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장학금 박탈과 동생의 희귀병 치료비로 절망에 빠진 레나타. 그런 그녀에게 차갑고 권력 있는 교수 도미닉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넨다. “내 숨겨진 여자가 돼. 성적과 생활비는 보장해 줄 테니까.” 동생과 미래를 위해 그의 연구실 문을 두드린 순간, 레나타의 삶은 irreversible하게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View More“내 비밀스러운 여자가 되어줘. 똑똑할 필요는 없어. 그저 예쁘고, 말 잘 듣고,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 곁에 있어주면 돼. 그 대가로 네 성적과 생활비는 내가 책임질게.”
레나타 아세가프는 눈앞의 남자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강의실도 아닌 교수실에서 나오기에는 너무나도 노골적인 말이었다. 손에 들고 있던 서류철을 움켜쥔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방 안의 공기는 어느새 무겁게 가라앉아 폐를 짓누르는 듯했고, 숨을 쉬는 것조차 뜨겁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차갑고 누구에게도 쉽게 다가가지 않는 분위기로 유명한 젊은 교수, 도미닉 싱클레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마치 평범한 제안이라도 한 것처럼 태연한 모습이었다. 표정은 침착하다 못해 무표정에 가까웠지만, 그의 회색 눈동자에는 상대를 확실히 움켜쥐고 있다는 듯한 통제의 빛이 선명하게 어려 있었다.
“네?” 레나타의 목소리가 거칠게 갈라졌다. “비밀스러운 여자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네 장학금이 취소된 건 알고 있어.” 도미닉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입꼬리를 희미하게 끌어올렸다. 불쾌할 정도로 섬뜩한 미소였다. “그래서 오늘 날 찾아온 거잖아? 도움을 청하려고.”
잠시 말을 멈춘 그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니 내가 제안하지. 사랑이나 감정 같은 건 상관없어. 거래라고 생각해. 네 성적은 완벽하게 만들어주고, 네게 필요한 건 전부 마련해줄게. 그 대신 넌 내 정부 역할을 제대로 해. 그냥… 슈가 베이비 관계라고 생각하면 돼. 어때?”
“세상에…….” 레나타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미쳤어요. 저, 저는 그런 건 못 해요, 교수님. 완전히 비윤리적인 일이잖아요!”
“윤리 따위는 집어치워. 난 네게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주는 거야.”
“교수님, 전 절대로—”
“선택은 네 몫이야. 강요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네 목숨을 구할 수도 있는 제안을 거절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
레나타의 머릿속이 뒤엉켰다. 한마디라도 더 꺼내기도 전에 도미닉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느긋하고 일정한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그녀의 바로 앞에서 멈춰 책상 위에 명함 한 장을 내려놓았다.
“솔깃하면서도 충격적이라는 건 알아.”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그래도 대답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야. 여기, 내 명함이야. 마음이 바뀌면 연락해.”
레나타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명함을 바라봤다. 미스터 도미닉 싱클레어라는 이름 위로 대학 로고가 희미하게 빛났다. 세상이 그녀를 중심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았다. 대체 무엇이 더 두려운 건지 알 수 없었다. 이 파렴치한 제안 자체인지, 아니면 이 남자가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사실인지.
레나타가 복도로 나오자 공기가 평소보다 차갑게 느껴졌다. 걸음이 자꾸만 흐트러졌고, 머릿속은 온갖 생각이 충돌하며 뒤죽박죽이었다. 도미닉의 말이 계속해서 귓가에 맴돌았다.
완벽한 성적, 생활비, 내일이 마감.
그 순간 주머니 속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엄마, 사만다였다.
“엄마?”
“레나타… 알레아야. 상태가 위독해!” 어머니의 목소리는 다급하게 떨리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대! 치료비가 당장 필요하대!”
“알레아가 또 입원한 거야?” 레나타가 숨을 들이켰다.
“응.”
“세상에…… 알레아.”
레나타는 복도 한가운데에서 멈춰 섰다. 세상의 모든 색이 빠져나간 듯했다. 학생들이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멀어지더니 이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장학금은 사라졌다. 모아둔 돈도 바닥났다. 알레아는 위독했다. 그리고 이제는—이런 제안까지.
역겨웠다. 분명 그랬다. 하지만 어쩌면……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탈출구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명함을 꽉 움켜쥐었다. 종이 한 장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무겁게 느껴졌다. 아직 저지르지도 않은 죄의 무게가 고스란히 실려 있는 것 같았다.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시계 초침 소리가 점점 더 크게 울렸다.
