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려정수의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송문복은 송씨 가문 재산의 절반이라도 예천우에게 줄 수 있었다. 물론 그건 예천우가 정말 려정수를 해결하는 게 전제 조건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송씨 가문도 예천우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 것이다.그 말을 들은 송미령은 즉시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아빠,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송씨 가문 재산의 절반이면 그게 몇백억 원이에요?”“몇백억 원? 네가 멋대로 굴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찌 이 지경이 될 수 있겠어?”송문박은 화를 내며 말했다.“하지만 예천우는 정말 평범해 보였어요. 심지어 제가 사람을 시켜 그를 뒷조사한 결과 그는 무술을 조금 아는 외에 아무런 세력도 없어요. 자기 장모님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어요?”심지어 예천우를 뒷조사까지 했으니 송미령은 완전히 당돌한 편은 아니었다.“너! 정말 너 때문에 열 받아 죽겠어. 예천우가 쓸모없는 사람으로 보여? 그러면 네 눈에는 용등상회의 양회장은 쓸모 있는 사람으로 보여?”“물론 있죠. 용등상회의 회장은 우리 천해시에서 못 하는 게 없으신 갑부죠. 양회장님은 제가 숭배하는 우상이에요.”송미령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래? 그러면 네 우상이라는 사람이 예천우 씨를 공손하게 대한다면 어떻게 할 거야?”“뭐라고요? 말도 안 돼요.”“말이 안 될 게 뭐가 있어. 네 오빠가 지금 소씨 가문의 가주인 소문하가 예천우 씨를 공손하게 대하는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보았어. 게다가 우리가 판단하기로는 소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갑자기 가주 자리에 오른 것도 그가 예천우 씨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야.”송문복은 차갑게 말했다.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예천우가 어쩌면 정말로 려중수의 일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예천우를 떠올리니 송문복은 예천우가 려씨 가문을 얕잡아 본 줄 알고 오히려 긴장했다.“그럴 리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가 어떻게 기꺼이 임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될 수 있겠어요? 게다가 예천
송강도 저도 모르게 어리둥절했고 어쩔 줄을 몰랐다. 자기 여동생이 정말 예천우 씨를 화나게 한 게 분명했다.‘어찌하면 좋을까.’지금은 중요한 시기였다. 려정수는 이르면 내일 저녁에 천해시에 도착한다고 들었다. 그가 실제로 송씨 가문에 찾아오면 그들은 타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몇 번 더 해봐.”어쩌면 정말 송씨 가문의 절반을 남에게 바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 송문복은 이를 악물었다.송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전화를 걸었다.예천우는 걸려 온 번호를 보고 얼굴을 찌푸리면서 다시 끊어 버렸다.첫 번째는 실수로 끊었다면 이번에 바로 끊은 걸 봐서는 분명히 기분이 안 좋아서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만약 계속 전화를 걸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었다.“아버지, 어떡해요?”송강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어떡하겠어? 내일 내가 직접 예천우 씨를 찾아뵈어야지.”송문박은 어쩔 수 없었다. 예천우는 지금 그가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지푸라기였다.그래서 그는 절대 놓칠 수 없었다.송미령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자신을 괴롭히는 려정수를 상대하지 못하는 것도 걱정했고 또 자신이 이번에 완전히 제멋대로 한 짓 때문에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하니 몹시 괴로웠다.그래서 송미령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빠, 내일 제가 직접 예천우 씨께 찾아가서 사과드리고 무릎 꿇고 빌어서라도 그의 마음을 되돌리겠어요.”“그건...”송문박은 잠시 머뭇거렸다. 항상 까칠하고 제멋대로인 딸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될 줄은 몰랐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좋아. 그러면 네가 먼저 가서 사죄드려. 만약 정 안 되면 우리가 다시 가서 예천우 씨께 용서를 빌게. 이것만 명심해. 10배의 배상금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 예천우 씨가 우리를 위해 려정수를 해결한다면 송씨 가문의 절반도 그에게 선뜻 줄 수 있지.”“네. 알겠어요. 고마워요. 아빠!”송미령은 아빠가 완전히 자신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려씨 가문에 보
