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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Author: 류한나
민시후가 망설임의 알아차린 고은서가 입을 열었다.

“너무 급한 일이 아니면 여기서 밥 먹고 가.”

처리할 일이 있는 건 맞았으나 너무 오랫동안 고은서를 못 본 탓에 이렇게 떠나기는 아쉬웠다.

민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려고 할 때 고은서가 말을 보태었다.

“전에 병원에서 요리를 잘한다고 큰소리쳤잖아. 오늘 요리 실력 좀 보여줘야지 않겠어?”

고은서의 도발에 민시후는 남아야겠다는 마음을 더 굳게 먹었다.

그는 옷소매를 걷어 올리며 자신이 거짓말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이려 했다.

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손님이었기에 이미숙은 모든 일을 민시후에게 떠넘기는 대신 그가 제일 잘하는 음식만 손보게 하고 나머지 음식은 자신이 도맡아 했다.

얼마 후, 민시후는 자신이 만든 물고기 요리를 들고 나왔다.

송민아는 눈치 있게 이미숙을 도우러 부엌으로 들어갔다.

노랗게 구워진 물고기 위에는 견과류가 뿌려있었고 옆에는 녹색 잎으로 플레이팅까지 되어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의 비주얼이었다.

민시후의 기대하는 눈빛 아래 고은서는 망설임 없이 한 입 먹어보았다.

오렌지 껍질과 고춧가루 향이 물고기 잡냄새를 잡아준 덕분에 물고기의 특유한 고소한 맛이 미각을 자극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고은서도 전에 곽승재의 관심을 받기 위해 요리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민시후의 요리 솜씨와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민시후는 고은서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며 자랑스럽다는 듯 턱을 치켜올렸다.

“내가 말했지. 큰소리친 게 아니라고.”

고은서가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물론이죠. 너무 맛있어요. 제가 보는 눈이 없어서 우리 민 도련님 실력을 의심했네요. 십 점 만점에 십 점을 드리겠습니다.”

바로 그때, 이미숙이 폰을 들고 부엌에서 나오는 바람에 전화 너머에 있는 곽승재는 그 광경을 전부 목격하게 되었다.

밥상 위에는 아주 맛있게 생긴 음식이 놓여 있었고 고은서는 젓가락을 내려놓는 것도 까먹은 채 민시후의 요리 솜씨를 칭찬하고 있었는데 민시후는 아주 자랑스러워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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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8화

    주인혁의 차는 고은서의 차를 뒤따르고 있었다.“민아가 북성으로 돌아갔어요, 알아요?”고은서가 차안에서 물었다. 주인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들었어요.”며칠 전, 주인혁은 송민아에게 전화를 걸어 음악 페스티벌에 같이 갈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제야 그녀가 퇴사하고 북성으로 돌아갔다는 걸 알게 됐다.“혹시 민아가 궁금해서 오늘 나를 보러 왔어요?”고은서는 일부러 떠보듯 물었다. 주인혁이 아무 말이 없자 고은서는 인정한 걸로 받아들였다.“민아 연락처 있잖아요. 보고 싶으면 그냥 직접 전화해요.”고은서는 다정하게 격려했다. 하지만 주인혁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고은서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인혁 씨는 나를 진짜로 좋아한 게 아니라 그냥 이상형으로 보였을 뿐이에요.”주인혁은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누나, 난 단순히 이상형으로 좋아한 게 아니에요. 정말로 누나가 좋았고 함께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나도 알아요. 난 누나한테는 부족하다는 거. 누나가 필요할 때마다 곁에 있어 주지 못했어요. 그때마다 난 누나를 지켜 줄 힘이 없다는 걸 느꼈고 나한테 너무 실망스러웠어요. 그걸 알고 난 후부터 누나의 마음을 더는 바랄 수 없었어요.”주인혁은 국민 배우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만, 그는 여전히 풋풋한 소년 같은 맑은 느낌을 지니고 있었고, 내뱉는 말은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고은서는 가볍게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이렇게 인기 많은 대스타한테 고백을 받다니 진짜 기분이 다 좋아지는데요. 나도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인혁 씨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요.”주인혁이 담담하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는 걸 보니, 이제 마음을 내려놓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늦은 밤에 굳이 자신의 회사까지 찾아왔다는 건 절대 지나가다 들른 게 아니다.“인혁 씨, 설마 이 얘기하려고 나 보러 온 게 아니죠?고은서는 다 안다는 듯이 물었다.“정말 민아 때문 아니에요?”주인혁은 잠시 침묵하다 솔직

  • 어게인, 비긴   제14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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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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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5화

