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사건은 유은수를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그동안 회사의 이익이 줄어들 때마다 그녀는 매일마다 직원들을 몰아세웠지만 그건 그래도 어떻게든 참을 만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번 사건 때문에 그녀가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감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유은수는 온몸이 덜덜 떨리며 공포에 휩싸였다.‘내가 감옥에 가는 건 절대 안 돼!’그녀는 급히 감독 기관에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모든 화장품의 제조는 자신이 아닌 딸 임완유가 준 레시피로 이루어진 것이며 자신들은 그저 임완유가 제공한 레시피대로 제품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면 분명히 임완유가 준 레시피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당장 임완유를 잡아가서 조사하세요!”하지만 감독 기관 역시 유은수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믿을 리 없었고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바로 임완유에게 연락을 취해 상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바로 이 시점에 와서야 임완유는 비로소 현재 임연 그룹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되었다. 그녀가 회사를 떠난 뒤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야 할 회사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다. 회사 내의 핵심 경영진은 그녀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 전부 교체된 상태였다.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유현, 이신향, 하문과 그들이 키워낸 유능한 핵심 직원들은 모두 쫓겨난 상태였다.이 짧은 시간 동안 회사를 이 지경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었다.임완유는 즉시 어머니에게 전화를 연결해달라고 요청했고 상대방은 임완유의 신분을 확인하고 난 뒤 전화를 바꿔주었다.유은수는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다급하게 소리쳤다.“완유야! 드디어 네가 연락을 줬구나. 제발 엄마를 살려줘. 날 좀 도와줘!”그녀는 애초에 모든 책임을 임완유에게 떠넘기면 자신은 빠져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감독 기관은 그녀의 계략을 간파하고 이미 회사 내부의 문제를 철저히 파헤치고 있었다.그 말
“노조님!”그 위엄 있는 목소리를 듣자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급히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었다. 드디어 그들이 기다리던 남궁 노조가 완벽하게 출관한 것이다. 이제 그 무시무시한 힘을 빌려 예씨 가문을 확실하게 짓밟을 수 있을 것이었다.남궁 노조는 위풍당당한 기세로 주변을 훑으며 날카롭게 말했다.“방금 너희들이 한 이야기는 모두 들었어. 감히 내 아끼는 제자를 죽이고 우리 남궁 가문의 자손을 망가뜨렸으니... 그놈의 몸을 찢어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 않고서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오른손을 휘두르며 명령했다.“출발해. 지금 당장 예씨 가문으로 가!”그러자 모든 사람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노조를 따라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 예씨 가문으로 향했다.남궁 가문의 이 움직임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강대한 가문의 고수들은 남궁 노조의 존재를 느끼고 그의 실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깨닫자마자 감탄과 두려움이 뒤섞인 얼굴로 말했다.“이제 저 젊은 녀석도 끝장났군.”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천도 용진성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남궁성우의 실력으론 아마 예천우를 상대하기 어렵겠지.”“그렇습니다. 제가 가서 막아볼까요? 아무래도 남궁 가문을 그대로 두는 편이 우리에게 더 쓸모 있을 텐데요.”옆에 있던 옛 용왕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일이 여기까지 왔으니 내가 직접 나서야겠어. 그 자식이 내 손에서 얼마나 버티는지 한번 보자꾸나.”천도 용진성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위압감을 내뿜자 옛 용왕은 깜짝 놀라며 급히 물었다.“사형님이 직접 나서시겠다고요?”알고 보니 천도 용진성과 옛 용왕은 같은 스승 밑에서 수련한 사형제 관계였다.“그래.”천도 용진성은 차갑게 대꾸하며 말을 이었다.“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예천우 그 자식은 분명히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른 것이 확실해. 슬슬 끝을 내야 할 때가 됐어.”천도 용진성은 예천우만 잡으면 모든 것을 간단히 해결할
