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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자초한 일

作者: 도화
서지혁은 침대로 다가가 앉으며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별일 아니야.”

그가 괜찮다고 말했음에도 하시윤은 기어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러고는 그의 얼굴에 남은 흔적을 뚫어지게 살폈다.

상처가 길지도 깊지도 않았지만 분명 무언가에 긁힌 자국이었다.

“어쩌다 이랬어?”

서지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하시윤이 덧붙였다.

“딴소리 말고 사실대로 말해.”

그러면서 하시윤은 서지혁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상처를 살피는 그녀의 눈빛이 퍽 진지했다. 서지혁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시윤이 고개를 들어 그와 시선을 맞췄다.

“물어보잖아. 지혁 씨 지금...”

그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서지혁이 갑작스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진하게 입을 맞춘 탓이었다.

깜짝 놀란 하시윤이 몸을 뒤로 쓱 뺐다.

“사람이 진지하게 묻는데. 장난치지 말고 점잖게 좀 굴어.”

서지혁은 픽 웃으며 제 얼굴을 감싸고 있던 그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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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04화 충돌

    서지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저랑 관련이 있었다면 제가 이렇게 대놓고 도와드렸겠습니까? 저 이래 봬도 준법 시민이라고요.”“그럼 서지혁 씨 아버님은요?”구정환이 마치 생각났다는 듯 툭 던졌다.“아버님께서 이 일들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그고 계신 건 아닌지 혹시 아는 거 있습니까?”어떤 상황에서도 서지혁은 서경민을 위해 방어막을 쳐야만 했다. 그는 태연하게 말을 돌렸다.“그럴 리가요. 우리 회사 일이 워낙 산더미라 그것만 챙기기에도 벅차실 텐데 다른 데 눈을 돌릴 짬이 어디 있으시겠어요.”구정환은 그저 알겠다며 가볍게 웃어넘겼다. 그의 볶음밥이 줄어들기도 전에 서지혁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 화면에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떠 있었고 구정환의 시선이 그곳에 머물렀다.서지혁이 손을 뻗자 구정환이 선수 쳤다.“누구 전화인데 이름도 안 떠 있습니까?”그 말에 서지혁은 아예 구정환이 보는 앞에서 전화를 받으며 스피커폰을 눌렀다. 그리고 먼저 짧게 내뱉었다.“말해.”상대방이 보고했다.“대표님, 주호를 잡았습니다.”구정환은 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서지혁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서지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시를 내렸다.“잘 붙들고 있어. 금방 갈게.”전화가 끊기자 서지혁이 구정환에게 물었다.“더 드실 겁니까?”구정환은 이 상황에서 밥이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는 젓가락을 내던지듯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당장 출발합시다!”두 사람은 서지혁의 차에 올라탔다. 차가 속도를 높이자 구정환이 입을 열었다.“서지혁 씨한테 또 큰 빚을 지네요.”“이번에는 형사님을 도와주려던 게 아닙니다.”서지혁이 솔직하게 털어놨다.“그놈이랑은 제가 정산할 원한이 좀 있어서요.”붙잡힌 것은 주호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거느리던 부하들도 여럿이 쇠고랑을 찼다. 현장에 있던 서지혁의 부하들은 서지혁이 구정환을 대동하고 나타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구정환은 그들을 무시한 채 주호에게 다가가 몸을 낮추고 앉았다.“이게 누구신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03화 너만큼은 엮이지 않았으면 해

    하시윤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서지혁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나 출장 다녀와서 그때도 네 마음이 여전하면 안 잡을게. 응?”마치 달래듯 나긋나긋한 말투였다. 그는 일부러 목소리 톤을 한층 더 낮추며 다정하게 속삭였다.하시윤은 침묵했다. 거절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지금 서지혁의 말은 제안이 아니라 통보였다. 설령 그녀가 싫다고 해도 그는 기어이 ‘좋다’는 답을 받아낸 것처럼 상황을 밀어붙일 인간이었다.서지혁은 그녀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옅게 웃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착하지.”그렇게 통화가 끊겼다.휴대폰을 내려놓은 서지혁이 고개를 들어 눈앞의 여자를 응시했다.밤새 묶여 있던 여자는 손발은커녕 온몸이 마비된 상태였다. 머리는 깨질 듯 울렸고 속은 울렁거려 당장이라도 토가 터져 나올 것 같았다.무엇보다 그녀를 미치게 만드는 건 생리적인 현상이었다. 어젯밤부터 지키고 서 있던 부하에게 수십 번이나 사정했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무관심뿐이었다. 수치심을 무릅쓰고 버텨봤지만 이제는 정말 한계였다.서지혁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여자가 다급하게 소리를 냈다.옆에 있던 부하가 입에 물린 천을 꺼내자마자 여자는 말했다.“화장실 좀 보내줘요! 화장실부터 갔다 오게 해주면 그다음에 다 말할게요, 제발요!”서지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여자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무심하게 물었다.“주호, 어디 있어?”여자는 미칠 지경이었다.“화장실부터 보내달라니까요! 묻는 건 조금 이따가 다 말해줄게요, 제발!”“어디 있냐고 물었어.”서지혁이 다시 물었다.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얼굴이었다.여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일단 저부터 좀...”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지혁이 옆에 서 있던 부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다시 더러운 걸레가 여자의 입안으로 사정없이 처박혔다.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서지혁은 가차 없이 몸을 돌렸다. 창고 입구로 걸어 나간 그는 대기하던 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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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00화 호기심

