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남기고 한지훈의 눈에서 검은 그림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한지훈은 눈앞의 불바다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린 뒤 재빨리 사무실 안으로 물러났다. 그런 다음 그는 창고로 달려가 물통에 남아 있던 물을 강우연에게 부었다. 그런 뒤 강우연을 껴안고 돌아서서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의 전면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그는 주저 없이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유리창으로 달려가 의식을 잃은 강우연을 품에 안고 유리창을 깨트렸고, 그대로 8층의 높이에서 뛰어내렸다!그 순간, 바깥 거리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은 물론, 불을 진압하던 소방관들도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소음에 충격을 받았다!눈을 들어보니, 사람을 껴안은 채 8층의 유리를 직접 부수고 뛰어내리는 남자를 발견했다! 뛰어내린 순간, 깨진 유리가 햇빛을 받아 다채로운 색상으로 굴절되어 보였고, 기류 때문에 불길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쫓아 돌진했다. 쾅!순식간에 한지훈은 강우연을 안은 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꺄아악!"그 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입을 가리고 비명을 질렀다!보통 사람이 이런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은 강우연을 껴안고 땅으로 추락했고, 그 순간 한지훈을 두 발로 땅을 굳게 딛고 서 있었으며 엄청난 충격으로 땅 전체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허억!"지켜보던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숨을 들이마셨다. 한지훈은 온몸에 살의를 띤 채 강우연을 팔에 안고 그대로 꼿꼿이 땅 위에 서 있었다. 뛰어내린 순간, 한지훈은 조용히 천생서문의 심법과 실전된 무술을 떠올렸고, 힘을 빌려 반동해 두 다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한 것이다!순식간에 소방대원과 의료진이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30분 후. 오군 대학병원. 병실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오군의 시장인 소지성과, 오군의 경찰청장인 송호문, 이안그룹 회장인 이한승 등 크고 작은 고관과 귀인들이 한자리에 모였
그의 한마디에 병실 안의 분위기는 다시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했다.한지훈은 손을 들어 강우연의 얼굴을 어루만진 다음, 일어나 돌아서서 용린에게 말했다. "주군 본부에서 북양 병사 천 명을 동원해 병원을 지키도록!""예!"용린이 대답했다.그 후, 한지훈은 병실 밖으로 나왔다. 복도에는 오군 고위 인사 중 거의 절반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문 앞에 서 있었다."한지훈 사령관님, 부인께서는 괜찮으십니까?"소지성이 가장 먼저 달려와 열정적으로 물었다.그 뒤로 이한승과 송호문도 빠르게 다가와 물었다."한지훈 사령관님, 상황이 어떻습니까?""한 선생님, 저 송호문이 필요하신 일이 있다면 즉시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도시 전체에 계엄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합니다!"한지훈은 앞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제 아내는 괜찮습니다, 잠시 의식을 잃은 것뿐입니다. 먼저 돌아가세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알려드리겠습니다."그 후 한지훈은 무리를 헤치고 나와 병원 입구에 도착해 이미 대기하고 있던 군용 지프차에 올라탔다. 용일은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한지훈과 용린이 차에 타는 것을 본 후 엑셀을 밟았다. 부웅!순식간에 군용 지프차는 야생마처럼 포효하며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병원 문 앞에 있던 소지성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옆에 있던 송호문에게 말을 건넸다."송 청장님, 뭐라도 찾으셨습니까?"그러자 송호문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소지성 시장님, 아직 못 찾았습니다. 이번 일은 완전히 주군 본부로 인수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한지훈 사령관이 이미 알아낸 듯하고, 직접 처리하러 간 것 같습니다."소지성은 눈살을 찌푸리고 이한승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회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그러자 이한승은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소지성 시장님, 한지훈 사령관이 이번에 우리가 개입하는 걸 원하지 않으니 조용히 기다리면 됩니다. 이번에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직감이 듭니다. 시장님도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할 수도
