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실력이라면 예천우를 제압하는 건 정말 순식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이라고 남궁 노조는 확신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순간 그의 사부님인 용진성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한편, 남궁 가문의 수많은 고수는 엄청난 기세로 남궁 노조를 따라 순식간에 예씨 가문 저택으로 쳐들어왔다.거침없이 예씨 가문을 점령하듯 들어서자 예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미 모두 그곳에서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남궁 노조가 들어서자마자 주석에 앉아 있는 예천우를 발견하고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이 자식이 바로 예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란 말이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맞아요.”남궁 노조의 얼굴이 더욱 험악해지며 고함을 질렀다.“버릇없는 꼬마가 감히 내 제자를 죽이고 우리 남궁 가문 자손을 망쳐놓다니. 오늘 널 갈기갈기 찢지 않고는 내 분이 절대 풀리지 않을 거야!”그러자 남궁서준도 뒤질세라 나섰다.“야, 아까 그렇게 잘난 척하고 건방진 척 하더니 조금만 있으면 네가 어떻게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게 되는지 두고 보자.”“예천우, 역시 네 놈이었구나. 네가 감히 상민의 단전을 망가뜨리고도 이렇게 뻔뻔하게 나오는구나. 오늘 넌 무조건 죽을 거야. 아니... 너뿐만 아니라 네 가족 모두가 너 때문에 함께 무덤으로 가게 되겠지.”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한마디씩 쏟아내며 협박했고 예씨 가문의 사람들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하지만 예천우는 손짓으로 그들을 제지하며 무심하게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 우리 예씨 가문 모두를 죽이겠다고?”남궁우림이 고개를 젖히며 비웃듯 말했다.“그래 이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어. 넌 오늘 특별한 대접을 받게 될 거야. 절망의 끝을 보여줄게. 반드시 널 비참하게 죽여 주겠어.”예천우는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좋아. ”양쪽 모두 순간 어리둥절했다.‘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저런 말이 나올 수 있지?’그러나 곧 예천우가 무심하게 이어 말했다.“그렇게까지 말했으니 이따가 너희들 전부를 죽이더라도 조금도 미안
결국 우여곡절 끝에 유은수는 가까스로 예천우에게 전화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하지만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들고서야 이미 오래전에 예천우의 번호를 휴대폰에서 지워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한때 그녀는 이제 자기 손에 수십억이 넘는 임연 그룹이 있으니 앞으로 두 번 다시 예천우 같은 사람의 도움 따윈 필요 없겠다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했었다.설마 임연 그룹이 이렇게 순식간에 파산 직전까지 몰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만약 어렵게 전화 연결이 된다 한들 그 녀석이 과연 자신을 도와주기나 할까 싶은 생각이 들자 그제야 유은수는 모든 게 끝장났음을 실감했다.이번엔 정말 모든 게 끝났다.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는지 지금껏 얼마나 잘못 살아왔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기 시작했다.한편 임완유에게 유은수가 어떤 사람이든 자신을 낳고 길러준 엄마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었다.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돕고 나설 수도 없었다.그녀는 이번 사태의 정확한 경과와 현황부터 반드시 파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무 걱정 없이 승승장구하던 회사가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고 자신이 애써 키워 놓은 핵심 인재들조차 모조리 쫓겨난 사실을 임완유는 믿을 수가 없었다.먼저 실상을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에 임완유는 예천우에게 연락하기 전에 우선 임연 그룹과 유은수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했다.가능하다면 자신의 힘으로라도 임씨 가문을 이 위기에서 구해내고 싶었다.한편, 예천우는 임씨 가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미 충분히 예측했지만 정작 아무도 모르는 듯한 표정으로 주변에 잔뜩 긴장한 예씨 가문의 사람들을 둘러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뭐... 겨우 용진성 한 명뿐인데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이 말을 듣고 예씨 가문의 사람들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용진성은 진짜 인간을 넘어선 절대강자였다.육지 신선 경지조차 드물지만 용진성은 이미 그 경지에서 수십 년간 수련을 쌓아왔고 말 그대로 신선에 가까
