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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작가: 종이워치
“하하. 죄송합니다. 여러분, 조금 바쁜 일이 있어서 늦었네요.”

두 사람은 정성스럽게 차려입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특히 정우찬은 보랏빛 도포를 걸친 채 호랑이처럼 위엄을 떨치며 걸었다. 그의 몸에서 강력한 위압감이 느껴졌고 위풍당당했다.

그의 차림은 예전에 남궁청휘가 입었던 복장을 떠올리게 했고 이 모습을 본 남궁은서의 표정이 굳어졌다.

두 사람이 등장하자 양박군은 본능적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곧 전투를 준비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 당시 정우찬이 귀왕종을 방문했을 때 남긴 흔적이 양박군에게 큰 충격을 주었었고 그때 양박군은 정우찬을 상대로 싸울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예천우가 성사리로 자신을 도와 내공을 증강하고 그 덕분에 그는 종사 절정에 이르러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강해졌다.

그의 힘은 이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했기에 그는 강력한 상대를 만나기를 갈망했다.

그에게 있어 몇몇 성사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정씨 형제를 끌었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양박군을 쳐다봤다.

두 사람은 양박군의 강한 기운을 느끼고 동시에 그가 종사 절정에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 젊은이가 귀왕종에서 이런 강력한 존재로 떠오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비록 그가 귀왕종의 심법을 따르지 않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 젊은이를 끌어들이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텐데.’

하지만 정씨 형제는 양박군이 자신들을 적처럼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양박군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고 해도 자신들에게는 적수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우찬, 정우환 형제가 등장하면서 오늘의 행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정우찬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우리는 모두 성종의 5대 문파에 속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러분,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 후 정우찬은 예천우를 쳐다보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수련이 끝난 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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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26화

    예명한은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저 녀석이 어떤 수작을 부리든 상관없어. 저렇게 뻔뻔한 놈은 혼쭐을 내줘야 해!”옆에서 하위림이 급히 나서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미 제대로 준비해 놓았어요. 이번에 형님 확실히 멋지게 보여줄게요. 이렇게 하면 저 미녀들까지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을 겁니다. 이제 형님이 미녀들과 즐겁게 지내는 일만 남은 거죠.”이 말에 예명한은 눈을 번쩍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방금 봤던 두 여자는 둘 다 절세미녀였다.‘둘 중 하나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하늘을 날 듯한 기분일 텐데 만약 두 명을 다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위림은 이어서 여동생 하은별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제 네가 나설 차례야. 확실히 해줘야 해.”하은별은 내심 탐탁지 않았다. 그녀도 역시 예명한과 잘 해보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애매하게 행동했다가는 앞으로 예명한 근처에 접근할 기회조차 잃게 될 수도 있었다.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명한 오빠, 저한테 맡겨주세요!”그녀는 곧장 연결 통로에서 퍼스트 클래스 쪽으로 돌아왔고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일부러 몸을 흔들며 예천우의 옆자리로 천천히 다가갔다.예천우의 옆을 지나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꺅!”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선우서림 때문에 저들이 자신에게 접근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뻔하고 흔한 수법을 쓸 줄은 몰랐다.‘이제 뻔하게 날 성추행범으로 몰겠지.’역시나 예상대로 하은별은 금방이라도 울 듯한 얼굴로 소리쳤다.“이 뻔뻔한 변태 새끼야! 왜 날 만져?”예천우는 어이가 없어서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내뱉었다.“웃기지 마. 너 같은 수준 낮은 여자를 내가 왜 만져? 공짜로 줘도 싫어.”이 말을 듣자 하은별은 제대로 폭발했다. 그녀는 길거리의 악다구니를 하는 여인처럼 악을 쓰며 외쳤다.“뭐라고? 이 변태 새끼가 어디서 뻔뻔하게 거짓말까지 해? 날 만져놓고서 적반하장이야!”이때를 기다렸다

