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그 시각 용국 변방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국문인 옥문관.사방이 황토와 모래 그리고 허물어진 담장으로 가득했던 이곳에서는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먼 과거에 있었던 대전을 후세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 같았다. 그 부서진 담장 위의 도끼 흔적과 총구멍은 눈물겨운 역사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옥문관 밖에서는, 연회색 외투를 걸친 한 그림자가 모래 바람을 뚫으며 저벅저벅 다가오고 있었다. 망망한 황토 위에 우뚝 솟은 그 그림자는 얼핏 보아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끝없이 건조하고 뜨거웠던 황토의 기온은, 그림자의 걸음걸이에 따라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자는 드디어 옥문관 황토 돌담 아래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의 눈앞에는 과거 전쟁에서 겨우 남겨진 허물어진 옥문관 성벽만이 있었다. 우뚝 솟은 반쪽 성벽이 바로 용국의 가장 변방의 국문이었다. 국문 아래에 선 회색 외투의 그림자는 뜨거운 바람과 함께 옷자락을 날렸고, 곧이어 그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그의 얼굴에는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어있었다. 그는 괴이하고도 음산한 웃음소리를 내며 옥문관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 웃음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마귀와도 같았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다시 이 옥문관을 밟게 되다니... 당시 막 옥문관에 발을 내디딜 시점에, 누군가가 내던진 검에 베여 어쩔 수 없이 철수하게 되었지. 다시 생각해도 정말 치욕적인 일이야!" "그때 난 겨우 5성 경지에 다 달랐을 뿐인데... 이젠 벌써 일성 천왕의 실력이 되었네. 이 옥문관, 내가 오늘은 반드시 밟고 말 거야!" "용국이여... 마왕 전 8대 귀수 중 하나인 나 한노괴가 드디어 돌아왔어!" 바로 그때, 노인의 몸에서는 갑자기 무서운 기세가 뿜어져 나와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성 천왕의 기세가 순식간에 전체 옥문관을 휩쓸어버렸다. 사방의 황토가 그 기운에 휩싸여 어마무시한 폭풍을 이루어냈다. 샛노란 모래폭풍은 매우 공포스러워 마치
그 발걸음은 매우 침착하고 중후했으며 이상하게도 위엄이 가득했다. 곧바로 한노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노괴, 정확히 20년 전에도 난 널 옥문관에서 바로 베어냈지. 그런데 오늘날, 다시 나한테 이런 기회가 주어질 줄은 몰랐네." 말이 떨어지자마자 한 줄기의 그림자가 반쪽 성벽 아래에 나타났다. 온통 회색 머리로 가득했던 한 노인이었다. 그의 얼굴은 근엄했고, 두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다. 온몸에 새하얀 소의를 걸친 그의 뒤에는 세 자루의 검이 있었고, 그중 한 검은 이미 칼집에서 뽑혀 나와 바로 그의 앞에 비스듬히 꽂혀 있었다. 곧이어 노인은 칼을 뽑아 들고는 차가운 표정을 한 채, 그의 앞에 쓰러져있는 한노괴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은 우리가 그토록 기다린 용국 대전이야. 이런 중요한 날, 용국의 국토에 침입하게 된 자들은 그 신분과 지위가 어떠하든지 내가 다 죽여버릴 거거든!" 그 노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의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곧이어 2 성 현급 천왕의 기세가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에 놀란 한노괴는 눈빛이 흔들렸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부러진 팔을 가리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는 경악한 기색이 역력했다. ‘2 성 현급 천왕이라니, 이럴 리가 없어! 어떻게 나보다도 더욱 빨리 진급하게 된 거야?’ 한노괴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오늘은 더 이상 국문을 깨뜨릴 수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곧이어 한노괴는 하는 수 없이 재빨리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2성 현급 천왕의 실력에 용국 무종 검종의 종주를 마주하게 된 그는 일단 냅다 달려 목숨을 부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감히 검성의 칭호를 지닌 상대와 붙을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고로 검성들의 검은 천지개벽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무시했다. 그야말로 그들의 손에 들린 검은 천급보다도 더욱 상급의 무기였다.검의 이름은 삼절검이었고, 이는 천지 계급의 강자들에게도 가장 핵심적인 무기였다. 노인의 손에 쥐
