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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희망

Author: 도화
주차장에 도착한 후 유민숙이 한효진을 부축해 먼저 차에 올랐다.

서정우를 안은 하시윤이 몸을 돌리는 순간 서지혁이 자신의 차 뒷문을 열며 말했다.

“타.”

차 창문을 내려 밖을 한 번 내다본 한효진은 시선을 거둔 뒤 다시 창문을 올렸다.

하시윤은 어느 차를 타든 상관없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서지혁의 차에 올랐다.

이후 차량 세 대는 산 중턱에 위치한 서씨 가문의 본가를 향해 출발했다.

길을 가는 도중 서정우가 깨어나 뒤척이자 녀석을 토닥인 하시윤은 서정우가 눈을 뜨는 것을 보고 물었다.

“어디 불편해?”

서정우는 배를 만지며 말했다.

“배고파요.”

하시윤은 옆에 둔 보온 팩을 꺼내며 말했다.

“어제저녁도 조금밖에 먹지 않았잖아. 배고플 것 같았어.”

서지혁은 백미러로 하시윤을 흘깃 바라보았다. 하시윤은 서정우를 옆에 눕힌 뒤 보온 백을 다리에 끼운 채 숟가락으로 녀석에게 조금씩 떠먹여 줬다.

밥의 온도가 안성맞춤인 데다 배가 많이 고팠는지 예전처럼 먹는 것을 꺼리지도 않았고 장난을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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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윤은 그날 밤 서지혁의 집을 찾아왔다.이번에는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마당 벤치에 앉아 다리를 꼬고는 전동차를 타고 마당을 휘젓고 다니는 서정우를 지켜보았다.그 차는 서인준이 사준 것으로 핸들이 달린 사륜 전기 자동차였다. 서정우는 그 차가 마음에 쏙 들었는지 오후 내내 내리지도 않고 마당을 돌았다.연재윤은 아이가 뱅글뱅글 도는 모습을 한참 보더니 어지러운 듯 입을 뗐다.“정우야, 삼촌 머리 아프다. 직선으로 좀 가주면 안 될까?”하지만 서정우는 대답 대신 더 좁고 빠르게 원을 그리며 차를 몰았다.“제 아비랑 똑같네.”연재윤이 툴툴거렸다.“속이 시커먼 것까지 판박이야.”그가 한참 동안 마당에 앉아 있고서야 서지혁이 물컵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정우야.”서정우가 즉시 차를 몰고 달려왔다.서지혁은 무릎을 굽히고 앉아 아이의 마스크를 벗기고 물을 먹였다. 그러고는 모자를 벗겨 땀이 나지는 않았는지 아이의 머리통을 어루만졌다. 다행히 몸을 크게 움직인 게 아니었던지라 체력 소모가 적었는지 땀은 나지 않았다.안심한 서지혁이 다시 아이의 모자와 마스크를 씌워주며 말했다.“가서 더 놀아.”연재윤은 그 꼴을 가소롭다는 듯 쳐다보며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서지혁은 대꾸도 없이 다시 거실로 쏙 들어가 버렸다.그러자 연재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앉아 있는 거 안 보여? 인사도 안 하고 그냥 들어가?”여전히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자 그는 씩씩거리며 다시 벤치에 앉았다.몇 분 뒤, 서지혁이 깎아 놓은 과일 접시를 들고나와 연재윤 맞은편에 앉았다.연재윤은 과일을 힐끗 보며 비아냥거렸다.“나를 등쳐먹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병 주고 약 주는 거야?”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의 손은 이미 포크를 집어 들고 있었다.“너 주려고 가져온 거 아니야.”서지혁이 무심하게 잘랐다.“우리 아들 줄 거야.”연재윤이 포크를 내던지며 버럭버럭했다.“이게 끝까지 사람을 무시하네!”그는 팔짱을 낀 채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생각에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80화 인정

    연재윤은 연상훈이 곧 끝장날 거라며 기세등등하게 떠들었다.그리고 그 말을 마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연재윤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경찰이었다.경찰 쪽에서 연락이 온 걸 보자 연재윤은 짐짓 놀란 기색으로 휴대폰 화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이거 뭐야? 무슨 상황이지?”서인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경찰이 왜 찾는데?”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비아냥거렸다.“내가 좀 얌전히 살라고 했잖아. 결국 사고 친 거지? 어떤 아가씨가 신고라도 한 거 아니야? 범죄라도 저질렀어? 아니면 뒤처리를 제대로 안 했나?”연재윤은 대답 대신 눈을 한번 흘기고는 스피커폰을 켠 채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에서는 경찰 특유의 딱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대는 본인 확인을 마친 뒤, 그가 모종의 방화 사건과 연관되어 있으니 조속히 출두해 수사에 협조하라고 통보했다.방화 사건이라니. 어젯밤 서씨 가문 본가에서 일어난 화재의 범인으로 연재윤이 지목된 것이었다.서인준과 하시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연재윤을 바라보았다. 정작 연재윤은 크게 당황한 기색 없이 서지혁을 빤히 쳐다보며 되물었다.“내가 방화를 했다고요? 내가 무슨 불을 질렀다는 겁니까?”서지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연재윤을 응시할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경찰 측은 구체적인 내용은 경찰서에 와서 대면으로 설명하겠다며 출석하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연재윤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서지혁을 보더니 이번에는 실실 웃으며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서지혁이 무심하게 대답했다.“나한테 물어서 뭐 해. 널 의심하는 사람한테 가서 따져야지.”연재윤은 잠시 서지혁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다듬었다.“하긴, 그것도 그렇네.”그는 손목시계를 힐끗 확인했다.“알았어. 별일 아니니까 가서 대충 정리하고 올게.”서인준이 그를 불러 세웠다.“그럼 우리 본가에 불 지른 게 정말 당신이야?”서인준은 내심 서지혁의 짓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비록 서지혁이 묘한 태도로 확답을 피하긴 했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479화 터져 나온 진실

