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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5화

Author: 봄가을
한순간에 온 나라가 떠들썩해졌고, 더 이상 감히 사죄나 화평 따위의 말을 꺼내는 공지는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반대로, 용국의 또 다른 부류의 공지들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직접 이 전쟁을 지켜봤고, 용국이 멸망 직전에서 순식간에 반전을 이루어 세계의 정상으로 올라서는 장면을 목도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의 가슴은 벅찬 감동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백여 년 전, 용국이 열강에게 얼마나 참혹하게 짓밟혔던가?!

하지만 지금, 한지훈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천지를 뒤집고 열강을 쓸어버리며 용국의 한을 풀었다!

이런 인물은 용국의 영웅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었다!

“휴우, 난 예전부터 한지훈이 그저 무지한 젊은이일 뿐이라 여겼네. 하지만 이렇게도 놀라운 위업을 이룰 줄이야!”

“오늘 이 전투는, 우리 용국의 위세를 세운 전투라 불릴 자격이 있구만 그래!”

이때, 동방 가문의 한 노인은 두 손을 등 뒤에 지고 하늘을 우러르며 탄식했다.

동방 가문은 한지훈과 불구대천의 원수가 맞지만, 이번 한지훈의 전쟁은 국위를 드높이며 용국을 세계의 정상에 세웠다!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한지훈을 향한 증오가 가득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한지훈을 향해 경외의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온 나라에 고하노니, 다시는 화평을 운운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곧 우리 동방 가문 불구대천의 원수이니, 반드시 멸할 것이다!”

“우리 무신종은, 절대로 화해를 인정할 수 없다! 다시 누군가가 화해를 제안한다면, 그것은 곧 우리 무신종과 적이 되는 것이다!”

“천산에서 용국 내 온갖 서양 숭배의 잡것들에게 고하노니, 다시 화해를 운운하는 자가 있다면, 우리 천산은 결코 그들과 함께 설 수 없다! 그 문족을 모조리 도륙하겠다!”

한순간, 사대 가문과 여러 명산들이 잇달아 목소리를 내며, 한지훈을 지지했다!

같은 시각, 로저스 가문.

노인은 무거운 표정으로 빌을 바라보며 말했다.

“봤느냐, 한지훈은 과연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영륜은 이번 전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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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839화

    “에휴, 정말 멍청한 놈. 진 씨 집안이든 천산 장 씨 집안이든 그 어느 쪽도 우리 주 씨 집안이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야!”주호연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그동안 웬만한 풍파는 다 겪어보긴 했지만, 이번에 주 씨 집안은 제대로 궁지에 몰리게 됐다. 여태 주 씨 집안은 천성에서 수십 년 동안 매우 조용하게 지내왔었고, 심지어 주 씨 집안이 무도 세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극히 적었다. 그 이유는 바로, 주 씨 집안은 본인들이 실력이 강하단걸 잘 알면서도 화를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자신의 딸이 엄청난 화를 초래하게 될 줄이야. 가문이 가주였던 주호연은, 이 사실을 어떻게 족인에게 꺼내야 할지 망설이게 됐다. “흥! 영기가 돌아온 후로부터 무종 사람들은 점점 더 미쳐 날뛰고 있어요. 걸핏하면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심지어 가문을 멸망시키기까지 하고 있어요! 그런 놈들은 마땅히 죽여야 한다고요!”“만약 천산 사람이 찾아와서 우리 주 씨 집안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려 한다면, 저 혼자서라도 어떻게든 막아 나서서 절대 그들이랑 얽히지도 않을 거라고요!”주림림은 주먹을 꽉 쥔 채 의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네 마음대로 될 것 같아? 그 결정권이 네 손에 달려있는 것도 아니고. 천산 운검각은 생각이 없는 줄 알아?”지금의 천산은 중천에 뜬 해처럼, 5대 명산 중에서도 발언권이 가장 컸다. 운검각은 바로 그런 천산의 세속 대표이다. 그런데 그 운검각 장로의 친조카가 살해되었으니, 설사 당사자가 주 씨 집안을 찾지 않는다 하더라도 천산이란 산은 무사히 넘기가 어려웠다. 비록 주 씨 집안운 몇 백 년간 역사를 이어온 무도 세가 긴 하지만, 천산 앞에서는 그야말로 땅강아지처럼 보잘것없었다. 심지어 천산은 손가락 하나면 온 집안을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림림아, 이것 봐봐.”이때 주호연은 품에서 도금된 초대장 하나를 꺼냈다. 초대장을 본 주림림은 저도

