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김희선도 조급해 났다. 오늘은 부잣집에 유사라를 시집보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사라야, 빨리 일어나서 송 도련님께 술을 따라드리면서 사과해!”송우현의 안색은 더 안 좋아졌다. 원래 오늘 밤은 손쉽게 소개팅하고 이따가 호텔을 찾아서 유사라와 함께 즐거운 밤을 보내려고 했다.하지만 이 여자가 이렇게 까다로울 줄은 몰랐다. 심지어 이 장소에 남자 친구까지 데려왔고 지금은 자신을 완전히 무시한 채로 허풍을 떨면서 까칠한 태도로 말하다니,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다.지금 그 순간, 송우현은 정말 화가 났다.비록 그는 진짜 송씨 가문의 도련님은 아니지만 송씨 가문 도련님의 사촌이었다. 그도 송씨 가문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신분이 꽤 고귀하다고 생각했다.유사라 같은 하인이 절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김희선은 송우현이 눈에 띄게 화가 난 것을 눈치채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사라야, 아직 거기서 뭐 해. 빨리 가서 송 도련님께 사과해!”“싫어요. 제가 잘못한 것도 없어요. 사과를 해도 저 사람이 천우 씨에게 사과해야 하죠.”유사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원래 예천우는 유사라를 도우러 왔기에 유사라는 예천우가 업신여김을 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너!”김희선은 너무 화가 나서 일어나자마자 유사라의 뺨을 때렸다.하지만 그때 유민호가 김희선을 말렸다.“그만해. 딸이 철이 없다고 해도 그렇지 사람이 보는 데서 사라를 때리면 어떡해.”유민호는 말하며 술잔을 들고 송우현에게 다급하게 말했다.“송 도련님, 제 딸이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유사라는 뭔가 더 말하려고 했지만 김희선이 말하지 말라고 눈을 부릅뜨자 유사라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김희선도 송우현에게 사과했다.“송 도련님, 죄송해요. 제가 사라 대신에 사과드릴게요. 도련님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부디 우리 사라를 용서해 주세요.”“됐어요. 저도 그렇게 옹
딸이 긴장한 모습으로 생각하는 걸 본 김희선은 화를 내며 말했다.“사라야, 아직도 뭘 고민하는 거야? 예천우는 회사원이고 평생 남의 회사에서 일할 운명이야.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영원히 성공할 날이 없을 거야. 그에 비해 송 도련님은 권력도 있고 세력도 대단하지. 게다가 인품도 좋아. 송 도련님께 시집가면 평생 행복할 거야.”그런 말을 들으니 송우현은 득의만면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송씨 가문을 꺼내야 효과가 있었다. 비록 진정한 송씨 가문의 도련님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송씨 가문과 좀 관계가 있었다.유민호는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송우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송우현이 지금 대놓고 위협하니 딸이 앞으로 그에게 시집가도 잘 보내지 못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송우현의 이런 누구도 안중에 없는 태도를 보니 유사라와 결혼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김희선은 이미 돈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특히 몇천억 원이고 곳곳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김희선은 송우현이 정말 너무 실력이 강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했다.이렇게 훌륭한 도련님은 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 오늘 송우현을 놓치면 정말 하늘이 벌을 내릴 것 같았다.한참 고민하다가 유사라는 입을 열었다.“송 도련님. 천우 씨를 어떤 방식으로도 해치지 않겠다고 저와 약속할 수 있어요?”“물론이죠.”송우현이 대답했다.그는 속으로 득의양양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유사라가 마침내 타협하려 한다니 기뻤고 화가 난 건 타협한 이유가 바로 예천우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괜찮아. 내가 유사라에게서 싫증을 느낄 때면 그냥 버리면 되지. 그때 저 새끼를 죽여버리겠어.’예천우는 살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유사라를 바라보았다. 예천우는 유사라가 자신 때문에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다.‘바보 같은 계집애. 정말 그렇게 내가 좋은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사라 씨, 저 때문에 동의한 거라면 차라리 지금 그만두세요. 저런 사람은 지금 약속해도 나