    차에서 내린 서지혁은 서둘러 하시윤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상태부터 살폈다.“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고?”하시윤이 고개를 젓자 그가 다시 물었다.“아이들은?”“위층에 있어.”하시윤이 대답했다.“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어서 별일 없어.”그제야 서지혁은 관리 사무소 직원에게 시선을 돌렸다.여자는 여전히 비즈니스용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서 대표님, 안녕하세요.”서지혁이 물었다.“어떻게 된 일입니까?”여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글쎄요, 저희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그녀가 말을 이었다.“집주인분들도 불길을 피해서 겨우 빠져나오느라 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정신이 없으시더라고요. 주방인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방 가전제품이 오래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일단 불이 완전히 꺼진 뒤에 현장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서지혁은 옆집을 바라보았다. 한쪽은 불길이 어느 정도 잡혔지만 이쪽 집과 맞닿은 쪽은 여전히 무섭게 타오르고 있었다. 다행히 이쪽에서도 호스를 연결해 둔 덕에 불길이 담을 넘어오려 하면 곧바로 수압으로 눌러버리고 있었다.서지혁은 하시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일단 올라가자.”하시윤은 몸을 돌리던 찰나, 그 여자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여자의 무덤덤한 표정은 마치 단지 내 비상사태를 처리하러 온 평범한 직원처럼 보였다.위층으로 올라가니 아이들은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방문 앞에는 경호원 한 명이 지키고 있었고 방 안 창가에도 한 명이 배치되어 있었다.부부가 돌아온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곧장 자리를 비워주었다.서지혁은 딸 서시은을 보러 갔고 하시윤은 서정우의 상태를 살폈다.방을 옮겼음에도 서정우는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듯 세상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시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방금 밖에서 있었던 수상한 대화에 대해서는 입을 닫은 채 물었다.“방금 어디 갔다 왔어?”서지혁은 침대 머리에 앉으며 하시윤의 손을 잡아 끌었다.“구 형사님을 좀 만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99화 남은 길은 오직 하나뿐

    전화 너머의 상대는 서경민이었다. 하시윤은 대답 대신 날카롭게 되물었다.“이 모든 일들, 다 회장님이 꾸민 짓인가요?”그녀는 치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쏘아붙였다.“그 사람들은 아무 죄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죠?”“아무 죄가 없다니요?”서경민이 비릿하게 웃었다.“죄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판에 발을 들인 이상 다 제 업보인 게지.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에요. 다 정해진 운명이라고요.”하시윤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내 주변 사람들을 다치게 해서 내 죄책감을 자극하고, 결국 나를 떠나게 만들려는 속셈인가요?”“하시윤 씨 죄책감을 자극한다고요?”서경민은 무슨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 이번에는 아예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하시윤 씨가 죄책감을 느끼든 말든, 그건 나한테 하나도 안 중요해요.”그가 말을 이었다.“나는 그저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그러더니 서경민은 헛웃음을 흘렸다.“지혁이는 제 딴에는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다고 믿겠지만, 보세요. 당신들을 무너뜨리는 게 얼마나 쉬운지.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쳐내다 보면 결국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을 테고, 그러면 알아서들 자중지란에 빠지게 될 거니까요.”“그래서요.”하시윤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다음 차례는 누군가요? 나인가요, 아니면 지혁 씨인가요?”그 질문에 서경민은 혀를 쯧 하고 찼다. 마치 갑자기 생각난 게 있다는 듯한 말투였다.“지혁이라. 사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조금만 더 독하게 마음을 먹었더라면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하시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서경민이 말을 이어갔다.“하시윤 씨가 입원해 있을 때 지혁이가 교통사고를 당했었죠? 그거 내가 사주한 겁니다. 다만 그때는 옛정에 이끌려 목숨만은 살려두라고 지시했었죠.”그때 조금만 더 잔인해졌더라면 오늘날 이렇게 수세에 몰리지는 않았을 터였다. 그는 정말이지 너무 여러 번 마음이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70화 그때도 과연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까

    하병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을 때, 하시윤은 위층에서 서정우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다.옆에 둔 휴대폰 화면이 밝아졌지만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나열되어 있었다.그래서 하시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예 무음으로 돌려버리고는 모르는 척 아이를 달래며 한참을 더 놀아주었다.아이가 흥미를 잃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해서야 하시윤은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화면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가 여덟 통이나 찍혀 있었고 문자도 와 있었다.하병우뿐만 아니라 하민지까지 그녀에게 전화를 해댄 모양이었다.하시윤이 하병우에게 전화를 걸자마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91화 정신 개조

    하시윤은 서지혁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안에서는 아직 공적인 대화가 오가는 중이었다.그녀는 눈길만 슬쩍 준 뒤 곧장 휴게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한바탕 소란을 겪은 뒤라 잠은 이미 달아나 버렸고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이기만 했다.벽 너머로 웅성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대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는데 곧 사람들이 물러가는 소리가 났다.서지혁은 휴게실로 바로 들어오지 않고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는 모양이었다.하시윤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였다. 문고리를 잡기도 전에 밖에서 성문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혁아.”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66화 밑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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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71화 이혼

    하병우가 조경순을 어떻게 구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날 오후 그는 하시윤에게 전화를 걸어 인맥을 좀 동원한 덕분에 이혼 서류 정리가 끝났다고 전해왔다.하시윤이 믿지 않을까 봐 사진까지 찍어 보내더니, 또 얼굴을 직접 보고 싶다고 청했다.배가 불러 거동이 불편한 딸을 배려한답시고 그는 직접 서씨 가문 본가 앞까지 오겠다고 했다.집 안으로 들어올 배짱은 없는지 그저 대문 앞에서 만나 이혼 서류만 확인시켜 주겠다는 식이었다.사실 하시윤이 굳이 서류를 눈으로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서지혁에게 부탁해 조사해 보면 금방 나올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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