일련의 사건은 유은수를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그동안 회사의 이익이 줄어들 때마다 그녀는 매일마다 직원들을 몰아세웠지만 그건 그래도 어떻게든 참을 만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번 사건 때문에 그녀가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감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유은수는 온몸이 덜덜 떨리며 공포에 휩싸였다.‘내가 감옥에 가는 건 절대 안 돼!’그녀는 급히 감독 기관에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했다. 모든 화장품의 제조는 자신이 아닌 딸 임완유가 준 레시피로 이루어진 것이며 자신들은 그저 임완유가 제공한 레시피대로 제품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면 분명히 임완유가 준 레시피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당장 임완유를 잡아가서 조사하세요!”하지만 감독 기관 역시 유은수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믿을 리 없었고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바로 임완유에게 연락을 취해 상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바로 이 시점에 와서야 임완유는 비로소 현재 임연 그룹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되었다. 그녀가 회사를 떠난 뒤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야 할 회사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다. 회사 내의 핵심 경영진은 그녀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 전부 교체된 상태였다.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유현, 이신향, 하문과 그들이 키워낸 유능한 핵심 직원들은 모두 쫓겨난 상태였다.이 짧은 시간 동안 회사를 이 지경까지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었다.임완유는 즉시 어머니에게 전화를 연결해달라고 요청했고 상대방은 임완유의 신분을 확인하고 난 뒤 전화를 바꿔주었다.유은수는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다급하게 소리쳤다.“완유야! 드디어 네가 연락을 줬구나. 제발 엄마를 살려줘. 날 좀 도와줘!”그녀는 애초에 모든 책임을 임완유에게 떠넘기면 자신은 빠져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감독 기관은 그녀의 계략을 간파하고 이미 회사 내부의 문제를 철저히 파헤치고 있었다.그 말
“노조님!”그 위엄 있는 목소리를 듣자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급히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었다. 드디어 그들이 기다리던 남궁 노조가 완벽하게 출관한 것이다. 이제 그 무시무시한 힘을 빌려 예씨 가문을 확실하게 짓밟을 수 있을 것이었다.남궁 노조는 위풍당당한 기세로 주변을 훑으며 날카롭게 말했다.“방금 너희들이 한 이야기는 모두 들었어. 감히 내 아끼는 제자를 죽이고 우리 남궁 가문의 자손을 망가뜨렸으니... 그놈의 몸을 찢어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 않고서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오른손을 휘두르며 명령했다.“출발해. 지금 당장 예씨 가문으로 가!”그러자 모든 사람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노조를 따라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 예씨 가문으로 향했다.남궁 가문의 이 움직임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강대한 가문의 고수들은 남궁 노조의 존재를 느끼고 그의 실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깨닫자마자 감탄과 두려움이 뒤섞인 얼굴로 말했다.“이제 저 젊은 녀석도 끝장났군.”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천도 용진성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남궁성우의 실력으론 아마 예천우를 상대하기 어렵겠지.”“그렇습니다. 제가 가서 막아볼까요? 아무래도 남궁 가문을 그대로 두는 편이 우리에게 더 쓸모 있을 텐데요.”옆에 있던 옛 용왕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일이 여기까지 왔으니 내가 직접 나서야겠어. 그 자식이 내 손에서 얼마나 버티는지 한번 보자꾸나.”천도 용진성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위압감을 내뿜자 옛 용왕은 깜짝 놀라며 급히 물었다.“사형님이 직접 나서시겠다고요?”알고 보니 천도 용진성과 옛 용왕은 같은 스승 밑에서 수련한 사형제 관계였다.“그래.”천도 용진성은 차갑게 대꾸하며 말을 이었다.“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예천우 그 자식은 분명히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른 것이 확실해. 슬슬 끝을 내야 할 때가 됐어.”천도 용진성은 예천우만 잡으면 모든 것을 간단히 해결할
