비는 간택 규수들의 명부를 펼쳤다.“밖에 흩어져 있는 적보다 궁 안에

  • 승은 대신 업어치기를 했습니다   66화. 후궁으로 삼지 않은 이유

    “승은은 내렸으면서 후궁으로 삼지는 않았다?”어둠 너머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영성대군은 낡은 정자 안에 앉아 있었다.왼쪽 얼굴 절반을 덮은 화상 자국만 아니었다면 왕실 제례에 걸린 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이헌은 연화를 제 뒤에 세운 채 그를 바라봤다.“죽은 자가 남의 일에 관심이 많군.”“십팔 년 만에 만난 숙부에게 인사부터 해야 하지 않겠느냐.”“아바마마께 독을 건넨 자를 숙부라 부를 생각은 없다.”영성대군의 미소가 짙어졌다.“나는 약재를 건넸을 뿐이다. 직접 달여 선왕의 입에 넣은 사람은 네 어미였지.”이헌이 칼자루를 움켜쥐었다.연화는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이헌이 돌아보자 연화가 고개를 저었다.“저분이 전하를 화나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제법 영리하구나.”영성대군의 시선이 연화에게 향했다.“강무영의 딸은 힘만 센 줄 알았는데.”“사람을 화나게 한 뒤 실수하게 만드는 것은 수라간에서도 자주 보았습니다.”“수라간에서?”“간식을 빼앗아 먹은 아이가 화를 내면, 먼저 때렸다며 상궁마마께 고자질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연화가 진지하게 대답했다.“대군마마께서도 비슷하신 듯합니다.”정자 안이 조용해졌다.뒤에 서 있던 서진우가 고개를 숙였다. 웃음을 감추는 얼굴이었다.영성대군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감히 나를 어린 궁녀와 비교하는 것이냐?”“먼저 소인을 수라간 궁녀라 하시지 않았습니까.”“연화.”이헌이 낮게 불렀다.“예, 전하.”“잘했다.”영성대군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그는 탁자 위에 붉은 비녀를 내려놓았다. 조금 전 강녕전으로 보내졌던 것과 똑같은 비녀였다.“후궁도 아닌 상궁에게 과분한 선물이었던 모양이구나.”“독이 묻은 선물은 후궁마마께도 과분할 것 같습니다.”연화의 대답에 이헌의 입가가 올라갔다.영성대군은 연화를 한동안 바라보다 물었다.“이헌이 너를 아낀다고 생각하느냐?”“예.”연화는 망설이지 않았다.“그런데도 후궁으로 삼지 않았다.”“승은상궁도 전보다 높은 자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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