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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8화

Penulis: 봄가을
강중에서 벌어진 대전은 시작부터 국왕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단순히 언론이 고공 촬영 장비로 전국 생중계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흑병대 또한 다수의 인력을 투입해 전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었다.

국왕은 손목시계를 한 번 흘깃 보았고, 정오가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지금까지 한지훈이 패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진우 또한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번에 화산파에서 출전한 열한 명 중 이미 여덟 명이 전사했고, 그중에는 이성 현급 천신계 강자 두 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조 씨 노인, 허 씨 노인, 그리고 진법에 능한 나 씨 어르신이야말로 이 열한 명 중에서도 핵심 전력이었다.

특히 나 씨 어르신은 역외에서도 이성 현급 천신계 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로, 많은 역외의 강자들이 그를 존경하고 있었다.

이처럼 강력한 적수를 상대로 한지훈이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쾅!”

천자각의 대문이 세차게 열리며, 종묘 대장로가 급히 안으로 들어섰다.

“대장로, 어떻소? 그들이 기꺼이 협력할 생각이 있는 것이오?”

국왕이 서둘러 앞으로 나와 묻자, 대장로는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연신 저으며 근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역외 강자들이 이미 뜻을 모은 듯합니다. 그들은 북양왕을 기필코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역외 강자들의 귀환은 심상치 않습니다. 이전과는 태도가 확연히 다르며, 이번 만남에서도 그들의 입장은 확고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길, 일 년 후 국왕 폐하께서 여전히 이 나라의 주인이 되어 있을지조차 미지수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 말을 하며 대장로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고, 눈빛에는 걱정이 스며들었다.

이제 문제는 단순히 한지훈의 생명이 위태로운 것에서 그치지 않았고, 역외 강자들이 귀환하는 것이 국왕에게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닐 수 있었다.

“뭐라 하셨습니까?!”

진우가 벌떡 고개를 들며 대장로를 노려보았다.

“제가 보기에, 역외 강자들 사이에서 이미 모종의 합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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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883화

    단지 그녀가 겪어온 고통과 단련만 해도, 단약에만 의존해온 그들 같은 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오현림을 죽이는 일쯤은, 동방설령에게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일에 불과했다.비록 오씨 가문이 세력이 막강하고 인맥이 넓다 해도, 오래전부터 전통을 이어온 사대 가문과 인맥을 비교하자면, 그야말로 자멸하겠다는 소리였다!그런데도 오현림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동방설령은 왜 저 한지훈을 도와주는 거지?그는 그냥 옥기 장사를 하는 하찮은 장사꾼일 뿐 아닌가?그런 인물 하나 때문에, 동방설령이 오씨 가문과 결렬을 각오한단 말인가?!더 충격에 빠진 건 주림림과 진선이었다.이들은 설마 동방설령이 이렇게나 과감하게 나서고, 게다가 한지훈의 편에 설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한 선생님께 사과해!”동방설령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마치 지옥에서 울려 나오는 것처럼 한 치의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죄, 죄송합니다!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오현림의 말이 끝나자, 동방설령은 발끝으로 그의 무릎을 걷어찼다. 그러자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오현림은 돼지 잡는 듯한 비명을 질러댔다.“내가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지!”동방설령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렸고, 그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살기를 품고 있었다!“쿵!”오현림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지만, 그 중 한쪽 다리는 이미 부러진 상태였다!그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동방설령의 살기에 질려 차마 내뱉지도 못했다.“그리고 너희들! 무릎 꿇고 사과해. 아니면 무릎 꿇고 죽던가.”동방설령이 냉정하게 말했다.서청청 일행은 그 말을 듣자 소름이 돋았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오만하게 굴던 그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들을 내려다보며 동방설령은 비웃듯 말했다.“말해봐. 어디서 그 잘난 우월감이 나오는 거지? 너희들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나?”“너희 따위가, 감히 한 선생님 앞에서 잘난 척을 해?”동방설령의 분노가 폭발하자 그녀 손바닥에서 한