남궁서준은 차를 몰아 도망치는 내내 두려움과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두고 보자. 이 미친놈아, 남궁 노조님이 오시기만 하면 네놈한테 진짜 절망이 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마!’같은 시각, 남궁 가문의 본가에서는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남궁서준 일행을 보낸 건 가문의 압도적인 위세로 몰락한 예씨 가문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최근 예씨 가문 내부에서 심각한 내분까지 일어난 상황이니 상대는 더더욱 힘을 쓰지 못할 게 뻔했다.남궁보검 역시 같은 급수의 무림 고수 중에서는 거의 적수가 없다고 할 정도였으니 설령 압도하지 못해도 무사히 돌아올 거라 믿었다. 어차피 예씨 가문도 감히 남궁 가문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아버님께서는 아직도 수련을 끝내지 않으셨나?”가문의 현 가주이자 남궁 가문의 장남인 남궁우림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 최근 남궁 노조가 종사 절정의 경지에 올라 수련을 끝낸 뒤 기력을 안정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네, 이제 곧 나오실 겁니다.”셋째인 남궁연아가 침착하게 답했다. 그녀는 최근 용문 용왕에게 거듭 굴욕적인 양보를 해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하지만 이제 노조님이 곧 나오시면 예씨 가문부터 정리하고 그 모든 치욕을 반드시 되갚아줄 생각이었다.바로 그 순간이었다.“허억... 헉헉...”남궁서준이 거의 미친 듯이 뛰어 들어왔다. 정신없이 달려오다 그만 중심을 잃고 바닥에 엎어질 정도로 급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전부 당황스러워했고 남궁우림의 표정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굳어졌다.“이 쓸모없는 녀석 같으니! 대체 무슨 꼴이야?”“저, 저는...”“그래서 보검이는 어딨나? 어째서 너 혼자 돌아왔지?”남궁우림은 심상치 않은 불길함을 느끼며 날카롭게 물었다. 남궁보검은 남궁 노조의 친 제자이자 가문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였다.“보, 보검이가... 죽었습니다!”“뭐라고? 죽었다고?”순간 남궁우림은 격노했고
예천우의 말을 들은 예씨 가문의 사람들은 순간 침묵에 잠겼다.그러나 지금 예천우 곁에는 무려 두 명의 육지 신선급 고수가 버티고 있었다. 그 점에서 볼 때 그가 자신감을 가질 만하긴 했다. 다만 중요한 건 과연 깊이를 알 수 없는 비룡위가 최종적으로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였다.일반 사람들의 눈에 비친 네 명의 전신은 이미 용국 최강의 절정 고수들이었고 그중에서도 청룡 전신은 세계 최강이라 일컬어지곤 했다.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초대형 가문의 가주들만이 알고 있는 진실이 있었다. 바로 청룡 전신은 초대 전신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진정한 초대 전신은 바로 ‘천도 용성’이었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육지 신선의 경지를 뛰어넘은, 그야말로 상상조차 힘든 괴물 같은 존재였다.게다가 당시 예풍을 제거하는 작전을 주도한 장본인 역시 그였다. 그래서 예씨 가문의 극소수 원로들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예시언 역시 이 점 때문에 조금 전에도 예천우를 막으려 했다.예시언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가주님, 혹시 천도 용진성이라는 인물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최근에서야 겨우 들었어요.”예천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과거 제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던 주범이에요. 그 이름을 제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예천우의 눈동자에 차가운 살기가 번쩍였다. 이번 기회에 천도 용진성까지 나타난다면 과거의 묵은 원한과 지금의 원한을 동시에 정리하겠다고 결심하고 있었다.어차피 모든 문제를 깔끔히 처리한 뒤 사랑하는 아내와 여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보내는 게 그의 진정한 목표였고 천도 용진성과 맞붙는 것은 처음부터 계획의 일부였다.원래라면 그는 이렇게 빠르게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 일부러 남궁 가문을 비롯한 다른 가문들이 좀 더 날뛰게 놔둬서 예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공공의 적을 만들어 단결을 다지게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자신의 실력이 이미 모든 이들을 압도하고 있어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 보였다.‘차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