하지만 그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어서 몸부림칠 수가 없었다!"이…이거 놔!"그 남자는 힘겹게 소리쳤다!그 순간 그는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말해! 누가 시킨 짓인지, 배후에 누가 있는지 말하라고!"한지훈은 화를 내며 소리쳤고, 그의 눈에 담긴 분노는 취조실 전체를 불태울 것만 같았다. “허허..."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난 말하지 않아…… 당신이 날 죽여도 모를 거야…… 당신 아내는 이제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 수밖에 없다고!"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죽고 싶은 건가?!!"퍽!그 순간, 한지훈은 그 남자를 벽에 밀어붙였고, 벽 전체가 순식간에 부서지며 남자는 벽에 그대로 박혀버렸다! 푸헉! 남자는 피를 몇 모금 토해내며 여전히 냉소적인 표정으로 분노에 찬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네가 분노할수록, 난 더 기쁘다고! 북양왕을 이토록 화나게 할 수 있다면, 난 죽어도 그만이야! 하하하!"눈앞의 남자가 미친 듯이 웃고 있는 걸 본 한지훈의 눈은 한기로 번쩍였고, 순간적으로 손을 떼자 남자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한지훈은 고개를 숙이고 쓰러진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협조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군."그 남자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려고 했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소용없다. 북양왕, 당신이 날 죽인다고 해도 난 절대 말하지 않아!""그래? 그렇다면 게임이나 하나 하지!"한지훈의 한마디에 취조실의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 순간, 남자도 한지훈의 몸에서 살인적인 한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그는 마치 사신의 표적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뭘 하고 싶은 거지?"남자는 마침내 한지훈의 살의를 이기지 못하고 벌벌 떨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그러자 한지훈은 곧바로 발을 들어 남자를 걷어찼고, 그는 또다시 벽에 세게 부딪혀 땅바닥에 쓰러졌다."내가 네 입을 열게 해주지!"남자가 일어나려고 할 때, 한지훈은 이미 그의 앞으로 다가와 가
이 말을 들은 남자는 온몸을 떨었지만 여전히 큰 소리를 쳤다."아니! 당신이 날 죽인다고 해도 나한테서는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을 거다!""그래, 좋아!"한지훈은 큰 소리로 대답했고, 발을 들어 다시 ‘콰직’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왼쪽 무릎을 밟아 부러뜨렸다!"아아악!"순식간에 취조실 전체가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밖에서 근무하던 군인들은 비명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말해, 말하면 넌 살 수 있어."한지훈은 피투성이가 된 채 힘없이 쓰러져 있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그 순간, 남자는 마치 삶의 한 줄기 희망이라도 본 듯 소리쳤다."……마, 말할게요… 부디 북양왕께서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고, 타고난 생존 본능이었다! 특히 가장 절박한 순간, 삶의 희망을 보면 모든 것을 배신하게 된다! "원씨 가문입니다! 원문준이 시킨 짓입니다!"남자가 입을 열었다.‘원씨 가문의, 원문준이라고?!’이 이름을 듣자 한지훈의 살의가 하늘로 솟아올랐고, 오군 하늘 전체를 가득 채웠다.‘원문준, 감히 우연이에게 손을 대다니!’그 순간 한지훈의 분노는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마 같았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취조실을 나갔다. 문 앞에는 용일과 용린이 공손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 남자를 치료한 뒤 전선으로 보내도록. 죽더라도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해!""예!"용일이 대답했고, 곧이어 한지훈이 계속해서 말했다."10만 북양 파용군을 소집해 즉시 용경으로 출발하고, 계속해서 전투태세를 유지하도록! 그리고 용린, 용운 쪽에 연락을 해 나와 같이 용경으로 향해 원씨 가문의 원문준을 처단한다!"그의 말에는 살의가 가득했고, 원문준이 죽음을 초래했기에 한지훈은 절대 자비 따위는 베풀지 않을 것이다! 원씨 가문이 숨은 4대 가문 중 하나면 어떠한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으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이번에 한지훈은 반드시 원씨 가문에게
팽진국도 큰 소리로 말했다."이 얼마나 주제넘은 일입니까! 강우연은 용국 총사령관의 아내인데, 원 씨 가문이 감히 일국 총사령관의 아내를 불태워 죽이려 하다니! 정말 극악무도하기 그지없는 일이오!!! 원씨 가문의 눈에는 용국과, 국왕과, 국법이 없단 말인가?!""안 되겠군! 원씨 가문을 찾아가 따져야겠어!"몇몇 사람들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즉시 원씨 가문을 찾아가 설명을 구하려 했다. 하지만 이때, 강만용이 큰 소리로 말했다."원로 세 분은 진정하도록! 우리 용각은 아직 4대 가문의 일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 만약 당신들이 이렇게 간다면,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원씨 가문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고! 원씨 가문이 용각의 위치를 염려하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지 않은가!"이 말을 들은 신한국은 눈썹을 한껏 치켜올리며 화를 냈다."그럼 우리는 뭘 해야 하지? 그냥 앉아만 있어야 된단 말이야?""그래! 강씨,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 원씨 가문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누가 원씨 가문을 통제할 수 있겠소?!"