유사라는 뻔하게 예천우를 암시했다.예천우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유사라가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붉어진 두 볼과 미약하게 떨리는 몸을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당연히 모르는 척했다.“그 일에 관해서는 사라 씨도 알고 있을 거예요. 회사 대표인 완유가 제 아내이니 이 회사도 어쩌면 제 것이죠. 그래서 정말 저에게 보답하고 싶다면 사라 씨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확실히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뭐든지 시켜주세요.”유사라는 심장이 점점 더 빨리 뛰었다.‘설마 천우 씨가 사무실에서 나와 그런 일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만약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어.’유사라는 방금 예천우가 시키는 일이라면 전부 하겠다고 말했다.사무실에서 예천우와 몸을 섞을 상상을 하니 유사라는 짜릿한 느낌이 들었고 몸이 뜨거워졌다.이때 예천우가 말을 이어갔다.“제가 원하는 건 바로 사라 씨가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 더 큰 이익을 창출하는 거죠. 그게 바로 저에게 가장 좋은 보답이에요.”“그게 전부예요?”유사라는 살짝 멍해졌다. 자기가 분명히 그렇게 뻔하게 암시했는데 예천우는 자기 뜻을 몰라주는 것 같았다.“네. 바로 그거죠. 다른 일이라도 있으세요?”“그건 제가 응당 해야 할 일이죠. 다른 요구나 소원은 없으세요? 뭐라도 전 괜찮아요.”잔뜩 긴장한 채 예천우가 말한 요구를 기대했으나 예천우가 이렇게 거절하자 유사라는 왠지 속상했다.“다른 건 없어요. 아내를 사랑하고 회사를 돕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어요. 만약 사라 씨가 저 때문에 뭔가 오해하고 있다면 제가 사과할게요.”예천우도 유사라에게 암시를 줬다.그러자 유사라는 예천우가 자신을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서운함이 가득한 유사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천우 씨, 꼭 열심히 일하겠어요.”그리고 실망한 표정으로 나갔다.예천우는 분명히 자기 몸에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예천우는 자기 아내에게 매우 충성했다.하지만 상
그러자 유사라는 당연히 필요 없다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예천우가 그렇게 자기와 어떤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암시했는데 유사라는 더 이상 예천우의 덕을 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송미령은 그 말을 듣고 즉시 서둘러 준비했고 유사라의 안내로 예천우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유사라는 문을 두드리며 예천우에게 송미령이 왔다고 알리고는 자리를 떠났다.송미령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녀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있는 예천우의 모습을 보았다.만약 어제였다면 송미령은 예천우가 단지 쓸모없는 남자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심지어 몇 마디 비아냥거렸을 것이다.하지만 오늘은 예천우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처럼 태연하고 자신만만해 보였다.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예... 예천우 씨!”송미령은 허리 굽혀 인사를 하며 공손한 표정이었다.“네. 무슨 일이죠?”예천우는 고개도 들지 않고 휴대 전활르 보면서 담담하게 물었다.“네. 어제는 제가 어리석어서 예천우 씨에게 무례하게 굴었어요. 제가 오늘 이곳으로 온건 예천우 씨께 사과드리기 위해서예요.”송미령은 아주 공손한 태도로 직접 오게 된 이유를 말했다.이 모든 건 그녀가 이미 다 생각했던 것이었다. 자신을 위해서든 가족을 위해서든 그녀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했다.비록 그녀는 여전히 예천우가 려씨 가문을 상대할 능력이 있을지는 몰랐지만, 양회장이 그의 앞에서 공손해지는 걸 봐서는 예천우는 막강한 실력이 있겠다고 생각했다.예천우는 비록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송미령의 모든 것을 훤히 알고 있었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요?”송미령은 예천우가 무슨 험담을 할 줄 알았으나 그가 이렇게 나오자 즉시 말했다.“그래서 별장 때문에 받았던 돈은 제가 바로 돌려드리겠어요. 다른 요구가 있으시면 더 말씀하셔도 좋아요.”“10배로요?”예천우도 갑자기 변한 송미령의 태도에 살짝 놀랐다.“네. 저의 10배뿐만 아