  • 용왕 귀환   제1425화

    예천우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박민정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미세하게 떨렸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사실 처음 그를 봤을 때부터 그녀는 예천우에게 깊고도 강렬한 인상을 느꼈다. 그것도 어딘지 모르게 편안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당시에는 예천우와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나게 되었고 하필 이번 임무의 대상이 예천우라는 걸 알게 되자 박민정은 한동안 혼란스러웠다.만약 처음부터 상대가 예천우라는 걸 알았다면 사부님이 미인계라는 방법을 제시한 순간 그녀는 강력히 반대했을 것이다. 아무리 사부님의 은혜가 산보다 높다 하더라도 이 남자만큼은 그녀의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태상망정록을 오랜 세월 수련한 그녀답게 이내 평정을 되찾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전 이미 말씀드렸어요. 수련 외엔 관심 없어요. 특히 남자에게는 더더욱 없어요.”“민정 씨가 남자에게 관심이 없다고 해서 제가 민정 씨를 좋아하는 것도 안 된다는 건 아니잖아요?”예천우가 빙긋 웃으며 받아쳤다.이런 언쟁에서 그녀가 예천우를 이길 리 없었다. 박민정은 짜증이 난 목소리로 대답했다.“더는 말장난하고 싶지 않아요. 별다른 용건이 없다면 돌아가겠어요.”“용건 있어요.”예천우가 급히 붙잡듯이 말했다.“뭔데요?”“이번에 용도로 가는 길이 위험할 수도 있어서요. 민정 씨가 절 도와줬으면 좋겠어요.”“제가 왜 그쪽을 도와야 하죠?”“전 민정 씨가 필요해요.”“예천우 씨,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정말 화낼 거예요.”박민정은 당황하고 짜증도 났다. 아직 평범한 친구 관계조차 아닌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너무 무례했다.“그게 아니라... 정말로 도와줬으면 해서 그래요. 조건이 있으면 뭐든 말해 봐요. 가능한 일이면 전부 들어줄게요.”예천우는 진지하게 말했다.“정말이에요?”“물론이죠.”“이 말 꼭 기억하세요. 나중에 딴소리하지 마시고요.”박민정은 속으로 잠시 생각했다. 일단 그 옥패만 빌려서 확실히 확인만 해두면 나중에 뺏어오는 것도

  • 용왕 귀환   제1424화

    “장난이라니요?”예천우는 자신이 말한 게 그저 사실일 뿐인데 장난으로 들릴 정도인가 싶어서 잠깐 당황했다.“아닌가요?”박민정은 눈빛이 차갑게 흔들렸고 이어서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만약 예천우 씨가 그런 사람이면 더 이상 얘기할 필요 없겠네요.”박민정은 분명 화가 난 모습이었다. 사실 그녀는 내심 예천우를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까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을 테고 더구나 그의 곁에 직접 앉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이 남자는 입만 열면 허풍을 떠는 듯했고 겉으로 보이는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과는 전혀 달라 실망스러웠다. 이상하게도 그 점이 더욱 그녀의 화를 돋웠다. 임무고 뭐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 잊어버릴 정도였다.그녀의 강한 반응에 예천우는 오히려 당황했다.‘이상하네... 내가 한 말이 설령 농담이었더라도 이렇게까지 화를 낼 일은 아닌데. 혹시 내가 잘못 짚은 건가? 이 여자가 나한테 접근하는 게 순수한 호감 때문인 건가?’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작은 일로 화낼 리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표정이나 행동은 연기라고 보기 어려웠다. 평생 무공 수련만 해온 그녀가 이렇게 정교한 감정 연기를 할 리가 없었다.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두면 정말로 자리를 떠나버릴 것 같아서 예천우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의 손은 무척 부드럽고 섬세했으며 살짝 차가운 감촉이 매우 좋았다. 무심결에 닿은 그녀의 피부에 그는 잠깐 정신이 아찔했다.박민정은 갑자기 손이 붙잡히자 깜짝 놀라 얼굴이 발그레해졌고 황급히 손을 빼내며 부끄러움과 당황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뭐 하는 거죠?”“아, 미안해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너무 화내지 말아요.”예천우는 서둘러 사과했다.박민정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잠시 망설이다 결국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냉랭한 어조로 다시 말을 걸었다.“그래서요? 저를 왜 부른 거죠? 본론을 얘기하세요.”“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지난번 처음

