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은 마침내 핸드폰으로 그 전화번호에서 보내온 동영상을 받았다.동영상에는 아마도 다른 나라의 저택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일곱 명의 임원들이 꼿꼿한 모습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주빈 자리에 있는 여자는 모습만 찍혔을 뿐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성연은 놀라서 멍해졌다. 이 동영상은 두말할 것 없이 지금 WS그룹을 뒤흔든 국면을 조성한 사람이 바로 이 여자, 자칭 막내 사매라고 하는 여자라는 걸 말해 주고 있었다.‘그리고 그 7명의 임원들의 상태를 보면 협박을 받은 건 아닌 것 같아.’‘스스로 원해서 WS그룹을 배신한 거야?’한참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성연이 무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미 육개장을 다 먹은 무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왜 그래, 몸이 안 좋아? 혹시 뱃속의 꼬마들이 칭얼대는 거야?” 무진이 다정하게 물었다.성연은 고개를 저었다. 마음속에 온갖 감정이 뒤섞여 있는 걸 숨긴 채, 억지로 버티면서 씩 웃었다.“괜찮아요, 육개장은 맛있었어요? 앞으로 시간이 나면 매일 찌개를 끓여 줄게요!”“마누라가 끓이면 분명히 맛있을 거야. 그래도 그렇게 고생하지 마. 이제 뱃속의 녀석들을 잘 보살펴야지!” 손을 뻗어 성연의 배를 어루만지면서, 무진은 정말 아이들을 만지는 듯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성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으로는 ‘막내 사매’에게 빨리 다시 연락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이 모든 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빨리 알고 싶었다.‘남편이 중요 업무 분야의 책임자로 선정했다면, 분명히 WS그룹에 뛰어난 공헌을 했고 충성심도 확보했을 거야.’‘그런데 왜, 7명의 임원들이 모두 그 여자에게 매수된 걸까?’‘이것도 정말 미스터리야.’“정말 몸이 안 좋아? 여기 있지 말고 그냥 돌아가서 쉬도록 해. 내가 해결할 수 있으니까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섬세하게 살피면서 아내가 걱정이 된 무진이 말했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좀 피곤하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집에 가서 좀 쉬면 돼요. 무진 씨도 너무 피곤하게
유럽, 샤넬 가문의 저택.샤넬의 배는 이미 수박처럼 동그랗게 변했고, 출산 예정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샤넬이 여전히 주전자를 들고 꽃에 물을 주고 있는 걸 본 목현수가 얼른 가서 샤넬을 부축했다. 원망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이런 건 이제 하지 마. 이런 일들은 정원사에게 맡기면 돼. 지금 당신은 반드시 뱃속의 아기를 잘 보호해야 해.”샤넬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웃었다.“괜찮아요. 당신 나라에서는 출산에 대한 생각이 우리하고 큰 차이가 있어요. 임산부는 사실 생각만큼 연약하지 않어요. 내가 할 수 있어요! 게다가 의사도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출산 과정에서 위험이 증가될 수 있어요!”“내가 의사인데 내 말을 들어야지, 다른 의사의 말을 듣는 거야?”목현수는 갑자기 화가 난 척하면서 샤넬의 손에 든 주전자를 빼앗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샤넬을 정원의 나무 의자에 앉게 한 뒤, 내친 김에 과일도 가져왔다.“여보, 빨리 봐요! 녀석이 또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계속 나를 차고 있어요!”부랴부랴 목현수를 소환한 샤넬이 손으로 배를 덮자, 갑자기 배에 자국이 나면서 움직였다.심지어 그게 아기의 작은 발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툭툭툭...‘정말 세게 차네!’목현수가 언뜻 보니 샤넬이 눈살을 찌푸린 모습이 아기가 걷어차서 시큰시큰한 게 분명했다. 바로 정색을 하고 아내의 배에 다가가서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이 나쁜 녀석, 그렇게 세게 네 엄마를 걷어차면 안 돼! 자꾸 그러면 나중에 네가 세상에 나왔을 때 아빠가 때려줄 거야!”목현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뱃속의 아기에게 들리는 것처럼 정말 효과가 있었다. 순간 움직임이 뚝 멈췄다.“응, 그래야 착한 아기지! 우리는 함께 엄마를 보호해야 해. 매일 엄마를 괴롭히지 말고. 들었지? 네가 세상에 나오면 아빠가 재미있는 쿵푸를 가르쳐 줄게. 어때?”목현수는 아주 진지한 표정을 하고서 아내의 배를 향해 혼잣말을 했다.그런 모습을 보는 샤