내일, 정확히 오후 세 시. 그때가 마감이었다.
“제발, 우리 딸.” 전화 너머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렸다. “더 이상 누구한테 돈을 빌려야 할지도 모르겠어. 제발, 방법을 찾아줘.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
“알겠어, 엄마. 여기서 어떻게든 도움을 찾아볼게.”
“그래. 몸 잘 챙기고 공부도 열심히 해. 네가 더 열심히 일하면 착한 사장님이 돈을 빌려주실지도 모르잖니.”
레나타는 천장을 올려다봤다. 눈가가 뜨겁게 젖어 들었다. 누구를 더 미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도미닉인지, 운명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인지.
왜냐하면 마음 깊은 곳에서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잃었다는 것을.
장학금도 없고, 일자리도 없고, 다른 선택지도 없었다.
남은 건 단 하나뿐이었다.
내일 오후 세 시…… 그녀의 인생은 다시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옳은 선택을 하고 있는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었던 레나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거울에 비친 여자는 마치 낯선 사람 같았다. 창백한 피부,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 피로가 깊게 패인 다크서클. 평소 단정하게 정돈하던 검은 머리카락은 대충 묶여 있었고, 그마저도 얼굴에 새겨진 피로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악몽도 없이, 병원 기계에서 울려 퍼지는 끊임없는 삑삑거리는 소리도 없이 마지막으로 편히 잠든 게 언제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그녀가 세 들어 사는 방은 비좁았다. 겨우 가로세로 삼사 미터 남짓한 공간이었다. 벽지는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고, 공기는 눅눅하고 퀴퀴했다. 지붕 한쪽에서는 물까지 샜다. 비가 올 때마다 빗물이 옷과 책 위로 뚝뚝 떨어졌다.
그곳이 바로 그녀가 살아남아 온 곳이었다. 교육과 꿈을 좇으며 버텨온 삶.
하지만 이제 그 꿈은 잔인한 농담처럼 느껴졌다.
“옳든 그르든…… 이게 유일한 방법이야.”
그녀의 속삭임은 마치 죄를 고백하는 것처럼 들렸다. 레나타는 천천히 가방을 집어 들고 도미닉의 명함을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자신을 구원으로 이끌 수도, 완전히 파멸시킬 수도 있는 열쇠처럼.
다시 휴대폰이 진동했다. 화면에는 엄마에게서 온 문자가 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알레아에게 수혈을 한 번 더 해야 한대. 제발, 우리 딸……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 동생을 살려줘.]
레나타는 한참 동안 그 문자를 바라봤다. 가슴이 조여 오다 못해 아플 정도였다.
알레아는 심각한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었다. 골수가 혈액 세포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희귀 질환이었다.
살아 있기 위해 매주 수혈을 받아야 했다. 연약한 몸은 조금만 무리를 해도 쉽게 기절했고,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병원비에 어머니는 집에 남아 있던 것들을 거의 모두 팔아치웠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결혼반지까지도.
지금 그 반지는 전당포에 놓여 있었다.
레나타가 떨리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머릿속에 알레아의 얼굴이 떠올랐다. 창백한 뺨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던 여덟 살 소녀. 작은 두 팔은 수없이 맞은 주사 자국과 멍으로 뒤덮여 있었다.
다시 눈을 뜬 레나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 시선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알레아를 위해서.”
그녀는 방을 나섰다.
저녁 하늘은 잔뜩 흐려 있었고, 공기에는 곧 비가 쏟아질 듯한 무거운 습기가 배어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지만,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알레아의 병원비.
자신에게는 절대로 감당할 수 없는 수억 루피아였다.
장학금도 없다.
일자리도 없다.
시간도 없다.
마침내 도미닉이 평소 강의를 하던 단과대 건물에 도착한 레나타는 걸음을 멈췄다. 숨이 가빠졌고, 가방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3시 5분.
5분이나 늦었다.
그래도 그녀는 왔다.
멀리서 검은 차 옆에 서 있는 남자가 보였다. 도미닉은 먼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차갑고 회색빛인 그의 눈동자가 레나타를 찾아냈다.
“결국 왔군.”
그의 목소리는 태연했다. 마치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그녀 자신보다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했다.
레나타는 힘겹게 침을 삼켰다.
“……생각해봤어요.”
도미닉이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술 끝이 미묘하게 올라갔다.
다정한 미소가 아니었다.
승리를 확신한 사람의 미소였다.
“그렇다면,” 그가 차 문을 열며 말했다. 목소리는 매끄럽고 여유로웠다. “좀 더 사적인 곳에서 조건부터 이야기해보지.”