  • 용왕사위   제2882화

    쾅!이 광경을 본 오현림이 데려온 무리들은 전부 멍하니 입을 벌리고 말았다.그들은 오현림을 알았고, 동방설령을 더더욱 잘 알고 있었다.한때 사대 가문이 용국 권력의 중심을 장악하고 있었고, 용국 전역은 사대 가문의 통제 아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지만, 영기가 회귀한 뒤로 사대 가문은 거의 몰락했으며, 유일하게 동방 가문만이 새롭게 부상한 것이다! 게다가 동방설령 같은 천신계 고수가 나타나 오륙의 신흥 강자 셋을 혼자 힘으로 모두 쓰러뜨렸다!명망이나 용국 무종 내의 지위로 따지면, 오현림 열 명이 합쳐져도 동방설령 한 명을 당해낼 수 없었다!이때, 오현림은 퉁퉁 부은 뺨을 부여잡고 겨우 몸을 일으켰지만, 동방설령은 돌아서서 다시 한번 오현림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퍽!”이번에는 방금 전처럼 날카로운 소리가 아니라, 마치 천둥 같은 묵직한 충격음이었다.모두가 다시 오현림의 얼굴을 바라보자, 그의 반쪽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고 살갗이 찢겨나가며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동방 아가씨!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오현림은 분노로 폐까지 터질 것 같았다.비록 오씨 가문이 동방 가문만 못하다 해도, 여전히 유력한 세가 중 하나였다.그 자신도 일성 준천신계 강자였고, 동방설령의 적수는 아닐지라도 대중 앞에서 여자의 손에 뺨이 터지도록 맞은 그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동방설령은 말없이 또 한 발을 날렸다.“쾅!”오현림의 몸은 그대로 날아올라 땅바닥에 쾅 하고 떨어졌다.사람들은 오현림이 떨어져 지면에 사람 모양의 구덩이가 생기는 걸 보자, 전부 얼굴빛이 새하얘져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쿵!”오현림은 얼굴부터 땅에 찍히며 떨어졌고, 몸은 땅에 박혀 큰 구덩이가 하나 생겨났다. 그가 아직 제대로 일어서기도 전에, 동방설령은 고운 발을 들어 그의 얼굴을 그대로 짓눌렀다.“푹!”오현림은 내상과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하며 큰 피를 토해냈다.그는 오씨 가문의 미래를 짊어질 인물이었고

  • 용왕사위   제2881화

    “뭐라고?”진선의 경고는, 오현림에게 있어서 여태 들은 말 중 가장 웃긴 말이었다. “예쁜 아가씨,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나 해?”“나 오현림은 말할 것도 없고, 바로 내 뒤를 따르고 있는 이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건드려서는 안 돼.”오현림은 자신의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봤자 당신들 역시 명산의 제자들 아니야? 내가 알기로는 이소비도 명산 제자였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잘 알잖아? 그러니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그 후과를 감당할 수가 없어!”“이소비?”낯익은 이름을 들은 오현림은 웃음을 터뜨렸다. 감히 구질구질한 이 씨 가문을 자신의 오 씨 가문과 비교하려 하다니? 게다가 천산 운검각은 천산이 세속에서 재부를 쌓기 위해 임시로 만든 무도원일뿐이었다. 그중의 몇 명의 핵심 인물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천산 문하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현림의 뒤에 선 그들은 달랐다. 그들 중 절대다수는 곧 각 명산에 들어가 문내 제자가 될 강자들이었다. 그 엄청난 차이를, 진선은 이해 못 할 거라 생각했다. “흥! 그놈이 대단한 게 뭐가 있다고. 고작 며칠 동안 권법을 배운 것뿐이잖아? 물론 나도 그놈이 실력이 있는 건 인정해. 하지만 그래도 감히 비교하지 못할 상대는 있어.”“진선, 이젠 그만 포기하고 더 이상 그렇게 애쓰면서 변호하지 마. 네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모두 어떤 사람들인지 잘 좀 봐봐! 누구 하나 약한 사람이 없어!”“이들은 모두 5대 명산을 대표하고 있고, 용국 상업계를 대표하기도 하는 거물들이야. 작은 옥기행 사장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고!”“말해봐 봐, 그놈은 대체 누구한테 손을 대본 건데? 이소비? 그까짓 놈이 뭐라고!”“게다가 내가 말했듯이, 같이 모여 다니는 무리도 엄청 중요해. 설령 네 실력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뭐 어쩌겠어? 네가 감히 우리한테 말을 걸 수가 있을까?”서청청은 하찮은 표정으로 한지훈을

