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그에게 또 무슨 신분이 있는 것인가?아무튼 황호건은 여전히 아주 감격해하며 말했다."그럼 예 신에게 감사드립니다.""천만에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일어나."황호건은 이내 아들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들었어? 앞으로 다시는 예 신의를 건드리지 마, 신의를 만나면 반드시 깍듯하게 대해야 한다.""네!"황유훈은 이번에 정말 놀랐다.이때 이 신의가 황호건이 일 처리를 마친 것을 보고 갑자기 예천우 앞에 무릎을 꿇었다.예천우는 순간 멍해졌고 황유훈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 순식간에 넋을 잃었다.황호건 역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이 신의, 뭐 하시는 겁니까!"예천우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두 손으로 그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예 신의, 저 이대선은 평생 다른 추구가 없습니다. 그저 중의학을 더욱 빛나게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번 당신의 신기한 침술을 본 후부터 저는 반드시 당신을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속으로 다짐했어요.""제발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겠습니다."황호건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몰래 충격을 받았다. 이대선이 스승을 모시기 위해 이렇게까지 체면을 차리지 않을 줄 몰랐다.예천우는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요, 허락할게요. 먼저 일어나세요.""진짜예요? 잘 됐네요, 감사합니다 스승님."이대선이 바로 답했다."먼저 서둘러서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시간이 있으면 제가 의술을 조금 가르쳐 드릴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저 동등하게 교류해야 하지 아니면 가르치지 않을 겁니다.""아, 그럼 그냥 저를 대선 씨라고 부르고 저는 예 선생이라고 부를게요. 그렇지 않으면 마음의 고비를 넘길 수 없어요.""그럼 그렇게 합시다."이쪽 일을 마치고 황호건은 직접 그들을 배웅한 후에야 병실로 돌아가 어머니의 편안한 얼굴과 예전보다도 더 좋아진 안색을 보며 속으로 기뻐하고 감격했다.아내에 관해서는,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번에는 확실히 처리를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에게 큰 화
여기까지 듣고 나니 예천우는 비로소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렸다. 만약 그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소정은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걸이 이렇게 사칭을 하지 못할 것이다."맞아, 유걸이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났을 거야."임완유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유걸아, 이번에도 네 덕분이다. 우리가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구나.""아저씨, 별말씀을요!"유걸은 의기양양하게 예천우를 한 번 보고 말을 이었다."완유를 좋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완유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어요. 낯선 사람이라고 해도 참지 못하고 도와주었을 겁니다."완유의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바로 말했다."예천우, 들어봐 봐. 유걸이 어떻게 했는지 보고, 또 네가 어떻게 했는지 봐. 더군다나 너는 완유의 남편이야.""내가 무엇을 했는데요? 유걸 씨가 무엇을 했는지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지금 예천우는 정말 어이가 없었고 담담하게 물었다."유걸 씨, 확실히 완유를 당신이 구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멈칫했다.하지만 유걸은 애써 모른 척하며 이해를 못 한 듯이 물었다."내가 아니면 누군데요? 설마 천우 씨가 구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죠?""아닌가요?""당신이 맞다고 하죠. 당신도 확실히 이런 공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니, 당신이 완유를 구한 것으로 칩시다."유걸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이 말은 임완유의 어머니를 화나게 했고 그녀가 노여워하며 말했다."예천우, 체면을 위해 다른 공로를 사칭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이런 공로도 사칭하려는 거야? 낯짝도 참 두꺼워!"예천우는 논쟁하기 귀찮아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사실은 곧 밝혀질 것이다.임완유도 예천우가 지나쳤다고 생각했다. 방금 소정이 이미 그녀에게 어젯밤 예천우에게 한 번 유걸에게 한 번 전화를 걸었다고 전화로 알려주었다.상대들은 다 전화를 받았고 상황이 긴급하다는 것도 알렸다.하지만 다른 것은 예천우는 오지 않았고 유걸은 제때에 도착하여