레나타는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눈꺼풀이 묵직하게 가라앉았고, 주변의 풍경은 흐릿하게 천천히 원을 그리며 회전했다. 눈부신 흰 빛이 시야를 찔러와 몇 번이나 눈을 굴리고 나서야 겨우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심박 측정기의 일정하게 울리는 소리가 귀를 채웠다. 공기 중에는 소독약 냄새가 매캐하게 감돌았다. 마지막 남은 힘 한 방울까지 쥐어짜인 듯, 온몸의 기력이 완전히 빠져나간 기분이었다.병원이었다.레나타는 머리가 여전히 띵하게 찌릿거리는 것을 느끼며 혼란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단편적인 기억은… 테라스였다. 차가운 밤바람. 허벅지가 넓게 벌려진 채 들려 있던 자신의 몸. 부서져 내리던 쾌감의 비명. 그리고 모든 것이 까맣게 암전되었다."레나타…?"부드럽고 걱정 어린 목소리에 그녀는 약하게 고개를 돌렸다.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는 도미닉은 피곤함과 걱정으로 찌들어 있었다.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그는 즉시 그녀의 손을 잡으며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감싸 안았다."정신이 들어?"그가 쉬어 터진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그는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눈에 띄게 안도하는 숨을 내쉬었다."하나님, 감사합니다… 아까는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레나타는 한동안 남편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병원 이불 아래로 여전히 불룩하게 부풀어 있는 자신의 배로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아기는—아기들은—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무사히.하지만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골반은 얼얼했고, 목은 바짝 말라 있었으며, 허벅지 사이에는 그날 밤의 선명한 잔상이 떠오를 만큼 아련한 찌릿함이 남아 있었다."여기… 어디예요?"그녀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왜 여기 있어요?"도미닉은 깊은 후회가 담긴 눈빛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쓸어 넘겨주었다."테라스에서 기절했어. 그날 밤이 지나고… 네 몸이 완전히 무리가 간 거지. 의사 말이 심한 탈수 증세에 과로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여기 있는 거야.""그리고… 알렉스랑 세드릭은요?""밖에서 기다리
도미닉은 쾌감이 온몸을 덮쳐오자 턱에 힘을 주며 깊은 신음을 내뱉었다. 그의 손이 레나타의 머리채를 더 세게 움켜쥐었고, 그녀의 입안 깊숙이 허리를 밀어 넣었다. 몇 초 뒤, 그의 전신이 팽팽하게 경련했다.거친 숨을 내쉬며 그는 젖고 부풀어 오른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 성기를 빠르게 빼냈다. 그녀가 반응할 새도 없이, 도미닉은 쿵쾅거리며 요동치는 성기를 잡고 뜨겁고 짙은 정액을 그녀의 얼굴 위에 뿜어냈다.뺨과 입술, 심지어 속눈썹 끝에까지 정액 줄기가 쉴 새 없이 튀었다. 따뜻하고 끈적한 액체가 피부를 덮치자 레나타는 숨을 헐떡이며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녀의 호흡이 거칠게 가빠졌다. 충격과 흥분이 어지럽게 뒤섞인 호흡이었다.얼굴에 쏟아진 정액의 여운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에, 세드릭이 갑자기 그녀의 허벅지를 놓았다. 그 사내는 악의적인 미소를 지으며 침대 협탁 쪽으로 걸어갔다. 서랍을 연 그가 꺼내 들은 것은 커다란 광택이 나는 검은색 바이브레이터였다. 명백히 미리 준비해 둔 것이었다."겨우 손이랑 입만 쓸 줄 알았어?"세드릭이 음흉한 약속이 서린 목소리로 픽 웃었다.도미닉의 정액으로 얼굴이 번들거린 채 여전히 숨을 헐떡이는 레나타에게 세드릭이 다가왔다.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의 허벅지를 다시 넓게 벌리고는, 젖어 드는 그녀의 보지 깊숙이 단번에 바이브레이터를 밀어 넣었다."아아윽—!"레나타가 비명을 질렀고, 매트리스 위로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높게 꺾였다.세드릭은 즉시 진동을 최고 강도로 올렸다. 강렬하고 빠른 진동이 그녀의 민감한 안벽을 사정없이 짓밟으며, 가장 민감한 스폿을 가차 없이 압박했다.레나타는 이성을 잃었다.그녀의 몸이 침대 위에서 격렬하게 버둥거렸다. 손가락은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절박하게 침대 시트를 할퀴었다. 신음 소리는 매 초마다 더 크고 미친 듯한 비명으로 부서져 내렸다."세드릭— 아아! 너무— 너무 강해—!"그녀가 허리를 미친 듯이 털어대며 소리쳤다. 하지만 세드릭은 그녀의 허벅지를 단단히 눌러 고정