“그래요? 제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었군요. 그렇다면 와서 제 다리 위에 앉으세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송미령은 살짝 놀랐고 붉어진 얼굴로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예천우 씨는 정말 려씨 가문을 물리치고 저를 지킬 수 있으세요?”“저를 못 믿으시는 거예요? 못 믿으실 거면 왜 굳이 사과하러 온 거죠?”예천우가 되물었다.“저한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죠.”“좋아요. 그럼 오늘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겠어요. 려정수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세요.”예천우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송미령은 그 말을 듣고 얼굴에 희색을 띠며 황급히 물었다.“그러면 예천우 씨가 제 잘못을 용서해 주신 거예요?”“그렇다고 할 수 있죠. 다른 일이 없으시면 나가주세요.”“알겠어요. 예천우 씨, 계좌번호 좀 알려주시겠어요? 돈을 보내 드릴게요.”“급하지 않아요. 제가 려정수를 해결한 후에 다시 말하죠.”그 말을 들은 송미령은 어리둥절했다.“예천우 씨, 나중에 송씨 가문에서 시치미를 떼면 어떡하려고요?”“시치미를 뗀다고요? 그럴 능력이 있다면 하찮은 려정수 때문에 이 지경까지 올 리가 없겠죠.”그 말을 듣자 송미령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역시 자신은 여전히 어리석다고 생각했다.예천우가 려정수를 해결할 수 있다면 송씨 가문도 감히 시치미를 떼고 예천우에게 돈을 안 줄 수 없었다.송미령은 회사 문을 나설 때까지 믿을 수 없었다. 이번에 치른 대가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가벼웠다.이때 송문복에게서 전화가 왔다.그러자 송미령은 아주 기쁜 어조로 말했다.“아빠, 오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해냈어요.”“정말이야? 잘됐네!”두 사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재빨리 구체적인 상황을 물었다. 송미령은 방금 일어난 일을 낱낱이 전부 알려줬다. 다만 방금 예천우가 보탠 한 가지 요구는 알려주지 않았다.송미령은 그런 말을 꺼내기에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비록 예천우가 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방금 송미령을 자신의 다리 위에 앉으라는 말을
임완유는 경국지색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몇 번이고 그는 이런 여자를 꿈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임완유는 단지 그와 협력에 관해 이야기만 할 뿐 다른 건 전혀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심지어 그는 기꺼이 임연 그룹에 더 많은 이윤을 주겠다고 하면서 많은 암시를 주어도 임완유는 끄떡없었다.하지만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임완유와 계속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심지어 그는 임완유를 가지기 위해 비열한 수법을 쓰더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즉시 일어나서 임완유를 맞이했고 오른손을 뻗으면서 말했다.“임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 정말 만날 때마다 대표님은 더욱 고귀하고 우아해 보이네요. 이 세상에 도대체 어떤 남자가 대표님을 가질 수 있는 행운이 있을지 모르겠어요.”상대방의 말투와 눈빛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임완유는 악수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았으나 비즈니스 때문에 이런 격식은 차려줘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었다.그래서 임완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래도 그와 악수했다.바로 그때 예천우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서 오른손을 내밀며 그 남자와 악수하며 담담하게 말했다.“그 뭐라 했더라... 맞아요. 김서준, 김 도련님이 아닌가요?”임완유는 예천우와 김서준이 아는 사이인 걸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분명히 질투해서 나서는 예천우를 보자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뻤다.악수해도 질투하는 예천우를 보니 정말 행복했다.김서준은 살짝 놀랐고 이내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예천우 씨가 이곳에는 웬일이죠?”임완유는 멍해져 있다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대표님, 천우랑 아는 사이예요?”“원래는 모르는 사이였는데 제가 친구를 도와서 사기꾼을 잡아주려다 보니 사기꾼이 바로 예천우 씨였죠.”김서준은 즉시 비아냥거렸다.그러자 임완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예천우는 오히려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럼 제가 김서준 씨를 소개해 드릴까요? 김서