팽진국이 화를 내며 말하자, 강만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했다.이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고, 강만용이 바로 전화를 받으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뭐? 한지훈이 10만 북양군을 동원해 원씨 가문으로 향하고 있다고?!""아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원씨 가문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적염왕은 말할 것도 없지! 여기는 관련된 이익들이 매우 많아서 조심하지 않으면 엄청난 연쇄 반응을 일으킬 거다! 그때가 되면, 한지훈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될 거야! 즉시 한지훈에게 전화를 해서 북양군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아!"전화를 끊은 후, 회의실에는 침묵이 흘렀다!"강씨, 무슨 일이지? 한지훈이 이미 군대를 동원한 건가?"신한국이 묻자, 강만용은 조급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그 자식은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어! 지금 원씨 가문을 공격한다면 그들의 함정에 빠져서 반역죄로 기소될
같은 시각, 용경 교외 천용산 안의 산장. 산장 전체는 수십만 헥타르에 달하는 천용산을 전부 차지하고 있었다. 산장 내부와 외부 모두 매우 고급스러웠고, 넓은 면적의 땅까지 보유하고 있어 야생 동물을 키우기도 했다. 천용산을 둘러싼 울창한 숲에는 총을 든 군인과 특수 경호원들이 24시간 순찰을 하고 있다!천용산으로 들어가는 두 산길에도 중무장한 군인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주차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각 검문소 근처에는 두 개의 중기관총이 설치되어 있었고, 금지 구역에 감히 침입하려는 사람은 모두 손쉽게 제압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게다가 천용산 안팎에는 십여 곳의 초소와 탱크, 장갑차, 미사일 차량의 진지가 있었다. 천용산에서 50리 떨어진 군사 기지에는 세계 최고의 전투 능력과 호위기, 개인 헬리콥터가 가득했다. 천용산 전체가 철옹성처럼 보호되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한편, 산 중턱에 놓인 수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산장에는 원씨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로 가득 차 있었다.원씨 가문의 모든 크고 작은 일을 관리하는 원씨 가문의 장로 다섯 명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원씨 가문의 산업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인재와 핵심 고위 임원들이 있었다. 황금빛 용과 봉황으로 장식된 화려한 홀 전체에는 원씨 가문의 대표 50여 명이 앉아 있다. 맨 앞 다섯 자리에 앉아 있는 노인들이 바로 원씨 가문 일대의 다섯 장로들이었다. 저마다 위풍당당하고 자존심이 강하며, 오랫동안 집권한 사람의 아우라를 담고 있어 저절로 고개를 숙이고 존경하게 만들었다. 이때 자리에 앉았던 한 남자가 갑자기 일어서며 공손히 말했다."다섯 장로님, 일은 이미 다 처리되었습니다. 북양왕의 본처는 아직도 오군 병원에 혼수상태에 있습니다. 만약 저희 원씨 가문의 해독제가 없으면, 그녀는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할 겁니다!"말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원문준이었고, 그는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다섯 장로 중 세 번째 장로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홀에 앉아있는 원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3등급 이상이었다!그리고 2등급과 1등급이 바로 원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말하자면 황제의 친척에 해당되는 수준이었고, 다섯 장로들은 5등급에 속하지 않았다. 그들은 원씨 가문의 핵심이며, 원씨 가문의 규칙과 등급을 제정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그러니, 원문준이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어나도록." 세 번째 장로가 침착하게 말하자, 원문준은 재빨리 일어나 맨 끝자리에 앉았다. 옆에 있던 원씨 가문 식구들도 손을 흔들며 웃었다. "문준아, 축하한다! 3등급이 됐으니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을 해야겠구나.""그래, 문준아. 오늘 파티를 열어서 함께 축하하도록 하자.""하하하! 문준이 이제 막 3등급이 되었으니 할 일이 많을 것도 같네, 다음번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몇 사람의 축하에 원문준도 웃으며 대꾸했다."여러분, 너무 치켜세워주지 마십시오. 여러분도 모두 제가 존경하는 선배들입니다.""하하하......"원씨 가문 식구들도 웃어 보였고, 이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원문준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고, 오랫동안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그를 천대했던 사람들이 이제 자신이 3등급으로 오르자 그들은 지체 없이 호의를 표했다. 아마도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현실일지도 모른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지." 이때, 세 번째 장로가 말을 꺼내자 홀은 금세 조용해졌다."유인혁, 북양 군구 쪽에 움직임은 없는가?"세 번째 장로는 옆에 앉은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물었다.