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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서서히 몸을 웅크린 지환은 룸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추위를 느낀 그는 몇 번이고 잠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룸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지환의 상태를 염려한 사장이 그에게 담요를 덮어주었지만, 그마저도 그의 뒤척임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자학적인 방식을 이용해서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했다.

마침내 떠오른 태양이 지환을 자학과 어지러운 고통으로부터 끌어냈다.

정신을 차린 지환은 고통을 직면해야만 했다.

휴대전화를 꺼내어 이서에게 걸려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지환은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지환이 즉시 이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이서는 건성으로 하은철과 결혼에 대한 것을 상의하고 있었다.

어젯밤 H선생님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서는 홀로 베란다에 앉아 하나의 말을 되새겼었다.

그 결과, 그녀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하은철과의 결혼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계속 은철이한테 시집가면 안 된다는 말이 들리는 것만 같아.’

“도련님, 그럼 호텔은...”

큰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 이서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말씀 나누고 계세요. 저는 바람 좀 쐬고 올게요.”

그녀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은철도 이서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이서야, 왜 그래? 왜 아침부터 계속 우울해 보이는 거야?”

“어젯밤에 잠을 잘못 잤나 봐.”

이서가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괜찮아, 나가서 바람을 좀 쐬면 나아질 것 같아.”

은철이 생각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다녀와.”

이서는 그제야 마당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주 집사가 참지 못하고 은철을 향해 말했다.

“도련님, 아무래도...”

“이서 아가씨께서 마음을 다잡게 하려면 반드시 순조로운 결혼식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요.”

주 집사가 휴대전화를 들고 결혼식 계획을 짜러 갔다.

같은 시각.

집을 나온 이서는 오랜만에 자유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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