송우현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예천우를 조롱하듯 바라보았다.‘이 자식이 드디어 내가 송씨 집안의 도련님이라 하니 무서워하는 것 같군. 당장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겠네.’“늦었다고? 전혀 늦지 않은 것 같은데.”예천우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나도 송씨 집안의 도련님 친구가 있는데. 네가 알지 모르겠어.”“지금 우리 송씨 집안에 빌붙자는 거야? 예천우, 죽을 때까지 이런 짓거리를 한다니. 잘 들어. 오늘 누가 오든 넌 이제 끝장났어.”송우현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유사라는 예천우를 좋아하는 것 같고 예천우를 위해 그렇게 큰 희생까지 하려고 하자 송우현은 참을 수 없었다.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다른 사람을 보니, 심지어 유사라도 자기가 송씨 가문에 빌붙으려 하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예천우는 직접 말했다.“바로 말할게. 송씨 가문의 송강이라고, 넌 알고 있어?”‘송강?’송강이라면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고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였기에 송우현이 모를 리가 없었다.하지만 송강 같은 큰 인물은 송우현이 평소에 만날 기회도 많이 없었다. 게다가 송강도 송우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송우현은 사촌이었을 뿐이고 그의 집에도 돈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다.몇천억 원이라고 한 건 송씨 가문의 재산이었고 곳곳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송씨 가문의 일이었다.‘그런데 이 자식이 어떻게 큰 도련님을 알 수가 있을까.’유민호와 김희선도 살짝 놀랐다. 그들은 예천우가 운이 좋게도 송씨 집안의 한 도련님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송강이라는 도련님은 아무래도 송우현보다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신분이 있다고 생각했다.정말 그렇다면 송강 이름을 꺼내면 송우현은 예천우를 놓아줄 수 있을 것이다.이건 유사라의 생각이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예천우를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온통 그런 생각뿐이었다.유사라는 자기 때문에 예천우가 지금 이런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다.“네가 우리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을 안다고? 예천우
송강은 그런 생각을 하자 정말 화가 났다.상대가 누구든 간에 감히 송씨 가문과 예천우의 관계를 망친다면 송강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예천우가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송씨 가문은 끝장날 것이다.바로 최근에 송씨 가문은 큰 사고를 당했다.송강의 동생 송미령은 용도의 려씨 가문 도련님인 려정수를 건드렸다. 려정수는 사사로운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아야 하는 악랄한 사람으로 소문이 자자했다.송씨 가문은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지만 전부 소용이 없었다. 려정수는 2,000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송미령을 한 달 동안 그의 여자로 지내도록 요구했다.그런 상황에서 송강과 그의 아버지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송미령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은 건 둘째 치고 송씨 가문에서 2,000억 원이 되는 돈을 갑자기 내놓으라는 건 사실 송씨 가문의 목숨을 반쯤 빼앗는 것과 다름없었다.비록 송씨 가문은 자산이 몇천억 원이 있다 하지만 자산은 자산일 뿐이었고 실제 현금과는 아주 달랐다.더더욱 어이가 없는 건 상대방은 그들에게 오직 5일이라는 시간을 주었다. 5일 이내에 2,000억 원과 송미령을 함께 려정수에게 바쳐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려정수는 직접 천해시에 와서 송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송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무릎 꿇게 하겠다고 했다.그리고 송씨 가문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그래서 송강은 예천우 외에 이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송강과 그의 아버지는 예천우가 십중팔구 용도에서 왔다고 생각했다. 아마 용도에서 온 도련님만이 그들의 화해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았다.그들의 목표는 송미령을 보호하는 것 외에 합의금을 좀 낮추는 것이었다. 1,600억 원 정도의 합의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물론 반으로 줄이면 가장 좋을 것이다.그러면 송씨 가문은 훨씬 편해질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예전에 예천우는 송씨 가문을 한 번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송씨 가문이 무슨 위기가 닥치더라도 예천우에게 한
