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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ผู้เขียน: 시해나
“무슨 문제 있나요?”

하지환은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윤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벌리고 있다가 또 하지환이 오해할까 봐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아니요, 가요.”

어차피 언젠가 마주해야 할 문제였다.

도중에 윤이서는 하은철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스크린이 끊임없이 반짝이는 것을 보면서 윤이서는 마치 지난 8년 동안 비굴했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전에는 모두 그녀가 먼저 하은철에게 전화를 걸며 그의 관심을 끌려했다.

그러나 하은철은 단 한 번도 먼저 그녀에게 전화를 지 않았다.

설령 그녀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그는 한 마디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윤수정을 위해 그는 몇 번이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 수 있었다.

두 사람 사이의 차이는 정말 컸다.

“안 받아요?”

조수석에서 눈을 감고 쉬고 있던 하지환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윤이서는 남자의 완벽한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록 그의 표정을 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왠지 모르게 그가 짜증이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는 수신 버튼을 눌렀다.

입을 열기도 전에 맞은편 하은철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이서! 너 당장 병원으로 오지 못해! 지금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이 너 기다리고 있는지 알아? 수정이는 얼마나 괴로운지 아냐고? 너 어떻게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어? 나는 이미 너와 결혼하는 것에 동의했는데, 넌 또 뭐가 마음에 안 드는 거야?!”

윤이서의 입가에는 씁쓸한 웃음이 번졌다.

비록 하은철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하은철의 마음속에 있는 자신이 그렇게 형편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알잖아?”

윤이서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난 너의 사랑을 원하는데, 너는 줄 수 있어?”

“뻔뻔한 년!”

하은철은 그녀를 비꼬았다.

“나는 절대로 너 같은 여자 사랑하지 않을 거야! 윤이서, 너 지금 오면 아직 하씨 집안 아씨가 될 기회가 있어, 더 이상 늦으면, 난 네가 지위도, 돈도 없게 할 거야!”

윤이서는 고개를 들었고, 시큰시큰한 눈물은 오히려 심장으로 흘러갔다.

“난 이미 결혼했어.”

말이 끝나자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먼저 전화를 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굴하게 다른 사람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이 느낌은 이렇게 후련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하은철은 멈칫하더니 곧 콧방귀를 뀌었다.

결혼?

결혼하겠다고 온갖 애를 쓰던 여자가 갑자기 다른 사람과 결혼한단 게 말이나 돼?

이 여자가 점점 선을 넘는다.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는 거짓말까지 해 가며 그에게 조건을 내걸다니.

정말 너무 무섭군!

......

전화를 끊은 후, 차 안은 무척 우울했다.

창밖을 내다보던 하지환이 기분 잡친 표정으로 긴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방금 전화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그는 애쓸 필요 없이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화기 속 그 남자의 목소리는 귀에 익었다.

어디에서 들은 것 같다.

“어쩐지 남자를 싫어하더라니.”

낮고 위엄있는 목소리가 차 안에서 울렸다.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자, 절제된 눈물은 끊어진 구슬처럼 윤이서의 볼에서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필사적으로 울먹이는 목소리를 억누르고 이를 갈았다.

“남자는 모두 개X식이에요!”

하지환은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윤이서를 바라보더니 눈빛에 변화가 생겼다.

소녀는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핸들을 꽉 잡은 뽀얀 손 위에는 핏줄까지 드러났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그 맑고 촉촉한 눈동자는 매우 강인하여 다시 태어난 봉황처럼 고난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족쇄를 벗어나 하늘을 자유로이 나려는 것만 같았다.

그는 마음이 움직이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운전할게요.”

흐느끼던 윤이서는 멈칫했다.

하지환은 감히 그 맑은 눈동자를 보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길에서 죽고 싶지 않으니까요.”

“…….”

두 사람은 자리를 바꾼 뒤,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윤이서의 집으로 곧장 달려갔다.

집 앞에 도착한 윤이서는 마침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백미러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줄곧 빨갛게 부은 눈은 방금 울었기 때문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욱 빨갛게 변했고, 탐스럽게 붉던 입술은 기색을 잃고 핏기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피부는 원래 하얘서 마치 깨진 도자기 인형처럼 손대면 바로 부서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아이섀도와 립스틱을 꺼내 조금 칠한 뒤, 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제야 고개를 돌려 하지환에게 말했다.

“됐어요.”

하지환은 숨이 멎었다.

화장을 고친 윤이서는 전과 너무나도 달랐다. 아름다운 눈동자는 촉촉해서 하소연할 수 없는 연약함과 정취가 있었고, 우뚝 선 콧날 아래의 붉은 입술은 장밋빛으로 물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눈길을 뗄 수 없게 했다.

“왜요? 무슨 문제 있어요?”

윤이서는 긴장한 표정으로 백미러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환은 시선을 거두고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농담인지 진심인지 모르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윤이서 씨가 꽤 예쁠 줄은 몰랐네요.”

칭찬이 그의 입에서 나오자 순식간에 뜻이 변했다.

윤이서는 그와 따지기 귀찮아 멀지 않은 별장을 쳐다보며 긴장과 불안함에 옷자락을 잡았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이제 가요.”

죄수가 사형 집행하듯 걸어가는 윤이서의 뒷모습에 하지환은 눈썹을 꿈틀하더니, 곧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그녀를 따라갔다.

“엄마 아빠, 나 왔어요!”

윤이서는 문을 밀고 거실을 바라보았다.

딸을 보자 윤재하는 놀라움에 돋보기를 들고 마중을 나왔다.

“이서야, 웬 일이야?”

윤이서는 성인이 된 후, 바로 도심으로 이사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하은철의 뒷바라지를 더 잘 해주기 위해서였다.

지금 이 순간, 아버지의 희끗희끗한 머리를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모든 시간과 노력을 하은철에게 쏟았고, 부모님이 이미 늙었다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행히 그녀는 부모님이야말로 자신이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다.

“아빠…….”

“이분은?”

윤재하의 시선은 윤이서 뒤에 있는 하지환에게 떨어졌다.

예민한 직감에 그는 눈앞의 남자가 간단하지 않다고 느꼈다.

윤이서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이 사람은 내…….”

“어머, 이서 돌아왔구나.”

놀라움과 함께 빨간 그림자가 2층에서 내려와 윤이서의 앞으로 달려왔다.

“방금 은철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너희들이 결혼한다고 했는데, 사실이니?”

윤이서는 충격을 받았다.

“네?!”

하은철이 뜻밖에도 제멋대로 혼사를 정했다니!

윤재하는 딸의 이상을 눈치채지 못하고 감격에 겨워 아내와 재차 확인했다.

“정말이야?! 은철이 마침내 우리 이서와 결혼하기로 한 거야?”

그들은 이날을 족히 십여 년이나 기다렸다!

부모님이 이렇게 기뻐하는 것을 보고 윤이서는 붉은 입술을 꽉 물었다.

‘정말 비겁해!’

하은철은 그녀가 부모님을 거역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의 부모님을 이용하여 자신을 강요하려고 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는 정말 온갖 수단을 다 썼다.

윤이서가 질식할 것 같을 때, 따뜻한 손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이때, 머리 위에서 나른하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서 씨 남편인데,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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