  • 용왕사위   제2880화

    그러자 그의 뒤를 따르던 한 무리의 거물들이 부하들을 데리고 직접 거리 전체를 봉쇄하였다. 오현림은 품 속에 서청청을 껴안고는 오만한 표정으로, 당당한 발걸음과 함께 우연네 옥기행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4성 천급 천왕계 고수 10여 명이 따르고 있었다. 비록 그들 중 오현림 한 사람만이 천신계에 발을 들여놓긴 했지만, 이 정도 전력만으로는 충분히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모두들 자신들의 실력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고, 방금까지 맑고 푸르기만 하던 하늘은 갑자기 먹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했다. 이따금 큰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한기가 덮쳐 들었다. 한창 골동품 가게 안을 돌아다니며 옥기를 고르던 행인들은 저마다 놀라 멀리 피하게 됐다. 영기가 돌아온 이래, 천왕계 강자들은 더 이상 드문 존재는 아니긴 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한꺼번에 수십 명의 강자가 모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하나같이 살기 가득한 얼굴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중에는 수많은 산성의 거물들이 있었는데, 얼핏 봐도 건드려선 안되는 존재들이었다. 사실 일성 준 천신계 강자인 오현림의 기세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사람들을 짓누를 수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들 모두 오늘 이 거리에서 큰일이 발생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현림 일행이 기세등등하게 곧장 우연네 옥기행으로 향하는 것을 본 많은 구경꾼들은 모두 손에 땀을 쥐기 시작했다. 바로 30분 전까지만 해도, 어떤 일행이 이미 우연네 옥기행을 찾아와 귀찮게 굴었었는데, 아직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찾아올 줄이야. 대체 한지훈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산걸가. “아이고, 이번엔 제대로 위험하게 됐네. 아까는 가문 사람들만 찾아온 것 같은데, 이번에는 아예 무종 사람들이 들이닥쳤네!”“조용해, 누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우리가 말 못 할게 뭐가 있어, 내가 봤을 때 우연네 옥기행은 더 이상 영업하기 힘들 거야!”옆 가게를 지키던 몇몇 종업원들은

  • 용왕사위   제2879화

    “아! 너였구나!”오현림은 한참이 지나서야 기억이 떠올랐다. 용경에 있을 당시, 성씨 가문은 그를 접대한 적이 있었다. 성씨 가문은 용경에서 비교적 유명한 가문이었기에, 그는 당시 용경을 거쳐가면서 우연히 그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성위는 비교적 어린 세대의 강자였기에, 그와 얘기를 나누게 될 기회조차 없었다. 그렇기에 오현림은 그에 대한 인상이 깊지 않았던 것이었다. “산성이라는 이 작은 곳에서 오 선생님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영광이네요!”어느 정도 인맥이 넓긴 한 성위이긴 하지만, 오 씨 가문의 큰 도련님인 오현림에 비하면 한 수 아래였다. 필경 현재는 무예 실력으로 인정받는 시대였기에, 주먹이 강한 자만이 더욱 체면이 있었다. “여기로 온 김에 훈계할 사람이 있어서 들른 거야.”오현림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네? 이 산성에도 감히 오 선생의 미움을 산 사람이 있는 건가요? 걱정 마세요. 제가 있는 한 이곳의 성수조차도 저한테 깍듯이 인사해야 합니다. 상대가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한 마디만 하면 다 해결될 겁니다!”성위는 도와주려 급히 나섰다. 그의 말은 전혀 허세가 아니었다. 성씨 가문의 지위라면, 산성과 같은 이 작은 곳에서는 얼마든지 비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됐어. 사실 그놈이 청청이를 때렸거든. 이번에는 내가 반드시 직접 나서서 제대로 혼쭐을 내줄 거야!”오현림은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성위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제가 오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가드리도록 할게요. 어쩌면 제가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잖아요!”이내 성위는 경호원 몇 명을 향해 눈짓을 했다. 즉시 눈치를 챈 경호원 몇 명은 잇달아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연락하였다. 오현림은 그들을 그저 힐끗 보기만 할 뿐, 아무 말 않고 성큼성큼 공항 밖으로 걸어 나갔다. 마침 일찍이 공항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청청은 오현림을 발견하고는 급히 맞이했다. “오 도련님, 드디어 오셨네요!”