게다가 유사라는 예천우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녀는 예천우를 위해 나서서 말하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누가 당신들에게 제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했어요?”“아직도 인정 못 하는 거야? 아까 전화한다면서 또 전화 받는 척하고. 사실 전화를 받은 게 아니지?”송우현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전화 받는 척했다고?”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전화에 대고 담담하게 말했다.“송강 씨, 직접 알려 줘요. 제가 지금 전화 받는 척하고 있는지.”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은 깜짝 놀랐다.하지만 송우현은 이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시치미를 떼고 있다니 정말 대단해. 네 말 뜻은 지금 송강과 통화 한다고? 하하. 웃기네. 웃겨 죽겠어.”“그렇게 웃겨?”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당연히 웃기지. 네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송강이 심지어 너랑 통화한다고 그래. 게다가 세상에 어디 그런 우연이 있겠어? 네가 송강에게 전화하려 할 때 송강이 마침 너에게 전화했다고?”건너편에서 송우현의 말을 듣고 있던 송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말했다.“난 송강이야. 넌 송씨 집안의 누구길래 감히 예 도련님께 그렇게 말해?”송강은 이번에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그는 목소리를 높여 송우현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지 말았으면 했다.그러나 목소리가 크지 않은 데다 전화 속에서 목소리 변화가 좀 있었기에 송우현은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예 도련님? 이 자식 따위가 예 도련님이라고? 연기하겠으면 좀 잘 해봐. 너무 뻔하잖아. 그리고 넌 뭔데 감히 자기가 송강이라고 하는 거야? 죽고 싶어!”송강은 그 말을 듣고 정말 기가 막혔다. 그는 화가 나서 바로 가서 송우현을 때려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목소리만 듣고 송강은 상대방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예 도련님, 전화를 저 자식에게 바꿔줘요. 도대체 어느 바보 새끼가 감히 송씨 가문을 사칭해서 우리 가문을 해치는지 제가 알아보
송우현은 정말 깜짝 놀랐다.송씨 가문에는 직계 외에도 방계가 매우 많았다.방계에는 뛰어난 사람도 많았고 지위도 꽤 괜찮았다. 송우현은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능력도 없고 성공도 하지 못했기에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고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송우현은 방금 송강이 어쩌고저쩌고하며 까불었다. 평소에 그는 줄곧 송강을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라 부르며 존경했다.하지만 오늘 예천우 앞에서 잘난 척하느라 헛소리를 많이 했고 심지어 송강을 사기꾼으로 몰았다.오늘 송우현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그를 송씨 족보에서 제명당해도 아무런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이런 상황이었으니 송우현은 무섭지 않을 수 없었다.송우현은 두려워서 머리가 텅 비었고 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전혀 몰랐다.김희선은 이런 상황을 몰랐다. 그녀는 심지어 예천우가 정말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들통이 났는데도 여기서 시치미를 떼고 있는 줄 알았다.일부러 송강인 듯 연기할 사람까지 찾아서 연기하는 줄 알았다.“됐어. 예천우, 그만해. 네가 사기꾼인 건 알겠지만, 동료도 있었어? 전화 맞은편에 있는 자식아, 예천우는 이미 다 들통이 났다고. 너도 그만 사람을 속여! 당장 전화를 끊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어. 경찰에게 잡히면 보기 안 좋잖아?”“그리고 사라야, 넌 이제 이 사기꾼을 똑똑히 알겠지? 앞으로 이런 사람은 멀리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돈 잃고 사람도 잃는 거야.”김희연은 유사라에게 경고했다.“닥치세요!”한참이 지나서야 송우현은 김희선을 향해 소리쳤다.김희선은 깜짝 놀랐다. 특히 송우현이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것처럼 무서운 표정을 보고 완전히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난 송우현을 도와서 말하고 있는데 저 자식은 왜 나한테 소리를 지르지?’‘아니면 송우현은 전화 저편에 있는 송강에게 닥치라는 말인가? 무조건 그런 뜻일 거야.’그러나 그때 송우현은 안색을 완전히 바꾸어 아첨하는 말투로 조심스레 말했다.“큰 도련님, 저예요. 우현이.”