  • 용왕사위   제2838화

    그날 밤, 천산 운검각 장로의 친조카가 산성에서 사망하게 된 소식은 무종 전체에 전해지게 됐다. 순간 무종 전체는 흔들리게 됐다. 심지어 다른 몇몇 명산들조차도 이번에는 직접 살인범을 엄벌하겠다고 선포까지 했다. 그동안 5대 명산 내부에서는 줄곧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번 일에 대해서는 일치한 의견을 보였다. 이 소식이 산성에 전해지게 되자 많은 사람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상대는 무려 천산 운검각 장로였기에, 정말로 산성이 발칵 뒤집힐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잇달아 많은 세가들은 모두 가문의 자제들을 엄격히 단속하기 시작하였고, 그 누구도 마음대로 외출해서는 안되며 더우기는 일을 저지르지 못하게끔 당부하였다. 명령을 어겼다가는 일체 가문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산성 서남 교외의 한 장원에서는, 한 중년 남자가 어두운 표정으로 주림림을 주시하고 있었다. 주림림은 마치 잘못을 저지른 초등학생처럼, 담벼락 옆에 선 채 고개를 숙이고는 눈물을 글썽였다. 로비 전체의 분위기도 이미 극도로 숙연해있었다. 주위에서 지켜보던 몇몇 중년 남자들의 표정도 꽤나 어두웠다. “아이고! 림림아, 네 아버지가 널 엄격하게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네가 그렇게 경솔하게 나서지를 말았어야 했어!”이때 옆에 있던 주 씨 집안 남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한숨을 쉬며 난처하게 말했다. “둘째 삼촌, 삼촌은 당시 상황을 몰라서 그런 거예요. 그놈이 갑자기 검을 가지고 다가오는데 분명히 저를 죽이려는 기세였어요. 그래서 전... 전 그저 정당방위를 한 것뿐이에요!”주림림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라고? 어디서 감히 대들어?”그러자 주호연이 탁자를 탁 치고는 중년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둘째 삼촌이 틀린 말 했어? 너 지금 우리 주 씨 집안에 얼마나 큰 화를 끼쳤는지 알기나 해?”“네가 죽인 그 사람, 천산 운검각 세 번째 장로인 두해추의 친조카야! 게다가 삼성 지급 천신계 고수라고! 우리 주 씨 집안이 조상들이 지금 살아계셔도

  • 용왕사위   제2837화

    “때가 되면 모든 사람들은 각 문파나 5대 명산한테 의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거야! 그러니 지금이라도 이 틈을 타 장 씨 집안에 의지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우리 진 씨 집안이 의지하고 싶어도 기회조차 없게 될 거야!”“옥기행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나계홍 같은 사람조차도 무종의 위세 아래에서는 순순히 굴복해야 될 거야!”“그러니 지금으로서는 가능한 한 빨리 장 씨 집안과 혼인을 맺는다면, 우리 진 씨 집안의 미래도 아마 한 단계 더 강해지게 될 거야. 게다가 때가 되면 우리 진 씨 집안은 모두 네 말만 들으려 할 수도 있어!”진천국은 매우 단호한 표정으로 펄쩍 뛰며 말했다. ... 한편 그 시각, 이소비 역시 복수를 하기 위해 옥기행으로 향한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다치게 된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게 말이 돼?”문자를 접한 이소비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사실 그 또한 한지훈이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지훈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세 사람은 모두 천산 운검각파의 고수들이었다. 게다가 그중 한 명은 천산 입문 제자이기도 한데, 뜻밖에도 결국 주검으로 돌아오게 됐다니. “형, 상황 어떻게 됐어?” 이소비는 누군가에게 가장 먼저 문자 한 통을 보냈다. 그가 형이라고 부르는 이 사람은, 천산 운검각 삼성 지급의 한 천신계 강자의 친조카이기도 했다. 비록 2성 현급 천왕계 실력에 그칠 뿐이었지만, 그의 신분은 무시할 수 없었다. 일단 천신계 강자 조카가 사고를 당하게 되면, 설령 이 씨 집안 전체가 나서서 대신 장례를 치러준다 하더라도 천신경 강자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안타깝지만 너의 그 형은, 천성 주 씨 사람의 손에 죽게 됐어!”곧이어 불쾌한 말투의 문자 한 통을 받게 됐다. “뭐? 형… 형이 죽었다고?”순간 눈앞이 캄캄해난 이소비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설마 하던 일이 정말 벌어질 줄이야! 물론 이소비는