  • 용왕 귀환   제1423화

    박민정은 예천우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지만 바로 앉지 않고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저를 찾으셨나요?”“네. 앉아서 천천히 얘기합시다.”예천우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우서림이 애써 그녀를 데리고 왔으니 이 기회를 그냥 허투루 보낼 순 없었다.박민정은 자리를 한 번 살폈다. 선우서림은 안쪽 창가 쪽에 앉아 있었고 예천우는 복도 쪽에 앉아 일어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예천우 앞을 지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다만 엉덩이를 그쪽으로 돌린 채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돌려 통과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이런 행동은 순전히 사부님이 준 임무 때문이었다. 사부님은 그녀에게 예천우와 가깝게 지내라고 명령했고 이 정도의 사소한 불편함조차 견디지 못한다면 그가 가진 옥패를 가져오는 임무는 시작조차 할 수도 없게 끝날 것 같았다.예천우는 바로 앞에서 흔들리는 아름다운 실루엣과 눈앞에 가까워진 그녀의 매혹적인 뒷모습에 순간적으로 시선을 빼앗겼다. 앉아 있는 자신의 눈높이와 그녀의 서 있는 높이는 절묘해서 의도치 않게 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하지만 박민정은 금방 자리에 앉더니 시선을 돌려 무슨 일이 있냐는 듯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는 속으로 빙긋 웃었다. 지금 박민정의 태도는 분명 하나를 증명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접근하고 싶어 하고 어떤 목적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절대 이런 행동을 용납할 리 없었고 지난번 만남처럼 당장 따귀라도 날리고 뒤돌아 가버렸을 테니 말이다.“아, 맞다. 아직 그쪽 이름이 뭔지도 제대로 못 모르네요.”예천우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건넸다.“박민정입니다.”“정말 아름다운 이름이네요. 이름처럼 순수하고 정 많은 분이신 것 같아요. 과연 이 세상 어떤 남자가 민정 씨를 얻을 행운을 얻게 될지 모르겠군요.”박민정은 이런 말이 전혀 달갑지 않았는지 냉랭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예천우 씨, 제가 여기 온 건 예천우 씨의 그런 빈말을 듣기 위해서가 아닙니다.”“제 이름을

  • 용왕 귀환   제1422화

    선우서림이 먼저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주변 사람들의 눈길이 일제히 그녀에게 쏠렸다. 특히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한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모여 있는 젊은 일행 쪽에서는 남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잠시 후 박민정과 그녀를 따르는 소정까지 비행기에 올랐다. 소정도 평범한 미인은 아니었지만 박민정에 비하면 한참 밀리는 수준이었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걸어오는 박민정의 등장으로 기내 사람들의 시선은 또 한 번 집중되었다.특히 그 젊은 일행 중 두 남자의 눈길이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이들 중 앞장서서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의 이름은 예명한이었고 옆에 있는 남자는 하위림, 여자는 그의 여동생 하은별이었다.하위림은 예명의 뒤를 따르는 동생이나 다름없었고 하은별은 오빠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예명한을 좋아하게 됐다. 하지만 예명한은 눈이 높아 그녀에게 별 관심이 없었고 하은별은 여전히 예명한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그녀가 예명한과 결혼한다면 용도의 명문 예씨 가문에 들어가는 것이었다.물론 지금의 예씨 가문은 과거의 지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아직도 용도 4대 가문 중 하나였다. 혹시 나중에 4대 가문에서 밀려난다 해도 슈퍼급 명문 가문인 것은 변함이 없었다.예천우는 예리한 감각으로 이미 그들의 시선을 눈치채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속으로는 또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아, 이럴 줄 알았으면 선우서림을 따라오게 두지 말 걸 그랬네. 또 번거로운 일을 만들겠어.’이번 여정은 특별히 중요한 일이 많아 쓸데없이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자신에게 까불어댄다면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선우서림은 옆에서 예천우의 표정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련님, 왜 그래? 누가 화나게 했어?”“아무것도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선우서림은 겉보기엔 조용해 보여도 실제로는 성격이 칼같아서 만약 이 상황을 안다면 먼저 나서서 난리를 칠 게 분명했다.“알겠어.