“네. 네. 맞아요. 저예요. 바로 저예요.”송우현이 재빨리 말했다.핸즈프리를 켰기 때문에 유사라의 가족도 그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송우현은 뜻밖에도 도박꾼이었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빚 독촉을 심하게 당했다.게다가 진짜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은 송우현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송우현은 도련님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예천우도 살짝 어리둥절해서 말했다.“송강 씨, 이 사람은 자기가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했어요. 혹시 친한 사이에요?”이 질문은 김희선도 궁금했다.“송씨 가문의 도련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 사람이 어떻게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 될 수 있겠어요? 저 새끼는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도박 때문에 엄청 많은 빚까지 졌어요. 지난번에는 제 아버지는 가족의 한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 그를 도와 문제를 해결해 줬어요. 송우현 저 새끼는 성품이 올바르지 못하고 도박하기를 좋아하죠. 심지어 자기 여자 친구를 룸살롱에 팔아 돈을 벌기도 했어요. 이런 새끼가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하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이런 사람은 족보에서 제명당하지 않은 것도 이미 행운인 줄 알아야죠.”송강은 정말 화가 나서 계속 송우현을 나무랐다.이런 사람이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한다면 송씨 가문에는 도련님만 적어도 70, 80명 있을 것이다.가장 중요한 건 송우현은 방계의 먼 친척이었고 능력도 없는 폐물 같은 사람이었다.김희선은 이런 말을 듣자 완전히 멍해졌다. 그녀의 눈빛에는 충격과 두려움이 가득했고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했다.김희선은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고 송우현을 그대로 삼켜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비록 그녀는 딸을 이용해서 부자가 되고 싶었지만 그래도 유사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원했다. 김희선은 송우현이 이런 사람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만약 유사라가 그에게 시집간다면 부잣집에 들어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끔찍한 결과가 닥칠지 몰랐고 심지어 가족 전체가 연루될 수도 있었다.김희선은 딸 하나뿐이었다.송우현
“예 도련님, 죄송합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저 자식은 우리 송씨 가문의 사람이죠. 감히 이렇게 예 도련님께 무례한 짓을 저지르다니. 제가 반드시 예 도련님께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리겠어요. 송우현 저 자식은 예 도련님께서 마음대로 처리하세요. 죽여도 좋아요. 제가 다 뒤처리해 드릴게요.”송강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송우현은 놀라서 몸을 부르르 떨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김희선도 깜짝 놀랐다.‘아니, 이렇게까지 해야 해? 말 몇 마디 잘못했다고 해서 목숨까지 잃게 될 수도 있다니.’김희선은 방금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생각해 보니 엄청나게 후회되었다.‘송우현이 저 정도면 난 백번이고 죽겠네. 안 돼. 이따가 사라한테 부탁해서 좀 봐달라고 해야겠어.’유사라도 송강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알겠어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예천우는 전화를 끊었다.전화 맞은편의 송강은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원래 예천우에게 도움을 청하자고 전화했는데 뜻밖의 일 때문에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송강은 옆에 있던 아버지와 가족의 고위층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그들은 송강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몇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 가서 송우현의 가족들을 혼내주려고 했다. 이번 일 때문에 송우현은 분명히 송씨 가문의 족보에서 제명당할 것이다.이때 송우현은 그래도 반응이 빠른 편이었다. 바닥에 있은 지 얼마 안 되어 그는 즉시 몸을 일으켰다.그는 예천우의 곁에 가서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송우현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예천우에게 꿇었다.바닷가 레스토랑이기에 그들은 룸이 아닌 야외에 있었다.그때 많은 사람들이 송우현을 보면서 손가락질했다.“예 도련님,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송우현은 연신 용서를 빌었다.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이러지 마세요. 전 쓸데없는 사기꾼인 주제에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죠. 그러니 저 같은 사람한테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어요.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
그 모습을 본 전태민 시장과 간부들은 도민현의 반응이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쾌했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건 도민현의 얼굴에 드러난 그 진중하고 긴장된 태도 때문이었다.‘도대체 어떤 존재길래 강흥시에서 잘나가는 이 도민현조차 저리도 조심스러워하는 걸까?’그러던 중 도민현의 입에서 낮고 묵직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용왕님, 말씀하십시오.”‘용왕?’방 안에 있던 이들의 눈빛이 동시에 흔들렸다. ‘용왕이라니... 설마 그 용문? 전설적인 비밀 조직이라는 그 집단의 실질적인 우두머리?’그간 소문처럼 떠돌던 이름은 들어본 적 있었지만 실체는 아무도 본 적 없었다. 그런데 지금 도민현의 입에서 직접 그 이름이 나온 것이다.전화기 너머에서 예천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 대표, 하나 묻자. 장산군 사정 좀 알고 있어? 거기서 제법 영향력 있는 가문이 하나 있다더라. 조씨 가문이라고... 들어봤어?”그 말에 조신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봐봐. 끝까지 쇼하네. 이 전화는... 그냥 자기 친구랑 짜고 치는 거겠지. 곧 들통날 거야.’도민현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조심스럽게 답했다. “예. 그 가문의 가주는 조태영이라 하고 지역에선 꽤 이름이 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전화기를 들고 있던 전태민 시장은 조용히 그 이름을 되새겼다.‘조태영이라하면... 조신우의 아버지 아닌가?’옆에 서 있던 조혁진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설마... 아냐... 이건 아닐 거야. 아닐 거야...’그 순간, 예천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그래. 조씨 가문, 그 집안을 내가 완전히 무너뜨리고 싶다면... 할 수 있겠어?”그 말에 도민현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그깟 조씨 가문 정도야 하루 안에 끝장낼 수 있습니다.”“좋아. 그럼 바로 실행해.”예천우는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차분히 말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도민현은 조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