  • 용왕사위   제2836화

    이 한 씨 놈이 계속 자신을 계속 건드린다면, 설령 상대가 아무리 대단한 배경을 가졌어도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무종이 세상을 휩쓰는 시대였기에, 감히 천산보다 더 큰 배경을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 도저히 화를 참을 수가 없어!”옆에 있던 서청청도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녀 같은 겉과 속이 다른 여자에게 가장 무서운 건 바로 과거의 민낯이 까발려지는 것이었다.허은비는 어느 면으로 봐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에, 그녀 역시 온 분노를 한지훈에게 퍼붓기로 했다.“걱정 마. 이미 문자를 보냈어. 내 사람이 곧 도착할 거야! 그놈의 옥기점 따위, 오늘 단 한 놈도 살아남지 못할 거다!”이소비는 잔혹하게 웃었다.방금 한지훈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이미 천산운검각 관리인에게 문자를 보내놓은 상태였다.그리고 지난번 천산 사람을 죽인 자가 바로 산성 옥기점의 사장이라고 특별히 설명까지 했다. 서청청은 비웃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흥, 그의 육촌까지 다 죽인다 해도 자업자득이야. 누가 우리랑 엮이랬어!”한지훈의 가족이 모두 죽을 거라 생각하니, 서청청도 한층 화가 풀리는 듯했다....같은 시각, 옥기점 안.몇몇 점원들과 주림림등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강우연과 한지훈은 모두 가게에 없었고, 점원들은 모여 한가로이 수다를 떨었다.주림림은 핸드폰을 만지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가게 안은 한산한 채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바로 그때, 도포를 입은 중년 남자 세 명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점원 둘이 맞이하려 하자, 주림림이 급히 그들을 막아섰다.주씨 가문은 원래 무도 세가였고, 영기가 부활하면서 삼성 사령관 경지의 실력을 가진 주림림은 이미 사성 천왕계로 돌파한 상태였다.평소엔 평범한 여인처럼 보였지만, 그녀의 실력은 얕보면 안 되는 수준이었다.그 세 사람이 들어서는 순간, 주림림은 등골을 스치는 살기를 느꼈다.“손님들, 죄송하지만 오늘은 사장님이 안 계셔서 영업을 안 합니다.”주림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중년

  • 용왕사위   제2835화

    “기억해, 닭은 영원히 닭일 뿐이야. 아무리 화려하게 꾸며도, 결코 봉황이 될 수 없어.”허은비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순간 이소비는 화가 나서 숨을 헐떡이며 얼굴이 창백해졌고, 옆에 있던 서청청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버렸다. 하지만 문제는, 허은비의 뒤에는 화산 천도원이 있었다.화산에는 여섯 개의 원이 존재하는데, 천도원은 그중에서도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이소비와 서청청 따위의 배경으로는, 아무리 백 명이 한데 모인다고 해도 허은비를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아까까지 한지훈에게는 거침없이 큰소리를 치던 그들이, 허은비 앞에서는 숨을 죽인 채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옆에 있던 진선마저 멍하니 굳어버렸다.그녀가 아는 바로는, 이소비와 서청청은 이런 사람들이 아니었다.그러나 그들의 표정을 보니 허은비의 말이 뼈를 찌른 것이 분명했다. 두 사람의 오장은 거의 뒤틀릴 지경이었다.하지만 허은비는 그 둘의 몰골 따위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곧바로 한지훈에게 말했다.“은인님, 여자 친구를 남에게 갖다 바치는 쓰레기랑 같이 식사하는 건 너무 격 떨어져요!”“차라리, 제가 따로 모시죠!”말을 마치자마자, 허은비는 한지훈의 손을 확 끌어당겨 밖으로 향했다.연회장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정적에 휩싸였다.모두가 경악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한지훈과 허은비는 그대로 연회장을 빠져나갔다.호텔을 나서자마자, 허은비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물었다.“저... 방금, 제가 너무 숙녀답지 못했나요?”그러자 한지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사람을 보면 사람 말을 하고, 귀신을 보면 귀신 말을 해야지요.”“은인님... 사실 이 모든 세월 동안, 전 줄곧 은인님을 찾고 있었어요. 몇 년 전, 뉴스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실례를 무릅쓰고 여쭙겠습니다, 혹시 북양왕이신가요?”허은비는 끝내 이 물음을 마음속에 묻어두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이 세상에는 비슷한 얼굴이 너무 많았다.게다가, 그녀는 믿기 힘들었다.