목현수와 전화를 끝내자 성연의 핸드폰에는 곧바로 또 그 여자가 보낸 메시지가 떴다.[당신 혼자만 나를 만나러 오는 걸 허락하겠어요. 눈치가 있다면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기를 바라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모든 기회를 잃게 될 거예요!]성연은 멍해졌다. 원래는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상의해 보려고 했다.‘보아하니 상대방은 모든 걸 다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야. 남편이나 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겠지.’무진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가까웠다.안금여는 줄곧 자지 않고서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성연이 몇 번이나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무진아, 상황은 어떻니? 경찰 쪽에는 무슨 단서가 있어?”손자의 안색이 그리 나쁘지 않은 걸 본 안금여가 얼른 물어보기 시작했다.7대 업무 분야는 모두 최근까지 몇 대에 걸쳐서 고생스럽게 쌓아 올린 성과였다. 사라진 이들 7명의 임원 중에는 할머니와 함께 일했던 원로도 있었다.“할머니, 정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적어도 지금 그 일곱 명의 임원들 생명에는 걱정이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어요.”“경찰이 일곱 명의 출국 기록을 조사했으니까요. 제가 또 진성 조직을 통해서 계속 추적하고 있어요.”“심지어 그들이 여러 국가를 전전하다가, 마지막에 중동의 한 작은 국가의 공항에서 사라졌다는 것도 알아냈어요!”무진이 상황을 말할 때 성연은 저절로 가슴이 두근거렸다.하마터면 이 일곱 명의 임원들이 소위 막내 사매라는 여자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무진에게 얘기할 뻔했다.하지만 결국 더 큰 소동이 일어날 거라는 걱정이 들었다.‘내일, 이 막내 사매를 만나러 가야겠어. 그때가 되면 당연히 그 여자가 왜 이 일곱 명이 스스로 WS그룹을 떠나게 만들었는지 알게 될 거야.’이때 손건호가 갑자기 정원 밖에서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보스, 제 친구가 제게 연운그룹 쪽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운그룹에서 갑자기 몇몇 언론 매체들을 찾아서 WS그룹 고위 임원들이 이직하는 일을 밤 사이에 과장해서 대대
깊은 밤, 최고급 호텔 클럽의 화려한 룸 안.조수경은 연계진과 함께 언론계의 친구들을 연회에 초대했다. 술잔이 엇갈리고 모두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WS그룹을 뒤흔든 문제에 대해서 그 자리에 있던 매체들도 두말할 것 없이 모두 크게 주목했고, 네티즌들의 전무후무한 토론이 벌어졌다.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 뉴스를 계속 파기만 한다면, 이 매체들은 뉴스의 조회 수를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이들 매체의 편집장, 주필, 기자들이 분분히 연계진의 연회에 참석했다. 연계진이 더욱 많은 자료를 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이 사람들은 손건호가 이미 이 언론인들 배후의 진정한 실력자들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몰랐다.파티가 한창 열기를 띠고 있을 때, 갑자기 여기저기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임 편집장, 빨리 회사로 돌아와!][이 부장, 긴급하고 중요한 일이야, 빨리 회사 본사로 돌아와! 기다리겠어!][연운그룹 연 회장이 초대했어? 거기 있지 말고 빨리 돌아와. 최신 뉴스를 발표해야 해!] ...그 자리에 있다가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술에 취해서 몽롱하던 상태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정신을 차렸다. 모두 분분히 일어나면서 이상한 눈빛으로 연계진을 보았다.그리고 일이 있어서 먼저 가야 한다고 분분히 사유를 늘어놓았다.의아해진 연계진이 물었다.“왜 그래요? 나는 아직 폭로하지 않았는 걸요. WS그룹에서 또 무슨 특종이 나올지 궁금하지 않아요? 조급하게 가지 마세요! 파티가 끝나고 모든 분에게 드릴 선물도 있어요.”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걸 알아차린 조수경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연계진에 다가가서 속삭였다.“이 사람들 모두 회사의 오너들이 소집한 것 같은데요? WS그룹에서 이 사람들을 찾은 건 아니겠죠?”아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자 연계진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러나 여전히 달갑지 않은 목소리로 곧 나가려는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여러분, 정말 바쁘게 갈 필요 없습니다. 제가 가장 강렬한 뉴스를