그러자 유인혁은 재빨리 일어나 공손히 대답했다. "예, 장로님. 밀고에 의하면 북양 군구에서 10만 북양 파용군을 파견해 용경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으로 볼 때 우리 원씨 가문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미리 준비를 해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이 말을 듣자, 홀에 있던 원씨 가문 식구들 중 일부는 낯빛이 어두워지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그렇게 한마디로 결론이 났다.아무도 감히 셋째 장로의 말에 반대 의견을 내지 못했다.원씨 가문 일원들 모두가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셋째 장로님.”“그래. 다들 알아서 준비하도록. 한지훈 그 녀석 북양의 10만 파용군까지 움직였으니 아마 쉽게 물러서지 않을 거야.”셋째 장로의 두 눈이 싸늘하게 빛났다.모두가 해산한 뒤, 거실에는 원씨 가문의 중요인물들과 다섯 명의 장로만 남았다.그들 중에는 장로 후보인 원유림도 있었다.셋째 장로는 눈앞에 있는 다섯 명의 장로 후보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제 조무래기들은 다 나갔으니 너희들 생각을 듣고 싶구나.”그 말을 들은 5인은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그들 중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중년 사내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유림 형님이 먼저 말해보시겠습니까?”다른 세 명도 고개를 끄덕였다.원유림은 그들을 노려보다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능구렁이들 같으니라고!셋째 장로가 말했다.“유림이 네가 말해보거라.”원유림은 공손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는 입을 열었다.“셋째 장로님 생각에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만 한지훈을 상대하는 일에 있어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걱정이라니?”셋째 장로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나머지 후보자들은 그 말을 듣고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원유림이 말했다.“한지훈은 30만 파용군을 통솔하는 북양의 총사령관입니다. 그가 이끄는 부대는 8개국의 백만 대군도 물리친 적이 있지요. 용국 국민들에게 그는 영웅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사람을 만약 우리 원씨 가문이 나서서 감옥으로 보낸다면 아마 백성들의 불만만 거세질 겁니다. 어쩌면 30만 파용대군이 우리 원씨 가문 저택까지 쳐들어올 수도 있고요.”거실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셋째 장로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계속해 보거라.”원유림은 계속해서 말했다.“게다가 한지훈 개인도 6성급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제압하기는 힘든 인물이라고요. 그가 앙심을 품고 우리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
사실 대양산에서 자소화 한 그루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러나 수많은 탐험대들도 그저 대양산 외곽에서 상황을 탐색하기만 할 뿐, 전혀 산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영기가 돌아오게 된 후, 산속 맹수들의 수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사자와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의 체형은 두 배 이상 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산속 반달가슴곰마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이었으면, 일반인들은 총기를 휴대하고 몇 사람만이 팀을 이루어도 마음대로 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규적인 부대가 아닌 이상 산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같았다. 설령 정규 부대라 하더라도 맹수들의 포위 공격을 받게 되면 그들의 먹이가 될게 뻔했다. 바로 얼마 전, 유럽의 한 부대는 큰 산에 들어선 후 종적을 잃게 됐다. 한 달이 지나서야 드론을 통해 그들의 시체를 찾아냈다. 당시 무리 전체는 호랑이 세 마리로부터 습격당하여 그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 사건이 보고된 후, 일반인은커녕 군대라 하더라도 기어코 그 깊은 산속 밀림을 우회하며 피하곤 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대양산 깊은 곳을 바라보며 육천릉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너희들은 여기서 날 기다려. 나 혼자 들어가마!”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깊은 산속에서는 천지를 뒤흔드는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흥하는 포효와 함께, 한지훈 일행이 서있는 곳의 나뭇잎들은 적지 않게 흔들려 떨어지게 됐다. “한 선생님, 산속에서 맹수를 만나는 건 결코 장난 같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이 짐승들의 공격성이 더욱 강해져서 일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공격을 펼칩니다!”“그러니 제가 보기에는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육천릉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차 문을 열고 바로 차에서 내렸다. 곧바로 육천릉이 다시 한지훈을 찾으려 했지만, 이