임완유의 아버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됐어요, 이 말은 그만해요!"예천우가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공격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임완유는 왠지 마음이 불편해져 사람들의 말을 끊고 물었다."소정아, 너 방금 유걸이 손을 써서 유 은행장님을 크게 다치게 했다고?""응, 네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 것을 보고 화를 참지 못하고 모든 사람들은 호되게 때렸어.""그럼, 대출은 어떡해?"임완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당연히 유걸을 탓할 수 없으나 해결책이 필요하다.유걸은 듣자마자 웃으며 말했다."무서울 거 뭐 있어? 그냥 은행장인데 때리면 때렸지.""걱정 마. 이따가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바로 해결해 줄게.""다행이구나, 유걸이 있으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없네. 완유한테 너 같은 친구가 있는 것이 참 완유의 복이야."완유의 어머니가 기뻐하며 말했다."칭찬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어느 은행이죠? 차라리 제가 지금 아버지께 전화를 드릴게요, 은행장이 아버지의 이름을 들으면 놀라서 바로 승낙할지도 몰라요.""그럼 정말 다행이겠어, 완유야 어느 은행이야? 번호 있어?""신안 은행에 유명 은행장님이요!"임완유는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녀가 알기로 유명이라는 사람은 호락호락하지 않고 인맥도 아주 넓다. 하지만 유걸에게 시도를 해보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유걸은 핸드폰을 꺼내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야?"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유걸 아버지의 기분도 좋지 않은 게 분명했다."그게..."유걸은 간단하게 일을 설명했다."그래, 조금 있다가 처리할게."유걸의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아들었다. 임완유를 많이 도와줘야만 임씨 집안에서 많은 돈을 빼돌릴 수 있다.그리고 만약 900억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대출받은 이 돈까지도 뜯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지금 이 시각. 유명은 병원에 누워있다. 어젯밤의 일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상대가 어젯밤 아무런 두려움도 없는 것으로 보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
소정은 화가 난 표정을 지었지만 예천우는 이미 일어나 가버린 뒤라 욕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저 녀석은 완유의 곁에 들러붙기 위해 정말 체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그러나 자신이 있는 이상 절대가 그가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그 시각. 유명은 유걸의 아버지에게 욕설을 퍼붓고 예천우를 처리할 사람을 찾으려 했다.바로 이때 전화 한 통이 걸려왔고 전화를 받고 난 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사람이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양체은 당시 연회에서 나와 예천우를 따라가지 못했다. 비록 묻지는 않았지만 예천우가 어떤 문제에 부딪쳤기에 그렇게 조급하고 빠르게 떠난 것인지 궁금했다.한바탕 알아본 후에야 마침내 그 원인을 알게 되었고 그녀는 즉시 자신의 능력을 동원하여 양 씨 집안에서 나서게 했다.그러니 유명이 놀라 자빠지지 않겠는가.그는 비록 인맥이 넓고 황 씨 집안과도 관계가 있지만 결국 황 도련님과 친할 뿐이지 시장님께서는 강직하신 분이다.그는 놀라서 재빨리 가장 빠른 시간 내로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마침 대출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유 은행장의 전화를 보고 안색이 변했다. 유걸의 아버지가 도와준다고 해도 이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임 사장, 안녕하신가? 어젯밤에는 내가 무식해서 실례를 범했으니 용서하게."첫마디부터 유명은 재빨리 사과를 했다.임완유는 단번에 넋을 잃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오만했던 유 은행장이 그녀와 이렇게 겸허한 말투로 얘기를 할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말했다."아, 아니에요.""그럼 됐어. 대출 일은 내가 오늘 사인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유명이 바로 말했다.사실 임 가의 여러 방면의 자질로 보고, 게다가 지금 용등 상회에 가입했으니 모든 조건은 충분하다.누군가 일부러 태클을 걸지 않는 한 빠른 시일 내로 허가가 내려올 것이다."아, 네. 감사합니다, 유 은행장님."임완유는 듣자마자 흥분해서
이렇게 공교롭다고?이번에는 누가 도우려다 방해가 된 것일까?예천우는 바로 옆에 있었고 저도 몰래 쓴웃음을 지었다. 임완유가 전화를 하는 것을 들으니 상대는 어젯밤 그를 때린 사람, 즉 자신을 매우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니 분명 유걸의 아버지가 도운 것이 아니다.누구지? 양 씨 집안?그럴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양 씨 집안에서 어떻게 어젯밤의 일을 알았을까, 설마 체은인가?그럴 수도 있다. 그 계집애가 청순하기 그지없어 보여도 눈치도 있고 재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빨리 자신을 청해 시장님의 어머니를 치료하게 하지도 않았다."예천우, 봤어? 다시 잘 봐봐,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능력이야. 