고급 세단이 도심에서 가장 프라이빗하기로 손꼽히는 사만다 라야 호텔 정문 앞에 부드럽게 멈춰 섰다. 우뚝 솟은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조명이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던 레나타의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저녁 내내 세차게 뛰던 심장이 이젠 완전히 통제를 벗어난 것처럼 날뛰었다.미라가 우아하고 정중한 손길로 차 문을 열어주었다. “도착했습니다, 사모님. 저는 엘리베이터 앞까지만 모시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레나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차에서 내리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몸에 착 감기는 버건디색 새틴 드레스가 평소보다 훨씬 짧고 타이트하게 느껴졌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끄러운 원단이 피부에 쓸리며, 오늘 밤 자신이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끊임없이 일깨워주었다.웅장한 로비로 들어선 순간, 수많은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안내 데스크 근처에서 담소를 나누던 몇몇 남성들이 말을 멈췄고, 벨보이는 넋을 놓고 바라보다 짐 수레를 박을 뻔했다. 레나타의 얼굴로 열이 확 몰려들었다. 그녀는 시선을 살짝 내린 채 한 손으로는 부풀어 오른 배를 보호하듯 감싸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넥라인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겨우 가려주는 얇은 코트를 꼭 쥐었다.미라는 그녀를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한 뒤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좋은 밤 되십시오, 사모님.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그 말을 끝으로 미라가 돌아서서 떠나자, 레나타는 혼자 남겨졌다. 부드러운 알림음과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레나타는 숨을 죽인 채 안으로 걸음을 옮겨 12층 버튼을 눌렀다.올라가는 매 순간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심장 소리가 너무 커서 누군가 들을까 봐 겁이 날 지경이었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 왼손으로 배 위를 작게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띵.12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그리고 바로 그 앞, 도미닉이 서 있었다. 소매를 팔꿈치까지 롤업한 핏한 블랙 셔츠 차림이었다. 레나타에게 시선이 닿은 순간, 그의 눈동자가 짙은 굶주림으로 어두워졌다. 그는
레나타가 뒤척이던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 침실 문 너머에서 가볍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커튼 사이로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스며들어 점점 둥글어지는 그녀의 배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레나타는 아직 잠이 덜 깬 듯 눈을 비볐다. 그때 문밖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레나타, 얘. 아래에 어떤 여자가 너를 찾으러 왔어. 데리러 왔다는데?”레나타는 미간을 찌푸렸다. 침대 가장자리에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녀는 본능적으로 한 손으로 배를 감쌌다.“나를 데리러 왔다고? 누구요, 엄마? 나 오늘 누구랑 약속 안 했는데.”“나도 모르겠어. 도미닉이 보냈다고 하더라. 얼른 내려가 봐. 기다리고 있어.”도미닉의 이름을 듣는 순간, 레나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젯밤 나눴던 대화가 한꺼번에 머릿속을 뒤덮었다. 전화로 그에게 속삭였던 말들이 떠오르기만 해도 얼굴이 뜨거워졌다.레나타는 서둘러 얇은 로브를 걸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에는 서른 살을 조금 넘긴 듯한 단정한 여성이 서 있었다. 머리는 매끈하게 포니테일로 묶었고, 깔끔한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여자는 레나타를 향해 예의 바르고 친근한 미소를 지었다.“좋은 아침입니다, 레나타 사모님. 저는 미라입니다. 오늘 사장님께서 사모님을 모셔오라고 보내신 운전기사입니다.”레나타는 잠시 멈칫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도미닉이 한 일이었다. 남편은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내놓은 모양이었다.“아… 알겠어요. 준비할 시간 조금만 주세요.”“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사모님. 저는 차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레나타는 가슴이 쿵쿵 뛰는 가운데 서둘러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젯밤 그렇게 간절하게 부탁했던 사람은 자신이었지만, 이제 현실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자 불안과 흥분이 뒤섞인 감정이 거세게 소용돌이쳤다.그녀는 빠르게 샤워를 마친 뒤, 불러온 배를 편안하게 감싸줄 수 있는 헐렁한 크림색 원피스를 골랐다. 머리를 빗어 어깨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리게 정돈하고, 얼굴에는 산뜻해 보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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