기분이 좋아서 곤드레만드레 취했던 연계진은 이튿날 해가 중천에 뜬 뒤에야 일어났다.회장 비서인 조수경은 이미 일찍부터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처리했다.지금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보자 색다른 편안함이 느껴졌다.‘연계진이 나를 완전히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나는 정식으로 회장 부인이 될 수 있어. 그 신분은 무엇보다 존귀하지. 그래서 눈이 먼 강무진을 포기한 것도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야.’그때 갑자기 회장 비서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 홍보부의 임 부장이 조수경을 향해 소리쳤다.“조 비서님, 큰일났어요. 인터넷에서 지금 우리 회장님의 나쁜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요.”“...”미간을 찌푸리며 임 부장을 힐끗 본 조수경이 의문을 제기했다.“잘못 본 거 아니에요? WS그룹의 스캔들이겠지요?”“정말 아니에요, 우리 회장님의 스캔들이에요. 빨리 좀 보세요!”임 부장의 초조한 모습은 전혀 농담 같지 않았다.서둘러 인터넷에 접속한 조수경이 뉴스를 살펴보았다.순간 놀라서 멍해졌다.[연운그룹 회장의 화려한 생활][3개월 동안 60여 명의 여자들과 비밀리에 즐겨.][연운그룹 회장의 스캔들에 연루진 여러 여배우들]실시간 검색어를 보니, 상위 10개 검색어 중 7, 8개가 연계진에 관한 것이었다.그리고 많은 소규모 사이트에서도 수많은 호텔의 CCTV 영상들이 끊임없이 폭로되고 있었다. 동영상에서 연계진은 매번 등장할 때마다 다른 여자들과 아주 끈적하고 다정한 모습이었다.더군다나 CCTV에 등장하는 여자들이 대부분 갓 데뷔한 신인급 연예인들이라는 폭로마저 나오기 시작했다.모든 블로그에서도 사람들은 연계진을 여성을 농락하는 찌질한 남자라고 욕했다.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연계진의 구체적인 정보를 들춰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연계진이 그룹 내부에서 아름다운 여직원들을 희롱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조수경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전화를 받은 임 부장은 곧바로 멍해졌다.곧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조수경에게 말했다.“조 비서님,
조수경은 가장 빠른 속도로 연계진의 저택에 도착했다.저택 밖은 이미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경비원이 막지 않았더라면 기자들은 벌써 저택 안으로 뛰어들었을 것이다.“조수경 씨, 마침 잘 오셨어요! 수고스럽지만 우리 조간신문에 인터뷰를 해 주실 수 있습니까? 이렇게 거대한 연계진 회장의 스캔들이 폭로되었는데, 비서인 당신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까?”“조 비서님, 질문을 좀 하겠습니다. 연계진 회장과 접촉하면서 성적인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습니까? 회사를 그만둔 여직원들이 연계진 회장을 고소한 게 낭설이라고 생각하십니까?”“이쪽으로 빨리! 여기 조수경 씨에게 카메라를 비춰! 연계진 회장의 비서니까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알고 있을 거야. 조수경 씨, 지금 일부 연예인들이 연계진 회장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조수경 씨, 연운그룹의 오늘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바로 20%나 폭락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이런 정보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수많은 기자들이 조수경을 가득 에워싸서 전혀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조수경은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경비원, 경비원 빨리 와요! 이 사람들을 막고 빨리 경찰에 신고해요!”이렇게 기세 등등한 ‘굶주린 늑대떼’에 직면하자 조수경은 정말 두려웠다. 더 이상 빨리 빠져나가지 않는다면 이 사람들이 정말 자신을 통째로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간신히 사람들을 비집고 나온 조수경은 경비원이 열어준 철문을 통해서 서둘러 집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이때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연계진도 마침내 잠에서 깨어났다. 화면을 보니 받지 않은 전화가 족히 수백 통이나 되었다.부재중 전화 목록을 살펴보니 모두 최근에 접촉했던 채널들과 가문의 가주들이었다.‘혹시 축하라도 하고 싶었던 거야? WS그룹에 또 무슨 큰일이라도 난 걸까?’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일어난 연계진은 옷을 입기 시작했다.옷을 다 입기도 전에