마왕전의 팔대 귀수 중 한 명인 한노괴가 황토에 넘어지며 옥문 밖으로 떨어졌다!일대 일성 준청왕이 이렇게 쌍검에 죽임을 당하다니!게다가 일말의 저항할 기회조차 없었다.이때 검종 종주는 꿋꿋하게 옥문관 앞에 선 채, 핏물 위에 쓰러져 있는 한노괴의 시체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인검과 지검은 칼집에 다시 꽂혔고, 검종 종주도 피를 한 모금 뱉어냈다!방금 전 쌍검으로 그의 에너지를 거의 다 써버렸고, 특히 지검을 칼집에서 뽑았을 때 그의 에너지를 모두 소모했다!용국 대전이 열리기 때문에 싸움을 오랫동안 끌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빨리 이 싸움을 끝마쳐야 했다. 그래서 검종 종주는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지검과 인검을 모두 사용해 한노괴를 죽인 것이다!평소라면 두 사람은 분명 백 수를 겨뤘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검종 종주는 한노괴를 죽인 후 북쪽을 바라보았다.바로 용국 최북단 국문인 북양이었으며, 그곳에는 3개의 국문이 있었다!!!옥룡관, 진북관, 그리고 전 북양을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산해관!!산해관은 용국에게 있어서 5천 년 동안 계승되어 온, 용국의 긴 역사 중 가장 신비한 관문이었다!또한 가장 신비한 국문이기도 했다.이때, 옥룡관과 진북관 밖에서 두 그림자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고, 경외 천왕강자 두 명과 이미 대전을 벌이고 있었다!그리고 산해관에는 두 명의 천왕강자만 모습을 드러냈고, 두 천왕의 공포의 숨결이 산해관 전역을 휩쓸었다.그들의 숨결에 하늘은 색을 잃으며 노을이 졌고, 땅은 흔들렸다!산해관의 성문 밖에 서 있던 용국 넷째 국로는 여윈 몸에 검은 눈썹과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었으며, 육칠십 세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늠름하고 무서운 한기를 내뿜었다! 그는 청록색 가운을 입고 뒷짐을 진 채 산해관 앞에 서 있었고, 두 눈은 응축된 채 관문 밖에서 걸어오는 두 그림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두 그림자는 다름 아닌 일성 준청왕이었다!!!넷째 국로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옥룡관과 진북관에서조차도 이 순간 산해관의 난폭한 기운에 충격을 받았다!!"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두 명의 일성 준천왕 강자가 산해관 근처에 나타났고, 넷째 장로께서 위험하십니다!""신속하게 산해관으로 이동해 넷째 형님을 도웁시다!!!"욕룡관과 진북관의 용국 두 천왕강자도 자신의 실력을 완전히 드러내 역외 천왕 강자들과 더욱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하지만 뒤로 갈수록 전투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고, 같은 실력의 일성 준천왕이었기에 승부를 내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옥룡관과 진북관의 두 역외 천왕강자는 일부러 시간을 끌려는 듯했다. 이때, 욕룡관 밖의 역외 강자는 온몸을 희뿌연 독가스로 뒤덮었고, 매 공격마다 독가스가 사방으로 퍼지며 주변의 화초와 나무, 곤충, 새, 짐승이 모두 죽고 말았다! 그는 희뿌연 독가스 속에 숨에 눈은 은은한 푸른 빛을 띠었고, 맞은편에서 독가스를 마신 용국 무종 종묘의 세 번째 장로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산해관에 지원하러 가려는 망상은 집어치우는 게 좋을 거다! 네놈의 상대는 바로 나다!!!""독노괴 자식! 죽어라!!!"희뿌연 독가스에 갇힌 무종 종묘의 세 번째 장로가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지금 그의 주위에는 온통 독가스가 퍼져 있었고, 게다가 독충까지 있어서 자칫하면 독가스와 독충에 의해 온몸이 마비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독노괴를 물리치기 위해 이미 전력을 다하고 있었고, 산해관으로 지원을 가고 싶었지만 몸뚱아리는 하나였기에 그럴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전북관 쪽에서도 용국의 다섯째 장로가 역외 천왕 강자에게 밀리고 있었다. 역외 천왕강자는 마왕전의 팔대 귀수 중 한 명이었고, 각종 암살 무기를 매우 잘 사용했다. 두 곳의 국문에서 전투가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렀을 때,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산해관에서 갑자기 하늘을 관통하는 소리가 났다!!!콰르릉!관문이 무너졌다!!!무종 종묘의 세 번째 장로와 다섯째 국로는 모두 눈살을 산해관 쪽을 바라보았다!‘끝났다. 관