이내 한지훈은 전화번호 하나를 호텔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번호는 한지훈 본인의 것이 아닌 용월의 것이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신룡전에서 아무나 사람을 내보내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방금 한지훈이 이소비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일이 커졌다가 천산 사람이 지배인을 찾아내기라도 한다면 그의 목숨은 장담할 수 없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체크인은 다 하셨나요? 제가 직접 도와드리겠습니다!”지배인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저희는 체크인 완료했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보던 업무나 마저 보세요.”한지훈은 이내 도자기 병을 꺼내 지배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안에는 약효가 좋은 치료약이 들어 있었다. 고마움에 어쩔 줄 몰라하던 지배인은 한지훈 일행을 엘리베이터까지 바래다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게 돼서야 비로소 후과가 두려워 난 육천릉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한 선생님, 이소비 그놈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천산과 밀접한 관계라 선생님께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적들이 들이닥치면 우리가 막으면 되지, 뭐가 무서워?”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육천릉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다기보다, 영기 회복 이후로 무종 사람들은 저희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어요.” “제 먼 친척인 만주족은 아예 멸망을 했고요! 만약 저희 집안이 나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한 선생님을 모실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 육천릉은 한지훈을 그저 탄복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무종 문파라 하더라도 감히 천산과 쉽게 맞서지 못한다. 심지어 직접 손을 대려 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한지훈은 당당히 맞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천산 운검각 사람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해 버렸다. “설마 그동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가만있었던 거야? 왜 관직에 보고하지 않는 건데?”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용국
누구 하나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죽을 운명이었다. 이소비 뒤를 지키던 일행들의 얼굴에는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적인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비록 그들의 뒤에는 든든한 배후가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외출에서는 그들을 도울 강한 고수는 전혀 없었다. 그들의 줄곧 자신들의 배후를 들먹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도 그들은 모든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한지훈이라는 이 미친 자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후따윈 눈꼽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그야말로 사신 같은 자였다.이소비를 보호하러 온 서 씨조차도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에, 비겁한 일행들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한편 이소비는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나 당당하던 이 씨 집안 도련님이 뜻밖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멱살까지 잡힌 채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 그는 이 모욕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 역시 지금으로선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소비를 노려보고는, 다시 또 따귀 몇 대를 후려쳤다. 이소비가 피를 토해낼 정도로, 이빨이 전부 날아갈 정도로 뺨을 갈겼다. 순간, 주변은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소비의 일행들은 입을 다물고 얼어붙었다.“이젠 만족해?” 한지훈은 이소비를 힐끗 훑어보고는 이내 그를 호텔 문어귀까지 내던지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일행들은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호텔을 뛰쳐나와 도망치듯 멀리 달아났다. 이소비는 두 젊은 남자로부터 부축을 받은 채 몇 백 미터를 달렸고,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려 악에 받친 표정으로 호텔을 바라보았다. 곧바로 그는 전화를 꺼냈다.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가장 분한 사실은, 그는 산성의 꼬맹이로부터 맞게 됐다는 것이다.오늘 겪은 이 수모, 이씨 집안은 반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