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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안 그러면 어쩔 건데?”

지환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자조적인 말투로 말했다.

“나더러 두 사람의 약혼을 깨고 이서의 앞에 나타나서 이서가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하라는 거야?”

“그렇게 과격한 방법을 쓰실 필요는 없잖아요.”

지엽은 지환의 말투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눈썹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한테 방법이 있어요. 대표님은 모르셨겠지만...”

“당장 말해!”

지환이 술병을 움켜쥐었다.

“사실,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이서를 데려오는 거죠.”

지엽은 지환이 대답을 채 하기도 전에 말을 이어 나갔다.

“국내는 하은철의 세상이라, 하은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고 할지라도, 해외는 아니잖아요. 이서를 해외로 데려가면 거기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지환이 술병을 만지작거리던 것을 멈추었다.

“대표님께서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지엽이 들뜬 표정으로 지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 유일한 문제는 어떻게 하은철을 따돌리고 이서를 해외로 데려가냐는 거예요.”

‘물론 이서가 협조만 해준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지금은 이서가 기억을 잃은 상황이잖아.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우리라면 이서를 해외로 데려갈 수 있을지도 몰라.’

지환이 고개를 들어 지엽을 바라보았다.

“이서를 외국으로 보내려는 게, 정말 이서만을 위한 생각인 거야?”

넉살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인 지엽은 자신의 진심을 조금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

“하하, 하은철이라는 그 나쁜 놈한테서 이서를 떼어놓으려는 것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서를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죠.”

“물론 지금이야 대표님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우리가 연적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지환은 코웃음을 쳤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왜 아무런 말씀도 없으세요? 인정하시는 거예요?”

지엽이 다리를 움직이며 지환을 떠보았다.

하지만 지환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지엽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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