연운그룹 본사.모든 부서의 사무실 분위기는 흉흉했다.“우리 회장님이 정말 그런 일을 저질렀다니? 서 부장! 정말이야?”“세상에, 너무나 무서워? 3개월 동안 60여 명의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니? 회장님이 그런 사람이었다니. 서혜리 씨가 전에 회장님이 자신에게 손을 댔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래도 믿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까 정말 사실이었어!”“안 되겠어, 당장 사표를 써야겠어. 이런 회장은 정말 소름끼쳐. 다음에는 또 누구에게 손을 댈지 몰라!”“나도 우리 회장님을 믿고 싶지만 이렇게 많은 증거가 있는 데다가 그만둔 여직원들이 이미 경찰에 고소했어. 우리 쪽 거래처에서는 이미 우리 회사와 협력을 끊겠다고 연락했어!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부서마다 수많은 여직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다.그리고 각 부서의 책임자들은 유통 업체들과 자재 공급 업체들로부터 앞으로 연운그룹과의 협력을 종료하겠다는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이른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었다.홍보 파트를 책임지고 있던 임 부장도 사표를 내고 나간 상황이라, 홍보부에서는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홍보부 사무실에 온 조수경은 입구에서 한참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지금 회장실에서는 연계진이 이를 갈며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있었다. 화가 난 여러 가문의 사람들이 잇달아 찾아왔고, 연계진의 설명을 요구하면서 회장실의 문을 두드렸다.사람들의 선두에 서서 음산한 눈빛을 번뜩이던 이상효가 발을 번쩍 들어 회장실 문을 걷어찼다.하지만 어쩌겠는가?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연 회장님, 저는 이상효입니다. 회장님과 상의할 일이 있으니 빨리 문을 여세요! 지금 여론이 이미 걷잡을 수 없게 됐습니다.”“경찰에 체포되고 싶지 않다면, 문을 여시고 사람들과 함께 상의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직은 여론을 뒤집을 계기가 있을 겁니다. 회장님의 연운그룹도 아직 완전히 무너질 정도는 아닙니다!”이상효가 나지막하게 하는 얘기는 방 안에 있는 연계진에게도 똑똑히 들렸다.잠시 생각하다가 얼
“연운그룹에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그룹의 회장인 연계진 씨의 최근 위법행위 혐의를 감안해서 그룹에서는 엄정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연계진 회장은 회장 직위를 내려놓고 경찰과 세무 당국의 조사와 증거 수집에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입니다.][그룹에서는 현재 조수경 비서실장을 임시 회장대행으로 임명해서 회장의 모든 직무와 책임을 행사하게 할 것입니다. 연계진 회장의 행위가 대중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서 본 그룹은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계속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비방하는 행위를 하는 일부 네티즌에 대해서는 우리 그룹에서 법적인 책임을 지도록 할 것입니다.]점심때가 되자 연계진의 사태는 최고봉에 이르렀다.연운그룹에서 온라인으로 성명을 발표한 후, 언론 매체들은 연계진이 이미 경찰에 출두해서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그러나 인터넷상의 열기는 여전히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연계진과 만난 여자 연예인이 도대체 누군지 계속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이름이 폭로되기만 하면 빠르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게 되었다.연운그룹의 최근 3년 회계 보고서를 깊이 파고든 경제 방면의 인플루언서들이 회계 조작 정황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20% 정도의 주가 하락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하락할 것이며, 연운그룹의 시가 총액이 90% 이상 줄어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다시 말해서 시가 총액이 기껏해야 2조 원도 안 되게 쪼그라들 수 있다는 얘기다.이씨 가문의 저택에서 태블릿PC로 이런 정보를 보고 있던 이상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젯밤에 막 화물을 실은 배 두 척을 유럽으로 보냈는데, 지금 연계진도 잡혀 있는데, 이 화물의 대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지난번에 이미 천 톤의 화물 대금을 받지 못한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이런 제기랄!” 태블릿을 내리치자 태블릿 액정이 거미줄처럼 갈라졌다.옆에 있던 소지연은 또 맞을까 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그러나 임신한 몸이라서 이