  • 용왕사위   제2834화

    한지훈은 그저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다음 순간, 허은비는 평소의 품위를 완전히 버리고 앞을 막던 이소비를 밀쳐내더니 곧장 한지훈의 품에 안겼다.그녀는 열두 세 살 무렵, 웅국 군대의 침입으로 모든 것을 잃고 떠돌게 되었다.아버지는 웅국 병사들의 총검에 찔려 죽었고, 어머니와 둘이서 간신히 탈출했지만 도망치는 길에 다시 웅국 병사들에게 쫓기게 되었다.스무 명이 넘는 웅국 병사들이 어린 소녀와 그녀의 어머니까지도 가만두지 않으려 했다.허은비 모녀가 절망에 빠진 그때, 한 강인한 남자가 홀연히 나타나 그 스무 명이 넘는 웅국 병사들을 모조리 죽이고 그들을 구해냈다.하지만, 그녀의 집은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재가 되어버렸고, 그녀와 어머니는 갈 곳조차 없었다.바로 그때 그녀들의 생명을 구한 젊은 남자가 그녀들을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주었고, 사비로 기차표를 사주어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생활비까지 손에 쥐여주었다.그 이후로, 해마다 꾸준히 그녀와 어머니 앞으로 일정 금액의 돈을 송금받았다. 보낸 사람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지만, 허은비는 추측할 필요도 없이 분명히 자신을 구해준 은인일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당시 기차에 오르기 전, 이름을 물었지만 그는 자신을 그저 평범한 파용군 병사일 뿐이라고만 말했었다.그 순간 이후, 그 단단하고 강인했던 얼굴은 그녀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오늘, 한지훈을 처음 본 순간 그녀는 마치 세월이 거꾸로 흐른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그 옛 기억들이 물밀듯 밀려왔다.“은비, 너... 정말 아는 사이야?!”이소비는 허은비가 한지훈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보고 완전히 얼어버렸다.그녀의 행동은 이소비의 뺨을 세차게 후려치는 것 같았고, 조금 전 한지훈을 조롱하던 모두의 얼굴에도 불꽃처럼 타오르는 수치감을 남겼다.게다가 허은비는 겉모습은 사랑스러워도,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그녀의 성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도도했고, 어떤 남자도 그녀 앞에서 거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직접 상대방

  • 용왕사위   제2833화

    “사장님, 두 분 아는 사이세요?”진선이 조금 놀란 듯 물었다.“응.”한지훈은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흥! 그게 무슨 소용이야! 우리 은비는 지금 전국적으로 제일 핫한 미녀 스트리머라고. 국민 여신이라는 별명까지 있는데, 누가 은비를 몰라?!”“아니면 눈이 멀었거나 바보겠지!”이소비는 얼굴이 파랗게 질릴 정도로 분노했다.허은비는 그조차 감히 넘볼 수 없는 존재였는데, 겨우 옥기점 가게 사장 따위가 입만 열면 아는 사이라고?얼마나 뻔뻔해야 그런 말을 하지?게다가 일방적으로 아는 걸 아는 사이라고 부를 수나 있나?허은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서청청이 비웃으며 거들었다.“선아, 네 친구는 참 자기 얼굴에 금칠하는 데 능하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 은비가 어쩔 수 없이 체면을 세워줄 걸 아니까, 그걸 이용해서 아는 척하는 거잖아. 진짜 우습기 짝이 없네.”이소비는 이를 갈며 냉소했다.“그러게 말이야, 계급조차 다른데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우리 쪽으로 고개를 쳐드는 격이지. 네가 우리 같은 사람들과 아는 사이라고?”“차라리 그냥 우리 은비를 키우며 봤다고, 돈독한 사이였다고 말하지 그러냐?”서청청도 옆에서 비아냥거렸다.하지만 그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담담히 말했다.“난 정말로 그녀가 크는 걸 지켜봤는데.”한지훈의 말이 떨어지자, 옆에 있던 이소비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자신들조차 허은비 앞에서는 스스로 반 발 물러서야 했는데, 이 한지훈이라는 남자는 감히 자신이 은비가 크는 걸 봤다는 소리를 한다고?! 대체 얼마나 뻔뻔해야 이런 소리를 하는 거지!“뻔뻔한 인간은 많이 봤지만, 당신같이 뻔뻔함을 넘어선 사람은 난생처음 보네!”“선아, 이 사람이 네가 말하던 기품 넘친다는 한 씨야?”“이 사람이 어떤 놈인지 다들 이제 알겠지? 아는 척도 정도껏 해야지. 당신 같은 건 우리 은비 발에 붙은 먼지도 떼 줄 자격이 없거든?