  • 용왕사위   제2878화

    한지훈이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단단히 화가 난 계운해는 얼굴마저 파랗게 질린 채 벌떡 일어섰다. 그가 욕설을 퍼부으려 하자, 계천하는 급히 그를 가로막고는 말했다. “일단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리진 마. 자네가 승낙만 한다면 용국에서 지내는 이상, 자네는 최정상의 자리에 앉게 될 거야!”“국왕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말에 고분고분 움직여야 될 거야!”“사실 난 자네가 전에 무림 대회에서 천산으로부터 미움을 산 사람이란 것도 잘 알고 있어. 자네가 일단 소태종의 신분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천산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5대 명산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자네를 어떻게 할 엄두를 내지 못해!”“그리고 소태종이라는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잖아? 자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얻을 수 있어!”계운해에 비해 계천하는 아주 노련했다. 협박이 먹히지 않자 한지훈을 회유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우세를 읊어주는 계천하의 모습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였다. “굳이 소태종의 이름을 빌리지 않아도, 전 최정상에 있는 사람입니다!”“그리고 저에게 있어서는 그 세상의 모든 영예가 딱히 중요하지도 않습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바로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중요하지 않다고? 한지훈의 발언은 계천하에게 제대로 충격을 안겼다. 한지훈의 말도 일리가 있긴 했다. 대흑천의 절세 진법만으로도, 한지훈은 이 세상의 재부, 명예, 지위는 얼마든지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이 자식 정말 미친놈이네! 네가 우리 계씨 가문의 대흑천 진법을 알지만 않았어도 너한텐 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어!”계운해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그는 계속하여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계천하가 급히 손을 내밀어 그를 막았다. “됐어,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이상 우리도 강요할 필요가 없어. 돌아가서 가주님더러 스스로 결정하게 하자고!”떠나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보며 계천하는 가슴속의 분노를 억눌렀다.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서는 안된다는 계씨 어르신의 신신당부

  • 용왕사위   제2877화

    계천하 역시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눈앞의 한지훈은, 압박감은커녕 무자로서의 카리스마조차 없어 보였다. 뒤뜰에서 달려오는 한지훈을 발견한 주림림은 급히 다가가 계천하 일행을 가리키며 작은 소리로 한지훈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천하에게 다가갔다. “두 분 어쩐 일로 찾아오신 거죠?”한지훈은 계천하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바로 소파에 앉았다. 그 모습에 일행인 계운해는 기분이 불쾌 해났다. 한지훈에게 한마디 하려는 순간, 계천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그쪽이 바로 며칠 전 무림 대회에서 담홍을 죽인 그 한 선생인가?”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그래. 이제부터 당신에게 아주 중요한 기회가 하나 주어지게 될 거야. 어쩌면 당신의 인생에서 다시없을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지!”계천하는 본론부터 꺼냈다. “뭐라고요?”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계천하를 바라보았다. “중요한 기회요? 대체 어떤 기회인지 매우 궁금하네요!”사실 한지훈에게 있어서 그는 더 이상 기회가 필요하지 않았다. 진법이라면, 한지훈은 이미 금룡심을 가지고 있었고, 무예라면, 한 씨 가문의 천생서문에는 없는 내용이 없었고, 신분이라면, 북양 왕이라는 지위만으로도 충분히 용국을 압도할 수 있는데, 한지훈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필요하긴 할까? “소태종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지? 지금 다른 나라들은 모두 용국을 침략할 기회를 노리고 있어. 그래서 가주님과 묘당이 신중하게 상의한 끝에, 너를 소태종으로 위장시키기로 했어!”“그의 이름과 신분으로 사람들의 앞에 나서게 되면, 너에게 있어서는 평생 절대 다시 얻기는 어려운 기회가 될 거야!”계천하의 말투는 비록 담담하긴 했지만, 그 말속에는 다소 건방짐이 있었다. 게다가 그는 그 누구도 계씨 가문의 제안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한지훈과도 같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서민은 더더욱 그래서