비록 결과가 심각하지만, 예천우가 없었다면 임연 그룹은 이미 망했을 것이다.게다가 이런 요소들이 없어도 임완유는 다른 사람이 예천우를 깔보는 게 싫었다. 그래서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물론 틀렸죠.”“틀렸다고요?”김서준은 살짝 멍해졌고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김 대표님께 소개해 드리는 걸 깜빡했네요. 이분은 예천우라고 하고 제 남편이에요. 즉 제 회사가 바로 제 남편의 회사죠. 제 남편이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죠.”“뭐라고요? 둘이 부부예요?”김서준의 안색은 매우 안 좋아 보였다. 임연우가 예천우를 위해 나서서 말하는 게 싫었고 심지어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의 남편이 예천우인 게 더더욱 싫었다.그래서 김서준은 즉시 말했다.“임 대표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이런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이 대표님의 남편이라고요?”비록 김서준은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는 몰랐지만, 송미령은 예천우가 아무런 배후 권력도 없는 시골 촌뜨기라고 말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예천우는 쓸모가 전혀 없는 인간이라는 뜻이었다.‘잠깐만, 송미령은 예천우가 돈이 좀 있는 가문의 여자와 결혼했다고 했어. 그 가문이 바로 임씨 가문이었던 거야? X발, 이 새끼는 도대체 무슨 운으로 임완유의 남편이 될 수 있는 거야.’임완유는 그 말을 듣자 즉시 화가 치밀어 올라서 차갑게 말했다.“김 대표님, 말조심하세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예천우 씨는 제 남편이에요. 더 이상 대표님이 제 남편을 모욕하는 걸 용납하지 않아요.”“좋아요. 임 대표님. 정말 예천우 때문에 저랑 사이가 틀어질 겁니까?”“김 대표님, 지금 장난해요? 대표님과 제 남편이 싸우면 제가 제 남편을 도와야지 대표님을 돕겠어요?”임완유는 그렇게 말하고 예천우를 보며 말했다.“천우야, 가자!”예천우는 멍해져서 임완유의 뒤를 따랐다.그는 임완유가 자신을 그렇게 굳게 믿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심지어 예천우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다른 사람 앞에서 그를 줄곧 남편이라고 불렀다.김서준은 즉시 화가 치
예천우는 말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분명히 김서준을 경멸하고 조롱하는 뜻이었다.그러자 김서준은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예천우 씨, 정말 죽고 싶은가 봐요. 이 레스토랑은 우리 가문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죠. 전 당장이라도 당신을 죽일 수 있다고요!”“감히 그런 말을 해요!”임완유는 화가 나서 즉시 말했다.“김서준 씨, 경고하는데 우리가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임씨 가문은 절대 김서준 씨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못 믿겠으면 어디 한번 해보시지요. 홀스 그룹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우리 임연 그룹도 만만치 않아요. 천우를 위해서라면 임연 그룹이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죽기 살기로 홀스 그룹과 싸울 거예요.”임연우의 말투는 매우 단호했고 꼭 마치 당장이라도 말한 대로 할 것 같았다.“천우야, 가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우리를 건드린다면 목숨 걸고 싸울 거야.”임완유는 단호하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리고 오른손으로 예천우의 손을 잡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입구를 지키던 몇몇 사람들은 임완유의 기세에 눌려 저도 모르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김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그들도 감히 막을 수 없었다.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서준의 얼굴은 몹시 어두워졌다.그는 휴대 전화를 탁다 위세 세게 내리치고 탁자를 뒤집어 놓으면서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파렴치한 새끼들, 딱 기다려. 후회하게 할 거야.”레스토랑을 떠나서야 임완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발걸음을 늦추었고 이내 온몸이 나른해졌다. 방금 분명히 너무 긴장한 것 같았다.“긴장했어?”예천우는 그러는 임완유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몹시 감동했다. 예전에 임완유가 자신을 믿지 않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오늘 임완유는 그에게 너무 많은 놀라움과 기쁨을 안겨주었다.임완유는 예천우를 힐끗 쳐다보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홀스 그룹은 우리보다 자산이 그렇게 많다 할 수는 없겠지만 실제 실력은 우리보다 훨씬 강하지. 특히 인맥은 그들을 따를 수가 없어. 내가 아까 그렇게 말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