너처럼 은혜에 의존한 잠깐뿐인 능력이 아니라."소정이 입을 열었다."정말 아부가 장난이 아니구나? 너는 정말 유걸의 아버지가 도와줬다고 확신할 수 있어?"예천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우리 아버지가 누군데. 만약 우리 아버지가 나서지 않았다면 유 은행장님 같은 신분에 어떻게 어젯밤의 일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대출을 승인하겠어?""맞아, 사실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왜 아직도 여기서 함부로 훼방을 놓는 거야?""단지 말을 너무 확실하게 하지 말고, 확인을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확인하라면 하면 되지. 철저하게 승복하게 만들어 줄게."유걸은 성격이 좀 있어 보였고 기분이 좋지 않은 듯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다."또 전화해서 뭐해?"유걸의 아버지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짜증스럽게 물었다.상황이 어떤데 자기한테 이런 쓸데없는 부탁을 하고, 더군다나 그를 상대에게 한바탕 모욕을 당하게 했다.원래 그는 자신의 지위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유명이 그들 그룹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물어볼 게 있어서요, 유 은행장 쪽은 아버지께서 말을 도와주신 거죠?"유걸이 다급히 물었다."말을 하긴 무슨, 네 아비가 이것
“맞아요, 유 씨 집안 사람은 은행장 따위가 소홀히 하면 안되는 손님 이예요.”옆에 있던 임완유 모친이 말을 더했다.“그렇고 말고요, 은행원 들이 제일 중요시 하는 게 실적 아닙니까.”주위 사람들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하지만 예천우는 유걸의 헛소리에 어이가 없다는 듯 미소 지었다. 한결 같은 그의 행동 때문에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예천우, 알겠어?”임완유 모친이 쌀쌀한 말투로 되물었다.“글쎄요, 오히려 여러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예천우의 강경한 태도에 임완유는 화가 났다.“예찬우, 그만해.”언성을 높여서 더 크게 말했다.“대체 왜 이러는 거야,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거냐고! 네가 유 씨 집안을 부러워 한다는 사실은 처음 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네 열등감 때문에 헛소문 까지 퍼뜨리는 건 잘못 하는 거야.”예찬우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 덕분 일까, 그녀의 말투에는 그를 향한 안쓰러움이 느껴졌다.“열등감? 헛소문?”그녀의 말을 예찬우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상회 사건을 겪고 나서 임완유가 상황은 몰라도 판단 능력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임완유는 그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내가 한 말이 틀려? 그럼 왜 계속 유걸 한테만 그러는 거야, 유걸이 아무리 좋게 해줘도 넌 항상 그런 식이었어.”임완유가 큰 소리로 되물었다.“그래, 그렇게 생각해.”예천우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자리를 떴다.“네가 왜 화를 내? 그럼 네가 한 행동이 맞다고 생각 하는 거야?”임완유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냥 가게 내버려 둬, 저런 사람이랑은 멀리 떨어지는 게 좋지.”그녀의 모친이 화를 냈다.“네 엄마 말이 맞아. 완유야, 내버려 둬. 다른 사람이 우리 도와주는 꼴은 죽어도 보기 싫은 거야.”옆에 있던 그녀의 부친도 거들었다.유걸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당당함이 드러났다, 특히 임완유가 자신을 도와 예천우를 욕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이어서 마음을 가라
“큰 일은 아닙니다. 저번에 있었던 일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를 드리고 싶은데, 같이 점심 식사라도 가능 할까요?” “괜찮습니다, 마음에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역시 명의 처럼 마음도 넓으 십니다, 하지만 제가 도저히 넘어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예천우는 마침 임 씨 집안에 들어 가고 싶지 않았다.“좀 늦을 것 같습니다만, 괜찮으십니까?”“괜찮습니다, 제가 모시러 갈까요?”“아니요, 주소만 보내 주세요.”황호건은 곧바로 포시즌 빌딩의 주소를 그에게 보내 주었다. 옆에 있던 그의 아내는 예천우에게 굽신 거리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 의사가 우리를 도와 준 건 맞지만 잘못도 인정했잖아요. 게다가 당신은 천해 시의 이인자예요,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 거예요?”옆에 있던 아들 황유훈도 모친과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어제 밤 있었던 일이 떠오르자 함부로 말을 할 수 없었다.황호건이 코웃음을 쳤다.“무슨 소리야, 자칫하다가 예 교수님 한테 큰 잘못 할 뻔 했잖아. 저 사람이 어떤 존재 인지, 너네는 몰라!”아내가 멈칫 했다.“유명 가문 도련님이라도 되는 사람 이예요?”“나도 몰라!”황호건이 고개를 저었다. 그의 아내와 아들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에 모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지만 양대복은 예 교수님과 만날 때 마다 항상 예의를 차린 다고 했어.”천해 시 에서 양대복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러한 사람도 예의를 차리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모자의 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나도 잘 안 믿겨. 다들 양대복이 누군 지는 잘 알지? 그 사람은 고작 이런 일에 허리를 굽히는 사람이 아니야. 게다가 오늘 한 자리에 모이기로 했어.”모자는 그제야 황호건의 행동에 납득했다. 황유훈은 다시 어제 밤 일을 떠올렸다, 등골이 서늘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상대방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이었다.정오.예천우가 포시즌 빌딩 문 앞에 서있다.“천우 오빠, 벌