‘그런 예민주가 이렇게 몰락할 줄 누가 알았겠어?’‘결국 5년 동안이나 무진 씨 애인 노릇에 만족해 있었다니!’‘심지어는 오늘 같은 이런 악랄한 짓까지 저지를 정도가 되었으니. 스승님이 아시면 얼마나 섭섭하시겠어.’“송성연, 너 지금 미쳤어! 완전히 미쳤어!”예민주가 언제 이런 억울한 일을 당했을까? 연거푸 따귀를 맞은 데다가, 지금은 또 성연의 냉소와 신랄한 조롱을 들어야 했다.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예민주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원래의 정돈된 헤어 스타일과 잘 차려 입은 옷차림은 이미 엉망이 되어 있었다.온몸에 지금 낭패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회의실. 두 시간의 긴 회의가 마침내 끝났다. 무진이 회의실을 나서자마자 당황한 표정의 손건호가 휴대전화를 들고 다가왔다.무진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짜증스러운 표정이었다.‘평소라면 손건호가 절대 이렇게 침착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텐데...’“보스, 예민주 씨가 맞았습니다!”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손건호가 급히 보고했다.“뭐라고?” 무진이 되물었다.“보스, 빨리 사무실로 가 보십시오.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방금 회의가 끝나갈 때, 손건호는 자료를 찾으러 먼저 회의실에서 나왔다.뜻밖에도 부리나케 달려온 비서실의 비서가 이 일을 알려주었다.무진의 눈동자가 어두워지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아무도 막지 않았어?”무진이 왜 아무도 막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손건호도 대답하기가 곤란했다.‘막고 싶어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지요!’ ‘대표실은 원래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게다가 사모님(!)이 갑자기 뛰어들어갔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전혀 대비도 하지 못했어요.’‘안에서 예민주의 비명 소리가 들려서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안에서 문을 잠궜기에 들어갈 수도 없었어요!’그러나 결국 손건호는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표실 앞으로 다가간 무진의 귀에 울음 소리와 함께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리게 되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 아이의 몸에 난 상처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팠다.그리고 이런 상황에 직면하자, 성연은 범인이 바로 예민주라고 생각했다.‘방금 전에도 애들 앞에서 그렇게 헛소리를 지껄였어. 눈앞에 두 아이만 있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지.’‘그런 여자가 뭘 못하겠어?’‘이 순하기만 한 두 녀석은 엉뚱한 짓을 한 적이 여태까지 한 번도 없었어.’‘충분히 사랑을 받았지만, 그걸 믿고 교만했던 적은 없었어.’‘밖에서는 더 영리하고 깜찍해서 누구나 좋아해. 척 봐도 좋아할 수밖에 없어.’‘그런데 여기에 와서 온몸에 멍이 들다니!’성연의 가슴에서 다시 분노가 폭발했다.딸아이를 가볍게 내려 놓은 성연은, 여전히 따뜻한 눈빛으로 사무를 보면서 말했다.“동생을 잘 보고 있어. 너희가 당한 억울한 일을 엄마는 절대 그냥 넘기지 않을 거야!”“엄마, 저 아줌마는 나쁜 사람이야! 엄마가 반드시 혼내줘!”여전히 품에 안긴 채, 사진은 재빨리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두 눈에 가득한 억울함을 지금 열심히 엄마에게 표현하려고 했다.“걱정 마. 엄마가 저 여자를 혼내줄게!”바로 일어선 성연이 성큼성큼 예민주 쪽으로 걸어갔다.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예민주는 성연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서한기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쳤지만, 예민주가 어떻게 훈련으로 단련된 남자의 적수가 될 수 있겠는가?“놔! 너희들 뭐 하려는 거야?”예민주의 눈빛에는 걱정과 당황한 기색이 가득했다. 불안한 마음에 가슴은 두근거리면서 발걸음마저 비틀거렸다.짝! 짝!“이건 네게 주는 교훈이자 경고야. 내 아이는 절대 네가 건드릴 수 없어!”“네가 뭔데? 무진 씨 옆에 이미 5년이나 있었지만, 아직도 내 자리를 대신하지 못했지.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어!”“이건 첫 번째이자 마지막 경고야! 아이들은 바로 내 마지노선이야. 네가 또 손을 대면 절대 지금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아!”성연은 목소리는 마치 서릿발 같았다. 온몸에서 뿜어내는 싸늘한 기운에 무더운 날씨조차 얼음 세상으로 변하는 듯했
“오빠, 아빠가 정말, 정말로 우리를 안 받아들일까? 우리가 방금 아빠를 찾았는데.”작은 얼굴에 슬픔을 가득 담은 채, 사진은 간절한 시선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다.예민주는 지금 자신의 말을 자화자찬하며 한껏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팔짱을 낀 채 아이들을 내려다보는 눈빛에는 승자의 기운이 가득했다.잠시 후 자신에게 벌어질 참상을 알았다면 절대 그러지 못했겠지만...대표 집무실 바깥.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성연은 결연한 눈빛으로 대표실을 향해 다가갔다.쾅-단숨에 집무실 문 앞에 선 성연은 아무런 노크도 없이 바로 방문을 열었다.“너 이 새끼, 정말...”아이 앞에서 거침없이 내뱉는 예민주의 말이 성연의 귀에 몹시 거슬렸다.“예민주, 뭐 하는 거야!”자신의 아이들이 눈물 자국이 가득한 채 구석에서 서로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자, 엄마의 본능이 단숨에 뿜어져 나왔다.