  • 용왕 귀환   제1421화

    예천우의 단호한 태도에 선우서림은 더 이상 농담을 던지지 않았다. 자칫 과하게 나갔다가는 역효과가 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는 별다른 말 없이 조용히 예천우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선우서림은 함께 올라가지 않았고 비록 겉으로는 이 집에 자신의 방이 있다고 떠들고 다녔지만 사실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예천우가 부인 임완유와 둘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조금 우스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늘 예천우를 도련님이라 부르면서 임완유는 형수님이라 부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선우서림이 보기에 임완유는 어디까지나 형수님에 가까웠다. 예천우의 부인은 오직 임완유 한 사람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집으로 돌아온 예천우는 임완유와 오랜만에 깊고 다정한 시간을 보냈고 다음 날 이른 아침이 되자 그는 이미 공항 앞에 도착해 있었다.임완유 역시 바쁜 와중에 함께 나왔다. 이번 용도로 향하는 여정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그녀도 직감했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예천우를 배웅하러 온 것이었다.뒤이어 나타난 선우서림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는 조용히 몸을 숨겼다. 그녀는 간단히 변장을 마치고 먼저 티켓을 확인한 뒤 홀로 탑승구로 들어섰다. 예천우가 어떤 상황을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그녀는 그가 곤란해할 만한 상황은 철저히 피했다.곧 오전 아홉 시가 가까워지자 비행기의 출발 시각도 다가왔고 승객들의 탑승 절차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때 선우서림이 잠깐 멈칫하며 말했다.“도련님, 저기 좀 봐. 저번에 진나비 콘서트에서 봤던 그 여자 아니야?”예천우가 돌아보니 오늘 그녀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마치 신선처럼 우아한 자태로 서 있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이었지만 차갑고 무심한 표정 때문에 누구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그녀 곁에는 지난번 봤던 소정이라는 어린 소녀도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미 봤어. 근데 우리랑 같은 비행기를 타다니... 우연이라

  • 용왕 귀환   제1420화

    예천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신향 씨는... 정말로 제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라는 거예요?”“아...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그럼 됐어요. 정말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올 거예요.”예천우는 그렇게 말하며 이미 팔을 놓고 있는 이신향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매달릴 수 없었고 작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전부 천우 씨 뜻대로 할게요.”예천우는 더 미련 두지 않고 호텔 로비를 빠져나갔다.그런데 막 호텔을 나서자마자 눈에 띄는 광경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출입구 옆에 세워진 빨간 페라리 한대가 있었다.그 안에는 마치 현실감 없는 미모를 지닌 여자가 앉아 있었고 지나는 사람마다 시선을 빼앗겨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그녀의 매혹적인 자태는 모든 시선을 빨아들이는 자석 같았다.남자들은 저런 여자를 가질 수 있다면 뭐든 내놓을 수 있다는 표정들이었다.그런데 그 여자가 예천우를 보자마자 반가운 목소리로 외쳤다.“도련님!”예천우는 살짝 놀란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선우서림?’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바로 차량으로 다가가 탑승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 눈엔 그저 부러움 그 자체였다.차에 오르자마자 선우서림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예상보다 더 빨리 끝났네?”“무슨 말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선우서림 정도의 정보력이라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미 다 파악했을 터였다.“글쎄. 도련님이 뭘 했는지... 자신은 모를 리가 없겠지. 근데... 혹시 아까 그 여자랑... 안 잤어?”선우서림은 다소 실망스러운 듯 말했지만 그녀는 속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예천우가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어야만 자신도 예천우의 애인이 될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예천우와 임완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근데 나를 왜 찾아왔어? 무슨

