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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대왕생강
정유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평소 내 병원에서 무료로 물리치료를 받던 미숙 할머니까지 앞으로 나섰다.

“내가 지난번에 허리가 아파서 왔을 때 보름이나 치료받았잖아. 일부러 약한 약을 써 가면서 오래 끈 거 아니야? 돈 더 받으려고?”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상태에 맞춰 치료했을 뿐이었다.

그때만 해도 내 손을 꼭 잡고 몇 번이나 고맙다고 했던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이정재가 아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왔다.

“우리 애 다리 부러졌을 때도 네가 치료했잖아. 그때도 돈 더 받아먹은 거지?”

“당장 돈 돌려줘! 안 그러면 이 병원 다 때려 부술 거야!”

그날 일은 아직도 생생했다.

한밤중에 아이가 다쳤다는 연락을 받고, 자다가 뛰쳐나와서 날이 밝을 때까지 치료했다.

그렇게 하고도 재료비 6만 원밖에 받지 않았다.

내가 가까스로 손을 살려줬던 이철수도 있었다.

정유아의 라이브 방송 카메라 앞에 바짝 붙어서는 웃으며 나를 손가락질했다.

“여러분, 이 사람이 바로 저한테 불법 수술을 한 의사예요! 아직도 상처가 아파요. 실력이 없어서 후유증까지 남은 거 아니겠어요?”

공장 기계에 손이 심하게 말려 들어갔던 날, 손을 살리려면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급히 상처를 씻어 내고 봉합까지 했다.

그때는 사람 하나 살렸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일이 내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증거처럼 둔갑해 있었다.

“어떻게 다들 이럴 수가 있어요!”

어머니가 병원 안에서 뛰어나와 내 앞을 막아섰다.

화가 난 탓에 어머니의 작은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내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제일 잘 알아요!”

“당신들 때문에 큰 병원 자리까지 포기하고 여기로 돌아온 애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이미 사람들은 정유아의 말에 완전히 휩쓸려 있었다.

그때 마을 입구에 차량 한 대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관계 기관 직원 몇 명이 곧장 병원으로 들어왔다.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무면허 의료 행위와 부당한 약값 청구 의혹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병원 운영을 중단하시고 조사에 협조해 주십시오.”

라이브 방송 댓글창은 곧바로 뒤집어졌다.

[조사까지 나왔네. 이 정도면 끝난 거 아냐?]

[제대로 걸렸네. 꼭 처벌받아야지.]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몇 번 숨을 고른 뒤 서랍을 열었다.

지난 5년 동안 모아 둔 약품 거래 명세서와 진료비 장부를 전부 꺼내서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증거가 필요하다면서요. 여기 있습니다. 그동안 약을 얼마에 들여왔고 진료비를 얼마씩 받았는지 전부 기록돼 있습니다. 직접 확인하세요.”

“저는 여러분한테 한 푼도 더 받은 적 없습니다. 오히려 어머니가 노후 자금으로 모아 둔 돈을 600만 원 넘게 이 병원에 썼습니다.”

탁자 위에 쌓인 서류를 본 사람들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정유아가 곧바로 끼어들었다.

“저 장부를 본인 마음대로 쓴 건지 누가 알아요? 거래 명세서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잖아요. 실제로 얼마에 약을 들여왔는지 결국 본인 말밖에 없잖아요?”

더는 참기 힘들었다.

“정 못 믿겠으면 직접 알아보세요. 시내 종합병원에 가서 여기보다 싸게 진료해 주는 곳이 있는지 물어보시든가요.”

나는 탁자 위 서류를 가리켰다.

“거래 명세서마다 제약회사 직인이 찍혀 있습니다. 조작인지 아닌지는 확인해 보면 바로 나옵니다.”

이 정도 증거를 보여 줬으니 적어도 더는 억지를 부리지 못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정유아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더니 전혀 다른 말을 꺼냈다.

“그래요. 다른 병원보다 조금 싸게 받았다고 쳐요.”

“그럼 그걸 핑계 삼아서 마을 여자 환자들한테 성희롱을 해도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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