  • 용왕사위   제2832화

    이소비의 말을 들은 진선은 저도 모르게 찡그렸다. 한지훈은 그냥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는 옥기점 사장일 뿐이라고 분명히 소개했다. 무슨 명산의 제자 따위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이소비가 이런 질문을 한 건, 한지훈을 망신 주려는 속셈이 뻔했다.진선이 나서서 따지기도 전에 옆에 있던 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미안한데, 나랑 당신이랑 그렇게 친했나? 당신이 뭔데 내가 알려줘야 하지?”한지훈의 말이 떨어지자, 모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순식간에 연회장은 고요해졌고, 많은 이들의 시선이 이소비에게 쏠렸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소비는 큰소리치며 한지훈에게 망신을 줄 거라고 했는데, 순식간에 자신이 망신을 당하게 된 것이다.진선도 한지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평소의 한지훈은 누구에게나 자상했고, 점원들이 큰 실수를 해도 웃으며 넘어가는 사람이었다.그런데 오늘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하하, 당신 말도 맞네. 우린 애초에 같은 계층이 아니잖아?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아무하고나 어울리지 않지.”“당신 같이 천한 사람이 나랑 친할 리가 없지. 그렇지, 청아?”이소비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비웃듯 말했다.“이소비, 무슨 소리야!”진선이 벌떡 고개를 돌려 이소비를 매섭게 노려봤다.그러나 이소비가 답하기도 전에, 진선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을 내려다보니 국민 여신 허은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아마 허은비도 이미 호텔 1층에 도착한 듯했고, 진선은 이소비를 매섭게 한 번 노려보고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나 사람 좀 데리고 올게.”진선이 떠나자, 이소비의 얼굴은 순식간에 잔혹하게 변했다.“참 원수도 아니고, 이렇게 좁은 데서 다시 만날 줄이야. 오늘 제대로 결판을 내야겠어.”“대량산 때의 일을 오늘 싹 정리하자고! 하지만 알아둬야 할 건 너 같은 놈은 우리 같은 상류층하고 어울릴 자격은 없어! 괜히 재수 없게 만들지 말고 알아서 기어 나가!”“안 그러면 네 목숨 하나로는 모자랄 거야.”이소비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 용왕사위   제2831화

    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우연이 자신의 생일 파티에 오지 못하게 됐다는 사실에 진선은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하지만 이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우연 언니는 워낙 바쁘니까요, 이해해요. 그럼 사장님은 조금 일찍 와주세요. 오시면 전화 주세요, 제가 마중 나갈게요!”진선은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었다. 원래 진선은 작은 호텔에서 몇 테이블만 빌리려 했지만, 서청청이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서청청이 산성 최고의 호텔을 예약해 주었고, 아예 5층 연회장을 통째로 빌렸다.한지훈이 막 호텔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진선이 직접 문 앞으로 마중 나왔다.그 시각, 이소비와 서청청 등은 이미 연회장 안에 앉아 있었다.“작은 옥기점 사장 주제에, 정말 자기가 대단한 줄 아나 봐! 우리 진선이를 직접 마중 나오게 만들다니!”이소비는 진선의 뒷모습을 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옆에 있던 몇몇 사람도 비웃듯 웃었다.“잠시 뒤에 너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마. 오늘은 내가 꼭 저 자식한테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이소비는 벌떡 일어나더니 곁에 있던 레드와인 병을 집어 들고, 차가운 눈으로 대문을 노려봤다.얼마 지나지 않아, 연회장 문이 열리고 한지훈과 진선이 함께 들어섰다.방문이 열리자 서청청은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이소비는 와인병을 던질 생각이었고, 한지훈에게 맞든 안 맞든 장난이라고 하면 그만이었다.그럼 설령 진선이 그 옥기점 사장을 감싸고 싶어도 할 말이 없어질 터였다.입장하자마자 와인병 세례를 받으면, 저 작은 사장 따위가 여기에 버틸 수나 있을까?설령 반격할 생각이 있더라도, 이소비 같은 사람에게 감히 대들 수 있을 리 없었다.이 방에 있는 이들의 배경은 산성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방문이 열리고, 한지훈이 연회장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서청청과 이소비 모두 얼어붙고 말았다! 특히 이소비는 얼굴빛이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다.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서 다시 한지훈을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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