도민현은 처음에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눈이 피곤해서 착각한 게 아닐지 잠시 의심했지만 그의 기억력도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 단 한 번 마주한 적이 있을 뿐인데도 용왕님의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에 다시 본다고 해도 절대 헷갈릴 리 없었다.더구나 지금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직원 덕분에 시야가 확 트였고 그는 곧 확신에 찼다.‘틀림없어. 저분은... 용왕님이야!’순간 그의 얼굴에는 흥분이 스치듯 지나갔다. 용문 사람들에게 있어 용왕이란 존재는 신비롭고도 절대적인 인물이었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설과 같은 존재였다.예천우도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조용히 말했다.“음식은 두고 가세요. 경찰은 부르지 말고요. 꼭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다면 식당 대표한테 말하시면 돼요.”“네. 알겠습니다...”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룸을 예약한 손님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들은 터였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이상해도 그녀는 절대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이 식당 자체가 천상 그룹 소속이었고 예천우는 그 천상 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였다.그때 도민현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서 서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쏟아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있는 용왕님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직원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 뒤에야 도민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용왕님!”‘용왕?’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분명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예천우의 태도와 지금 들어온 도민현의 모습을 보면 그 호칭이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았다.조신우 역시 당황한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용왕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천우는 도민현을 보고 가볍게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
조신우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고 예천우가 한 번만 더 손을 쓰면 그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그런 상황에서도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며 이를 갈듯 외쳤다.“죽어도... 너한테는 절대 안 빌어!”그러자 예천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이번엔 네 팔 하나쯤 부숴줘야겠네.”말이 끝나자마자 예천우는 주저 없이 발을 옮겨 조신우의 팔 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그러고는 단 한 순간 아무 망설임 없이 발을 내리찍었다.“으악!”이번엔 조신우의 비명이 더욱 뼈를 깎는 듯했고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모두가 혼비백산했다.“안 돼. 그만둬!”이재동이 다급히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이신향을 향해 소리쳤다.“신향아,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서 말려.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하지만 이신향은 아무런 반응 없이 차갑게 말했다.“왜요? 자기가 그렇게 잘난 척하다가 스스로 자초한 거잖아요. 내가 왜 말려요? 천우 씨는 지금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너...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냐. 내 딸이 이렇게 멍청했던 거야?”이재동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번엔 정말 끝이야... 이번엔 진짜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어!”한지연 역시 표정이 창백했지만 그 와중에 오히려 이선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죽으면 죽죠! 난 더는 저딴 조신우한테 굽히고 살기 싫어요. 누나, 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진짜 일이 터지면 저 혼자 감당할게요.”“감당은 무슨 감당이야.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조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봤잖아. 넌 그런 걸 감당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이재동은 거의 울부짖다시피 외쳤고 그 시선은 다시 이신향에게 향했다.“신향아,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네가 이 사태를 만든 거라고.”그러고는 예천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외쳤다.“그리고 너, 예천우!