  • 용왕 귀환   제1419화

    이신향은 예천우의 말을 듣자 괜히 마음이 울컥했다.‘천우 씨는 진짜 너무 좋은 사람이야...’“고마워요. 천우 씨, 사과도 해야 하지만... 오늘 정말... 너무 고마웠어요.” 그녀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천우 씨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전 제 인생 자체가 끝장났을 거예요.”그때 그 상황을 떠올리기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만약 그때 예천우가 없었다면 자신은 분명 조신우에게 끌려갔을 테고 그런 사람에게 붙잡혀 살게 된다면 인생은 고통뿐이었을 것이다.예천우는 담담하게 웃었다. “우린 친구잖아요. 서로 도우며 사는 거죠. 그리고 지금은 신향 씨도 저를 돕고 있잖아요.”“제가... 도와주고 있다고요?”이신향은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백성 그룹을 저 대신 이끌고 있잖아요.”“그건 제가 도와주는 게 아니라 천우 씨가 기회를 주신 거죠. 그렇게 얘기하니까 더 고맙잖아요.”이신향은 눈이 반짝이며 진심을 담아 말했고 예천우는 손을 들어서 막으며 고개를 저었다.“알겠어요. 고맙다는 말은 여기까지 해요. 더는 안 돼요.”예천우는 속으로 제발 대화가 빨리 끝났으면 하고 있었다.솔직히 지금 이 상황은... 너무 위험했다.마음은 잘 다잡고 있어도 몸은 솔직했기 때문이다.“알겠어요. 안 할게요. 대신 제가 몸으로 감사해도 된다면... 그럼 다시는 말 안 할게요.”이신향은 얼굴에 붉은 기운이 가득한 채로 그의 목을 감아 안으며 입을 맞췄다.그녀는 몸을 예천우에게 바짝 기대며 천천히 스치기 시작했다.예천우는 순간 멍해졌고 평소 같았으면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했을 텐데 이번엔... 늦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는 이런 감각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몰랐다.하지만 머릿속에는 신념이 확고했다.책임감이라는 단어가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서로의 체온이 뜨겁게 오르던 그 순간 예천우는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입을 열었다.“신향 씨, 잠깐만요... 제 말 좀 들어봐요.”이신향은 그의 눈빛이 진지하다는 걸 알아채고 조용히 멈췄

  • 용왕 귀환   제1418화

    원래는 분명히 말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예천우는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동의 행동은 분명 호감 가는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오히려 불쾌하기까지 했고 일부는 분노를 자아낼 정도였다.하지만 예천우는 이제동도 아주 나쁘거나 악의적인 건 아니라는 걸 알았고 단지 그도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 했을 뿐이다.무엇보다도 이신향은 아버지를 꽤 존경하고 있다는 걸 예천우는 알고 있었다. 그만큼 이재동도 딸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헤어지자고 말해버리면 이신향이 분명 상처받을 거라는 걸 그는 잘 알았다.‘그래. 그냥 나중에 신향 씨가 직접 아버지에게 말하도록 하는 게 더 좋을 거야.’ 그렇게 하면 서로 감정 상할 일도 없고 훨씬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어차피 예천우는 또다시 가짜 남자 친구 역할을 하며 불려 다닐 여유 따윈 없었다.조신우 건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뒤 모두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사를 이어갔다.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보기만 해도 고급스럽고 향이 진하게 풍겨왔다.그리고 그건 당연했다.오늘 올라온 요리들은 하나같이 고가의 재료로 만든 귀한 음식들이었고 식당에서도 상위 몇 퍼센트만을 위한 최고급 요리였다.이재동 가족에게 이런 자리는 처음이었고 이런 걸 먹어본 적이 없으니 입에 넣는 순간부터 반응이 달랐다. 그야말로 행복한 표정들이었다.그중에서도 이신향은 가장 들떠 있었고 기분도 최고였다.특히나 부모님이 오랜만에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그녀는 아버지와 그리고 예천우와 연거푸 술잔을 주고받았다.그런데 놀랍게도 이재동의 주량은 꽤 대단했다.마오타이를 한 병 비운 뒤엔 더는 예천우의 귀한 술을 손대지 않았다.그 대신 이런 좋은 술은 아껴야 한다며 종업원에게 일반 백주를 가져오라고 시켰다.하지만 예천우가 그런 걸 올리게 둘 리가 없었다.결국 종업원은 또 다른 비싼 술인 페이톈 마오타이를 내왔다.그렇게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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