    서인준이 찾아온 건 분명히 할 말이 있어서였지만 식사 자리에서는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밥을 다 먹은 뒤 서정우는 휴식이 필요했기에 서인준은 아이를 안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여주었다.그러다 서정우가 다시 밖으로 놀러 나가 거실에 세 사람만 남게 되자 그제야 서인준이 입을 열었다.“본가에 일이 좀 생겼어.”하시윤이 먼저 물었다.“본가예요? 무슨 일인데요?”서인준은 하시윤을 보며 서지혁에게 물었다.“형수님, 아직 어제 일 모르시는 거예요?”“말 안 했어.”서지혁이 덤덤하게 대답했다.“너 올 때쯤 우리도 겨우 일어난 거라 시간도 없었어. 그냥 말해. 시윤이한테 숨길 일 아니니까.”서인준은 먼저 하시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어제 새벽에 본가에 불이 났어요. 몇 년째 비어 있던 별채 건물에 누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더라고요.”하시윤이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서인준이 말을 이었다.“오늘 경찰이 현장을 수사하다가 바닥면이 터져 나간 걸 발견했나 봐요. 그래서 그 밑을 파봤대요.”별채 바닥 아래는 비어 있었다. 처음 파낼 때는 지하실인 줄 알았는데 막상 다 열어보니 아니었다. 지하실이라기에는 좁은 공간에 기괴한 물건들이 놓여 있었던 것이었다.서인준은 여기서 말을 멈추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하시윤을 보던 시선이 서지혁에게 향했다.“거기 철제 상자가 하나 있었어. 그 안에 내용물도 들어있었고.”하시윤은 그쯤에서 상황을 눈치챘다.일전에 경찰이 찾아와 제보를 받았다며 서무열의 시신이 별채 아래 묻혀 있다는 살인 사건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철제 상자가 나왔으니 그 안의 내용물은 서무열의 유골함일 가능성이 컸다.하시윤은 서무열 역시 원정희처럼 시신 상태로 매장되었을 거라 짐작했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그는 화장된 상태였다.서경민이 당시 경찰이 절대로 자신을 잡지 못할 거라며 큰소리쳤던 이유가 있었다. 유골이 가루가 되어버렸으니 사인 규명은 불가능할 것이고 죄를 입증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서지혁이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91화 정신 개조

    하시윤은 서지혁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안에서는 아직 공적인 대화가 오가는 중이었다.그녀는 눈길만 슬쩍 준 뒤 곧장 휴게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한바탕 소란을 겪은 뒤라 잠은 이미 달아나 버렸고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이기만 했다.벽 너머로 웅성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대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는데 곧 사람들이 물러가는 소리가 났다.서지혁은 휴게실로 바로 들어오지 않고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는 모양이었다.하시윤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였다. 문고리를 잡기도 전에 밖에서 성문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혁아.”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66화 밑바닥

    연성 그룹 사람들과의 미팅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귀찮은 걸 딱 질색하는 연재윤이 있는 덕분에 모든 절차가 간소화되었다. 계약서를 검토한 상대측은 조항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곧바로 도장을 찍었다.서류 작업이 끝나자마자 연재윤은 기지개를 크게 켜며 입을 열었다. 어젯밤 새벽녘에야 귀가해서 잠을 설쳤으니 이제 볼일 다 봤으면 집에 가서 잠이나 자겠다는 소리였다. 그를 따라온 직원들은 마치 어린애를 달래듯 어련하시겠냐며 맞장구를 쳤다.서지혁과 서인준은 그들을 건물 아래까지 배웅했다.그런데 차에 올라타려던 연재윤이 갑자기 마음을 바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71화 이혼

    하병우가 조경순을 어떻게 구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날 오후 그는 하시윤에게 전화를 걸어 인맥을 좀 동원한 덕분에 이혼 서류 정리가 끝났다고 전해왔다.하시윤이 믿지 않을까 봐 사진까지 찍어 보내더니, 또 얼굴을 직접 보고 싶다고 청했다.배가 불러 거동이 불편한 딸을 배려한답시고 그는 직접 서씨 가문 본가 앞까지 오겠다고 했다.집 안으로 들어올 배짱은 없는지 그저 대문 앞에서 만나 이혼 서류만 확인시켜 주겠다는 식이었다.사실 하시윤이 굳이 서류를 눈으로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서지혁에게 부탁해 조사해 보면 금방 나올 일이었다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70화 그때도 과연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까

    하병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을 때, 하시윤은 위층에서 서정우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다.옆에 둔 휴대폰 화면이 밝아졌지만 저장되지 않은 번호가 나열되어 있었다.그래서 하시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예 무음으로 돌려버리고는 모르는 척 아이를 달래며 한참을 더 놀아주었다.아이가 흥미를 잃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해서야 하시윤은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화면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가 여덟 통이나 찍혀 있었고 문자도 와 있었다.하병우뿐만 아니라 하민지까지 그녀에게 전화를 해댄 모양이었다.하시윤이 하병우에게 전화를 걸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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