    곽승재는 육현석의 쏟아내는 말들에 머리가 지끈거렸다.“나 은서 포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민시후와 이어주겠다는 것도 아니야. 요즘 처리할 일이 너무 많아서 잠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이제 나가. 좀 쉬고 싶어.”그 말을 끝으로 곽승재는 더 이상 육현석을 상대할 기운조차 없어 보였다.육현석은 곽승재가 무엇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은 들었으니 겨우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알았어, 금방 나갈게.”...고은서는 박지연과 함께 라이트문으로 돌아왔다.이미숙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가가 촉촉해지며 감격한 듯 말했다.“사모님, 그렇게 바쁘게 일하면 어떡해요. 출장만 열흘 넘게 다녀오더니 사람 하나가 반쪽이 됐잖아요! 혹시 그쪽 음식이 입에 안 맞았어요? 제가 사모님 좋아하는 반찬들 많이 해놨어요. 곧 상 차릴 테니 얼른 식사해요.”출장이라는 이유는 곽승재가 미리 만들어 둔 이야기였다.고은서는 돌아오기 전 이미숙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려둔 상태였다.이미숙이 밥을 준비했다는 말에 고은서는 문득 허기가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박지연과 함께 식탁에 앉았다.이미숙이 반찬을 내오자 고은서가 말했다.“고생 많으셨어요, 아줌마. 같이 앉아서 드세요.”“아유, 아니에요! 저는 주방에 있을 테니 두 분 얘기 나누세요. 방해하지 않을게요.”이미숙은 주방으로 들어가려다 문득 생각난 듯 덧붙였다.“참, 며칠 전에 승연 양이 한번 왔었어요. 사모님이랑 도련님한테 연락이 닿지 않아 직접 찾아왔다고 하더라고요.”“알겠어요.”고은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곽승연은 요즘 본가에만 있다 보니 많이 지루해했을 것이다.서연정은 ‘외국에 있고’, 곽승재와 곽현수까지 모두 바빠서 얼굴 보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식사하기 전, 고은서는 곽승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은서의 목소리를 들은 곽승연은 금세 서운한 기색을 드러냈다.“언니, 언니 어디 갔어요? 나 한참이나 찾았어요. 엄마는 전화할 때마다

  • 어게인, 비긴   제1434화

    “형,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분명 형이 찾아낸 일인데 왜 자꾸 민시후가 조사한 것처럼 말해?”육현석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그리고 은서가 병실에 몇 번이나 왔는데 매번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자는 척하는 건 또 왜?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야?”그는 일부러 곽승재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설마 후두부에 머리카락이 없다고 은서가 형을 싫어할까 봐 그런 건 아니지?”육현석은 짐짓 안심시키듯 웃었다.“걱정 마. 형은 빡빡머리여도 제일 멋있어! 게다가 형이 은서를 구하려다 다친 거니 은서 오히려 마음 아파하지 싫어할 리가 없잖아.”하지만 그의 농담에도 곽승재의 표정은 조금도 풀리지 않은 채 깊고 복잡한 눈빛으로 그는 낮게 말했다.“요즘 처리할 일이 많아서 은서까지 괜히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곽승재의 이토록 진지한 대답에 육현석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형,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요즘 형 좀 이상해 보여.”육현석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보통이라면 곽승재와 고은서가 이번 일을 함께 겪고 나서 둘의 관계가 한층 깊어졌어야 했다.하지만 곽승재는 깨어난 뒤에도 고은서를 찾으러 가지 않았고 그녀의 상태를 직접 묻지도 않았다.그저 의사나 간병인에게 그녀의 소식을 계속해서 물어볼 뿐이었다.분명 고은서를 그리워하면서도 그녀가 병실에 찾아왔을 때는 마치 큰 죄라도 지은 듯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잠든 척하기만 했다.“설마 민시후랑 화해한 김에 은서를 그 사람한테 양보하려는 거야?”육현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형, 민시후가 은서한테 잘해준 건 맞고, 구해주기도 했지만... 형도 은서한테 잘했잖아! 진짜 이대로 포기하려는 거야?”곽승재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중얼거렸다.“너 말 너무 많아. 머리 아파.”육현석은 그가 일부러 답을 피하는 걸 알고 일부러 곽승재를 자극하려는 듯 말했다.“형, 말 돌리지 말고 확실하게 대답해! 만약 형이 정말 그렇게 고결한 척하면서 양보하겠다면 나도 이제 형 설득 안 할 거야. 지연이도 민시후

  • 어게인, 비긴   제1433화

    고은서의 추측에 대해 육현석은 부정하지 않았다.“민시후는 기억상실이라는 명분으로 은소영 씨와 해성을 여기저기 다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몰래 교통사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어.”육현석의 말에 따르면 민시후는 줄곧 백승엽을 단순한 꼭두각시로 보고 있었고 그 뒤에 누군가가 배후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그리고 민시후가 가장 크게 의심하는 인물은 바로 송민준이었다.왜냐하면 송민준은 여시은이 여러 차례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려다 실패한 뒤 의도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고은서에게 호의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또한 예전에 고은서가 유일 투자은행 개업식 때 기습적으로 페인트를 맞았을 때 송민준이 그녀를 대신해 맞아준 일도 민시후는 계속 의심하고 있었다.송민준은 원래 이익 없는 일에 나서거나 남을 돕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때 페인트 사건은 경찰 조사 결과 성동욱의 사주로 밝혀졌고, 성동욱도 그 대가를 치렀다.하지만 민시후가 더 깊이 파고들자 성동욱이 그때 고은서에게 과격한 행동을 한 이유는 몇몇 사업 파트너들에 의해 궁지에 몰린 탓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그들은 성동욱에게 그가 고씨 가문을 배신했으니 곽씨 가문까지 적으로 돌린 거라 이제 성동욱도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암시했다.성동욱은 정신적, 사업적 타격을 동시에 받은 끝에 결국 분노의 화살을 고은서에게 돌린 것이다.최근 민시후는 그 몇몇 사람을 조사했고 그들이 ST 그룹의 해성 지사와 은밀히 거래하고 있으며 심지어 송민준의 비서가 그들과 만나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또한 얼마 전 송민준은 곽승재에게 몰리며 해성에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데 그때 한 무명 회사가 송민준을 도왔다.민시후의 조사 결과, 그 회사의 진짜 주인은 손문호였고 손문호가 바로 백승엽을 시켜 교통사고를 일으켜 민시후와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려 한 장본인이었다.이 모든 정황이 하나로 이어지자 결국 송민준은 해성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고은서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그녀는 송민준이 해성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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