남궁서준은 차를 몰아 도망치는 내내 두려움과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두고 보자. 이 미친놈아, 남궁 노조님이 오시기만 하면 네놈한테 진짜 절망이 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마!’같은 시각, 남궁 가문의 본가에서는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남궁서준 일행을 보낸 건 가문의 압도적인 위세로 몰락한 예씨 가문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최근 예씨 가문 내부에서 심각한 내분까지 일어난 상황이니 상대는 더더욱 힘을 쓰지 못할 게 뻔했다.남궁보검 역시 같은 급수의 무림 고수 중에서는 거의 적수가 없다고 할 정도였으니 설령 압도하지 못해도 무사히 돌아올 거라 믿었다. 어차피 예씨 가문도 감히 남궁 가문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아버님께서는 아직도 수련을 끝내지 않으셨나?”가문의 현 가주이자 남궁 가문의 장남인 남궁우림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 최근 남궁 노조가 종사 절정의 경지에 올라 수련을 끝낸 뒤 기력을 안정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네, 이제 곧 나오실 겁니다.”셋째인 남궁연아가 침착하게 답했다. 그녀는 최근 용문 용왕에게 거듭 굴욕적인 양보를 해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하지만 이제 노조님이 곧 나오시면 예씨 가문부터 정리하고 그 모든 치욕을 반드시 되갚아줄 생각이었다.바로 그 순간이었다.“허억... 헉헉...”남궁서준이 거의 미친 듯이 뛰어 들어왔다. 정신없이 달려오다 그만 중심을 잃고 바닥에 엎어질 정도로 급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전부 당황스러워했고 남궁우림의 표정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굳어졌다.“이 쓸모없는 녀석 같으니! 대체 무슨 꼴이야?”“저, 저는...”“그래서 보검이는 어딨나? 어째서 너 혼자 돌아왔지?”남궁우림은 심상치 않은 불길함을 느끼며 날카롭게 물었다. 남궁보검은 남궁 노조의 친 제자이자 가문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였다.“보, 보검이가... 죽었습니다!”“뭐라고? 죽었다고?”순간 남궁우림은 격노했고
예천우의 말을 들은 예씨 가문의 사람들은 순간 침묵에 잠겼다.그러나 지금 예천우 곁에는 무려 두 명의 육지 신선급 고수가 버티고 있었다. 그 점에서 볼 때 그가 자신감을 가질 만하긴 했다. 다만 중요한 건 과연 깊이를 알 수 없는 비룡위가 최종적으로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였다.일반 사람들의 눈에 비친 네 명의 전신은 이미 용국 최강의 절정 고수들이었고 그중에서도 청룡 전신은 세계 최강이라 일컬어지곤 했다.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초대형 가문의 가주들만이 알고 있는 진실이 있었다. 바로 청룡 전신은 초대 전신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진정한 초대 전신은 바로 ‘천도 용성’이었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육지 신선의 경지를 뛰어넘은, 그야말로 상상조차 힘든 괴물 같은 존재였다.게다가 당시 예풍을 제거하는 작전을 주도한 장본인 역시 그였다. 그래서 예씨 가문의 극소수 원로들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예시언 역시 이 점 때문에 조금 전에도 예천우를 막으려 했다.예시언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가주님, 혹시 천도 용진성이라는 인물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최근에서야 겨우 들었어요.”예천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과거 제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던 주범이에요. 그 이름을 제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예천우의 눈동자에 차가운 살기가 번쩍였다. 이번 기회에 천도 용진성까지 나타난다면 과거의 묵은 원한과 지금의 원한을 동시에 정리하겠다고 결심하고 있었다.어차피 모든 문제를 깔끔히 처리한 뒤 사랑하는 아내와 여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보내는 게 그의 진정한 목표였고 천도 용진성과 맞붙는 것은 처음부터 계획의 일부였다.원래라면 그는 이렇게 빠르게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 일부러 남궁 가문을 비롯한 다른 가문들이 좀 더 날뛰게 놔둬서 예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공공의 적을 만들어 단결을 다지게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자신의 실력이 이미 모든 이들을 압도하고 있어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 보였다.‘차라리
