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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작가: 비담
주영도가 하다 말고 가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니라 강루인은 놀라지도 않았다.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이미 예상했다. 이불을 얼굴까지 덮어쓰고 몸을 웅크렸다.

다음 날 욕실의 거울 앞.

주영도가 남긴 키스 자국이 희미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진해졌다. 강루인은 컨실러로 모두 가리고 나서야 출근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원효정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루인 씨도 신인 대회에 지원했다면서요?”

‘루인 씨도? 그럼 너도 지원했단 말이야?’

강루인의 생각이 바로 사실로 확인되었다. 원효정이 턱을 치켜들고 거만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있는 한 루인 씨가 주목받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강루인이 말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 몰라요? 그리고 효정 씨 경쟁자는 나 하나뿐이 아니에요. 나한테 허세를 부릴 시간에 효정 씨 작품에나 집중하는 게 좋을걸요?”

“지금 겁먹어서 이러는 거 다 알아요.”

강루인은 어이가 없었다.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원효정에게 능력이 있는 건 사실이었지만 머리가 좀 텅 빈 것 같았다.

강루인은 아침부터 멍청이와 말다툼하고 싶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기 전 먼저 탕비실에 가서 커피를 한 잔 내렸다.

그때 차성열이 밖에서 들어왔다.

“수고했어.”

강루인은 순간 멈칫했다. 뭘 수고했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네?”

차성열도 커피를 한 잔 내렸다.

“원효정 말이야.”

그제야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멍청이에게 시달리는 게 얼마나 피곤한 건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왠지 차성열이 그녀보다 더 피곤해 보였다.

강루인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선배가 더 수고했죠.”

사람들은 누구나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법. 강루인도 예외가 아닌지라 바깥을 힐끗 보며 말했다.

“선배 앞으로의 반쪽이 효정 씨예요?”

가족의 부탁이라고 말했던 걸 보면 그 가족이 원효정의 아버지인 원기성은 아니었다.

외국에 있을 때 원기성을 거절했기에 차씨 가문 사람일 가능성이 컸다.

차성열이 답했다.

“아니. 난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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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구아정의 상태가 안정되었다.의사가 말했다.“환자분은 안정이 필요합니다. 흥분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주영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병실 안.구아정이 눈을 떴다. 안색이 창백했고 몹시 쇠약해 보였다.“오빠한테 또 신세를 졌네.”주영도가 침대 앞에 서서 말했다.“내 명의로 된 섬이 하나 있는데 사계절 내내 날씨가 온화해서 휴양하기 딱이야. 몇 달 가서 쉬다 오는 게 어때?”그 말에 구아정의 안색이 확 변했다.“무슨 뜻이야? 날 가두기라도 하겠단 말이야?”주영도가 돌려서 말했다.“기사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잖아. 한동안 멀리 가 있으면 사람들도 널 잊을 거야.”그러고는 그녀의 가슴팍으로 시선을 옮겼다.“의사 선생님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어. 네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해.”구아정이 거절했다.“싫어. 안 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숨어 지내야 해? 그리고 그 기사 누가 터뜨렸는지 조사해봤어? 날 무너뜨리려고 작정했단 말이야.”“그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마.”주영도는 한번 결정한 일은 좀처럼 바꾸지 않았다.“전용기 준비해줄게. 거기 부족한 게 없을 거고 네가 준비해야 하는 것도 없어.”“안 갈래, 나. 여긴 언니가 머물렀던 곳이야. 떠나고 싶지 않아.”그녀는 주영도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기에 격렬하게 저항했다.이럴 때일수록 떠나면 더욱 안 되었다. 떠난다면 강루인에게 지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주영도는 한없이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면서 거절을 용납할 수 없는 듯한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구아정, 난 지금 너랑 상의하는 게 아니야. 연정이 심장을 네가 잘 지켜야지 않겠어?”그의 차가운 시선에 구아정은 보이지 않는 손에 목이 졸린 듯 더 이상 반항할 수가 없었다. 결국 누그러진 태도로 물었다.“그럼 날 보러 올 거야?”주영도는 약속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시간 되면 갈게.”“나 언제쯤 다시 돌아올 수 있어?”“때가 되면.”그는 정확한 기한을 알려주지 않았다.이번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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