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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저택으로 돌아온 백설아는 진시우에게 라면을 끓여줬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백설아는 진시우를 위로하며 다독여주었다.

진시우는 설아 아주머니가 참으로 온화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감탄했다.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임아름은 10시가 좀 넘어서 저택으로 돌아왔다.

진시우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길에는 진시우에 대한 미움이 더욱 커졌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이안에게 문자를 보냈다.

임아름이 오늘 겪은 일을 들은 이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진시우를 더 크게 혼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시우에게 오만정이 다 떨어진 임아름은 이안이 하는 말에 함께 맞장구를 칠 흥미도 없어졌다.

진시우를 상대하는 것은 자신의 시간만 랑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튿날 아침, 임아름은 다른 날보다 출근을 조금 늦게 했다. 진시우는 기사님 차를 타고 회사에 도착했다.

회사 건물에 들어서려는 그때, 안경 낀 남자가 그를 향해 걸어왔다.

“야, 해진 어르신 호출. 나랑 같이 가자.”

안경 낀 남자의 가늘게 뜬 눈은 무척 사나워 보였다.

해진 어르신?

어제저녁 임아름을 습격한 무리가 말한 사람?

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

“가자.”

안경 낀 남자의 이름은 관동현. 해진 어르신의 수양아들이다.

진시우를 차에 태운 남자는 해진 어르신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해진 어르신은 어떤 분이야?”

관동현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해진 어르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함부로 끼어들었어? 어쩐지 죽자고 덤벼들더라!”

진시우가 물었다.

“그렇게 대단해?”

“그럼!”

관동현이 진시우를 비웃으며 말했다.

“내 의부 방해진은 온양시 제 일 두목이셔! 얼마나 대단하신 분이신데!”

“오천용이 우리 임대표 죽이라고 시켰어?”

진시우가 물었다.

“다 알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했어?”

관동현의 조롱 섞인 말에 진시우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얼마 후, 관동현은 진시우를 데리고 호텔 스위트룸으로 왔다.

로비에 들어서자 마흔이 되어 보이는 뚱뚱한 중년 남자가 소파의 정중앙에 앉아 있었다. 그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그가 바로 ‘해진 어르신’ 방해진이다.

그의 등 뒤에는 어제저녁 임아름을 습격한 괴한 네 명이 서있었다.

이 네 사람은 방해진의 장수로 방해진을 위해 목숨을 치는 들이었다. 이름하여 ‘영길 사형제’

큰 형 ‘영길’

진시우를 관찰하는 방해진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영길아, 내 일을 망친 게 이놈이냐?”

영길은 어제 진시우에게 맞은 등이 아파나는 것 같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해진 어르신. 바로 이놈입니다. 대단한 실력이었습니다.”

방해진이 태연스럽게 말했다.

“대단한 실력? 죽는 걸 무서워 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 이놈을 잡을 방법은 많아!”

말을 마친 그는 진시우를 보며 물었다.

“무릎 꿇고 빌래 아니면 끝까지 반항할래?”

방해진의 말을 들은 진시우는 웃으며 말했다.

“나? 싫어. 너는? 너는 어떤 게 더 하고 싶어?”

방해진의 얼굴이 덜덜 떨렸다.

“죽고 싶어 환장한 게로구나. 지금 당장 죽여주지!”

방해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길 사형제가 허리춤에 손을 넣었다. 그 모습을 본 진시우는 소파 앞에 놓인 무거운 탁자를 들어 영길 사형제에게 집어던졌다.

진시우가 무거운 탁자를 한 손으로 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쿵쿵!

무거운 탁자에 깔린 사형제는 연신 피를 토해냈다.

잠시 멍한 표정으로 사형제를 바라본 방해진은 지원 요청을 하려고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

진시우는 무전기를 꺼내든 방해진을 보며 가볍게 웃고 힘차게 걷어찼다.

팡!

악명 높은 해진 어르신이 벽에 부딪혀 당에 쓰러졌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방해진을 내려다본 진시우가 물었다.

“복수할 거야?”

방해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니.....”

“거짓말.”

진시우는 머리를 흔들며 뒤에 있는 탁자를 발로 걷어찼다. 무거운 탁자가 다시 날아오르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방해진의 몸에 박혔다.

“살려줘...”

중후한 비명소리와 함께 방해진의 몸에서 쿠덕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명성이 자자한 해진 어르신이 죽었다.

죽기 직전 방해진의 얼굴에는 후회와 원한으로 가득했다.

땅바닥에 떨어진 유리 쪼가리를 주운 진시우는 잔뜩 겁먹은 영길 사형제에게 뿌렸다.

“살려주세요...”

사형제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

“귀찮아 죽겠네. 어제저녁 다 도망가고 나만 이상한 누명을 썼잖아.”

진시우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방안을 맴돌았다. 겁에 질려 땅에 엎드린 방해진의 수양아들 관동현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관동현이 겁에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선, 선생님 살려주세요!”

관동현의 앞에 멈춰 선 진시우는 관동현을 발로 걷어찼다. 겁에 질린 관동현이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그는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겁이 많아 어떻게 이쪽 일을 해냈을까?

이동하는 길에 차 안에서 너스레를 떠는 꼴이 아주 우스워졌다.

진시우는 방해진과 영길 사형제를 짚으며 물었다.

“이건 니가 했어. 나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어. 알겠지?”

관동현이 멍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나를 살려주겠다고?

임기응변에 강한 관동현이 다급하게 말했다.

“제가 죽였습니다! 방해진의 자리가 탐나 해진 어르신과 그의 부하들을 죽였습니다! 오늘 밤 당신은 이곳에 온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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