“겨우 이 정도로 감히 나한테 덤벼?”정우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무심히 말했다.그 순간 정우환의 오른손이 거침없이 검기를 꿰뚫으며 그대로 남궁보검의 검을 움켜잡았다. 그러자 날카롭고 강력하던 남궁보검의 검이 허무하게 부서져 산산조각이 났다.정우환은 이어서 손을 살짝 흔들었고 부서진 검 조각들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남궁보검의 급소 깊숙이 박혀 들어갔다.“으윽!”남궁보검은 눈을 크게 뜬 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정우환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충격과 절망이 뒤엉켜 있었다. 죽음이 찾아온 그 순간까지도 자신에게 벌어진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 광경을 바라본 모든 사람들은 숨을 멈추었다. 지금까지 남궁보검은 가히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무시무시한 검술 실력을 자랑해왔다. 남궁 가문이 자랑하는 천재 검객이었고 무림에서 수많은 이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던 그였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그런 남궁보검이 정우환 앞에서는 이렇게까지 무력하게 당하다니!남궁서준 역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이제야 자신이 상대의 실력을 너무 얕잡아봤다는 걸 깨달았다. 정우환은 종사 중급 이상의 수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종사 중급이든 후급이든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왜냐하면 남궁 가문의 노조가 이미 종사 절정의 경지였고 그들은 감히 남궁 가문의 핵심 인물을 죽여버렸으니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싸움만 남아 있었다.하지만 그가 더욱 두려웠던 건 남궁보검을 죽인 정우환의 차가운 눈길이 이제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남궁서준은 급히 소리쳤다.“너, 너 함부로 굴지 마. 나는 돌아가서 소식을 전해야 하니까...”남궁서준은 진심으로 두려워졌다. 상대는 정말이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자였고 게다가 지금 자신에겐 아무런 저항 능력도 없었고 잘못하면 그대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그러나 정우환은 그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볍게 몸을 돌려 다시 예천우의 뒤로
그 순간 예관희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오늘 이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남궁 가문과 예씨 가문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특히 둘 중 하나라도 죽는다면 말이다.한 명은 남궁 가문의 핵심 직계 후손이고 다른 한 명은 남궁 노조가 특별히 총애하는 제자이자 남궁 가문의 무도계를 책임질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였다.이들 중 누구라도 죽게 된다면 남궁 가문은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예관희는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을 말리지 않았고 참다못한 예시언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어르신, 그래도...”그러나 예관희는 고개를 저으며 예시언의 말을 막았고 예시언은 허탈하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장사꾼으로서 평화를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굳이 남궁 가문과 극단적으로 대립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무엇보다 현재 예씨 가문이 절정종의 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불안했다. 만약 어느 순간 절정종이 돌아서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한편 남궁서준은 내심 예관희가 반드시 이 상황을 막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젊은 가주가 세상 물정을 모르고 날뛴다고 하더라도 예관희 정도의 경륜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를 저지할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예관희가 계속 침묵만 지킬 뿐 아니라 심지어 다른 사람의 말까지 막아버리자 그는 견디지 못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예 어르신, 비록 우리 남궁 가문과 예씨 가문이 오랫동안 다투어 왔지만 그래도 언제나 서로의 핵심 인물에 대해선 건드리지 않는 선을 지켜왔습니다. 이걸 무너뜨리면 양쪽 모두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잘 아실 텐데요?”예관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남궁서준은 잠시 안도감을 느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들려온 그의 말에 표정이 굳어졌다.“그렇지. 맞는 말이야. 하지만 난 너희 남궁 가문이 워낙 강하게 압박하는 바람에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가주의 자리를 내려놓았어. 그리고 더 강하고 과감한 사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