“내 애들에게 무슨 짓을 했어!”단숨에 앞으로 나아간 성연은 두 손으로 예민주의 멱살을 움켜쥐었다.한 손으로 멱살을 쥔 채 다른 한 손으로는 바로 예민주의 따귀를 때렸다.“네가 뭔데 내 아이를 혼을 내?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성연의 차가운 눈빛은 분노로 활활 타올랐다. 온몸의 분노가 곧 폭발할 듯이!잇달아 따귀를 때렸지만 때리는 소리는 오히려 점점 더 커져갔다.“엄마!” 성연이 다시 손을 들고 예민주의 뺨을 때리려고 할 때, 문득 익숙한 여린 목소리가 들렸다.순간 성연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잠시 멈칫하던 성연은 계속 두드려 맞느라 이미 반쯤 정신이 나간 예민주를 밀쳐낸 뒤 딸아이를 품에 안았다.“아가, 엄마가 늦게 와서 미안해.”성연은 두 손으로 사진을 꼭 껴안은 채 자책했다. 지금 마음속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방금 전 예민주를 때릴 때의 그 무시무시한 기세도 모두 사라졌다.슬퍼하는 성연을 보면서, 사무는 두 주먹을 꼭 쥔 채 여전히 경계심이 가득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엄마가 온 뒤에는 그래도 많이 풀어진 모습이었다. 자신이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에.성연이
사진은 눈앞의 이 여자가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고, 절대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 예민주의 말은 걸러서 생각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역시 어린아이였다.“오빠, 우리 아빠가 정말 우리를 이렇게 싫어해?”눈물이 그렁그렁한 여동생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당신은 어른이면서 어떻게 이렇게 어린아이와 말다툼을 하는 겁니까? 당신이 뭔데, 여기서 우리 아버지를 대신해서 결정을 내리는 겁니까?”지금 예민주 때문에 완전히 분통이 터진 사무는, 온몸에 철갑을 두른 듯한 기세로 똑바로 예민주를 노려보았다.사무의 눈빛에 대해서 예민주는 처음부터 아주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다.‘매번 저 자식의 눈을 볼 때마다, 정말 무진 오빠의 눈빛과 너무나도 닮았어. 무진 오빠하고 그야말로 판박이야.’사무가 거기에 서 있을 때는 그야말로 무진의 축소판이었다. 무진의 모습뿐만 아니라 행동 하나하나에도 성연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몇 번 사무 저 새끼와 눈이 마주쳤을 때도 정말 아이러니했어.’‘처음 만났을 때 빨리 도망칠 걸. 정말 후회가 되네.’‘5년 전에 분명히 전혀 상관이 없는 사이가 됐는데, 왜 두 사람 사이에 애가 있는 거야?’‘송성연은 왜 이 두 아이를 낳았지? 무진 씨에게 이미 버림받았는데, 해외에서 편하게 지내면 얼마나 좋아?’‘그 여자의 능력이라면 낯선 나라에서도 여전히 잘 지낼 수 있어.’‘왜 운성시에 미련이 남은 거야?’“나를 보지 말고 고개를 돌려!” 결국 예민주는 참을 수가 없었다.사무는 아직 그런 내막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전히 분노한 상태였다.“내 여동생에게 사과하세요!”“이 새끼, 너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 거야?”예민주는 태연한 표정으로 사무를 조롱했다.“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생아 주제에, 아직도 여기서 나한테 이렇게 날뛰다니!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것 아니야?”“이 못된 아줌마!”사진은 지금 지쳤지만 이 여자와 오빠가 이렇게 싸우는 소리를 듣자,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따라서 외쳤다.
예민주는 곧바로 기분이 나빠졌다.원래 길을 잃은 두 아이가 펑펑 울게 만든 다음에, 무진에게 아이들이 그다지 순하지 않다는 걸 보여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예상 외로 아이들은 영리한 데다가 일찌감치 철도 들었다. 졸지도 떠들지도 않은 데다가 얌전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 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무진은 오후에 회의가 있어서 점심 휴식 시간이 제한적이었다.어떻게 해야 아이들을 여기에 좀 더 머물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예민주도 아직 좋은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두 아이가 이렇게 영리한 핑계를 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들 부자 세 사람만 지낼 기회를 절대 줄 수가 없었기에.결국 세 사람이 대표 집무실에 함께 있게 되었다.“어떻게 된 거야? 이건 그렇게 둘러댈 일이 아니야.”“너 계속 큰소리로 말하지 마! 이렇게 시끄러운 것도 몰라?”이제 세 사람은 이미 오후 내내 함께 있게 되었다. 특히 지금 무진은 회의를 하러 갔기에, 대표실에는 그들 세 사람밖에 없었다. 예민주는 이미 싫어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나른한 자태로 소파에 기댄 예민주의 얼굴에는 온통 경멸하는 표정만 가득했다.집에서도 이렇게 엄하게 꾸지람을 들은 적이 없었기에, 사진은 정말 억울해서 입을 열었다가 다시 예민주에게 말려들곤 했다.