두 명의 경외 일성 준천왕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흰옷 차림을 한 사람을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하하, 아가씨, 우리가 누군지는 아나? 이토록 경솔하게 국문을 지키러 오는 건 그저 목숨을 바치는 행동일 뿐이라고.”검은 가운을 입은 귀수는 싸늘한 얼굴로 눈앞의 흰옷 차림의 여자를 바라보았다.동시에 옆에 있던 흰 가운을 입은 귀수는 냉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다."보아하니 용국에는 더 이상 아무도 없는 것 같군, 국문을 지키기 위해 여자를 보내다니… 이번 전투에서는 우리가 반드시 용국을 파괴하고, 마왕전은 용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봐 아가씨, 살고 싶으면 어서 비키지 그래. 안 그러면 아주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말을 마치자 두 사람의 기세는 다시 솟아올랐고, 일성 준 천왕의 기운이 산해관 전체를 휩쓸었다!흰옷 차림의 그림자는 눈썹을 일그러뜨렸고, 손에 든 한검을 휘두르자 눈부신 검광을 내뿜었다. "남편을 위해 싸우고, 남편을 위해 국문을 지킨다! 죽어도 상관없으니, 너희 둘은 절대로 산해관에 반 발짝도 내딛지 못할 거다!"그 후, 흰옷 차림의 그림자가 귀수를 향해 칼을 휘둘렀고, 검광은 마치 구유와 같았으며 괴물 같은 살의를 품은 채 그들을 휩쓸었다! 두 귀수는 냉소를 띠었고, 몸의 기세가 하늘로 치솟으며 경멸하듯 말했다. "이제 막 오성 사령관급의 경지에 오른 여자가 감히 우리 둘에게 덤비다니! 정말 분수를 몰라도 전혀 모르는군!!!"그 후, 검은 가운을 입은 귀수가 앞으로 나아가 손을 들어 흰옷을 입은 그림자에게 내리쳤다! 그 손바닥은 매우 포악했고, 살의를 띤 채 마치 성난 파도처럼 그녀에게 다가갔다. 한쪽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넷째 국로도 얼굴이 굳어지며 소리쳤다. "아가씨, 어서 도망쳐요! 당신은 아직 그들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국문을 지키러 와준 것에는 매우 감사하지만, 당신은 저 두 사람을 결코 이길 수 없어요! 아가씨는 용경에 가서 내 말만 전해주세요, 나는 용국과 국왕에게 부끄럽고, 산해관을
하지만 뜻밖에도, 흰옷을 입은 여자는 두려워하기는커녕 가볍게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가 말했다. "물러서지 않는다면 죽을 수밖에!!! 이곳은 내 남편이 지키는 북양 영토이다! 국문 또한 내 남편이 지켰지만, 남편이 없으니 내가 대신 국문을 지킬 테니 국경을 넘는 자는 반드시 처단한다!"한쪽에 있던 넷째 국로가 그녀의 말을 듣자 동공이 흔들렸다! ‘저 여자가, 설마 북양왕의 아내인 강우연?! 전신 경지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어떻게 일성 준천왕의 기세를 가지고 있단 말이지?!’그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강우연은 검을 들고 두 명의 천왕 귀수를 향해 돌진했다! 아무런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었고, 이미 자신의 생사는 안중에도 없었다! 남편을 대신해서 국문을 지킬 수만 있다면 죽어도 상관없다!!!산해관 외곽에서 땅을 뒤흔드는 전투가 벌어졌고, 살의가 수십 킬로미터 밖을 뒤덮었다! 두 귀수는 이 여자가 이토록 강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이토록 연약한 몸으로 이미 이름을 날린 두 명의 천왕 강자에게 저항할 줄이야! 더욱 무서운 것은, 전투를 벌일수록 이 여자는 이성 현급 천왕에 도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와 전투를 벌일수록 두 사람은 당황했고, 끝까지 강우연은 차가운 검광으로 두 귀수를 베어 버렸다! 두 귀수의 가슴 앞까지 검이 다가왔고, 그녀가 검을 휘두르자 선명한 선이 그어지며 그 자리에는 선혈이 흘렀다. 두 사람은 모두 충격에 가득 찬 얼굴로 가슴을 움켜쥐며 몸을 돌려 달아났다! 이 여자는 너무나도 강했고, 절대 이길 수 없는 존재이다! 강우연은 돌아서서 도망치는 두 귀수를 보며 장검을 손에 든 채 다시 두 개의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쌍검은 괴물 같은 살의를 내뿜으며 두 귀수를 베어 버렸다!두 귀수의 등은 검에 베여 수백 미터를 날아가 땅바닥에 쓰러며 피를 뿜어냈고, 그들의 눈은 공포로 가득 찼다! 그들은 저항을 할 겨를도 없이 땅에서 일어나 마치 도살장의 돼지처럼 재빨리 그곳에서 달아났다!!지금 이 순