유걸과 그의 일행이 멈칫했다, 특히 유걸은 부러운 마음에 배가 아팠다. 대체 무슨 여자복이 있어서 저런 예쁜 여자와 같이 있는 걸까.그는 완벽한 약혼자가 있지 않은 가, 곧 차이겠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이미 부부가 아닌 가.임완유는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불쾌하고, 화가 났다. 마치 자신의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냅다 소리 질렀다.“예천우,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하지만 예천우의 표정은 평온 했다. 이어서 덤덤하게 답했다.“밥 먹으러 왔어. 왜, 너는 나가도 되고 나는 안되는 거야?”소정이 그를 욕했다.“예천우, 이건 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바람 난 거 잖아!”“네가 뭐라고 참견질 이야?” 그는 외모와 몸매 하나 빠지지 않는 소정에게도 일말의 호감 조차 느끼지 못했다. “야!”“예천우!”옆에 있던 임완유가 화를 냈다.“네가 이런 사람인 줄은 몰랐어. 애들아, 가자!”그녀는 말을 끝내고 서둘러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유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역시 네 같은 놈은 나랑 놀 계급이 되지 못 한다.그는 자리를 떠나기 전에 양체은 에게 말을 걸었다.“이봐요, 거기 예쁜 언니. 조심해요, 방금 들어 간 그 여자분도 이 인간한테 까맣게 속은 거예요.”“천우 오빠 그런 사람 아니거든요? 신경 끄시죠?” 양체은은 구박 받는 예천우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 졌다. 그 탓에 유걸의 말에 버럭 성질을 냈다.유걸도 화가 났다, 자신의 충고를 그대로 무시 하고 말았다.한편, 예천우는 멀어져가는 임완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어린 계집이랑 미주알고주알을 따질 필요가 있으랴.잠시 뒤, 그는 양체은과 함께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약속한 식당에 들어가고 VIP방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자, 사람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자리에는 황호건의 가족과 양대복 부녀 뿐이다. 예천우의 신분으로 손님은 이 정도가 적당했다.“예천우 씨, 오셨습니까.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
그 모습을 본 전태민 시장과 간부들은 도민현의 반응이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쾌했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건 도민현의 얼굴에 드러난 그 진중하고 긴장된 태도 때문이었다.‘도대체 어떤 존재길래 강흥시에서 잘나가는 이 도민현조차 저리도 조심스러워하는 걸까?’그러던 중 도민현의 입에서 낮고 묵직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용왕님, 말씀하십시오.”‘용왕?’방 안에 있던 이들의 눈빛이 동시에 흔들렸다. ‘용왕이라니... 설마 그 용문? 전설적인 비밀 조직이라는 그 집단의 실질적인 우두머리?’그간 소문처럼 떠돌던 이름은 들어본 적 있었지만 실체는 아무도 본 적 없었다. 그런데 지금 도민현의 입에서 직접 그 이름이 나온 것이다.전화기 너머에서 예천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 대표, 하나 묻자. 장산군 사정 좀 알고 있어? 거기서 제법 영향력 있는 가문이 하나 있다더라. 조씨 가문이라고... 들어봤어?”그 말에 조신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봐봐. 끝까지 쇼하네. 이 전화는... 그냥 자기 친구랑 짜고 치는 거겠지. 곧 들통날 거야.’도민현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조심스럽게 답했다. “예. 그 가문의 가주는 조태영이라 하고 지역에선 꽤 이름이 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전화기를 들고 있던 전태민 시장은 조용히 그 이름을 되새겼다.‘조태영이라하면... 조신우의 아버지 아닌가?’옆에 서 있던 조혁진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설마... 아냐... 이건 아닐 거야. 아닐 거야...’그 순간, 예천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그래. 조씨 가문, 그 집안을 내가 완전히 무너뜨리고 싶다면... 할 수 있겠어?”그 말에 도민현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그깟 조씨 가문 정도야 하루 안에 끝장낼 수 있습니다.”“좋아. 그럼 바로 실행해.”예천우는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차분히 말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도민현은 조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