사진이 낮은 소리로 울먹이면서 말했다.“그런데 아줌마, 우리는 그냥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예민주는 이제 숨기지 않고 냉담한 목소리로 바로 호통을 쳤다. “조용히 해! 아무도 너희들 응석을 받아주지 않아!”예민주의 말투는 아주 야박해서 두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지도 전혀 꺼리지 않았다.역시나 예민주의 말이 막 떨어지자, 사진은 이미 엉엉 울기 시작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가뜩이나 초롱초롱한 사진의 두 눈은 지금 완전히 눈물에 젖은 가련한 모습이었다.사무는 평소 집에서는 여동생을 싫어하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사실은 몹시 마음이 아팠다.한 손으로 여동생을 가볍게 안고 달래면서 말했다.“괜찮아, 괜찮아. 좀 있다가 아
“예민주가 무슨 일인들 못하겠어?” 성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차갑게 내뱉었다. 예민주의 모습을 떠올리자, 한바탕 구역질이 났다.클래식한 파텍필립 손목시계를 힐끗 보고서, 다음 순간 성연은 이미 성큼성큼 방문을 나섰다.“빨리 안 따라오고 뭐 해!” 문 앞에 도착한 성연이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서한기를 보면서 소리쳤다.10여 분 후, WS그룹 1층.두 손으로 운전대를 꼭 잡은 채, 성연은 아주 멋진 드리프트 솜씨로 차를 건물 입구에 세웠다.주차 도우미 직원과는 불과 1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만 남았기에, 직원은 이미 쓰러질 지경이었다.“무즌 주차를 이렇게 해요?” 이렇게 거친 주차 방식을 보자, 직원은 마음속으로 화가 났다.무의식적으로 차 안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면서, 한바탕 퍼부으려고 했다.그러나 바로 그때, 운전석의 차문이 열리고 성연이 차에서 내렸다.자신에게 다가온 직원의 눈길을 마주하고서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한바탕 퍼부으려던 직원은 성연의 깊은 눈빛을 마주하자 결국 말문이 막혔다.“차는 주차장으로 옮기지 말고 여기에 그래도 놔 둬요! 만약 내가 돌아왔을 때 차가 다른 곳에 있다면, 당신은 이 일을 계속할 수 없을 겁니다!”“하지만 아가씨, 이건 규정에 맞지 않습니다.”성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거리낌 없이 말했다.“나를 믿어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말이 끝나자, 성연은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안으로 걸어갔다. 마치 뒤에 천군만마가 있는 것처럼 당당하고 기세 등등한 걸음걸이였다.성연의 곁에는 아무도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1층의 안내 데스크.“대표님은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데스크의 여직원은 계속 그 자리에 있었기에, 방금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 한눈에 볼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당황스러운 마음을 억누른 채 최선을 다해 응대할 수밖에 없었다.“약속을 하셨습니까?”성연은 입술을 오므린 채 가볍게 웃었다.“대표님은 어디 계세요?”“죄송합니다만, 대표
‘그 여자는 분명히 그 다른 쪽이라고 했어. 즉, 그 여자가 알려준 건 잘못된 방향이었어.’‘만약 그 여자가 방향을 몰랐다면, 위치를 말하지 않았을 거야. 그러나 그 여자는 그렇게 자신있게 위치를 말했어.’‘그건 자신이 있다는 말이야!’이렇게 생각하자, 예민주에 대한 사무의 인상은 더욱 좋지 않았다.다음 순간, 턱을 살짝 든 사무가 두 여자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제 여동생이 아직 저쪽에 있어요. 잠깐만요, 제가 가서 여동생을 데리고 올게요.”여동생이 있다는 말을 듣자 좀 놀랐지만, 소년이 돌아서는 걸 보자 그제서야 비로소 대답했다.“아, 여동생! 그래, 그래.”화장실에 간 후, 사무와 사진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 못된 여자가 혹시 함정이라도 파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기에.하지만 아버지가 아직 거기에 있다는 걸 떠올리자, 앞으로는 더 조심해야 한다는 첫 교훈도 얻게 되었다. 이 놀이는 오후 내내 계속되었다.한편 다른 한쪽. 시재 백화점에 갔다가 별장으로 돌아온 성연은 양 손에 큰 봉투 두 개를 들고 있었다. 그 안에는 온갖 장난감이 가득했다.이것들은 모두 성연이 업무를 마친 뒤에 특별히 아이들을 위해 고른 장난감이다. ‘요 며칠 동안 정말 너무 바빴어. 집에 돌아오면 이미 늦은 밤이거나, 좀 일찍 집에 돌아와도 저녁을 먹고 다시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성연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빚을 진 듯한 느낌이었다.집을 열자 거실은 조용했다. 위층에서도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우리 사진이, 사무? 엄마가 돌아왔어!”눈살을 살짝 찌푸리면서 성연이 말했지만, 아이들의 열정적인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사진아? 사무야? 너희들 집에 있니?”“사무야?”아래층에서 계속 몇 번이나 소리쳐도 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렇게 큰 집에 성연 자신의 목소리만 울릴 뿐.“보스, 아이들은 지금 집에 없습니다.”이때 서한기가 부랴부랴 달려왔다.“집에 없다니?” 성연이 눈썹을 바짝 세웠다. 순간 마음속에