“웃기고 있네.”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예천우를 비웃었다.“너 같은 쓰레기가 뭘 할 수 있겠어? 믿을 수 없으면 한번 해보든가.”예천우는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 멍청이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줄을 모르네. 이젠 말로 안 통하겠군.’ 그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좋아. 네가 원한 거니까 제대로 맛 좀 보여줄게.”조신우는 속으로 살짝 기뻤다. ‘드디어 이 찌질이가 덤벼오네. 이놈 입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망신당했는데... 지금부터 그 수모를 전부 갚아줄 거야.’조신우는 예전에 자기 돈으로 무술 사부님을 몇 명을 고용해 몇 가지 동작을 배운 적이 있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련은 아니었고 훈련도 게을리해 실전 경험이라곤 없었지만 일반인 두셋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일대일이야. 그러니 누구도 우리를 말려서는 안 돼. 무릎 꿇고 빌기 전까진 끝이 아니야.”조신우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예천우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이재동과 주변 사람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어차피 저 녀석이 알아서 죽겠다는 건데 우리가 말려봤자 괜히 조 도련님만 더 화나게 하겠지...’조신우는 예천우가 정말로 나서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그래. 이걸로 다시 내 체면을 회복하면 되겠지.’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짝!”예천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서자마자 그대로 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너 이 자식... 비겁하게 기습하는 거야.”조신우는 얼굴을 싸쥐며 소리쳤지만 다음 순간 또 한 번의 따귀가 날아들었다.“짝!”이번엔 정면이었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번엔 기습 아니니까 할 말 없겠지?”조신우는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조금 전 따귀는 정말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내가 더 빠르고 강한데... 저 자식은 그저 공부나 하던 놈 아니었어?’그러나 예천우는 멈추지 않았고 이번엔 조신우의 다리를 향해 그대로 발을 뻗었
방 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조혁진 또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지금 도민현이 진심으로 칼을 빼들면... 우리 조씨 가문은 정말 끝장이겠지.’하지만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우리가 용왕이라는 사람을 건드릴 일이 있었나? 조씨 가문이 아무리 무례하다 해도 눈치 없이 그런 인물한테 손댈 리 없잖아...’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전태민 시장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 총독님, 저한테 직접 전화를 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왕 총독은 이미 도민현의 힘과 그 뒤에 있는 용문이라는 조직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도민현이 강흥시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 기회를 꼭 살리고자 했다.강흥시가 발전하면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지금 협상은 잘 되고 있나?”왕 총독이 물었다.전태민은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요약해서 설명했다.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도민현이란 그 자식은 뒤에 용왕이 있단 걸 핑계로 아예 우리를 무시했습니다. 너무 오만하고 제멋대로라 제가 직접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경고했습니다. 용왕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정부 사람을 흔들려고 하는 거죠?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필요하다면 그 용왕이라는 자식도 좀 혼내려고요.”전태민은 평소 왕 총독이 단호하고 강경한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자신을 강하게 포장하려고 했다.‘이런 모습 보여주면 총독님도 날 인정해 주시겠지.’하지만 다음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왕 총독은 큰소리로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뭐라고? 용왕님을 혼내겠다고? 전태민, 너 지금 제정신이야?”왕 총독의 고함이 너무 커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
그 모습을 본 전태민 시장과 간부들은 도민현의 반응이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불쾌했던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건 도민현의 얼굴에 드러난 그 진중하고 긴장된 태도 때문이었다.‘도대체 어떤 존재길래 강흥시에서 잘나가는 이 도민현조차 저리도 조심스러워하는 걸까?’그러던 중 도민현의 입에서 낮고 묵직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용왕님, 말씀하십시오.”‘용왕?’방 안에 있던 이들의 눈빛이 동시에 흔들렸다. ‘용왕이라니... 설마 그 용문? 전설적인 비밀 조직이라는 그 집단의 실질적인 우두머리?’그간 소문처럼 떠돌던 이름은 들어본 적 있었지만 실체는 아무도 본 적 없었다. 그런데 지금 도민현의 입에서 직접 그 이름이 나온 것이다.전화기 너머에서 예천우의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 대표, 하나 묻자. 장산군 사정 좀 알고 있어? 거기서 제법 영향력 있는 가문이 하나 있다더라. 조씨 가문이라고... 들어봤어?”그 말에 조신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봐봐. 끝까지 쇼하네. 이 전화는... 그냥 자기 친구랑 짜고 치는 거겠지. 곧 들통날 거야.’도민현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조심스럽게 답했다. “예. 그 가문의 가주는 조태영이라 하고 지역에선 꽤 이름이 있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전화기를 들고 있던 전태민 시장은 조용히 그 이름을 되새겼다.‘조태영이라하면... 조신우의 아버지 아닌가?’옆에 서 있던 조혁진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설마... 아냐... 이건 아닐 거야. 아닐 거야...’그 순간, 예천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그래. 조씨 가문, 그 집안을 내가 완전히 무너뜨리고 싶다면... 할 수 있겠어?”그 말에 도민현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그깟 조씨 가문 정도야 하루 안에 끝장낼 수 있습니다.”“좋아. 그럼 바로 실행해.”예천우는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차분히 말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도민현은 조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