같은 시각, 북미 전장. 한지훈과 임용 등 세 사람은 300여 명의 용국 무종 강자와, 신룡전의 일부 무도 강자를 거느리고 북미 9개국의 군사기지 근처에 은신해 있었다! 전체 군사 기지에는 10만 명의 중무장한 군인과 수천 대의 전차와 수백 대의 전투기가 있었다. 한지훈, 임용 등은 근처의 산림에 매복해 아래의 군사 기지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얼굴은 굳어 있었다.시간을 본 한지훈과 임용은 서로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소리쳤다. "죽여라!!!"그 순간! 300여 명의 용국 무종 강자와 신룡전의 일부 무도 강자가 마치 화살처럼 산림에서 쏟아져 내려왔고, 호랑이처럼 포효하며 십만 대군을 향해 돌진했다!!!쾅, 쾅!전투가 시작되자, 주변은 온통 화염으로 휩싸였고 무도 강자들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 채 거침없이 10만 대군에 쳐들어갔다! 모든 형체와 포효는 핏빛으로 물들었고, 10만 대군은 거의 순식간에 수백 명의 무도 강자들에 의해 흩어지며, 하나하나의 독립된 전투 지대를 형성했다. 하늘로 치솟은 불빛과 폭음은 사방으로 퍼졌고, 충돌이 가해질 때마다 앞에 있던 수백 명의 군사들은 허공으로 날아가 지푸라기처럼 무참히 죽고 말았다! 그 후, 한지훈, 임용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쏜살같이 내려와 천왕강자의 기세로 순식간에 모든 군사기지를 휩쓸었다!!! 십만 대군은 이 순간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렸고, 한지훈과 임용 등 사람들도 마치 사신처럼 한 공격마다 무장한 병사들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었다. 이는 힘의 차이가 현저한 학살 수준의 전투였다! 병사들은 무도 강자들의 상대가 전혀 되지 않았고, 아무리 총기로 무장하고 있어도 무도 강자들에게 털끝만큼의 상처도 낼 수 없었다!!!"건방지군! 감히 우리 군사 기지를 습격하다니, 죽어라!!!"여러 차례의 굉음이 군사 기지 천체를 휩쓸었다! 그 후, 다섯 개의 그림자가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군사 기지의 작전 지휘부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 다섯 인물의 기세는 비할 데 없이 강하고 난폭했고, 그들은 동
그 후, 그들 중 한 명이 입가를 핥으며 음산한 냉소를 드러낸 뒤,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그의 손에 있던 비수가 모습을 드러내며 살기를 내뿜었고, 한지훈의 목을 겨냥하며 날아갔다. 비수의 속도는 매우 빨랐고, 한지훈은 충격을 받았다. 그가 즉시 몸을 돌려 공격을 피했지만 상대는 순식간에 연속으로 그의 가슴, 복부, 목덜미를 향해 다시 비수를 날렸다! 모든 공격이 날카로웠다!! 한지훈의 손에서 오릉군 가시가 튀어나오며 역외 전장의 천왕 강자가 날린 비수를 명중시켰고, 청명한 소리를 내며 화려한 불꽃을 내뿜었다! 동시에 역외 전장의 천왕 강자도 몇 걸음 물러섰고, 조금 감각이 없어진 팔을 내저으며 사납게 웃어 보였다. "재미있군! 당신은 역외 전장에 가본 적이 없지만 그곳의 세례는 경험해 봤다고 했지. 그런데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확실히 강해! 어쩐지 이곳에 오기 전에 카황이 우리에게 당신을 얕보지 말라고 경고하더라니. 만약 가능하다면, 반드시 힘을 합쳐 당신을 죽이라고 했지!""처음에는 카황이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 난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는군 그래."역외 전장의 천왕 강자의 말을 들은 한지훈은 냉소를 흘리며 대꾸했다. "그의 말이 맞아. 하지만, 당신들에게 한 가지 일을 말하는 걸 까먹은 것 같군.""뭐?!"이 말을 들은 두 명의 천왕 강자가 모두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이곳에 오기 전, 당신들이 들어가야 할 관을 준비해야 했다는 것 말이야."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 이 한마디로, 두 천왕 강자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북양왕! 네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했군!"두 사람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고, 곧장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탕, 탕!무기와 주먹이 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모든 공격은 블록버스터급으로 맹렬했다. 고작 몇 분 동안 반경 1킬로미터 내의 지면이 완전히 붕괴되며 산산조각이 났고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쓰러졌다! 세 개의 그림자가 갑자기 분리되었고, 두 명의 역외전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