“그 여자는 이전에 엄마하고 알고 지냈던 것 같아. 다만 아직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모르겠어.”“그럼 이따가 우리 어떡하지?” 사진이 약간 지친 듯한 기색으로 말했다.오전 내내 이곳을 왔다갔다했으니 아이에게는 에너지 소모가 컸다.그리고 방금 위층으로 올라갈 때, 아이들은 여전히 아주 자신있게 서한기보고 먼저 가라고 했다. 그때는 자신감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후회막심’이다.‘지금 아직 한기 아저씨가 있다면. 바로 집에 가서 편하게 누워서 쉴 텐데.’“일단은 우리 계획대로 그 여자한테 엄마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마. 우리가 아빠를 찾으러 온 건 그 여자하고 상관이 없어.”원래 신중한 사무지만, 지금 사무의 말은 오빠라는 사무의 입장과 아주 딱 맞게 진지했다.두 아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방금 전에 화장실에 가겠다고 한 건 핑계였지만, 막상 바깥에 나오자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한참을 가도 식당 창문이나 작은 방은 곳곳에 있는데, 예민주가 말한 화장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 여자가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지?”억울한 듯이 분홍색 입술을 삐죽 내민 채 사진은 움직이기도 귀찮았다.여동생의 이런 모습을 보자, 사무는 그 자리에 선 채 눈을 반짝이며 한 바퀴 둘러보았다.“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딴 데 가지 말고. 알았지?”말을 마친 사무는 왔던 길을 다시 달려갔다.“오늘 가지는 좀 맛이 없어.”“그래도 괜찮은데. 먹기 싫으면 나한테 줘.”사무는 식사 중이던 두 아가씨의 앞으로 갔다.“누나, 실례합니다. 여기 화장실이 어디에 있어요?”목소리는 여리지만 태도는 아주 공손했다.밥을 먹고 있던 두 아가씨는 그 말을 듣자 먹던 동작을 멈췄다. 사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갑자기 눈빛을 반짝였다.‘어디서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온 거야?’ ‘뚜렷한 이목구비에 심플한 검은색 스웨터만 입었는데도 잘 어울리는 걸.’‘얼굴의 통통한 젖살이 큐티 작살인데!’‘그야말로 너무나 귀여운 아이야!’사무는
두 아이를 보면서 예민주는 더욱 초조했다.마음속에 잘 기억해 놓은 뒤, 예민주의 노기는 빠르게 수그러들었다. 다시 아이들을 바라볼 때는 이미 이전의 온화한 모습을 회복했다.“사진아, 너희들은 이전에 외국에서 잘 살았다면서? 그런데 왜 갑자기 귀국한 거야?”마치 큰 언니가 아이들을 배려하는 듯 예민주는 아주 잘 알고 있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지금 두 아이는 이미 이 여자의 목적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당연히 경계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엄마의 집이 바로 여기에 있어요. 엄마가 한번 가보자고 해서 돌아왔어요.”목소리는 아직 어린 티가 나지만, 깊이를 알 수 없는 해맑은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또박또박 말하는 사진의 대답은 가히 ‘예술의 경지’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아까까지만 해도 술술 잘 말하더니, 갑자기 왜 이렇게 빈틈이 없어진 거야?’예민주는 기분이 좀 꿀꿀했지만 그래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이번에 돌아와서 낯선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니? 너희들이 오늘 이곳에 와서 아빠를 찾는 것 같은데, 누가 너희들에게 뭔가 말한 거 아니야?”예민주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춘 채 계속 집요하게 물었다. 무진이 자신의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진에게 등을 진 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사진은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눈썹을 찌푸린 채 예민주를 쳐다보았다.“아줌마, 우리하고 함께 여기서 논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계속 그런 거만 물어봐요?”“맞다. 아줌마, 우리 엄마 알지요? 우리 엄마한테 지금 데리러 오라고 하면 안 돼요?” “오늘 우리를 괴롭힌 사람들을 엄마가 꼭 혼내 주게요!”“맞아요, 맞아요! 누가 우리를 괴롭힌 걸 알면, 엄마가 반드시 호되게 혼을 내줄 거예요.”두 아이가 서로 주고받으면서 한 마디씩 하는데, 호흡이 기가 막히게 잘 맞았다. 예민주는 표정이 붉어졌다는 것도, 심지어 심장박동도 빨라졌다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이 두 녀석의 말을 들으니, 송성연이 이 두 녀석을 아주 진지하게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