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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Author: 남희은
다음 날 아침 일찍 조유진의 절친 남초윤은 선유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다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다.

남초윤은 두 손 가득 간식과 장난감을 사 왔다.

“아이고, 우리 선유, 왜 이렇게 살 빠졌어!”

“이모!”

선유가 태어난 후부터 남초윤은 선유의 수양어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얼른 와, 이모가 안아보자! 아이고 내 새끼, 링거 맞느라 손이 다 부었네!”

남초윤이 조선유의 얼굴을 마구 어루만지자 선유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모! 너무 열정적이야! 나 얼굴 아파!”

“쏘리 쏘리! 이리 와, 이모가 너 주려고 맛있는 음식과 장난감을 사 왔어. 마음에 들어?”

조유진이 말했다.

“너무 많이 사 왔어. 무슨 큰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이러다 애 나쁜 습관 들어.”

남초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린애잖아. 많이 사랑해 줘야지. 맞지, 선유야?”

조선유는 너무 기뻐서 눈이 반달 모양으로 되었고 남초윤에게 윙크를 날렸다.

“이모, 사랑해, 음뫄!”

“사랑해, 사랑해!”

남초윤은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발사했다.

조선유는 한 켠에서 바비 인형에게 옷을 갈아입혀 주었고 남초윤은 조유진을 끌고 병실 밖으로 나가 이야기를 나눴다.

“너 어젯밤에 술집에서 배현수를 만났어?”

조유진은 흠칫했다.

“너 어떻게 알았어?”

“강이찬이 말했어. 네가 배현수 때문에 술을 들이켜 알레르기 났을 거라고 나보고 시간 있으면 보러 가라고 하더라고. 배현수 이 자식 너무 한 거 아니야?! 네가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난 괜찮아. 약 먹었어. 그래도 그 술 덕분에 칠백만 원이나 벌었어. 나 손해 본 거 아니야.”

남초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봤다.

“너 무슨 소리야! 너 운이 나쁘면 알코올 알레르기로 죽을 수 있어! 바보야!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너에게 이런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을 거야. 너 술집에서 알바하지 않았으면 그 자식이랑 다시 만나지도 않았을 텐데!”

조유진은 한숨을 쉬었다.

“좋은 거든 나쁜 거든 피할 수 없어.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언젠가는 만났을 거잖아, 안 그래?”

남초윤은 마음 아파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너 앞으로 어떡할 거야? 6년 동안 그 사람이랑 마주친 적이 없었는데 널 해고하는 것도 모자라 같은 업계 사람들에게 너 채용 못 하게 하도록 얘기했잖아. 어젯밤은 너희 두 사람의 첫 만남일 뿐인데 널 거의 죽일 뻔했어. 다음에 다시 만나면 더 독한 방법을 쓰지 않겠어?”

조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겠어. 어떤 일이든 해결할 방법은 있겠지. 나 지금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 없어.”

“그럼 선유는? 너 선유의 존재에 대해 배현수에게 계속 감출 거야?”

조유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감추지 않으면 선유 데리고 가서 인사라도 시킬까? 그러면 그 사람은 내가 선유를 핑계로 용서를 구하는 줄 알 거야. 나와 그 사람은 6년 전부터 가능성이 없었어. 현수 씨의 성격은 내가 제일 잘 알아. 누구든지 그를 배신해도 괜찮아, 하지만 나는 안돼. 내가 그 사람을 배신했을 때 그 사람이 나를 죽이지 않은 게 다행이야.”

남초윤은 등골이 서늘해 났다.

“이 남자 너무 무서운 거 아니야?!”

조유진은 익숙했다.

“그 사람은 원래부터 집착이 강했어.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뼛속까지 사랑하거든. 그래서 사람을 미워할 때도 여지를 남기지 않아.”

6년 전 조유진이 여름방학에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주정뱅이 손님 한 분이 그녀의 손을 만지자 배현수는 그 말을 듣고 손님을 모퉁이로 끌고 가 그의 손을 부러뜨렸다.

조유진은 상대방이 배현수를 기억해 보복할까 봐 배현수의 허리를 잡고 울면서 그만하라고 외쳤었다.

조유진이 말리지 않았으면 배현수는 그 사람을 때려죽였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후에 배현수는 조유진에게 더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지 말라고 하고 주정뱅이가 만졌던 손가락을 수돗물에 몇 번이나 씻기고 나서야 그만두었다.

새빨개진 손가락에 배현수는 뽀뽀했다. 마치 보물을 대하듯이 말이다.

그날 밤 그의 소유욕은 폭발했고 그녀를 침대에 짓누르고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온몸에 입맞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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