  • 용왕사위   제2876화

    그렇게 계천하는 옥기행으로 들어섰다. 저 멀리서 점원 몇 명이 어지러운 화물칸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는 진선과 주림림이 장부를 모으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옥기 보러 오셨나요?”주림림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가장 먼저 마중을 나섰다. “여기 사장님 어디 있어?”계천하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주림림은 그런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상대의 실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곧바로 경각심을 가졌다. “어르신께서는 무슨 일로 저희 사장님을 찾으시는 거죠?”“꼬맹아, 당장 너희 집 사장님더러 나와서 계 집사를 맞이하라고 해!”옆에 선 한 계씨 집안사람이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계 집사라는 세 글자를 들은 주림림은 순간 미간을 찌푸리게 됐다. 계씨 가문? 주림림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현재 용국에서 계씨 집안이 차지하는 지위는 매우 높았다. 게다가 이천패가 역외에서 천도 맹약과 대전을 펼친 일도 이미 세속에 소문이 퍼져있었다. 이 정도 전력은 5대 명산도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하물며 주 씨 집안 같은 무도 가문은 어떻게 생각할까? “알겠어요. 제가 곧 사장님께 보고할게요. 두 분 일단 여기에 잠시 앉아 계세요!”말을 마친 주림림은 급히 점원에게 다가가 계천하 일행 두 사람에게 차 한잔 따르라고 하였다. 이내 한지훈을 찾으러 급히 몸을 돌려 뒷마당으로 향했다. 그 시각, 한지훈은 자소화를 녹이고 있었다. “사장님, 용경 계씨 가문에서 사장님을 만나 뵙고 싶어 하십니다!”주림림은 바로 한지훈에게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먼저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마침 결정적인 순간을 앞두고 있었던 한지훈은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었다. 자칫했다가는 자소화가 시들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 말에 주림림은 저도 모르게 경악을 금치 못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상대는 무려 용경 계씨 집안인데, 왜 이렇게까지 태평인 거지? “사장님, 용경 계씨 가문 사람이

  • 용왕사위   제2875화

    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은 어느 정도 깊었기에, 동방 설령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여기까지 돌아온 이상 한 번쯤은 만나봐야 하지 않겠어? 이제 내가 널 도와서 그 자소화를 다시 뺏어올게!”동쪽 설령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말만이라도 고맙긴 한데 너도 꼭 조심해.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장령풍은 조심하라는 당부 한 마디를 남겼다. 이내 동방 설령은 전화를 끊고는 빠른 걸음으로 공항을 나섰다. 어느새 공항 입구에는, 동방 가문 하인 세 명이 차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눈앞에 세워진 고급 승용차를 본 동방 설령의 눈빛은 의미심장해졌다. 근 몇 년간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성숙하게 성장한 그녀는, 더 이상 날카롭고 예민하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랐고 오히려 침착해지고 인내심도 많아졌다. “바로 산성으로 가자. 강우연 네 옥기행으로!”차 안에 올라탄 동방 설령은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한편 그 시각, 동방 설령뿐만 아니라 오 씨 가문과 계씨 가문 사람들도 산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실 계씨 어르신은 애초에 계설아를 파견하여 한지훈과 얘기를 나눠보게끔 하려 했다. 그러나 필경 계설아는 한참 어린 후배였기에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가 없을 것 같아, 신중히 고려한 끝에 계씨 가문 집사를 산성에 파견한 것이다. “계 집사, 설마 우리가 정말 세속의 후배를 하나 찾아 소태종으로 위장시켜야 하는 건 아니겠지?”이때 한 계씨 가문 사람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는 아직 일성 준 천왕에 불과하긴 했지만, 계씨 가문의 일원으로서 본능적으로 세속을 깔보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세속이면 뭐 어때서? 한지훈을 제압할 수만 있다면 안 될 게 뭐가 있어? 게다가 다섯째 도련님은 본래 세속의 용국을 상대하려다가 역외에서 희생하시게 된 거야!”“우리가 이렇게까지 하는 것도, 도련님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서이고!”집사의 이름은 계천하, 그는 수백 년 동안 계씨 어르신을 모셔온 영감이었다. 그리고 그는 계씨 가문이 무명으로부터 천하에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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